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끊기의 기술 - 우리를 멍청하게 만드는 거짓 통찰의 함정들 12
헤닝 벡 지음, 장윤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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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하면 떠오르는 국가는 독일이다. 철학을 전공한 철학자가 라디오 방송에서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는 멋진 나라. 이번에 읽는 책《생각 끊기의 기술》의 저자 헤닝 벡도 라디오에서 뇌과학과 창의력 관련 강연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것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방송은 언제부터인가 아이돌과 트로트가 점령하고 말았다. 이제는 먹방과 여행도 한자리 차지하려 하고 있다. 철학이나 과학을 전공한 이들의 강연을 만나보기 위해서는 다른 영상 채널을 이용해야 할 것이다. 라디오에서 쉽고 편안하게 철학, 인생 강연을 들을 수 있다니 너무나 부럽다.


과학과 철학을 조화롭게 버무려 맛난 인문학적 결과물을 많이 담고 있는 《생각 끊기 기술》은 시작부터 강렬하다. 정말 흥미롭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1. 넘치는 지식은 어제보다 나은 삶을 줄까?에서 저자는 '오늘날 우리 인간은 이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을까?'(p.15)라는 질문으로 1장을, 이 책을 시작한다. 또, 1장 표지에 한 문장이 더 큰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교육은 어리석음을 막아 주지 않는다.'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까? 다른 동물들과 비교할 때 인간의 가장 큰 장점으로 일컬어지는 '교육' 학습 능력이 행복한 삶에는 필요 없다는 것일까?


시작부터 엄청나게 몰입해서 저자의 생각에 다가갔다. 그리고 정말 흥미롭고 재미난 저자의 시선을, 관점을 만날 수 있었다. 색다른듯하지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특별한 생각을 만나보길 바란다. 특히 철학적인 사고가 무너진, 이성적인 생각도, 감성적인 접근도 멀어진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서 좋다. 합리적인 사고의 정지 원인을 찾고 싶다면 이 책 속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을 것이다.


p.28. 즉 교육이 독단주의로 이끈다는 것이다.


이 책은 12가지 질문을 던지고 또 12가지 답을 생각해 보게 하는 멋진 구성을 가지고 있다. 6.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요즘 대부분의 책에서 말하고 있는 '지금'오늘에 충실하라는 평범한 질문 같지만 조금은 다른 결을 보이는 질문이다. 소제목 표지에 함께 등장한 문장이'우리에게 미래가 상관없는 이유'라면 질문과 답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외에도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많은 생각을 깊게 하게 만든다.


12개 챕터로 구성된 짧은 12개의 이야기들이 각기 다른 생각들을 멋지게 전달하고 있다. 어느 챕터를 먼저 읽어도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 무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1장은 꼭 제일 처음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교육이 발전시킨 이성과 지성이 우리들 삶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흥미로운 연고 결과를 접해보길 바란다.


책표지의 재미난 그림처럼 무척이나 재미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소제목의 표지에 등장하는 두 문장이 정말 깊이 있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우리들 삶에 대한 생각의 심연으로 빠져들게 하는 매력적인 책이다.


"와이즈베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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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최전선 -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 역사 그리고 마음에 대해
앤서니 그레일링 지음, 이송교 옮김 / 아이콤마(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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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 대영제국 훈장을 받은 철학자이자 작가인 앤서니 그레일링의 엄청난 지적(知的) 유희(嬉戱)를 따라가보았다. 언제나 새로운 무엇인가를 알아간다는 것은 즐거움이다. 물론 그 과정이 지난하고 어려울 때도 있지만 지적인 호기심을 채워간다는 것은 많은 즐거움 중에서도 손꼽히는 즐거움이다. 이 책《지식의 최전선 The Frontiers of Knowledge 은 지적인 호기심, 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철학적인 탐구를 담고 있다.


저자는 '들어가는 글' 첫 문장에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에 대해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다. '우리는 이 세계, 과거, 그리고 우리 자신에 관해 무엇을 알고 있을까? (p.11) 문명화된 세계의 중심인 과학, 과거의 오늘을 기록한 역사 그리고 뇌과학을 만나 더욱 깊어진 인간 심리학까지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할 재미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인문학적 요소들에 과학을 접합해서 더욱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의 지식이 늘어갈수록, 우리의 무지도 늘어간다.'라는 지식의 역설은 어떤 의미일까? 이 책이 들려주는 과학, 역사 그리고 마음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서 지식의 역설과 만나보길 바란다. 안다는 것의 새로운 의미를 접하게 될 것이다.


p.440. 인류는 확실한 믿음에서 불확실한 지식을 향해 전진해 왔다.


