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을 막는 제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7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윤진 옮김 / 민음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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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너무도 죽고 싶어 한다면 말리지 말아야 한다.

조제프는 어머니가 살아 있는 것을 아는 한 자기는 살면서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없을 거라고

어떤 것도 시도해 볼 수 없을 거라고도 했다

본문 p 285

쉬잔 과 조제프가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던 이유는 어머니다.어머니는 남매의 그 마음을 알고나 있는 것일까? 남편을 잃고 두 아이를 키우며 오로지 희망 하나로만 살아왔던 그녀에게 이곳은 정녕 지옥인 걸까?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었던 건 어머니의 제방에 대한 미련 때문이다.

 

제방은 곧 어머니 자신이나 마찬가지였음을... 난 알 것 같았다. 높이 쌓아 올리고 싶었지만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는 자신의 삶이 어쩌면 제방이란 것에 비친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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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사람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왕수펀 지음, 서머라이즈 샤샤오즈 그림, 양성희 옮김 / 우리학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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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사람 | 청소년문학

왕수 펀(지음) | 우리 학교 (펴냄)


세상의 모든 일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모종의 인과관계가 만들어낸 결과다.

본문 p152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곳이 있다면 그곳은 아마도 2259년 화성 아닐까? 2055년 지구와 2259년 화성의 이야기는 은 교수로부터 그렇게 시작되었다. 등장하는 인물들도 흔한 이름이 아니다.

앞으로의 지구에 대하여 멸망일지 새로운 희망일지에 대하여 작가는 상상력을 펼쳐내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소설은 화성과 지구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나온다 M3가 살고 있는 화성은 그야말로 지상낙원이다. 그곳에서는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불행들을 겪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지구는 불행뿐이다.



반면 산샤 가족이 사는 지구는 스모그로 뒤덮인 세상에서 방독면을 쓰지 않고는 숨조차 힘든 곳이다. 갑자기 미세먼지가 떠올랐다. 우리나라는 어느 순간부터 미세먼지가 날라와 심할 때는 마스크는 기본으로 써야 외출을 하는 나라가 되어버렸다.그런 불편함을 가지고 살던 우리에게 코로나라는 바이러스가 지구를 덮였다. 이제 마스크 없이는 다닐 수도 없는 세상이 되었다.어쩌면 이런 지구의 앞날을 미리 본 것은 아닐는지...



작가의 상상력 앞에 자꾸만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희망이라곤 보이지 않는 지구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글쓰기를 좋아했던 산샤는 화성으로 가게 되고...,그곳에서 필통에 새겨진 마지막 한 사람에게 마음을 빼앗기는데.. 그들 앞에 나타난 미래는 어떤 것일까? 그들에 거 드리워진 종말의 세계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지구 종말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하게 되는 부분들이다.



사계절이 유일했던 우리나라도 어느덧 그 특성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듯하다. 지구 온난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나라별로 화산이 분출되기도 하며 시시때때로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니 말이다.행복 할것만 같은 화성에도 막연한 지구에서도 어딜 가나 근심과 걱정은 쫓아다닌다. 인류 앞에 나타난 세기의 결말은 과연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 궁금증은 또 다른 궁금증을 낳게 만들고 이 세상은 누구에 의해 존재되고 있는지, 지구 밖 생명체는 존재하고 있는지, 지구상에 남겨질 마지막 한 사람은 과연 누구일지...



그리고 도대체 나는 누구인지... 책을 읽는 동안 무한한 상상력에 빠져버리게 만든 흥미로운 SF 소설이었다.


<리뷰어스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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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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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북클럽이 뱀파이를 처단하는 방식§§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Ⅱ 『문학동네』

 

 

그는 정말.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어.

어떤 혐의점도 없어. 그가 뭔가를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오직 당신뿐이야.

거기에는 증거도, 근거도, 아무것도 없지. 당신의 그 직감을 제외하고는.

본문 p364-365

 

 

책을 좋아하는 여자 다섯 명이 결성한 북클럽. 그러나 일반적인 북 클럽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이들이 읽는 책들은 잔인함의 끝을 보여주는 책들로 가득하니 말이다. 집안 일과 육아에 지친 엄마들로 결성되었지만 그녀들은 왜 이토록 호러물로 가득 찬 책들만 원하고 있던 걸까? 어쩌면 일상에 찌든 곳에서 벗어나고픈 심리를 때론 잔인하게 표현될 수도 있나? 싶었다.



가장 궁금했던 건 뱀파이어가 과연 누구일까라는 것이었다. 1990년대 미국 남부 도시를 배경으로 이야기는 쓰여있다. 저자의 어머니도 어렸을 때 자신의 어머니가 북클럽에 나가는 주부였다고 한다. 뱀파이어를 소설 속에 등장시킨 것도 그녀의 어머니와 드라큘라를 싸움 붙이고 싶어서 였다니.. 그녀는 어머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왔던 것일까? 어떠한 것도 책임질 일이 없는 남자와 삶 전체가 끝없는 책임으로 점철된 여자들의 이야기 그것이 호러 북클럽과 뱀파이어로 연결되는 시점이었다.



