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정현주 지음 / 아루카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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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정현주(저자) 아루카북스(출판)

세상 살기 그리 만만치 않다. 누구나 그럴 것 같다. 특히나 요즘 같은 팬데믹 상황 2년 차를 맞은 우리들에겐 더더욱 책 제목처럼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누구를 위해 살고 누구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하나 둘 고뇌가 시작된다. 어쩌면 평생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할 근본적인 질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면서 그 누구보다 나 자신을 위해 살아가기도 바쁘다.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작가는 아홉 가지를 제시한다. 그 아홉 가지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결혼은 하나. 나를 위해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난 그렇게 느꼈다. 특히 눈에 띄었던 것은 여덟 번째 제시되었던 미술심리치료 추상화 그리기였다. 미술을 어렵게만 볼 것이 아니라 누구나 그릴 수 있는 것으로 다가감으로써 그림에 대한 부담을 덜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뿐더러 추상화라는 자체에 답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이 세상은 답을 이미 정해놓고 실천하려고 하니 더 힘든 것 같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정답을 맞히는 것이 아닌 마음이 그려내는 그림 그것이야말로 심리치료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인생에서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것들을 버리게 된다고 한다. 그 무엇보다도 내 주위에 있는 것들을 정리하고 나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며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지나친 겸손은 교만이며 지나친 자기 연민도 문제며 지나친 자신감은 열등감에서 비롯될 수 있고 지나치게 모든 것에 긍정적인 것은 문제를 직면하지 못하는 두려움에서 오고 정리 정돈은 못하면서 위생은 강박적으로 신경 쓴다면 불안정한 것이라고 한다. 또한 결정을 잘 못하는 사람은 위압적인 부모의 약육강식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고,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 거절 못 하는 사람은 낮은 자존감 때문이며, 쉽게 화를 내고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 잘 버리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을 아무도 도울 수 없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는 탓이라 한다.

가끔 심리에 관한 책을 읽다 보면 맞아맞아 속삭이듯 나에게 이야기하며 책에 빠져있을 때가 있는데 이 책 또한 그러했다. 다시 한번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의 고군분투는 계속될 것이며 나 또한 저자의 말들을 되새기고 기억하며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또다시 발판을 마련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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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
마리 오베르 지음, 권상미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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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

마리 오베르 (저자) 자음과 모음(출판)

노르웨이 젊은비평가상을 수상한 마리 오베르의 첫 장편소설 『어른들』을 만났다.

어디까지 자라야 어른이 되는 것일까? 나이만 먹었다고 어른이라고 하기엔 나조차도 웃음이 난다. 어른의 깊이를 아직 나도 잘 모르겠으니 말이다. 몸과 마음이 자라 비로소 어른이 되기까지 우리에겐 무슨 일들이 일어났던 것이며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현실들이 비로소 책장을 덮으니 더 알 수 있었다. 어른이 무엇인지 그리고 아직 그 어른이 되기 위해 내가 무슨 노력을 해야 하는지...

어른들 이 소설은 어쩌면 성인들이지만 비로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할까? 읽으면서도 다 큰 어른들의 서로에 대한 시기, 질투심 이런 것들이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자매라고 하기엔 내가 알기론 적어도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더 클 텐데 그러기보다 상대방의 행동에 한심해하며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며 가슴속 깊은 곳에서 보이는 그들만의 행위와 속마음이 너무나도 낱낱이 비쳐서 읽으면서도 자매가 맞나 싶었다. 어쩌면 지극히도 현실적인 문제들이며 누구나 한 번쯤은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그 무언가를 생각했을 것 같다.

그렇게 언니 이다와 크론병을 앓던 여동생 마르테 재혼한 마르테 남편 크리스토페르 그의 딸 올레아까지... 어릴 때부터 늘 몸 약한 마르테 걱정만 하셨던 엄마, 그런 엄마와 교제 중인 스테인까지... 그들의 이야기가 별장에서 펼쳐진다. 언니 이다는 어쩌면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아닌 여동생만을 걱정하며 신경 쓰는 엄마에게도 내심 서운했던 기억들을 소환하기도 한다. 이다와 마르테는 65세 엄마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가족들과 준비된 별장으로 간다.

