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나오키 1 - 당한 만큼 갚아준다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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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끝없는 바닥으로 제44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데뷔해 2011변두리 로켓으로 제145회 나오키 상을 수상한 작가 이케이도 준의 베스트셀러 <한자와 나오키>를 만나보았다. 4권으로 구성된 <한자와 나오키>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 당한 만큼 갚아준다는 시리즈의 시작인데도 강렬한 느낌을 준다. 첫인상부터 굉장하다. 그러니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50.4%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남긴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시청률 상승에 한 축에는 직장인들이 있었을 것 같다. 그것도 이 아니 의 위치에서 오늘도 야근하고 있을 평범한 직장인.


p.31 공은 내 것, 실수는 부하직원의 것

 

소설의 스토리 전개가 우리 사회와 비슷해서 더욱더 쉽게 빠져들 수 있었다. 직장이라는 곳에서 가장 쉽게 들을 수 있었던 말 중에 하나가 공은 상사의 것, 실수는 부하의 것이었다. 그리고 그 말이 일본의 한 은행 지점에서 실현되려 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의 신경전, 본사 핵심 부서의 직원과 지점의 말단 과장과의 다툼, 그리고 이야기의 핵심 갈등을 제공하는 은행 직원 한자와 와 부도 후 잠적한 중소기업 사장 히가시다의 다툼은 이야기를 정말 흥미진진하게 하고 있다. 다툼의 중심에 서있는 한자와 융자 과장의 용기와 의지가 만들어내는 복수극이 정말 가슴을 뻥 뚫어주는 사이다 같은 소설이다.

 

정말 회사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그리고 있어서 더욱더 생동감 나게 만나볼 수 있었다. 부도 회사에 대출해준 5억 엔의 책임을 분식회계를 알아내지 못한 한자와의 무능력으로 돌리려 하는 지점장 아사노의 행태를 보면서 조금씩 상승한 분노 게이지가 내려오지 않아 뒷목이 뻑뻑할 때쯤 한자와가 감사를 핑계로 그를 몰아내려는 지점장과 한패인 본사 직원에게 한방 제대로 먹인다. 드디어 작기만 하던 한자와 과장의 존재감이 조금씩 커진다. 이제는 가슴 졸이며 보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할 때쯤 이야기는 또 다른 국면으로 흘러간다. 5억 엔의 대출을 갚지 않고 잠적한 히가시다의 행적이 너무나 의심쩍다. 고의 부도가 의심되고 이제 한자와는 은행원의 업무는 부업이 되고 탐정과 같은 날카로움으로 히가시다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조사하면 할수록 이 작자는 지점장 아사노보다 더 파렴치한이다.

사회 부조리와 외롭게 싸우는 한자와의 고독을 달래주는 따뜻한 협력자들이 있어서 이야기가 더욱더 풍부해졌다. 셜록 홈스에게는 왓슨 박사가 있었듯이 한자와에게는 입사 동기생 도마리가 있었다. 본사 내의 정보를 빠르게 전달해주는 친구로 계속되는 활약이 예상되는 인물이다. 그리고 소크라테스에게 크산티페가 있었다면 한자와에게는 아내 하나가 있었다. 주인공은 아내 덕분에 현실감을 유지할 수 있는 듯했고 마치 우리 집을 보는 듯한 공감 속에 이야기를 더욱 재미나게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하나라는 이름은 기억해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1편에서도 큰 활약을 하지만 하나의 활약은 계속 이어질 듯해서이다.

 

p.406. 꿈을 계속 꾸는 건 참 어려운 법이지. 그에 비해 꿈을 포기하는 건 얼마나 쉬운지…….”

 

정말 가슴이 뻥 뚫리고 속이 후련해지는 멋진 이야기이다. 지금 누군가 때문에 화가 나거나 어떤 일 때문에 답답한데 참아야 한다면 이 책으로 참길 바란다. 한자와 과장이 우리 대신 제대로 한방 크게 먹이는 대리만족이라는 큰 선물을 확실히 안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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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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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4. 머리카락을 잃었다.

존엄성을 잃었다.

제정신을 잃었다.