이 책《지식의 최전선》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과학은 '과학이전 기술'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시작으로 언제 만나도 새로운 양자역학 등의 물리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라는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이야기가 떠오를 정도의 깊이 있는 물리 세계는 아니어서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제2부 역사에서는 과학에서와 마찬가지로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역사 속에 신뢰성 있는 기록들이 몇이나 될까? 역사의 기록은 승자의 것이라고 하지 않나?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믿음은 무엇일까?


제3부 두뇌와 마음에서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심리학과 과학이라는 서로 친하지 않을 것 같은 관점으로 들여다본 이야기를 보여준다. 뇌과학과 인지과학 그리고 생물학이 인간의 인지 능력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안다는 것, 인류의 지적 발전에 '믿음'은 어떤 역할을 담당했을까? 인류가 한걸음 내딛는 순간, 인간이 지식의 최전선을 향한 순간을 만나볼 수 있는 정말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 생물학적 유전과 문화적인 유전에 대한 폭넓은 지적 만남을 접해볼 수 있는 매력적인 책이다.



"아이콤마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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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 윙
레베카 야로스 지음, 이수현 옮김 / 북폴리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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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마존 59주 연속 1위, 뉴욕타임스 55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 영국도서상 페이지터너상 수상 등 정말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레베카 야로스의 소설을 만나보았다. 엄청난 인기에 한번 놀라고 600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두께의 벽돌책 실물에 또 한 번 놀란 책이다. 1권《포스 윙》을 시작으로 2권《아이언 플레임》과 3권《오닉스 스톰》이 출간 예정이라고 한다. 1권을 읽고 다음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 정말 엄청난 재미와 흥미가 계속 이어지는 대단한 판타지 소설이다.


400년 동안 전쟁을 이어온 나바르의 젊은이들은 20상이 되면 누구나 군대에 들어가야 한다. 드디어 좆같은 그날이 왔다.(p.9) 소설의 첫 문장에 징집되는 젊은이들의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런데 주인공 바이올렛 소른게일은 다른 이들보다 더 당황스럽다. 엄마 소른게일 장군의 선택지 없는 강요로 서기 분과가 아니라 라이더 분과에 지원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펼쳐지는 바이올렛의 모험과 우정, 사랑이 이야기의 주요 흐름이다.


라이더가 되기에는 체격도 왜소하고 체력도 수준 이하인 바이올렛을 모두가 걱정한다. 도대체 무엇을 타야 하기에 특별한 체력과 특수한 교육이 필요한 것일까? 판타지 소설에 걸맞게 바이올렛이 타야 하는 것은 '드래곤'이다. 용을 타고 하늘을 날며 적군과 싸워야 하는 것이다. 그것도 특별한 시험을 거쳐 드래곤이 선택해야만 라이더가 될 수 있다. 드래곤 라이더가 되기 위한 훈련도 벅찬데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엄마 소른게일 장군에 의해 죽은 반역자들의 자손들이 바이올렛을 노린다. 바이올렛은 나바르 최고의 군인 드래곤 라이더가 될 수 있을까?


너무나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과 바이올렛을 응원하며 함께한 긴장감 넘치는 모험은 드래곤의 등장과 함께 신비한 상상 속으로 빠져든다. 판타지 소설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환상적인 이야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생생한 표현과 순간순간 웃음 짓게 하는 위트 있는 간결한 대화가 한 문장도 놓칠 수 없게 하는 몰임감을 선물하는 판타스틱 한 책이다.


"북폴리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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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지적인 산책 - 나를 둘러싼 것들에 대한 끝없는 놀라움에 관하여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지음, 박다솜 옮김 / 라이온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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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엇을 경험하느냐는 내가 어디에 주목하느냐에 달려 있다."


컬럼비아대학교 바너드 칼리지 교수 알렉산드라 호로비츠의 특별한 산책에 동행해 보았다.《이토록 지적인 산책》은 저자가 '동네'를 산책하며 느낀 것들을 담고 있다. 소소한 것들이 가진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따뜻한 책이다.


그런데 저자는 '혼자'걸으며 느끼고 본 것들의 의미를 보지 못한 것들을 찾아보는 계기로 삼는다. 그리고 그 특별한 산책을 위해, 자신은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 느끼기 위해 누군가와 동행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저자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자신의 산책을 동행한다. 그리고 그 산책에서 자신은 전혀 보지 못한 다양한 것들을 보고 느끼게 된다. 열한 명의 동행자들.

