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시녀들‘이란 뜻)>.
이 작품은 ‘펠리페 4세의 가족‘이라 불리기도 한다.

왜 피카소는 1957년(그가 75세이던 해)에 많은 시간을 들여 역사속의 이 위대한 작품을 자신만의 형태로 창조했을까?

‘우리의 틀에 박힌 일상은 대체로 우리 자신의 중요한 부분을 일깨우지 않으며, 예술계가 찌르고 치근대고 좋은 의미로 도발할때까지 내처 겨울잠을 잔다. 이질적인 예술 덕분에 나는 내 안의 종교적 충동, 내 상상력이 허락하는 한에서의 귀족적인 면, 통과의례를 경험해보고픈 욕구를 발견할 수 있으며, 그런 발견은 내가 누구인가라는 의식을 확장시킨다‘-58쪽

미술관에서 느끼는 이질적인 느낌, 현실과 동떨어진 무용감, 수많은 반발심과 의혹감, 이해할 수 없는, 아니 일부러 이해못하게 만들려고 작정한 현대미술작품들을 볼때 느끼는 이중성..

일랭드보통은 말한다.
‘이질적인 것과의 연결점을 발견할 때 비로소 우리는 성장할 수 있다‘-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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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8-02-23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넘 좋죠?^^

북프리쿠키 2018-02-23 20:25   좋아요 0 | URL
영혼을 어루만져주는그림과 명문장들의 향연이네요^^
 

한일합방때 태어나 28세의 나이로 요절한 김해경.
표지그림은 그의 친구인 화가 구본웅의 <친구의초상>
이란 작품이다.
이 책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품번 300번으로
그의 처녀작이자 유일한 장편소설 <십이월 십이 일>
과 함께 12편의 단편소설을 담았다.
<날개>란 작품 외 모든 단편이 낯설다.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그의 천재적 글들을
소화할 수 있을까. 아니나 다를까 첫작품 첫문장부터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기인 동안 잠자고 짧은 동안 누웠던 것이 짪은 동안 잠자고 기인 동안 누웠었던 그이다.‘- 지도의암실 7쪽

이 책을 읽는 나의 심정, 말하자면 이렇다.
‘그도 모르는 채 밤은 밤을 밀고 밤에게 밀리우고 하여
그는 밤의 밀집부대의 속으로 속으로 점점 깊이 들어가는 모험을 모험인 줄도 모르고 모험하고 있는 것 같은 것은 그에게 있어 아무것도 아닌 그의 방정식 행동은 그로 말미암아 집행되어 나가고 있었다.- <지도의 암실> 중 21쪽

아~ ㅎㅎ 한글이 이렇게 어려웠나.
시달렸지만 도선생의 초기단편들이 그립다.
<백야>를 마저 읽고 시작할 껄. ~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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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2-23 1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상이 좀 어렵긴하죠.
어떻게 뭐 이렇게 어려워 하다가도
뭔가 모를 동경이 가기도 해요.
그건 아마도 그가 요절했기 때문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암튼 독특한 작가임엔 틀림없어요.ㅋ

북프리쿠키 2018-02-24 1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어려워서 잠시 책꽂이에 꽂아뒀어요..휴..
당시 종로에 ‘제비‘라는 다방을 낸 사장님이던데..
현재 그곳을 기념하는 무언가가 있을지도 궁금하네요^^
 

도스토예프스키 전작주의를 하기 위해 발표작 순서대로 읽고 있다.

이 책은 처녀작 <가난한 사람들>의 성공, 그리고 이어진 <분신>의 혹평 다음으로 발표된

중단편 모음집(11편)이다. 아래 소설들 모두 26~27살의 작가가 1847년~1848년 두 해에 걸쳐 발표했다.

-------------------------

1. 쁘로하르친 씨

2. 아홉 통의 편지로 된 소설

3. 뻬쩨르부르그 연대기

4. 여주인

5. 남의 아내와 침대 밑 남편

6. 약한 마음

7. 뽈준꼬프

8. 정직한 도둑

9. 크리스마스 트리와 결혼식

10. 백야

11. 꼬마영웅

--------------------------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서정적이라고 평가받는 <백야>를 읽기 위해서 9편의 몽상들 속에서

헤멨다. 쉽지 않았다. 때론 진도를 빼기 위해 몸을 뒤틀며 읽은 부분도 있다.

<쁘로하르친 씨><아홉 통의 편지로 된 소설><남의 아내와 침대 밑 남편>은 그나마 흥미로웠지만,

나머지 작품들은 행간에 스며들기 어려웠다.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듯 맹맹한 캐릭터들의 몽상들이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기어갔다. 졸음이 쏟아지는 나른한 오후의 그 느낌처럼 말이다.

