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y님의 추천으로 냉큼 집어들었다.6개의 시선으로 이루어진 장(章) 중에서 단연 백미는 2번째 장<검은 숨>이었다. 열십자로 포개놓은 시체탑에 쌓여 고깃덩이가 된 정대는피부가, 창자가 끓고 쪼그라든다마지막으로 뼈까지 태워진다.그 어이없이 타버린 자신의 육신을 바라보며 섣불리 떠나지 못한다. 망각의 강을 건너기 전 어릴 적 추억을 담담하게 술회하고 마지막 검은 숨을 내쉬었다.그렇게 죽어간 몸들은순수했던 내 누이, 내 동생, 내 부모님이었다.누가 죽였는지, 무었때문에 죽었는지죽고 나서도 "또 다른 죽임"으로 모멸감을 느껴왔던 시간들그런 한맺힘으로 남겨진 가족들은 통절한 일생을 살아왔는데..광주민주화운동이란 이름으로 명예는 회복되었지만그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으랴~현재도 대다수의 기득권을 가진 자들에겐 그들은 "폭도"다.영화 "화려한 휴가"를 같이 봤던 친구 한놈의 말에 흘리던 눈물마저 빨갱이가 되버린 한마디 "영화 개쓰레기네~"이렇듯 잔인하고 잔혹한 "광주"는현재의 대한민국에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작가의 말이또 다시 날 무력하게 만들고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주류의 정치가들이,주류의 영화감독들이, 주류의 문인들과 예술가들이이 아픔에 대해서 여전히 "보편적인 침묵"을 유지한다는 이유가 개탄스럽다.
<서민적글쓰기>183페이지, 자기비하를 즐기는(?)서민교수님조차도 너무 솔직해서 놀랬다는 프리랜서 여성작가의 짱 솔직한 이야기
- 5월 제주가족여행을 앞두고 읽은 책˝전설이 유물을 만나면 현실적 실체감을 얻게 되고유물은 전설을 만나면서 스토리텔링을 갖추게 된다˝하찮은 나무한그루, 수많은 오름, 전형적인 풍광 들이하나같이 생명력 있고 의미있게 다가온다.현기영의 ˝순이삼촌˝강요배의 ˝동백꽃지다˝김영갑의 ˝그 섬에 내가 있었네˝이즈미세이이찌 ˝제주도˝4편을 읽고 사랑하는 아내와 딸과 함께제주의 속살을 만끽하련다~
샨사를 알게 된 첫번째작품˝언어의 관능˝을 느낄 만큼 글이 아름다운 반면 문장의 호흡이 짧아 단호하며 명쾌하다.역사관련 책은 역시 지식습득보다는 전체적으로 이끌어나가는 저자의 독특한 매력이 우선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그래서인지 역사책을 고르는 데는 점점 더 신중해져 간다.샨사가 1인칭으로 무조의 내면을 시도한건 중국 유일무이한 여황제인 그녀를 악녀로 몰아 넣은 남성지배구조의 전형적 역사관에 담담한 ˝반향˝과 함께 그녀 행동의 이면에 이러이러한 속사정이 있었다고 대변해주는 것 같아서 신선했다. 물론 이견도 많을테지만.역시 측천무후보다 샨사를 알고 싶은 내 바램은 그녀가 쓴 두번째 장편소설 ˝바둑두는 여자˝를 꼭 읽어보고 싶게끔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