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에서 드라마 파는 여자 - 하이퍼리얼리즘 협상 에세이
송효지 지음 / 바이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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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에서 드라마 파는 여자>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한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드라마를 전 세계에 배급하는 일을 하고 있는 송효지의 흥미로운 협상 에세이이다. MBC 미디어 전략본부에서 드라마라는 콘텐츠를 전 세계에 판매하는 송효지 차장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협상 전략을 재미나고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책 표지에 '하이퍼리얼리즘 협상 에세이'라고 적혀있듯이 무척이나 사실적이다. 사진처럼 묘사된 그림들이 주는 놀라움을 이 책에서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보일 듯 말 듯 한 협상 이론이 아니라 눈에 쏙 들어오는 실전 협상 노하우를 들려주고 있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서 협상은 한마디로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리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협상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사람은 사실(fact)보다는 감정으로 움직이고 의식보다는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 존재이기 때문이라 그 까닭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본문을 통해서 그 증거들을 자연스럽게 제시하고 있다. 저자의 경험을 그림을 보여주듯이 보여주고 자신의 협상 노하우를 사진으로 보여주듯이 조금 더 확실하게 표현하고 있다.

총 다섯 개 파트 32장으로 구성된 책은 협상의 시작부터 끝까지 정말 자세하게 들려주고 있어서 협상이라는 실무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도 협상을 주 업무로 하는 직업을 선택하려는 이들에게도 커다란 도움을 줄 것 같다. 그런데 저자가 알려준 협상 노하우는 회사 간의 계약을 이끌어내는 타협뿐만 아니라 개인 간의 의견 조율에도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연유로 타인과의 관계 맺기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될 듯한 매력적인 협상 에세이이다.

많은 협상 전략,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 좋았지만, PART4. 교착 상태 해결 방법에서 알려준 7가지 방법은 누군가와의 끝없는 관계 속에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에게 삶을 보다 즐겁게 살 수 있는 지혜를 알려주고 있는 듯해서 가장 오래 남을 것 같다. 여유를 가지고 정직하게 때로는 단호하게 상대방을 대한다면 진정한 가치를 가진 만남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가끔 등장하는 '여기서 잠깐?!'은 이 책이 가진 많은 매력들을 돋보이게 해준다. 재미나고 색다른 이야기들이 저자와의 협상에서 확실히 밀리게 하고 있다.

협상 전략을 담은 에세이라서 다소 딱딱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첫 페이지부터 사라진다. 정말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에세이이다. 재미에 의미까지 담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상대방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협상에서 많은 성공을 거둔 베테랑의 노하우를 우리에게도 펼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협상을 성공적인 타협으로 이끄는 전략의 핵심은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리는 것이라 설명하며 그것은 곧 '상대방을 존중하는 방식'이라 말하고 있다. 대화든 협상이든 모든 관계의 기본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 같다. 그런 존중을 바탕으로 한 협상의 지혜를 담고 있는 멋진 책이다.

"바이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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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역사 - 시대를 품고 삶을 읊다
존 캐리 지음, 김선형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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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시인의 이야기에 역사가 더해져 인류의 역사가 된다. 우리의 삶에 시가 필요한 이유를 시인의 삶을 통해서 들려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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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역사 - 시대를 품고 삶을 읊다
존 캐리 지음, 김선형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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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를 즐겨 읽지 않는 까닭으로 시詩나 시인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학교에서 배운 게 전부이다. 그러니 '시의 역사'에 대해서는 더욱 문외한門外漢일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에 만나게 된 <시의 역사>가 더욱 흥미로웠고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시보다는 단편소설이 좋고, 단편소설보다는 장편소설이 좋다. 단편소설은 장편소설보다 또 시는 단편소설보다 더 큰 함축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어 너무나 난해할 때가 있다. 그래서 점점 더 시를 멀리하게 되었다. 시를 멀리한다는 건 생각을 멀리한다는 것 같다. 깊은 생각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명예교수인 존 캐리는 시를 읽는 즐거움을, 이유를 들려주며 시의 역사를 보여준다. 그런데 시의 역사는 그 시를 탄생시킨 시인의 발자취와 같은 길을 걸었을 것이다. 그렇게 시의 역사는 자연스럽게 시인의 역사가 되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많은 시인들의 흥미로운 삶을 들려주고 있다. 정말 흥미로운 삶을 살았던 시인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 다양한 삶들이 다양한 작품들로 탄생한지도 모르겠다. 시의 탄생을 한눈에 보고 싶다면 책의 첫 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는 '연대표로 보는 시의 역사'를 만나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시와 시인들과의 만남을 가진 후에 연대표를 만난다면 더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첫 느낌은 벽돌책치고는 재미난 외관을 가졌다는 것이다. 무언지 모를 친근함을 주는 표지가 책의 두께가 주는 불편함을 상쇄한다. 표지모델로 등장한 작가들도 역대급 캐스팅이다. 본문은 총 40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하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더 큰 매력은 어느 챕터를 따로 읽어도 재미있게 흥미롭게 시와 시인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CHAPTER 1『길가메시 서사시』를 시작으로 시대순으로 이름만 알고 있던 많은 시인들의 작품과 삶을 만난다.