해박한 정신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사이코 스릴러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는 제바스티안피체크의 <소포>를 만나보았다. <내가 죽어야 하는 밤>을 통해서 만나보았던 작가 제바스티안피체크는 이번 작품에서도 인간의 심리를 너무나 극적으로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작가가 왜 사이코 스릴러의 대명사로 불리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 이야기도 너무나 재미나고 흥미롭게 읽었는데 작가가 권말에 수록한 독자들의 편지들도 무척이나 흥미롭게 읽었다. 그리고 다음에는 독자들의 편지 속에서 많이 언급된 <영혼 파괴자>를 만나볼 생각이다.

 

소설을 읽다 보면 가끔은 미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너무나 재미나서 미치도록 결말이 보고 싶을 때도 있고, 너무나 지루해서 미치도록 책장을 덮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 만나게 된 작품 <소포>는 진짜 미칠 것 만 같았다. 주인공 엠마를 따라서 이야기 속을 헤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엠마는 진짜 정신병에 걸린 걸까? 어릴 때 옷장 속에 있다고 믿었던 아르투어가 정신과 의사가 된 엠마의 정신 속에 아직도 살아있는 걸까? 엠마가 보고 느낀 것들이 현실일까 아니면 그녀의 상상일까?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들의 진실은 무엇인지 전혀 예측할 수가 없어서 엠마처럼 미칠 것 만 같았다. 그런데 엠마는 정말 미친 것일까?

 

조금씩 엠마가 겪었다는 사건이 허구일 것 같다는 의구심이 생기고 형사인 남편 필리프의 의견에 동조하게 될 때쯤 그녀가 소포를 하나 받게 된다. 아니 이웃의 소포를 보관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그녀가 겪었던 사건보다 더 큰 사건을 불러오게 된다. 그런데 소포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도 현실인지 엠마의 상상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어떤 것이 진실일까? 엠마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고 또 그녀는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이야기의 결말을 알기 전에 엠마의 머리카락을 자른 연쇄살인마 이발사로 누군가를 의심했고 드디어 그자가 범인인듯했다. 그런데 아직도 조금 남아있는 뒷부분이 어라 아닌가하는 의심을 품게 했고 그 의심은 정확하게 진실로 맞아떨어졌다. 내가 의심했던 범인은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사이코패스 이발사는 아니었다. 바로 다음 페이지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이야기는 긴장감 있게 빠르게 전개된다. <소포>를 손에 잡으면 단번에 풀어내 내용물을 끝까지 확인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정말 흥미진진한 이야기였다.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리고 그 위에 각자의 특색 있는 색깔을 입혀서 쉴 틈 없이 순식간에 결말에 다다르게 하는 마력을 가진 소설이다.

 

p.125. 뭐라고 적혀 있었는데?”

아주 오랜만에 남자한테서 들은 가장 멋진 말.”

사랑합니다?”

엠마가 고개를 저었다.

나는 당신을 믿어요.”

 

이야기 속 엠마에게 가장 필요했던 건 사랑이 아니라 믿음이었다. 그녀의 말이, 그녀가 겪은 사건들이 상상이 아니라 실제라는 것을 믿어주는 것. 하지만 그녀를 믿고 있다는 사람들조차도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기 어려웠다. 숨 가쁘게 단숨에 이야기의 결말을 만나고는 엠마에게 가장 큰 아픔을 준 사람은 누구인지 또 그 아픔의 시작은 누구였는지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 어렸을 때 윽박지르던 아버지였을까? 아니면 옷장 속에 있던 유령 아르투어였을까? 아니면 또 다른 누군가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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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양장) 새움 세계문학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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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we beat on, boats against the current, borne back ceaselessly into the past.

그리하여 우리는 나아갈 것이다,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밀쳐지면서. (p.522)


 

타임」 「뉴스위크가 선정한 100대 영문소설, 명저인 F.스콧 피츠제럴드<위대한 게츠비>를 처음으로 만나보았다. 1925년에 출판된 위대한 개츠비는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재탄생되었을 만큼 제목처럼 위대한고전이 되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서는 어려운 고전으로 소개되어왔고 그동안 읽어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유명한 평론가들의 서평을 읽어봐도 개츠비가 왜 위대한가라는 의문을 던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옮긴이 이정서의 도움으로 어렴풋하게나마 개츠비가 왜 위대한가를 느낄 수 있었다. <어린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를 통해서 역자의 역량과 확고한 주관을 만나보았기에 다시 한번 그의 고집스러운 직역을 따라 <위대한 개츠비>를 만나본 것이다.

