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행성 인간을 위한 지적 생산술 - 천재들이 사랑한 슬기로운 야행성 습관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윤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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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찍 일어나는 새는 낮에 졸게 될 뿐이다."라는 띠지의 광고 문구부터 눈에 띄는 책을 만나보았다. 아침형 인간이 되라 하고, 되기 위한 방법들을 알려주고, 아침형 인간이 되면 누릴 장점들을 소개하는 책들만 접해서 일까 저자가 들려주는 '야행성 습관'에 대한 이야기는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독특한 재미와 함께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엄청난 가독성에 있는 듯하다. 많은 자기 계발서들의 저자들이 자신의 주장에 믿음을 싣기 위해서 다양한 이론이나 증거를 제시하고는 한다. 신뢰와 가독성을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사이토 다카시는 어려운 이론이나 심리학 실험 등의 증거를 제시하는 대신 자신의 경험이나 재미난 일화를 소개하며 밤에 창조할 수 있는 지적 활동을 예찬하고 있는 것이다.

밤이라는 시간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갖기 바라는 저자는 수많은 지성들이 밤을 활용한 사례들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들이 밤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자잔한 미소를 머금고 보게 되는 가벼운 에세이 같던 책은 밤의 적극적인 활용법을 알려주고 있는 '실전 연습'에 다라라서 야 자기 색깔을 뚜렷하게 내비친다.

<야행성 인간을 위한 지적 생산술>은 총 3단계와 실전 연습으로 구성된다. 1단계에서는 밤을 활용해서 지적 활동을 펼치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인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가 들려주는 재미나고 흥미로운 이야기의 시작은 데카르트의 사망원인이다. 데카르트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무엇일까? 2단계에서는 독서와 다른 방법으로 지적 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댓글, 서평으로 지적 활동을 꾀하는 부분에서는 저자의 독특함을 다시 한번 접할 수 있었다. 3단계에서는 '발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야행성 습관들을 들려주며 밤의 지적 활동을 장려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실전 연습에서는 개방형 발상법, 영감형 발상법 등을 통해서 생각하는 힘을 키울수 있는 방법과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

꼭 밤이 아니더라도 '독서'가 가진 엄청난 지적 생산력을 만나볼 수 있고, 일본의 유명 작가들과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또 독서를 대신할 대안으로 제시한 다양한 방법들도 흥미로웠다. 신나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자기 계발서를 원한다면, 가독성이 갑인 책을 원한다면 이 책<야행성 인간을 위한 지적 생산술>을 꼭 만나보기 바란다. 특히 생각의 전환, 발상의 전환을 바라는 이들이라면 밤이 주는 특별한 선물을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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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 - 느긋하고 경쾌하게, 방구석 인문학 여행
박균호 지음 / 갈매나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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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게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자신만의 시간 보내기 노하우가 하나 정도는 생겼을 것이다.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지만 <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는 늘어난 혼자만의 시간을 책과 함께 해보기를 권하고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이 힘들고 지루한 것이 아니라 즐겁고 유쾌한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독서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시간을 선물해 주기 위한 저자의 유쾌함이 녹아있는 책이다.

영문학을 전공하고 26년째 중·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이자 북 칼럼니스트인 저자 박균호가 소개하는 독서의 즐거움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가뿐하고 경쾌하게, 인문학 첫걸음을 시작으로 28편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독서에 재미를 붙이고 흥미를 느끼게 하고 싶은 저자는 책 속에 소개된 책들의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하지는 않는다. 단지 그 책을 읽고 느꼈던 느낌을 일상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조화시켜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저자는 책 속에서 책을 통해서 제자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다. 아마도 독서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것이 '소통'인지도 모르겠다. 언택트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요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도 소통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저 인문학 책들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상생활 속 이야기를 들려주며 독자들과의 소통을 꾀하고 있는 듯하다.