주인공 퍼트리샤에게 일어나는 모든 섬뜩한 일들이 과연 뱀파이어가 의도적으로 저지른 일일까? 아니면 그녀 스스로 뱀파이어의 존재를 확신하고 그를 단정 지어 버린 걸까? 치매 걸린 시어머니부터 자식들까지 그녀는 삶에 지쳐있다. 그녀가 유일하게 숨 쉴 수 있었던 곳도 어쩌면 북클럽이지 않았을까? 주부라면 공감할만한 장면들이 나올 때마다 고개가 끄덕여졌다.



마을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일들에 대해 퍼트리샤의 물증과 심증을 알렸지만 경찰은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이 부분은 나 또한 매우 답답하게 만들었다. 왜 경찰들은 그리도 많은 정보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믿지를 못하는 걸까? 결국 사단이 나야만 경찰은 믿어주는 것일까? 그리하여 북클럽 회원들은 뱀파이어라고 의심되는 제임스를 처단하기에 이르는데...



그와 관련된 일들이 초반에 드러났지만 북클럽 회원들이 놓쳤던 것들은 그가 불편한 사건도 뒤로한 채 너무 친근했고 아무 의심조차 사지 않았던 그의 행동 때문이었을까? 너무 안일하게 무시하고 넘어갔던 일들이 나중엔 끔찍한 사건으로 벌어지기까지 퍼트리샤와 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던 북클럽 회원들의 생각으로 인해 점점 더 구덩이로 빠져들어가는 느낌이다. 퍼트리샤와 북클럽 회원들은 뱀파이어를 처단한 그녀들의 방식이 과연 옳았다고 할 수 있을까? 퍼트리샤의 말을 조금이라도 의심하지 않고 믿어줬더라면 끔찍한 사건은 벌어지지 않았을까?



여성과 아이들을 상대로 한 사건들이 불편했지만 그만큼 그들은 나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현실로 받아들여졌다. 세상에 잔혹한 인물들이 표적으로 삼기 쉬운 여성들과 아이들 그리고 노인들까지... 지금까지도 이 사회 속에서 벌어지는 그 잔혹한 일들이 이제 그만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도 함께 들었다.역시 호러물 미스터리 소설답게 끝까지 놓을 수 없는 책임이 분명해 보인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퍼트리샤가 보여주는 모습들은 그녀의 내면을 실로 그대로 드러내어 놓는 것임을 보여주는듯 했다.이는 곧 이 책의 흥미로움을 더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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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물어도, 예스
메리 베스 킨 지음, 조은아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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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물어도, 예스 §§

『메리 베스 킨』 장편소설 | 『황금시간』

 

그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정확히 이해했지만

두 사람이 함께한 역사를 끊임없이 되새기고 그 무게를 매 순간

끌고 다니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본문 p358


1970~198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이 책은 씌었다. 어느 날 경찰 프란시스 글리슨 집 이웃으로 같은 경찰서에서 근무했던 브라이언 스탠 호프가 이사 오면서 그 둘은 교류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이웃에 대한 좋은 일들이 아닌 끔찍한 사건들이 일어남을 암시해 주는 계기가 된다. 비슷한 시기에 프란시스 아내 레나는 아이들을 셋이나 낳게 되지만 브라이언의 아내 앤은 첫아이를 유산하고 외동아들 피터를 낳게 된다. 피터와 레나의 막내딸 케이트는 동갑으로 어렸을 때부터 서로 각별한 사이가 되어 친하게 지낸다. 이것도 어쩌면 잘못된 만남이었을까?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리 주변에서도 있을법한 인물들이다. 정신질환과 알코올중독, 어린 시절에 트라우마를 겪어 이겨내지 못한 사람, 부부 사이의 불륜과 배신, 부모의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 등등... 그래서 더 몰입되어 읽어나갈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살면서 앞날을 누가 알겠는가? 하지만 애초에 두집은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그랬다면 최소한 그 끔찍한 사건만은 일어나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피터 엄마 앤의 망상은 나날이 심해지지만 남편 브라이언은 그녀에게 무관심하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남편이 조금 더 부인에게 신경 썼더라면 앤의 정신병 증상이 그래도 저렇게까지 심각해지진 않았을 텐데... 하며 안타깝기까지 했다.



