누들 로드 - 3천 년을 살아남은 기묘한 음식, 국수의 길을 따라가다
이욱정 지음 / 예담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나는 면요리를 좋아한다.
고속도로 휴게소 또는 기차를 기다리며 먹는 우동도 꿀맛이고,
파송송 계란 탁 넣어서 휴일에 끓여먹는 라면의 맛도 끝내준다.
적은 비용으로 배를 채울 수 있는 잔치 국수라든지, 장보러 갔다가 잠깐 쉬며 먹는 김치말이 국수도 일품이고,
얼마 전 제주올레길에서 먹은 ’멸치 국수’도 독특한 경험이었다.
그런데 그 ’국수’의 유래는 어떻게 되는가?
그동안 그런 것은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냥 맛있게 먹기만 했던 것이었다.

이 책을 보고 ’아차’ 싶었다.
예고편을 보고 꼭 챙겨봐야겠다고 점찍어두었던 다큐멘터리를 완전 잊어버린 채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 덧 이렇게 책으로 출간 된 것이다.
KBS 특별기획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누들로드’
제 36회 한국방송대상을 수상한 작품
이라고 한다.

상당히 두꺼운 책이었지만, 흥미롭게 책장이 넘어갔다.
이 책의 처음에는 밀과 국수의 기원을 찾아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최초의 국수를 찾아 떠나는 취재 여행을 시작으로 이곳저곳으로 영역을 넓혀가며 국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리고 중국 속의 국수 문화, 부탄, 태국, 한국, 일본에서의 국수 문화, 파스타 이야기까지 
세계 속의 다양한 국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식문화라는 것이 지역마다 다른 듯 비슷하고, 비슷한 듯 다르다.
그래서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국수를 보게 될 때는 경이로운 마음이 들게 된다.
역사를 따라 계속 변화하고 발전되며 우리 곁에서 다양한 변신을 하는 면요리,
세계 각지에서도 그 곳의 특성에 맞게 전해내려오고, 다른 곳의 영향을 받기도 하면서 변화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이 책이 왜 이렇게 두껍게 구성되어야하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책을 읽고 보니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국수’의 과거를 찾아나선 ’누들 로드’의 기행은 ’누들’이라는 주제로 펼쳐진 방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일반 개인이 할 수 없는 방대한 여행을 방송이 해냈다는 생각을 해본다.

글로 읽은 이 이야기가 방송으로는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다큐멘터리를 찾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를 보기 전에 먼저 비빔면을 해먹으면서 출출한 뱃속을 달래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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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찾아왔습니다
테오 글.사진 / 삼성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찾아왔는지, 당신의 펭귄이 아프리카에 찾아왔는지,
일단 이 책의 제목에서 ’아프리카에 관한 여행기겠군.’ 이란 예측을 했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여행을 떠날 시간을 겨우 만든다고 해도 
가고 싶은 곳도 많고, 시간은 한정되어 있어서,
아프리카는 거의 뒷전으로 밀리게 되겠지만,
그렇게 좋다는 아프리카는 내 여행의 로망으로 남겨두고, 
일단 이렇게 책 속에서 그 이야기를 만나기로 한다.
책 속에서 만나는 아프리카의 이야기는 잔잔하고 재미있다.
큰 기대없이 이 책을 선택했지만, 기대 이상의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먼저 여행이라는 것의 설렘으로 이 책을 열기 시작했다.

여행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향하는 것입니다.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여행에게로 향하는 것입니다.
그가 물으면 나는 대답합니다.
여행아, 네게로 갈게.

여행에 대한 생각을 하며 마음을 위로받는 느낌이 드는 것,
이 책의 저자가 여행테라피스트라는 것이 한 몫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내내 그 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은 시간이 없다고, 멀다고 가지 못할거면서, 욕심만 부리고 있다.

하지만 그 곳에 가고 안가고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저 사진 속의 풍경을 내 마음에 담으면 된다는 것을,
눈을 감고 평화로운 자연 속의 풍경을 떠올리면 마음이 행복해진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떤 부분을 읽으면서는 (특히 갈매기 이야기) 한참을 웃게 되었고,
어떤 부분을 읽으면서는 다른 곳으로의 여행과 오버랩 되면서 추억 속에 잠기게 되었고,
어떤 부분에서는 그 곳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어쩌면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 아니라,
내가 있는 공간에서 산, 바다, 하늘과 대화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행이란 일상을 떠나는 방식의 용기, 익숙함을 던져 버리는 타입의 모험 (239p)

책 속의 이야기와 함께 하며, 며칠 동안의 아프리카 여행을 마치고나니, 
나에게도 힘든 일상이 기다리고 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려면 나에게도 용기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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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 완결 편
이케다 가요코 지음, 한성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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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예전에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흥미로운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세계를 100명이 사는 마을로 축소시켜본다는 글이었다.
그렇게 축소해서 살펴본 세상은 독특하고 흥미로웠다.
글을 읽으며 생각해보니 나의 삶이 힘겹지만은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다시 인터넷을 뒤져 글을 찾아보았다.

"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 당신은 오늘 하루가 설레었나요?
오늘 밤, 눈을 감으며 당신은 괜찮은 하루였다고 느낄 것 같나요?
지금 당신이 있는 곳이 그 어디 보다도 소중하다고 생각되나요?

선뜻, "네, 물론이죠"라고 대답하지 못하는 당신에게 보내는 메시지입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주변이 조금 달라져 보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세계에는 63억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일 세계를 100명이 사는 마을로 축소시킨다면 어떻게 보일까요?

52명은 여자이고, 48명은 남자입니다.
30명은 아이들이고, 70명은 어른입니다. 어른들 중 7명은 노인입니다.
.........."