호메로스와 사포를 만나고 '시의 코페르니쿠스'라고 불렸다는 존 던을 만난다. 벼룩을 처음 시에 담은 시인은 누구일까? 아니 벼룩이 시의 소재가 된 까닭은 무엇일까? 셰익스피어, 워즈워스, 바이런, 괴테 그리고 예이츠 등 유명 시인들은 모두 담고 있는 듯하다. 시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나 없어서 접하는 이야기마다 재미있고, 만나는 작가의 삶마다 흥미로웠다.

삶의 의미 있는 장면들을 그리던 작가들에게도 20세기는 힘들고 어려운 시기가 되었다. 러시아 혁명과 독일에 의한 전쟁 등 전 세계가 정치적인 이데올로기에 함몰된 시기였다. 그런 힘든 시기를 살았던 러시아 시인들을 포함한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는 CHAPTER 39 정치와 시인에서는 반가운 이름을 만날 수 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인도의 시인 타고르,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를 '동방의 등불'이라 노래해 주어 독립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에너지를 주었던 인도 시인. 조국의 독립, 인종 차별의 해결 등 자신들의 소신을 지키며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다섯 시인들을 소개한 CHAPTER 40 경계를 넘는 시인들을 마지막으로 시와 시인의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소소의책으로부터 도서를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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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할까 - 자기치유와 자기돌봄을 위한 자기관계 심리학
문요한 지음 / 해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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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이자 작가인 문요한이 들려주는 '자기돌봄'에 대해 만나보았다. 조금은 낯선 개념인 '자기돌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는 '우리는 어떻게 자기와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라고 하는 고민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남들과의 관계가 힘들고 어려운 까닭을 나 자신에게서 찾는다는 것은 다른 심리학 책들과 별 차이가 없는 듯 보인다. 하지만 <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할까>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내가 나 자신과 손잡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p.56. 우리는 자기 부족함 때문에 부정적인 자아상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자아상 때문에 자기 부족함에 집착하는 것이다.

자기친절, 자기돌봄 등의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나 자신부터 챙겨야지 그것을 원동력으로 타인과의 관계도 회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바탕이다. 책은 그 바탕을 총 7장의 이야기로 들려주고 있다. 1장에서 3장까지는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스스로 진단해 보고 왜 자신과 멀어지게 되었는지 그 원인을 알려준다. 우리가 어떻게 자신과 불화하게 되었는지를 다양한 주제의 많은 심리학 연구들과 흥미로운 실제 사례들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3장에서는 자기돌봄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자기연민, 마음챙김, 친절한 자기대화를 제시하고 있다.

p.98. 이 제안의 핵심은 당신의 문제와 당신이라는 존재를 분리해 보자는 것이다.

