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멜라 작가의 『제 꿈 꾸세요』는 죽음이라는 것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삶을 되돌아봄으로써 삶은 어쩌면 죽음과 하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과연 나의 죽음은 어떨지에 대한 상상을 하게 만들었던 「제 꿈 꾸세요」는 직업 없이 혼자 살고 있는 여자가 죽음을 택했지만 사흘 만에 깨어난 자기 자신에게 새로 살아보겠다고 다짐까지 하건만 급하게 먹은 초코바 하나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챔버는 그녀를 저승으로 이끌어주는 천사로 꿈을 통해 그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그녀는 친구와 남자친구, 엄마의 꿈 중 누구 꿈에 나타날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데... 과연 그녀는 자신의 죽음을 꿈을 통해 알릴 수 있을까? 다름 아닌 엄마와의 꿈속에서 조우는 안타깝기도 하면서 마음이 뭉클하면서 짠해짐을 느끼게 되었다.
죽음을 맞이했지만 꿈을 통해 그리운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표현들이 울컥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삭막한 세상 속에서 나 홀로 외롭게 이 세상을 등져버리는 많은 이들에게 죽음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다시 한번 소중한 삶과 인연을 생각해 보게 만든 소설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박해진 현실 세계를 반영한 김지연 작가의 『포기』 중년 여성의 외로움을 잘 표현한 백수련 작가의 『아주 환한 날들』, 어릴 적 아버지의 외도를 목격하곤 그때의 그 기억들을 성인이 된 자신에게 과연 사랑이라는 단어에 물음표를 던지게 만든 위수정의 『아무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할아버지가 돌아가심과 함께 만나게 된 친구들과의 갈등을 이야기한 이주혜 작가의 『우리가 파주에 가면 꼭 날이 흐리지』 등 이번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2』는 총 8편의 단편소설을 담고 있었다. 우수 수상작 외에도 대상을 수상한 김멜라 작가의 자선작 『메께라께라』와 기수상 작가 이서수님의 『연희동의 밤』도 함께 읽어볼 수 있었기에 단 한 권이 주는 한국문학의 위상은 실로 대단했고 그 자체로 영광이었으며 상상력 가득했던 이번 소설로 조금 더 깊이 있는 문학을 접할 수 있었음에 찬바람 불어오는 이 가을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신인작가들의 다양한 단편소설을 통해 문학의 깊이를 좀 더 이해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