세계를 100명의 마을로 축소해본다는 발상 자체가 재미있었고, 
그렇게 축소해보면 보다 더 구체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완결편이다.
지구촌이라고 불리는 시대, 세계를 작은 마을로 보고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의 수가 내 생각과 달랐고, 
여성이 토지를 가져서는 안 되는 나라도 있다는 부분은 의아하기도 했다.
숲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숫자로 보게 되니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며 처음에는, 세상에서 공평하지만은 않은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게 된다면,
나중에는 점점 바뀌고 있는 세상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현재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흐르게 될 지 예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그리고 인류 모두에게 좋은 방향으로 세상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특히 이 책의 맨 뒤에 있는 <통계자료>의 출전과 주석 부분도 유용했다.
이 책의 글은 그저 대충 추측성 글로 작성된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자료에 근거했다는 점이 
이 글에 더 힘을 실어준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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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 - 권지예 소설
권지예 지음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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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알록달록 색감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제목에 맞춰 고양이를 퍼즐 모양으로 나눠 놓은 것도 독특하게 다가왔다. 
보통 책 표지를 보며 내용을 상상해 보는데,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글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상상이 깨진 건 첫 번째 단편 소설부터였다. 
정말 표지의 그림과 색감이 무색하게 공포스러운 내용이다.
도시기담......!!!
책을 읽으며 떠오른 단어가 바로 이것이었다.


어디선가 들어본 도시를 떠도는 괴이한 이야기들...

물론 장소가 도시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정확히 어디서 들은 것인지 알아낼 수 없지만, 
어렴풋이......!!!
알고 있는 일곱가지 이야기들이 각자의 색깔을 들이대며 번쩍인다.
 

<BED> 첫 번째 단편 소설의 묘미는 마지막 반전이다. 
침대를 둘러싼 B와 E, 그리고 다른 D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정말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사랑이 식고 난후, 온기조차 느낄 수 없어지는 남녀의 그 싸늘한 뒷이야기가 그랬다.


<퍼즐> 또한 공포스럽다. 
‘ 남편은 퍼즐을 맞추는 내 모습이 아름답다고 했다. ’에서 ‘ 퍼즐 맞추는 여자가 아름답다고 했던 남편은 퍼즐 맞추는 여자의 집요함에 치를 떨게 됐다. ’ 로 바뀌기가 얼마나 빠르던지......

그 때문에 우울증을 겪게 되는 그녀. 
가족들 누구도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고, 집 밖에는 그녀가 무너지기만을 기다리는 검은 고양이가 가소롭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


외로움이 한 여자를 어떻게 만드는지, 지켜보는 내내 괴롭기까지 했다.

<네비야, 청산가자> 사고로 14세 소년에서 정신이 성장하지 않는 동생을 결혼시키기 위해 중국에 방문하는 누나 미수. 
4박 5일 안에 여자를 만나고, 결혼까지 마쳐야 하는 국제 결혼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런 세상이 있구나, 싶어진다. 
<나의 결혼 원정기> 라는 영화를 통해 조금은 코믹하게 다가왔던 농촌 총각들의 국제결혼이 이 소설 안에서는 현실로 변신하여, 불안함을 전한다. 
 

각각의 소설 속에 나오는 그녀들은 하나같이, 무언가 불안하다.

새하얀 얼굴에 빨간 입술을 하고 불안한 두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손톱을 물어 뜯고 있는 불안정한 여성상이 자연스레 떠오르고 만다.

한 여름 밤 덥고 찌는 날씨를 위한 납량 특집이 아닐까 생각될 만큼, 
현실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누군가에게 버림받고, 상처 받는 그녀들의 모습을 보며, 
그 위태위태함이 그대로 내게 전해졌다.


그녀들은 언제 행복해질 수 있을까?

행복해 질 가능성이 있기는 할까?

이미 선택을 한 그녀들 앞에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여자의 일생이라는 것이 이렇게 가슴 아프고, 어쩔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인지...... 
벗어날 수 없는 굴레에 갇혀버린 양, 여러가지 떠오르는 생각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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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입을 잊고 입은 소리를 잊고 - 옛 음악인 이야기, 문화의 창 12
송지원 지음 / 태학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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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음악가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알려져있는 편이다.
하지만 비교해볼 때 우리 나라의 옛 음악인들에 대한 이야기는 생소한 편이다.
사실 초등학교에 들어가도 서양음계에 피아노, 바이올린 등을 먼저 배우는 분위기에서,
어쩌면 그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커가면서 접하는 것도 서양 음악, 결혼식도 웨딩드레스에 서양 악기......
복식도 음악도 건물도 우리 것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래서 그동안 잘 알지 못하던 우리 나라의 옛 음악인들에 관한 이야기를 읽을 기회를 마련했다.
이 책 <마음은 입을 잊고 입은 소리를 잊고>에서 옛 사람들의 이야기와 음악에 대한 열정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 책을 펼쳐보았을 때, 사실 알고 있는 음악가는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그동안 나또한 우리 나라의 옛 음악가에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몰래 꺼내보는 묘미가 있었다.
전공하는 사람들에게나 익숙한 옛 음악인들의 이야기들인듯 그들의 이름이 생소한 것은 사실이었으나,
몰랐던 그들의 이야기와 음악에 대한 열정 등을 살펴보는 시간은 흥미로웠다.

의미있는 독서의 시간, 모르던 것을 알아가는 묘미, 그래서 책을 읽게 되나보다.
책 마지막의 참고자료와 찾아보기로 원하는 부분을 읽어볼 수 있고,
짧은 이야기들의 모음이어서 틈틈이 시간을 내어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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