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가는 십우도 여행
오강남.성소은 지음, 최진영 그림 / 판미동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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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8. 수행은 세 가지 행(行)이다. 첫째, 생각하기다.…(중략)…

둘째,수행은 잠잠함(禪)이다.…(중략)…

셋째, 수행은 가운데 있으면서 벗어나 있는 것이다.

십우도十牛圖는 심우도尋牛圖라고 부르기도 한다. 십우도를 처음 알게 된 건 얼마 전 '선화禪畵'를 다룬 책을 통해서이다. 선화는 불교의 한 종파인 선종禪宗과 관련된 그림을 뜻한다. 선종은 참선과 수행으로 깨달음을 구하는 종파이다. 그러니 '십우도' 역시 참선을 통한 구도를 표현한 것이다. 십우도는 중국 남조의 보명선사가 그린 목우도와 송나라의 곽암 선사가 그린 작품이 대표적이라고 한다. 두 선사가 그린 작품의 표현은 조금 다르지만 두 작품 모두 선禪 체험을 통해서 '참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p.22. 십우도의 여정은 내가 나를 낳는 여행입니다.

p.20. 이 여행을 해야 하는 이유는 350가지도 더 말할 수 있지만, 딱 하나만 귀엣말로 전하겠습니다. 나를 아는 것이 모든 것을 아는 초석이기 때문입니다.

10가지 장면으로 그린 십우도의 시작은 목동이 소를 찾아 나서는 장면이다. '목동'은 수행자, 구도자를 '소'는 우리가 찾고자 하는 '마음' '자아' 등을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원'안에 그린 10가지 그림은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나를 찾아가는 십우도 여행>은 곽암 선사가 그린 십우도를 바탕으로 그 과정을 들려주고 있다. 소를 찾아 나선 목동이 조금씩 다가선 것은 무엇일까? 목동이 찾게 된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우리도 다가설 수 있을까?

p.121. "존재에 대한 인식을 되찾고,'느낌-자각'의 상태에 머무는 것이 바로 깨달음"이며, 그것은"그저 존재와 하나됨을 느끼는 자연스러운 상태로, 본질적으로는 당신이지만 당신보다 훨씬 위대한 무언가와 연결된 상태"다.

 

불교의 사상을 그린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책이지만 종교적인 색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종교를 연구하고 있는 두 저자 오감남, 성소은의 깊이 있는 성찰이 종교를 뛰어넘어 '인간'에 닿아있는 것 같다. 십우도의 열 가지 그림 순서대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이해를 돕기 위해 함께 보면 좋을 책을 몇 권 소개하고 있다. 명상을 다양한 분야로 접근하고, 뇌과학, 후성유전학 등 과학적으로도 풀어주고 있어서 너무나 좋았다.

깊이 있는 사색을 느낄 수 있었던 책들 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하고 있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시 그린 십우도를 만나는 재미와 서양에 선불교를 소개했던 D.T.스즈키의 영어 번역을 만나는 흥미로움은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즐겁게 해주는 흥미롭고 의미 있는 책을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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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의 물리학 - 고대 그리스의 4원소설에서 양자과학 시대 위상물질까지
한정훈 지음 / 김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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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전공을 묻는다면 이 책<물질의 물리학>을 선물할 예정이라 말하는 저자 한정훈은 양자 자성체, 양자 스핀계 이론을 주로 연구하며 성균관대학교에 재직 중이다. 학창 시절에도 어려웠고, 지금도 난해한 것들 중 하나가 물리학이다. 이 책은 물리학에 관한 책이다. 그것도 양자역학에 관한 책이다. 그런 책을 선물하고 싶다니 네이처에 논문이 실린 물리학자 다운 생각인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물리학을 전혀 모르는 이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좋은 책이다.

 

어려운 수식, 난해한 이론이나 정의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다양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어 인문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의 제자가 되기까지 또 네이처에 논문이 실리기까지의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딱딱하고 어려운 물리학의 수식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이솝우화 같은 재미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물리학이 주는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도록 큰 배려를 해주는 저자의 친절이 만들어낸 쉽고 편안한 물질물리학의 입문서이다.

p.39. 원자에서 출발해서 점점 더 작은 세계를 탐구해가는 것이 입자물리학의 일이라면, 같은 원자에서 출발해서 점점 더 큰 세계를 탐구해가는 것이 물질물리학의 임무다.

 

총 9장으로 구성된 이야기의 시작은 1.최초의 물질이론이 맡는다. 고대 그리스의 4원소설과 현대의 물질관을 비교하며 물질물리학의 시작을 재미나게 보여주고 있다. 2장부터는 9장까지는 양자역학에서 다루는 흥미로운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생소한 이론도 있고 한 번쯤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은 이론도 있다. 꼬인 원자, 양자 홀 물질, 그래핀, 양자 자석, 스커미온, 위상(位相 ; topology)등.