 

<백야>..너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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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인 2018-02-21 2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내일이나 주말 쯤 시작할거 같네욥 저는 빨강 양장본 중고로 구했어요ㅎ

북프리쿠키 2018-02-22 09:45   좋아요 0 | URL
네~ㅎ 저도 빨간전집 다 모았어요. 도끼옹 책은 한숨에 다 읽어야지 시간날때마다 조금씩 읽으니 헷갈리네요ㅎ
응원합니다^^
 

 

 

 

 

 

 

 

 

 

 

 

 

 

 

 

'나와 세상은 서로에게, 왜 우리가 존재하는지를, 왜 이 시간에 이곳에 있는지를, 목적, 가장 큰 목적이 무엇인지를

묻지.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이를 생각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네. 그들의 머릿속에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들은, 하지만 자신들의 생각이라고 여기는 몇가지 가련한 생각들이 있지. 그건 그들이 자연을 보고 발견한 것들이 아니야. 그들 모두는 심약한 사람들, 분명치 않은 사람들. 그리고 하찮고, 깨지기 쉬운 사람들이지'- 182쪽

 

온통 머릿속에 '가련한 생각'들로 가득차 있는 내 자신을 두고 하는 말같아서 뜨끔하다.

그래서일까. 심약하고 분명치 않고, 하찮고, 깨지기 쉬웠다.

내 머리속에 덕지덕지 붙은 타인들의 웅변들, 그건 내것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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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백자 달항아리가 있다. 이 항아리는 쓸모 있는 도구였다는 점 외에도, 겸손의 미덕에 최상의 경의를 표하는 작품이다. 항아리는 표면에 작은 흠들을 남겨둔 채로 불완전한 유약을 머금어 변형된 색을 가득 품고, 이상적인 타원형에서 벗어난 윤곽을 지님으로써 겸손의 미덕을 강조한다. 가마 속으로 뜻하지 않게 불순물이 들어가 표면 전체에 얼룩이 무작위로 퍼졌다. 이 항아리가 겸손한 이유는 그런 것들을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보여서다. 그 결함들은 항아리가 신분 상승을 향한 경주에 무관심하다고 시인할 뿐이다. 거기엔 자신을 과도하게 특별한 존재로 생각해달라고 요구하지 않는 지혜가 담겨있다. 항아리는 궁색한 것이 아니라 지금의 존재에 만족할 뿐이다. 세속의 지위때문에 오만하거나 불안해하는 사람에게 또는 이런저런 집단에서 인정받고자 안달하는 사람에게, 이런 항아리를 보는 경험은 용기는 물론이고 강렬한 감동을 줄 수 있다. 다시 말해, 겸손함의 이상을 확실히 목격함으로써 자신이 그로부터 멀어져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자 여기, 겸손함은 항아리 속에 담겨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바탕은 진실하고 착하지만 자신의 취약한 부분을 방어하려고 되레 오만이 습관처럼 쌓인 사람이 이 달항아리를 찬찬히 살펴본다면 어떨까? - <영혼의 미술관> 42쪽

겸손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왜 겸손해야 하는가.
난 왜 겸손이라는 덕목에 집착하는가.
겸손해질려고 하는 마음 이면에는 또 다른 모습의 허영심과 오만이 칡넝쿨처럼 얽혀있지는 않은가.

‘겸손한 척 하는 것보다 더 기만적인 것도 없죠.
겉보기엔 겸손해 보이는 것도 때론 단지 무성의일 뿐이거나, 혹은 간접적인 자기 과시니까‘
- 제인오스틴 <오만과 편견>중에서.

‘ 우리가 사랑하는 예술은 우리 사회에서 무엇이 사라지고 있는지 알려주는 길잡이다. (....)
도덕적 메시지, 다시 말해 보다 나은 자아로 거듭나라는 메시지는 애초에 우리에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듯 보이는 예술작품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 <영혼의 미술관>37~42쪽

이 책은 평소 우리를 교묘히 피해 다니던 보다 신중하고 고독한 자아와 만날 기회를 가져다 주고,
예술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을 한층 평온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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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2-15 1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긴 글을 쓰셨습니다.ㅋ
이번 올림픽 개막식 때 달항아리가 공중부양을 했었잖아요.
그도 참 멋있더군요.^^

북프리쿠키 2018-02-17 19:01   좋아요 0 | URL
올림픽때 쓰였군요 ㅎ
조선의 보물로 등록되어 있던데
이름이 ‘달항아리‘라니 ~
화려한 것만이 이쁜게 아니더군요^^;

서니데이 2018-02-15 13: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프리쿠키님, 즐거운 설연휴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북프리쿠키 2018-02-17 19:01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설 연휴 잘 보내고 계시나요?
연휴가 짧아 벌써 하루 남았네요. 이 밤의 끝을 잡아야 할 것 같은데요..ㅎㅎㅎ

겨울호랑이 2018-02-15 14: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겸손한 항아리..
백자를 보면서 이와 같이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많이 부럽습니다^^:

북프리쿠키 2018-02-17 19:03   좋아요 1 | URL
알랭드보통이 조선의 백자를 들고나와 그 특유의 사변을 늘어놓을줄이야 ㅎㅎ
조선 선비맛이 나는 담론이었습니다.
저도 이렇게 글쓰는 작가가 부럽네요^^;

bookholic 2018-02-16 0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프리쿠키님, 새해 복 많이 많으시고, 행복한 설 명절 되십시오^^
더불어 올 한 해도 행복한 한 해 되시고요~

북프리쿠키 2018-02-17 19:03   좋아요 1 | URL
북홀릭님. 감사합니다. 새해복많이 받으시구요
예쁜 자녀분들에게 항상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들려주세요^^;

2018-02-16 0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17 1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16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17 19: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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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8 13: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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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8 19: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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