그렇게 소설은 그들의 특별한 일상을 시작으로 이어간다. 하지만 읽다 보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왜일까? 아이가 있지만 그 아이는 사랑하는 남편의 아이일 뿐 내 뱃속으로 낳은 아이가 아니었기에 마르테는 늘 유산만 하던 자신의 아이를 힘겹게 임신하고 그런 마르테를 이해할 수 없지만이다 또한 결혼은 부정하면서 아이는 갖고 싶은 마음에 마르테 남편에게 손을 내밀고... 이 땐 정말 놀랄 노자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여동생의 남편에게... 여동생에 대한 짙심이 선을 넘었던 것 같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내내 계속되었지만 이다의 마음이 왜 고개가 끄덕이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끝까지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을 숨기려던 그녀의 진심은 무엇일까? 동생을 사랑하긴 한 것일까? 자신의 삶과 동생의 삶을 너무 비교하며 살았던 건 아닐까? 그녀들은 왜 행복을 자신에게서 찾지 않았을까? 너무 신기하게도 이 책은 나에게만큼은 진정한 어른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깨우침을 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끝까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누구에게도 있었을 법한 마음속 한 가지만은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인간의 진정한 본모습이 이렇게 드러날 때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이유이다. 이 책 제목이 왜 어른들인지 어린이와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을 가진 어른들의 모습들이 있었기에... 작가는 또다시 말하고 싶지 않았을까? 진정한 어른들에 대하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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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 이전의 샹그릴라
나기라 유 지음, 김선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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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아등바등해봤자 신의 섭리처럼 나는 하류층에서 벗어날 수 없다. 더욱 두려운 건 아마도 이 법칙이 사회에 나가서도 이어지리라는 사실.

p11


무엇이 에나 유키를 이토록 어린 17세의 나이에 불구덩이로 밀어 넣고 있단 말인가? 벌써부터 두려움에 앞서 있어야 할 그녀가 염려스러웠다. 그런 에나를 더 힘들게 만든 건 아무런 죄의식 없는 반 아이 이노우에다. 에나에게 자신이 할 일을 미룬 채 각종 심부름을 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어딘가 모르게 불량해 보이는 이노우에와 패거리들... 에나 유키는 그들 사이에서 무사히 학교생활을 마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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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 '무진기행' 김승옥 작가 추천 소설
다자이 오사무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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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다자이 오사무(저자) 스타북스(출판)

누구에게 자신만의 허점은 있다. 인간으로서 그 내면을 파고드는 그래서 더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인간실격. 너무나 유명한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이라 읽고 또 읽어보길 몇 차례... 이번엔 스타북스 출판사의 인간실격과 마주했다.

다른 사람들과는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받은 건 나뿐이 아닐 테지... 사진 속 그의 웃음이 섬뜩하다고 느낀 것은 어쩌면 그가 인간으로서 삶을 상실한지도 오래였는지 모르겠다.

점점 자신을 파멸의 세계로 끌어당기며 인간으로서의 삶을 놓아버리는 순간 그는 이제 이 세상에서 영원히 실격돼 버린다. 이 작품은 인간 정신 깊은 곳에 박혀 있는 인간의 존재 그 자체를 언급한 무서운 작품이라고 한다. 하긴 작가 다자이 오사무가 세 번의 자살 끝에 생을 마감하였고 이 소설이 그의 다른 소설보다는 달랐던 것은 그의 자전적 의미의 소설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인간세계에서 왜 그들이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에 주인공 요조는 점점 인간에 대한 환멸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한 삶을 살았던 그들에게 어쩌면 그들의 인생이 아닌 나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라는 의미의 소설이지도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섬세하고 감수성 뛰어난 다자이 오사무 작가는 특히 인간의 속성과 삶의 모습들에 대한 풍자를 통해 인간의 고뇌와 진실을 파헤치고 있어 때로는 잔잔하고 벅찬 주몽을 줄 때가 있어 더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일본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천재적인 작가라고 불릴 만큼 그의 작품세계는 단연 돋보인다. 2010년 인간실격은 영화로도 개봉되었을 만큼 작품에 대한 높은 관심은 영화로까지 이어졌다. 인간세계에 적응하지 못한 요조. 그가 파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들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그가 아닌 우리가 인간실격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하나를 하나로 보지 못하고 다른 것을 덧붙여 설명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세계가 어쩌면 그를 더 파멸의 세계로 인도했던 것은 아닐까? 요조의 기묘한 얼굴이 다시금 떠오른다. 인간은 과연 무엇이며 인간의 가치가 진정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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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 2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6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희숙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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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2』