그 무엇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가정환경 속에서도 밝게 자란 피터가 대견할 뿐이다. 하지만 케이트와 피터가 결정적으로 사이가 멀어지게 되는 사건으로부터 그 둘은 4년간의 헤어짐을 맞이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피터가 대학에 들어가서도 케이트를 잊지 못한다. 그 마음은 케이트도 같다 여겨진다. 부모도 뜯어말릴 수가 없는 것이 자식의 사랑이라고 해야 하나. 이 소설에서 만큼은 그러했다. 피터가 케이트에게 청혼을 한 그날 이후 사건은 극에 치달았지만 그 누구도 그들을 막을 수는 없었으니 말이다.



인연이 운명을 만들어 놓은 것일까? 피터 엄마 앤도 한 인간으로 보자면 너무나도 안타까운 인물이었다. 정신이 온전하지 못함을 가족들과 이웃들이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그녀에게 신경 쓰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들의 무관심이 그녀를 벼랑 끝으로 내몬 못난 어미로 만든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은 져버릴 수가 없었다. 피터와 케이트, 그리고 이 두 집안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 인연의 끝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사람 일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하더니

인생을 살면 무수히 많은 사람을 만난다. 하지만 세상이 좁다는 말도 나올 만큼 언제 어느 때에 그 사람을 다시 만날지 다시 보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운명은 떨레 야 뗄 수 없는 존재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많은 어려움을 겪고 고통을 겪었음에도 다시 물어도 예스라고 말하는 어쩌면 힘들지도 모를 긍정적 에너지가 필요함을 느끼게 해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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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 않는 것들의 세계사 - 인류를 바꾼 98가지 신화이야기
양승욱 지음 / 탐나는책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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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장난을 치거나 상처를 주면 잔인하게 보복한다.

푸카가 인간을 괴롭히거나 심술을 부리는 것은 대부분

인간에게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본문 p237



그리스 로마신화를 어렸을 때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정말 이런 신들이 존재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너무 신기하기도 했고 재미있었다.

신화는 정말 이야기를 알면 알수록 그 매력은 끝이 없다.



그 누구도 이야기해 주지 않았던 전설과 신화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들을 찾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인류를 바꾼 98가지 신화 이야기는 책을 읽는 내내 그 흥미로움이 두 배가 되었다.

저자는 신화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나 신화에 관심과 애정이 있었으면 신화를 연구하고 책을 냈을까 싶었다. 신화는 철학과도 깊은 연관이 있는듯 해보였다. 신화 속 인물들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을 깨우칠 때가 종종 있으니 말이다.



피터팬에서 나오는 팅커벨이 영원히 늙지 않는 나라 네버랜드에 살고 있다고 한다. 날개가 달린 몸에서는 빛이 나고 사람에게 마법 가루를 뿌리면 그 사람은 날 수 있게 된다고 말이다. 팅커벨을 만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아진다. 한 번쯤 자유롭게 날수 있다면 세상 못 갈 곳이 없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몸의 빛이 사라지면 팅커벨의 몸 숨도 잃게 되고... 그렇게 팅커벨은 나에게 믿음의 요정이되어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아마도 98가지 이야기 속 요정은 영원히 내 머릿속에 저장될 것이다.



하지만 마음 아프게 한 요정도 있었다. 윗몸은 아름다운 여성이었지만 아랫몸은 뱀이었던 프랑스 샘의 요정 멜루 진... 그녀의 엄마는 프레시나가 야속하기만 했다. 딸을 사랑하지는 못할망정 복수를 위해 저주를 퍼붓다니... 행복했던 그녀의 결혼생활도 정체를 알아버린 남편 레이먼드의 폭로... 멜루 진이 허공에 몸을 던졌을 때 내 마음도 같이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녀에게 행복은 사치였던 것일까... 안타깝기만 하다.



그렇게 멜뤼진은 뱀이 되어 성의 탑 주변을 세 번 돌고 하늘로 사라졌다고 한다. 그 후 레이먼드는 은둔하면서 자신의 여섯 번째 아들이 저지른 화재로 목숨을 잃은 수도승들의 명복을 빌며 일생을 마쳤다고 한다. 한순간의 잘못은 이토록 평생을 고통 속에 살게 하고 자신이 저지른 만행들은 곧 독이 되어 다시 돌아오기 마련인가 보다.



신화는 인간의 문화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또한 신화는 사랑과 질투, 전쟁과 평화, 선과 악, 삶과 죽음을 이야기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신화 속 이야기는 전설이되고 전설은 민담이 되어갔다.



전설 속 이야기는 상상의 세계 속에서 인간에게 삶의 용기와 희망을 주고 때론 좌절도 맛보게 하며 또다시 일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곤 한다. 그래서 가끔 인생이 고달플 때나 힘든 일이 있을 때 한번 더 꺼내보는 이야기가 신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무한한 상상력은 또다시 영감을 불러 일으키며 삶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것이 전설 속 신화 이야기가 주는 거대한 힘이 아닐까? 다시 한번 삶의 지혜를 가져다준 값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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