그러고는 4장부터 6장까지의 내요에서 세 가지 실천방법에 대해서 촘촘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정말 디테일하게 들여다보고 설명하고 있지만 여전히 쉽고 편안하게 접할 수 있다.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심리학 이야기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매력적이다. 4장에서는 자기연민을 이야기하며 구체적인 명상법을 설명해 준다. 별도의 섹션을 할애해서 조금 더 흥미롭게 보여준다. 5장은 자아실현이라는 심리학 이야기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마음챙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7장에서는 자기돌봄에 대한 설명이 조금 더 깊이 있게 진행된다. 주의를 '밖'에서 '안'으로 옮기면서 시작한 자기돌봄은 '괜찮아'라는 위로에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라는 도전으로 이어진다. 자기돌봄을 통해서 자기성장과 자기실현으로 나아가게 되고 자기돌봄의 핵심인 '순수한 기쁨'을 자기 자신에게 선물하게 된다. 물론 자기돌봄은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자기돌봄에 대한 아주 조금의 소개지만 자기돌봄의 매력을 알아차리기에는 충분했으리라 믿는다.

잘 정리된 심리학 책들을 읽다 보면 거의 모든 문장들이 가슴에 와닿는다. 이 책<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할까>도 그렇다. 하지만 단 한 문장만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내가 힘들 때조차 나에게 친절할 수 있기를'(p.241)을 선택하고 싶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 있는 자기돌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문장인 듯하고 앞으로 가슴 깊이 간직하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다. 우리 모두 우리 자신에게 친절한 친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또 자기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해법인 '자기돌봄'의 매력을 꼭 만나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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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의 근사치 오늘의 젊은 문학 6
김나현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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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의 근사치>는 2021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김나현 작가의 SF 장편소설이다. 여느 SF 소설과는 사뭇 다른 표지가 눈길을 끈다. 표지만큼이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인간은 인간을 위해 또 다른 인간을 창조했다."라는 띠지의 문장이다. 숲과 새가 날아다니는 아름다운 정원이 무언지 모르게 어둡고 무겁게 느껴지는 표지처럼 이야기의 도입부는 어둡고 아프다. '이소'라는 예쁜 이름의 어린 소녀가 어두운 창고에 갇혀있다. 그렇게 왕따를 당하는 소녀의 등장이 이 소설의 시작을 알린다.

 

어둡게 시작한 이야기는 이소라는 소녀의 여린 모습으로 인해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들며 빠르게 전개된다. 70일간 비가 계속 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비의 70일'이라는 재난으로 인해 부모를 잃은 이소는 보호소에서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생활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이연'이라는 상담교사의 도움도 받는다. 열여덟 살이 되는 첫날 보호소를 나온 이소는 태거 하우스라는 회사에 입사하게 된다. 하루 종일 영화를 보며 태깅 하는 업무가 싫지 않았던 이소는 어느 날 상사 구현우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게 된다. 이제 막 친구 루다도 생긴 이소는 해고 이유가 궁금하다.

 

그렇게 이소는 인공지능'이드'를 만나게 되고 이야기는 본격적인 '휴먼'찾기에 빠져들게 된다. 이 소설에는 인공지능 '이드'와 같은 초절정의 인공지능 로봇이 둘 더 등장한다. 로봇으로서의 기능은 뛰어나지만 인간의 감정은 늘 어려운 '이드'와는 달리 눈물을 흘릴 정도로 인간의 감정에 가깝지만 로봇으로서의 기능은 떨어지는 인공지능이 등장한다. 또 그런 어설픈 인공지능을 지켜주려는 AI도 있다. 이드를 제외한 두 인공지능의 등장은 등장 그 자체가 반전이다. 그런데 반전에 놀랄 시간도 주지 않고 이야기는 끝을 향해 빠르게 휘몰아친다.

 

이들 중 인간, 휴먼에 가장 비슷한 AI는 누구일까? 미래에 AI와의 공존은 이제 기정사실화되어가고 있는듯하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과 닮아가는 속도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인류와 어느 정도의 근사치를 가진 인공지능까지 출현하게 될까? 정말 눈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로봇이 등장하게 될까? 이 소설은 미래에 우리 앞에 등장하게 될 인공지능 로봇들의 세계를 만나는 즐거움을 선물한다. 하지만 이소를 통해서 인간이라는 존재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해준다는 점이 가장 큰 선물인듯하다.

 

 

"다산책방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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