 

정말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통해서 독서의 즐거움을 전해주고 있는데 그 즐거움보다 더 유쾌한 이야기는 작가 자신의 삶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이 책 속에는 주연 배우가 한 명 더 등장한다. 작가의 아내분이다. 그분의 지혜를 꼭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책을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유쾌한 삶을 보여주고 있는 재미난 책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일상 속 재미난 이야기는 유쾌하고, 함께 보여주는 인문학 이야기는 무척이나 흥미롭다. 루터의 아내가 전직 수녀였다는 것도 흥미로운데 그녀가 양조장과 맥줏집을 경영했다는 것은 더욱 흥미로웠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결혼식에서 그녀의 불행을 예감한 젊은 대학생이 있었다는 데 그 젊은이가 바로 괴테였다고 한다. 도스토옙스키가 생계형 작가가 될 수밖에 없었던 까닭도 알려주고 있다. 물론 책 속에는 더 재미나고 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책 속 구석구석에 담긴 선물 보따리는 직접 풀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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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시대 생각의 시대 1
김용규 지음 / 김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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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1. 언어적(또는 기호적)사고에 의해 형성되는 고차원적 의식이 없으면 인간도 마치 동물처럼 시간관념도, 수리 논리적 추론 능력도, 역사의식도, 심지어는 자기의식마저도 갖지 못한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류는 이제 기계와 경쟁하게 되었다. 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능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독일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김용규<생각의 시대>를 통해서 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 해법의 중심에는 '지식이 많은 사람'보다 '생각이 많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데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생각이 많은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중 기본이 되는 것을 '생각의 도구'라 칭하고 있다. 기원전 8세기경부터 고대 그리스인들이 정성 들여 학습했다는 메타포라, 아르케, 로고스, 아리스모스, 그리고 레토리케가 바로 저자가 말하는 '생각의 도구'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은유, 원리, 문장, 수 그리고 수사인데 철학, 문학, 예술 등 서양의 많은 분야에 걸쳐 커다란 영향을 미쳤을 고대 그리스 문명의 탄생의 기반을 5가지 '생각의 도구'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는 다가올 미래의 해법도 '생각하는 법'에서 찾기를 바라고 있다.


p.18. 생각은 다른 무엇이 아니다. 무한한 대상들(자연,사회,인간 등)앞에서 혼란스러워진 우리의 정신이 질서를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소크라테스 이전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합리적인 사유 능력을 키울 수 있게 해주었던 5가지 '생각의 도구'를 살펴보기 전에 생각, 의식, 지식 그리고 이성 등에 대한 기초를 차분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생각의 도구'와 관련한 기초 지식을 쌓아서 조금은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졌을 듯한 이야기를 시작부터 흥미롭게 들려주고 있다.

5가지의 도구 중에서 가장 매력적이었던 것은 3부 생각을 만드는 생각들의 4장에서 다루고 있는 아리스모스 - 수數였다. 생각을 키우는 도구로 선택된 '수'는 어던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데카르트는 "인간이 얻을 수 있는 그 어떤 도구보다도 더 강력한 지적 도구"를 수학이라고 했다. 그리고 저자는 수는 문장과 함께 문명을 떠받쳐온 또 하나의 거대한 기둥이다.(p324)라고 표현하고 있다. 수학이 왜 생각의 힘을 키울 수 있는 5가지 도구 중에 포함되었는지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어서 좋았다.

 

처음 접하는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는 것도 즐거웠고 그 속에서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는 길을 만날 수 있어서 더 즐거웠다. 지식은 인터넷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세상이 도래했다.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식을 활용하고 창조해 낼 수 있는 창의적인 생각이다. 그런 창조와 창의의 바탕이 되는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는 고마운 책이다. 고등학생 아들에게 꼭 읽어보라 권하고 싶은 책이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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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코 페르미, 모든 것을 알았던 마지막 사람
데이비드 N. 슈워츠 지음, 김희봉 옮김 / 김영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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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물리를 선택한 친구들을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수학은 공식만 알면 어찌어찌 답을 찾겠는데 물리는 너무나 어려웠다. 그렇게 멀리하던 물리학을 엔리코 페르미라는 물리학자의 전기傳記를 통해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책 소개를 찾아보지 않고 느낌으로만 고르는 안 좋은 습관으로 지금껏 읽지 않았었던 전기를 처음 읽게 되었는데 그것도 물리학자의 전기였다. 만나보았지만 다시 만나기 싫은 물리학과 전혀 알지 못하는, 들어본 기억도 없는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 전기와의 만남은 부담 그 자체였다. 무거운 마음으로 만남을 시작했는데 금세 가볍고 유쾌하게 만남을 이어갈 수 있었다.