양자역학이라는 어렵고 난해한 이야기를 쉽고 재미나게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그중 하나는 재미난 고체의 발견이었다. 양자역학에서 고체는 전기를 통하는 도체와 전기를 통하지 않는 부도체 둘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도체도 부도체도 아닌 제3의 고체가 인정받았다고 한다. 위상 부도체 혹은 위상 절연체라 부르는 속은 부도체인데 껍질은 금속인 물질이 발견된 것이다. 또한 신기한 자석의 발견도 흥미로웠다. 스커미온이 만들어낼 극초소형 저장 장치가 벌써 기다려진다.

p.243. 자석을 기반으로 한 정보 저장의 원리는 놀랄 만큼 단순하다. 카세트테이프를 예로 들어보자. 얇은 플라스틱 줄을 따라 자석 물질이 입혀져 있는 것이 카세트테이프다.

어렵고 난해하던 물리학 이야기를 정말 쉽고 재미나게 풀어서 들려주고 있는 책이다. 쿼크가 무언지 디테일하게 설명해 주는 머리 아픈 물리학 책이 아니라 원자가 무언지 즐거운 이야기로 들려주는 재미난 물리학 책이다. 물질물리학의 흥미로운 세계를 접하고 싶다면 이 책의 세 번째 이야기 파울리 호텔에 꼭 들러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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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시대, 시대의 문장 - 문장의 왕국 조선을 풍미한 명문장을 찾아서
백승종 지음 / 김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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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3. 조선은 문장을 너무도 중시한 나라여서, 누군가는 한 장의 글로 출세를 하였고 누군가는 목숨을 잃었다.


<문장의 시대, 시대의 문장>에서 백승종 교수는 글의 파워를 들려준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문장가들의 글들을 소개하고 그 문장이 만들어낸 역사(歷史)를 들려주고 있다. 그런데 문장의 역사는 조선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었다. 문장의 특색도 조선의 성리학과 연결되고 문장의 파워는 사화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리고는 당파 싸움을, 조선의 아픔을 함께 한다. 글이 가진 힘도, 문장가가 그려낸 세상도 조선 역사의 일부인 것이다. 그래서 문장가들의 이야기는 조선 선비들의 이야기가 되었고, 멋진 문장들은 조선을 대표하게 된 것이다.

 

제1부 시대의 문장에서는 고려 말 이색과 그의 제자인 정몽주와 정도전을 시작으로 조선 시대 명문장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들 중에는 낯익은 이들도 있었지만 낯선 이들도 있었다. 아마도 시서화를 좋아하는 이들이었기에 권력과는 거리를 둔 것인지도 모르겠다. 권력과 거리를 둔 이들과 권력의 중심에 서있던 이들의 글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지금 우리 사회에 있는 명문장가들은 마치 사화를 만들어냈던 이들을 생각하게 한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당파 싸움의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했던 성호 이익의 글이 떠오른다.

1부에서 상소문과 같은 공적인 글을 다루었다면 제2부 문장의 시대에서는 서간문과 같은 사적인 글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인지 2부에 담긴 글들은 사랑, 우정, 그리움 등의 개인적인 감정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유성룡과 이순신의 우정은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서거정의 글은 아내에 대한 사랑으로 아름답게 피어났다. 그렇게 문장은 꽃이 된 듯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하지만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자리 잡은 글은 한 편의 시로 목숨을 내놓은 선비 중의 선비 석주 권필의 시였다. 지금 여의도에 권필처럼 자신의 뜻을, 정의를 말할 수 있는 정치인이 있을까?

저자가 들려주는 재미난 역사 이야기는 멋진 문장 이야기 뒤에 따라오는 즐거움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각 시대별로 글, 문장에 대한 특색들을 먼저 흥미롭게 들려주고 있다. 저자가 뽑은 19세기 조선의 최고의 지식인은 누구일까? 또 우리 역사상 최고의 명문장가는 누구일까? 다산 정약용이 만년에 '참스승'이라 믿고 흠모했던 문장가는 누구일까? 저자가 정리해 준 조선을 대표하는 문장가들중에서 누구를 최고로 선택할 수 있을까? 조선의 명문장들을 만나볼 수 있는 즐거움과 조선 선비들의 역사를 접할 수 있는 즐거움이 합해져 두 배의 즐거움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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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의 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2
하야미 가즈마사 지음, 박승후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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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8. "인간은 아무도 자기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 죽는대.……."

       "내가 널 필요로 해줄게. 그러니까 너도 날 필요로 해.

        내가 널,아니 사토시를 절대 죽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

p.213. 늘 죽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어릴 적에도, 중학교 시절에도, 성인이 된 뒤에도, 지금에 이르기까지.

무언가에 절망하려 할 때마다 자신을 살려주려는 누군가가 반드시 눈앞에 나타났다.