 

1920년대 미국 경제는 우리나라의 1970년대를 생각하면 될 듯하다. 변화와 번영에 도시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부를 이루었지만 농촌은 그런 발전과 부와는 전혀 상관없이 여전히 피폐했다. 그리고 이 소설은 그런 부의 편중이 결국은 한 사람의 숭고한 사랑을 짓밟고 그 사람의 삶마저 망가지게 한 과정을 담고 있다. 가난해서 사랑을 이루지 못한 개츠비. 그런데 작가 피츠제럴드도 가난 때문에 약혼했던 여인과 헤어졌다고 한다. 물론 개츠비와는 달리 작가는 결혼이라는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이제는 결혼이 사랑의 결실인지 의문인 세상이 왔지만 그 당시에는 아마도 사랑하면 결혼하는 것이 진리였을 것이다. 그런 사랑의 결실을 위해 개츠비는 데이지를 기다리며 매일 밤 파티를 연다. 그리고 결국 그녀를 만나고 그녀도 자신처럼 5년 전의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비도덕적, 비이성적인 인간들이 참 많이 등장하는 작품이다. 그들의 개성 있는 역할이 이 소설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는 듯하다. 특색 있는 등장인물들이 영화 등의 다양한 매체로 재탄생하는 계기가 된듯하다. 그런데 도무지 데이지의 남편 은 정이 가지 않는다. 물론 개츠비에게 가장 큰 상처를 준 데이지 역시 도덕도 이성도 찾아볼 수 없는 인간이었다. 그나마 부유한 인간들과 평범한 사람들의 중간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는 닉이 도덕적이고 이성적이었다. 과 썸을 타던 조던도 비이성적인 모습을 보여서 안타까웠다. 닉의 사랑만이라도 이루어지길 바랐는데. 외도를 바라보는 사람과 외도 속에 들어간 인간의 심리를 정말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파티에 참석했던 그 많던 인간들은 개츠비가 그들을 필요로 할 때 나타나줄까?

 

p.538. 역자 노트 9.

“three man, each one introduced to us as Mr. Mumble.” 속의 ‘Mr. Mumble’멈블 씨라고 번역하고 있는 책을 보았습니다. 여기서 ‘Mr. Mumble’은 특정한 멈블 씨를 가리키는 게 아니라, 크게 중요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의미에서 아무개 씨정도로 쓰인 것입니다.

 

세 남자의 성은 같았는데, 모두 멈블이었다(김영하 역)

각자 아무개 씨라고 우리에게 소개한 세 청년(이정서 역)

 

<위대한 개츠비>는 그야말로 위대한 문장들이 화려한 파티를 열고 있는 듯한 작품이다. 그러니 고전의 반열에 올랐을 것이다. 화려한 문장들이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생각하며 느끼며 읽어야 하는 즐거운 고통을 주는 작품이었다. 그런 고전 작품을 기존의 번역들과 비교하며 자신의 번역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이 책에는 원문과 함께 볼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다. 한 페이지에는 영문이, 바로 옆 페이지에는 해당 영문의 번역이 자리하고 있다. 영어 표현과 우리말 표현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는 상상외로 크다. 그런 재미는 역자 이정서가 들려주는 역자 노트에서 극에 달한다. 기존의 번역의 오류를 자신 있게 지적하는 용기를 보여준다. 처음 접하는 작품이라 다 읽은 다음 다시 한번 작품을 감상하듯 역자 노트를 접했다.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작품<위대한 개츠비>를 보는 즐거움에 역자의 생각을 볼 수 있는 즐거움이 더해져 읽는 내내 행복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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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 살면 어떨 것 같아?
김민주 지음 / 생각정거장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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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 살면 어떨 것 같아?>제목에서 던진 저자의 질문이 책을 보는 내내 머릿속을 맴 돈다. 세상살이 어디든 비슷할 테지만 로마에서의 삶은 어쩐지 로맨틱한 무엇인가가 있을 것 같다. 로맨틱의 어원이 로마이니 도시 전체가 로맨틱할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들려준 로마살이는 로맨틱하지 않다. 하지만 사랑이 넘치고 자유가 넘치는 로마살이의 모습을 너무나 편안하게 잘 들려주고 있다.

다른 에세이집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사진이나 예쁜 일러스트는 없지만 정말 아름다운 에세이이다. 미사여구 없이 잔잔하게 편안하게 쓴 글이지만 그 내용이 아름답고, 편안한 앵글로 막 찍은 사진 같지만 그 모델이 어린 천사들이라 너무나 아름답다. 아름다운 천사들을 만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책이다.

