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번째 여왕 백 번째 여왕 시리즈 1
에밀리 킹 지음, 윤동준 옮김 / 에이치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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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64. 네 심장이 원한다면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어.

 

고대 수메르 신화에서 영감을 얻어서 썼다는 <백 번째 여왕>에밀리 킹의 데뷔작이다. 로맨스 판타지 소설이라는 소개에 걸 맞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벌써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불의 여왕>이 너무나 보고 싶어진다.

 

P.109. 왜냐면 당신이 아름다워서......내 마음속에 그대만이 가득합니다.

 

칼린다가 사는 곳에는 인간이 두 부류이다. 한 부류는 평범한 인간이고, 또 다른 한 부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부타이다. 같은 인간끼리도 죽도록 싸우는 데 우리와 다르게 생겼으니 거기에 특별한 능력까지 가지고 있다니 부타들과 인간이 싸우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도 인간들에게 지고 만 부타들은 숨어 지내게 된다. 그런 부타들을 깨운 이는 누구일까? 아니 부타 임을 숨기고 부타를 돕고 있는 이들은 누구일까?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전이 칼린다의 앞에 펼쳐진다. 책을 읽다보면 나도 부타 였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려서 해열제라는 독을 너무나 많이 먹어서 마음 속 불이 꺼져버린 것 같다.

 

신비한 이 나라의 왕 라자의 왕비는 칼린다까지 100명이다. 그녀들은 모두 순서가 정해져있고 100번째 왕비는 수많은 첩들의 도전을 받아야하고 죽도록 싸워서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야 한다. 다른 왕비들도 다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아마도 제목이 왕비가 아니라 여왕인가 보다. 왕비들과 첩들의 전쟁?은 링 밖에서도 치열하게 벌어진다. 자신의 자리(순위)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버리니 우아한 왕비보다는 용감한 여왕에 더 가까울 것이다. 그런데 백 번째 왕비에게는 또 다른 의미의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다. 열여덟 살 칼린다는 자신의 자리와 자신의 신념을 지킬 수 있을까?

 

왕의 부인 즉 왕비가 될 칼린다는 처음부터 끌리는 남자가 있다. 그도 칼린다를 사랑하게 된다. 금지된 사랑이 더해지면서 이야기는 더욱 흥미로워진다. 흥미로운 이야기에 긴장감을 더해주는 많은 에피소드들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늦은 시간 책을 덮으면서도 피곤하기보다는 다음 편 이야기를 빨리 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마도 2<불의 여왕>에는 성숙한 여왕 칼린다의 활약이 더 화려해 질 것 같아서 정말 기대된다. 이 작품은 산속 수녀원에 살던 한 소녀 칼린다가 백 번째 라니(왕비)로 선택되면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을 정말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여유가 있는 날 책을 펼치시길 바란다. 정말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서 밤을 새우기는 오랜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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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감성 -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휴식 같은 타인의 일상
남자휴식위원회 지음, 홍민경 옮김 / 생각정거장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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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낯설고 특이한 여행을 하고 글과 사진으로 그 여행을 담아낸 여행 에세이를 만나봅니다. 보통의 여행 에세이라면 많은 이들이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을 가서 그 곳의 맛집이나 아름다운 경치를 소개합니다. 거기에 여행 에피소드를 더하고 여행 루트를 추천하는 정도의 에세이가 여행을 다룬 에세이들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생각정거장에서 출판한  <교토 감성>에서는 많은 이들이 보고 싶어 하는 곳보다는 자신들이 가보고 싶었던 곳에서 머무르면서 그곳을 여행하며 글로 쓰고 사진에 담습니다. 교토의 수많은 여행지들은 뒤로하고 사쿄라는 지역에 있는 지극히 평범한 그곳의 일상을 담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내용만큼 특이한 또 다른 하나는 저자 란에 등장하는 낯설기만 한 남자휴식위원회라는 명칭입니다. 이 책에서는 다토, 이카이, 아요나 로 구성된 대만의 창작 집단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창작과 관련된 일을 하는 젊은이들이 모여서 작은 모임을 만든 것 같고 그 모임의 일원들이 쿄토의 사쿄를 여행하면서 만난 사쿄의 일상을 여행자의 시선이 아니라 최대한 현지인의 시선으로 담아내려고 한 여행 에세이입니다. 500엔으로 아침을 먹어보기도 하고 사쿄의 골목골목을 다니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멋진 풍경이 담기지는 않았지만 일상을 솔직하게 담아낸 담백한 사진이 이 책의 가치를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저자들처럼 여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지 못해서 아니 훌훌 떠나버릴 용기가 없어서 저자들의 여행이 부럽기만 합니다. 저자들과 너무나 다른 여행들을 하고 있지만 저자들과 공통된 것 하나는 있었습니다. 언제나 일본의 소설가 모리미 도미히코의 작품을 보면 교토를 엄청 사랑하나보다 생각했었습니다. 이렇듯 이 책에는 여행지에서의 신선한 추억보다는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편안함이 담긴 책입니다. 가을 감성이 뚝뚝 떨어지는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책의 저자들처럼 자유롭게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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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랑 - 김충선과 히데요시
이주호 지음 / 틀을깨는생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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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제작되었던 베스트셀러<광해, 왕이 된 남자>이주호 작가를 새로운 역사 소설 <역랑>을 통해서 만나본다.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프로 이야기꾼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반가웠다. 6년만의 신작이라 더욱 반가웠었는지도 모르겠다. 철저한 자료 조사를 통해서 스토리 라인은 튼튼하고 촘촘하게 이어지고 거기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지면서 정말 긴장감 넘치는 전쟁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만들어진 역사와 기록된 역사를 절묘하게 오가며 어디에서부터가 만들어진 역사이고 어디까지가 문헌에 기록된 역사인지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묘한 재주를 다시한번 보여주며 우리를 임진왜란의 환란 속으로 끌어들인다.