형이 확정된 사형수가 숨기고 있는 진실은 무엇일까? 왜 그녀는 삶을 포기하고 죽음을 선택한 것일까? 하야미 가즈마사<무죄의 죄>의 전체적인 느낌은 어둡다. 아니 다나카 유키노가 교도서의 불투명한 창으로 세상을 바라보듯 흐릿하고 암울하다.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얼마전 노가수는 자신의 노래를 통해서 소크라테스에게 물었다. 세상은 왜 그런지, 또 사랑은 왜 그런지. 이 작품의 작가도 사형수 유키노를 통해 우리들에게 묻고 있는 것 같다. 사랑이 무언지, 삶이 무언지.

 

이야기는 판사의 판결문 내용을 통해서 천천히 전개된다. 시간의 흐름은 느린듯하지만 진실에 접근해가는 흐름은 책을 덮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필요한 사람이 되기위해서 끝없이 노력하며 산 유키노를 둘러싼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진실에 다가서기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아픔과 슬픔속에 살았던 한 소녀의 삶이 우리 사회에 던진 과제를 풀어낼 수 있을까?

 

"책임감을 갖추지 못한 열일곱 살 어머니 밑에서……."

"양부의 거친 폭력에 시달렸으며……."

"중학교 시절에는 강도치사 사건을……."

"죄 없는 과거 교제 상대를……."

"계획성 짙은 살의를 봤을 때……."

"반성하는 기색은 거의 보이지 않고……."

"증거의 신뢰성은 지극히 높으며……."

"사형에 처한다……."

 

판결문 내용만 보면 무고한 세명의 생명을 빼앗은 방화 사건을 일으킨 유키노의 사형은 타당해보인다. 하지만 판결문을 반박하듯 등장한 인물들을 통해서 알게되는 진실은 사형 제도의 허와 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물론 소설이 이야기하는 주된 내용은 사형제도가 아니다. 한 인간의 삶이 변형되어 가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들 삶을 들여다보고 있다. 유키노의 삶은 왜 그렇게 이어졌을까? 착하고 여린 한 소녀의 삶이 이기적이고 못돼먹은 이들에의해 파멸로 치닫는 것을 보는 것은 너무나 가슴 아팠다.

 

그런데 우리가 언론에 보도된 내용만으로, 판결문에 보이는 것으로만으로 사형수 유키노를 판단한다면 아마도 착하고 여린 한 소녀의 짓밟힌 삶은 묻히게 될 것이다. 유키노의 엄마는 딸을 너무나 사랑했고, 그녀는 양부의 폭력에 지속적으로 시달리지도 않았다. 어린 유키노를 기억하는 친구들이 등장하고, 그녀와 손잡고 엄마의 죽음을 함께 견딘 의붓 언니가 등장한다. 누군가 슬퍼하면 다같이 돕기로 했던 친구들은 방화사건의 진실을 찾을 수 있을까? 그 진실은 너무나 힘든 삶에 지친 유키노를 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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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플랫폼 - 빅데이터의 가치가 현실이 되는 순간
이재영 외 지음, 김길래 감수 / 와이즈베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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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1. 인류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서 발전하는 이른바 데이터 융합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 테크놀로지 기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핵심인 것이다.

코로나19가 만들어낸 생소한 세상은 다양한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 많은 문제들의 해결책은 역시 과학일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이 있다. 다양한 부분이 연결되고 융합되는 과정 속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은 발전하게 될 것이다. 연결과 융합이 만들어낸 '빅데이터'를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책<인사이트 플랫폼>를 만나보았다.

표지에 있는 '단 한 권의 빅데이터 교과서'라는 글귀가 시선을 머물게 하는 흥미로운 책은 '메가 트렌드'를 보여주며 시작한다. 그리고는 우리의 미래를 그려낸다. 정치, 경제, 교통 그리고 교육 등 정말 다양한 분야의 변화를 디테일하게 분석해서 내일을 예측해보고 있다. 변화의 중추적인 역할은 역시 '빅데이터'가 맡고 있다. 그래서 CHAPTER 3 전략CHAPTER 4 연결에서 본격적으로 '빅데이터'를 알려준다. 흐릿한 수채화 같았던 빅데이터 관련 개념들이 윤곽이 뚜렷한 유화로 그려지는 듯하다.

 

'빅데이터 교과서'라는 표현에 맞게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아마도 '첫째'일 것이다. 내용을 쉽게 정리해서 보여주려고 또 주의를 환기시킬 목적으로 첫째, 둘째가 계속 이어진다. 또 본문의 요점을 그림이나 도표로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보기 좋게 요약해 주는 저자들의 친절함을 바탕으로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를 쉽게 알아갈 수 있었다. 빅데이터 전략의 기본은 데이터와 경험의 축적에 있다. 빅데이터가 생성되는 과정과도 통하는 것 같다. 미래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낼 빅데이터의 모든 것을 만나보고 싶다면 '빅데이터 교과서' <인사이트 플랫폼>을 만나보기 바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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