오랫동안 살았던 지역을 떠난다는 것은 국내에서도 망설여지는 일인데 이 책의 저자 김민주는 10여 년 전 어머니의 죽음을 뒤로하고 훌쩍 유럽으로 떠난다. 그리고 낯선 이탈리아 로마에서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엄마로 살고 있다. 그런 그녀의 로마살이는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새롭게 시작된다.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로마의 새로운 모습을 접하면서 아이들의 위해, 본인 자신을 위해 기록을 남기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기록들을 모아 따뜻한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로마에서 살면 어떨 것 같아?>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는 멋지고 화려한 이야기보다는 때로는 답답하고 때로는 시원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정말 따뜻한 마음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아직도 그럴까? 사람들이 가만히 있을까? 싶을 정도의 비합리적이고 엉망인 사회 시스템 이야기를 보면서 웬만하면 로마는 피하고 싶었다. 약속시간 10분 전에 도착해야 마음이 편한 나인데 기차가 예사로 연착한다니 이건 도저히 나와는 안 맞을 듯하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방학이라는 자유가 너무나 탐이 난다.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의 여름방학이 너무나 부러웠다. 아이에게 선물해주고 싶다.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여름과 자유를.

p.167.내가 엄마가 되는 것보다 아이가 더 빨리 자란다는 것을 어째서 그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을까? 엄마가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가 된다는 걸 나만 모르고 있었던 걸까?

리고 아이에 대한 그들의 배려와 사랑이 너무나 멋지게 보인다. 멋지게 나이 들어가는 매너 있는 이탈리아 남자 같은 중년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하는 활력 넘치는 따뜻한 에세이이다. 진정한 로마살이를 만날 수 있는, 축제에서 먹거리까지 로마살이에 대한 모든 것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책이다. 벌써부터 엄마를 감동시키는 로맨틱 가이 이안이와 미소가 너무나 아름다운 이도를 만날 수 있다면 로마에서 살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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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식 집밥 - 유럽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집밥 레시피 50
베로니크 퀸타르트 지음, 이지원 외 옮김 / 다산라이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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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을 막론하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은 어려서 먹었던 어머님의 밥인 듯하다. 그래서 우리는 집을 그리워하는 만큼 집 밥 또한 그리워하는 것 같다. 특히 타지에서는 더욱더 그러할 것이다. 한국에서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줄리안 퀸타르트도 아마도 유럽 특히 벨기에에 있는 자신의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정성과 사랑이 담긴 집 밥이 그리울 것이다. 그런 아들 줄리안을 생각하며 줄리안의 어머니 베로니끄 퀸타르트가 유럽의 가정에서 즐겨먹는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는,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담은 책 <유럽식 집밥>을 만나본다.

 

 

저자 베로니끄는 20대부터 채식주의자였으며 결혼 후에는 유기농 식품점을 운영했을 정도로 건강한 음식과 식재료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 그녀의 지식과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책에는 그녀가 유럽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그곳의 전통시장의 상인이나 식당의 주방장에게서 직접 알아낸 다양한 음식들의 쉬운 레시피가 아름다운 사진들과 함께 실려있다.

 

이 책은 유럽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 50가지를 애피타이저, 전채 요리, 메인 요리, 수프 요리, 후식 등으로 나누어 정성스럽게 소개하고 있다. 해당 음식에 대한 재미난 소개와 함께 음식 재료, 소스 만드는 법, 그리고 음식을 만드는 레시피까지 우리의 입맛까지 고려해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애피타이저부터 전채 요리, 메인 요리, 수프 요리, 후식 등 다양한 멀리 혼자 지내는 아들에게 보내는 어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사랑스러운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은 요리를 다룬 책들과는 다른 멋진 매력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유럽의 건강한 음식들의 다양한 레시피 소개와 함께 그녀가 살아온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그녀가 생각하는 벨기에,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유럽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흥미로운 만남을 더해주고 있다. 유럽의 담백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난다는 즐거움과 함께 유럽의 자유로운 삶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흥미롭고 재미나게 유럽을 접할 수 있었다. 단순히 요리를 소개하고 있는 책을 넘어 유럽의 어머니가 한국의 아들에게 보내는 사랑이 철철 넘치는 한편의 아름다운 편지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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