도스토옙스키(저자) 문학동네(출판)

백치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역시 아름다운 인간의 진실된 묘사는 이어졌다. 삶에서 배제되고 격리되는 므이쉬킨 공작의 운명은 이 소설의 제목이 왜 백치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백치라는 의미가 '공적 세상에 속하지 못하는 자, 공적이지 못한 인간, 사인'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정치적인 공적 세상에 참여하지 못하는 자, 공적인 삶, 세상의 삶에 참여하기엔 부적격하다고 선언되고 배제되는 자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소설 속 백치 므이쉬킨이 바로 그러한 인물이다.므이쉬킨이 보여준 그만의 순수함, 인간으로서의 존재감이 2부에서는 점점 다른 이들처럼 파멸을 맛보게 되면서 그의 앞날을 예고했다. 로고진과 그리스도처럼 선한 의지로 충만한 므이쉬킨 공작 그 사이에 나스타시야. 이셋은 과연 어떠한 결말을 맺게 될지가 제일 궁금했다. 인간의 본질적 가치가 무엇인지 직관적인 그의 시선으로 냉철하게 다른 인물들을 비판하는 그의 모습에서 단연 인간의 본래적 모습을 보기도 했다.

이 소설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바로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이다. 도스토엡스키의 묘사력은 그의 책을 읽을때마다 생각들지만 단연 최고인듯 싶다.그들의 속마음이 훤히 보이는듯한 대화들과 행동 속에서 인간의 내면이 보이고 동시에 그들만의 모순이 드러나며 과연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진실된 모습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늘 중심에 있는 므이쉬킨 공작을 두고 그들이 일삼는 발언들은 때론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정작 그들은 어쩌면 공작보다 더 못난 이들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속내를 기꺼이 감추며 다른 사람들 눈치만 보기에도 바쁜 사람들...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솔직하고 자신의 뇌전증을 당당히 얘기하는 공작으로 인해 그들은 그에게 또 다른 호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 공작이 사랑했던 어쩌면 연민으로부터 비롯됐던 나스타시야를 다시 만나고부터 그의 인생이 다시 꼬이기 시작한다. 그는 진정으로 그녀를 사랑했던 것일까? 또 다른 여자 아글라야에 대한 그의 마음은 진심이었을까? 이 소설을 읽는 재미는 이렇게 등장인물들 사이 사이에서 오는 극중 대립감이다. 나스타시야와 아글라야는 정 반대의 성격과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그 둘은 공작의 사랑을 원한다.

자신들의 마음과 다르게 행동하는 그녀들의 모습은 인간의 모순을 가장 잘 드러낸 장면이기도 했다. 백치에 나오는 주요 인물들은 괴짜, 기인, 머리가 돌아버린 사람 등등 일반적인 인물들은 아닌 만큼 왜 그들이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는지를 생각하며 읽게 된다. 세계는 이런 사람들을 배제하고 배척하고 고립시키고 격리하며, 많은 인물들이 자신도 그렇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과 위험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것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어쩌면 일맥상통하다. 어딘가에 소속되고 어딘가에 자신의 존재가치를 보장받기 원하며 자신의 뜻과는 전혀 달라도 그들이 원하기에 때로는 자신의 존재마저 감추고 애써 희생양이 되어버리는 사회로부터 우리는 지금까지 서로가 서로를 마주하며 때론 경멸하며 본모습을 감춘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들에 회피하지 않고 그러한 권리조차 없다고 느꼈던 므이쉬킨 공작. 그의 개입은 로고진과 나스타시야를 결국 파멸로 가는 길에 기여했으나,아글라야가 폴란드백작과 혼인한것이며.입폴리트도 자연사로 생을 마감한 것이며 비범한 앞 두사람과는 달리 다른 인물들은 평범하게 존속됨은 진실로 아름다운 인간의 선한 의지가 가져온 결과라 한다.

어쩌면 백치는 인간의 파멸을 그린 소설이기보다 므이쉬킨공작으로 부터 인간이 얼마나 진실되고 아름다운 것인지를 제대로 표한하며 그가 선택했던 그 모든 것들이 원칙적으로는 옳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줌으로써 긍정적인 인간의 모습의 최후를 보여준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그가 완전한 백치로 돌아갔어도 말이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부디 악으로부터 선이 앞설 수 있는 세계를 기다리며 므이쉬킨 공작이 내게 남겨준 인간의 진실함만은 안고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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