세계 최초로 원자로를 완성했고 일본에 투하한 핵폭탄을 만들어낸 물리학자 페르미의 전기였지만 물리학에 관한 이야기는 아주 조금 나온다. 저자가 서문에 밝혔듯이 오로지 페르미라는 인간에 초점을 맞춘 책이었다. 다수의 유명한 물리학자들이 아인슈타인과 견주어 말하는 천재 페르미는 물리학을 어떻게 공부하게 되었을까? 헌 책방에서 구입한 책으로 독학했다고 한다. 선생님께서 열성으로 설명해도 모르겠던 물리학을 어린 소년이 혼자 공부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페르미의 천재성은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천재는 다른 천재들을 뛰어넘는 천재성을 보여준다. 이론 물리학과 실험 물리학 양 분야에서 모두 특출난 성과를 보여주었던 것이다. 거기에다 그는 제자들에 대한 교육 또한 최고였다고 한다. 아마도 그래서 현재의 물리학자들이 그를 '모든 것을 알았던 마지막 사람'이라 칭하는 지도 모르겠다. 제자들과 동료들에게 연구 열의를 불러일으키는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멋진 친구 같은 '원자력 시대의 아버지' 엔리코 페르미의 삶을 들여다보는 재미는 물리학을 전혀 알지 못해도 가능했다. 물론 물리학을 알고 있는 이들이 이 책을 접한다면 그 재미는 배가 될 것이다.

데이비드N.슈워츠가 쓴 <엔리코 페르미, 모든 것을 알았던 마지막 사람>은 엔리코 페르미가 주연인 한편의 드라마 같았다. 파시스트 정권을 피해 미국으로 도주한 물리학자의 삶은 말 그대로 한편의 드라마였다. 아마도 다른 천재 과학자들처럼 앞에 나서지 않고 조용한 구석에 앉아 있었던 페르미의 삶은 알려진 게 별로 없어서 더욱 드라마틱 한 것 같았다. 드라마의 주인공이 천재인 것도 모자라서 이 책이 만들어낸 드라마의 출연자들은 노벨상 수상자들이 다수 있다. 그들을 만나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들이 담긴 사진들이 실려있어서 그들의 모습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노벨물리학 상을 수상한 천재 과학자 엔리코 페리미의 드라마 같은 삶을 재미나게 만나 볼 수 있었던 책을 통해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이들의 전기를 보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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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다서 - 한국 차 문화사 자료 집성
정민.유동훈 지음 / 김영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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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차 문화를 깊이 있게 만나보았던 것은 한국문화재재단에서 실시했던 '경복궁 자경전 다례문화 체험'에서였다. 아이와 함께 참여했던 행사에서 우리의 차 문화는 '다도'가 아니라 '다례'라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차를 따르고 마시는 전통을 조금 맛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런 까닭에 정민 한양대학교 교수와 유동훈 목포대학교 연구원이 들려준 우리 차에 관한 옛이야기가 더욱 흥미로웠다.

<한국의 다서>는 우리 차 문화에 대한 옛 기록들을 바탕으로 차에 관한 모든 것을 들려주고 있다. 오래된 문헌에서 찾은 차에 관한 30편의 글을 자세하게 하지만 쉽게 풀어주고 있어서 좋았다. 그 글을 쓴 작가와 자료를 소개하고, 원문을 보여주고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풀이해 준다. 그리고 그 글이 담고자 했던 이야기를 해설해 주고 있다. 그런데 책에 담겨있는 30편의 글들이 각각의 개성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나게 접할 수 있었다.


차의 국제 무역을 제안한 이덕리의 『기다記茶,서유구의 『임원경제지』속에 담긴 차에 관한 이야기, 차의 역사와 효용에 관한 예찬이 담긴 초의 의순의 『동다송東茶頌그리고 한국 차 문화사를 이야기하고 있는 문일평의 『차고사茶故事까지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재미나게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기다』에서 차 국제 무역을 통해서 국익을 찾으려 했던 이덕리의 제안은 정말 흥미로웠다.

흥미롭게 읽은 많은 글들 중에서 가장 재미나게 읽었던 글은 다산 정약용이 남긴 글이었다. 대학자다운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는『각다고』에서 다산은 중국 역대 차 전매 제도의 변화를 보여주면서 중국 차 문화사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품위 있던 선비의 모습과는 다른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 『걸명소乞茗疏를 보면서 다산의 유연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만덕사 주지 혜장에게 차를 구걸한다는 귀여운 내용에서 다산의 열린 마음을 접할 수 있었다.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된 차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 만남은 우리 전통 차 문화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이 책에 담긴 두 저자의 노력이 너무나 감사했다. 딱딱한 한문을 부드럽고 쉽게 해설해 주어서 고마웠고, 우리 차 문화에 대한 기록들을 알게 해주어서 감사했다. 우리 차 문화를 맛볼 수 있게 해주는 정말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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