어린 아들과의 산책이 주는 호기심은 일러스트레이터, 타이포그라퍼가 주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으로 이어진다. 거기에 곤충학자와 지질학자가 건네는 지적인 즐거움은 가벼운 산책과 관찰이 가진 매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무엇보다 시각장애인과 반려견과의 동행에서 보는 것의 새로운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본다는 것을 시각적인 의미에 가두지 않고 후각과 촉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으로 확장하여 들려준다.


이 책은 그들과의 동행에서 저자가 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집중력은 자신의 관심사와 함께할 때 배가된다. 늘 그 자리에 있던 간판이, 돌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단순한 동네 산책에서 삶을 들여다보는 지혜를 만나는 흥미로운 경험을 알려주고 있다. 그냥 지나치면 아무 의미 없을 디테일한 것들에게서 소중한 의미를 찾게 해준다.


p.370. 당신이 보고 있는 것은 한때 누군가에게 발견되었고 지금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을지 모른다.


이 책《이토록 지적인 산책》을 읽고 동네 산책을 나간다면 평소 느끼지 못했던 소소한 것들이 주는 즐거움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동네 산책길에서 만나게 되는 작은 것들의 소중한 의미를 찾게 해주는 매력적인 책과 흥미롭고 재미난 산책을 동행해 보길 바란다.


"라이온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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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츠먼의 변호인 묘보설림 17
탕푸루이 지음, 강초아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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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츠먼의 변호인八尺門的辯護人 은 2022~2023년 금정상 등 타이완의 권위 있는 문학상 4관왕에 오른 흥미로운 작품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변호사 출신 작가 탕푸루이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메가폰을 잡아 동명의 8부작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소설의 시작을 담은 '티저 북'을 보면 《바츠먼의 변호사》는 영상으로 담아도 정말 멋진 장면들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타이완의 소수민족 아미족의 생활 배경인 섬과 바다만 담아도 너무나 아름다운 장면들이 넘칠듯하다.


열 살 퉁바오쥐가 피를 잔뜩 묻히고 돌아온 자신의 아버지 퉁서우중을 보고 놀라는 장면으로 시작한 티저 북의 스토리는 정말 엄청난 장면과 함께 끝을 맺는다. 티저 북이 영화에서 예고편 영상 즉 티저 영상과 비슷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didelikno……."가 의미하는 뜻만은 알려줄 수 있지 않은가? 번역기를 돌려봐도 제대로 된 풀이를 접할 수 없어 정식 출판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타이완의 원주민이었던 아미족은 중국 대륙의 한족이 이주하면서 갑자기 소수민족이 되고 만다. 그렇게 소수의 아픔을 당하던 아미족 정펑췬 선장의 죽음은 앞선 퉁서우중의 범죄 행위와 이어지는 듯하다. 왜냐하면 정펑췬 일가족을 죽인 사람은 불법체류자인 인도네시아 어부 압둘 아들이기 때문이다. 타이완의 또 다른 소수자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의 변론을 맞게 된 국선 변호사가 40대 후반의 퉁바오쥐다. 소수민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던 타카라가 국선 변호사가 된 것이다. 이제 소수민이 겪는 아픔을 아는 변호사 퉁바오쥐의 활약이 기대되는 장면에서 예고편 티저 북은 끝을 맺는다.


이 책이 가진 많은 매력들 중 하나는 타이완이라는 나라의 역사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타이완의 시대상과 사회상도 함께 느껴볼 수 있어서 흥미와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대선 일주일 전. 이주민(인도네시아)이 원주민을 죽였다. 이를 대하는 너무나 능숙한, 어디선가 본듯한 정치꾼들의 세상도 엿볼 수 있다. 이민 정책과 소수자, 그리고 사형제 존폐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책이다.


전체의 내용은 만나보지 못했지만 '천만 영화'의 예고편을 만나본 듯하다. 시작부터 궁금증을 자아내며 소설 속 법정으로 몰입하게 만든다. 국선 변호사 바오거의 활약이 무척이나 기대된다. 조금은 느린듯하지만 누구보다 더 빨리 진실에 다가설 것 같은 변호사 퉁바이쥐와 함께 천만 영화 같은 멋진 소설을 만나보길 바란다. 타이완이 주는 낯섦이 주는 아름다움이 더욱 멋진 책이다.


"글항아리로부터 티저북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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