 

<역랑>은 임진왜란 중에 왜군을 탈영해서 조선으로 귀화한 항왜 김충선의 일생을 역사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서 흥미롭게 쓰인 역사소설이다. 이야기의 처음은 임진왜란 중에 사야가가 권율 장군을 만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평범한 역사 소설처럼 지극히 평범하게 시작한 이야기는 어린 충선이 일본으로 도일하는 과정을 그리면서 특별한 이야기로 바뀌어간다. 또한 일본의 3대 영웅(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오다 노부나가)들이 등장하면서 이제 이야기의 중심은 일본 전국시대로 전환되고 조선의 역사가 아닌 일본의 역사를 접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일본의 역사라면 우리의 역사에 관련된 아주 조금 밖에 알고 있지 못해서 이야기를 읽는 내내 인터넷 검색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조금은 번거로웠지만 일본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일본 전국 시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숨어야 했던 청년 충선은 사랑하는 여인을 살리기 위해 왜군의 장수가 되어 조선을 찾게 된다. 그리고는 조선으로 귀화한다. 바로 이분분에서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 장군이 등장한다. 조선에는 꼭 필요했던 조총의 달인 사야가의 귀화에 이순신 장군은 어떤 역할을 하였을까? 무슨 까닭으로 왜군의 장수였던 사야가가 조선으로 귀화하여 김해 김씨의 시조 김충선이 된 것일까? 순간 그럼 사랑하는 여인 아츠카는? 전쟁이야기이고 역사 소설이라서 딱딱할 것이라는 생각은 접어두는 게 좋을 듯하다.

 

소년 히로 와 소녀 아츠카의 사랑은 알콩달콩 너무나 달콤하고 청년 사야가와 아츠카의 사랑은 너무나 안쓰럽다. 남녀 주인공이 만들어가는 달콤하면서도 슬픈 사랑이야기만으로도 이 작품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거기에 일본의 역사는 작가가 주는 선물 같다. 서늘한 아침이 가을을 재촉하는 요즘 항왜 김충선과 도요토미 히데요시 의 운명적인 접점을 찾아 일본 전국 시대로 들어가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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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도리, 인간됨을 묻다
한정주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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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사회에 큰 이슈들 중에는 갑질‘MeToo'라는 잘못된 인간관계의 전형이 있습니다. 인긴관계의 기본인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는 어이없는 언행이 사회에 커다란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 어이없는 언행에 용감하게 소리 낼 수 있는 자존감의 부재가 문제를 더욱 키운듯해서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그런 안타까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우리들 자신의 자존감을 키우고 가까운 곳에서부터 배려를 실천해간다면 우리 사회에 이상한 단어들이 배회할 곳은 없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자존감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키울 수 있는 길에는 어떤 길들이 있을까요?

 

다양한 길들이 존재하겠지만 人間道理<인간도리, 인간됨을 묻다>에서 <문장의 온도>의 작가 한정주는 한자의 구성과 뜻을 통해서 사람이 살아야 하는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들 중에서 가장 큰 다른 점은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일 것입니다. 생각에서 비롯해서 참된 사람에 이르게 되는 길이 바로 인간의 도리일 것입니다. 그런 인간의 도리를 총4부로 나뉜 60자의 한자를 통해서 흥미롭고 재미나게 배울 수 있는 책이 아날로그에서 나온 <인간도리, 인간됨을 묻다>입니다. 인간됨을 한자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고사나 고전 등을 통해서 설명해주고 있는 참으로 좋은 책입니다.

1. 수치심을 모르는 교만한 사람들에 대하여 에서는 인간됨의 기초를 이루는 것들에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2부에서는 배려심에 대한 이야기를, 3부에서는 나 자신을 단련시킬 수 있는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4부에서 인간됨을 바탕으로 한 인간관계의 조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척이나 지루하고 딱딱할 한자 공부가 한없이 즐겁기만 합니다. 60자의 한자를 풀이해 설명해주고 관련 고사까지 들려주고 있어서 지루하거나 어려울 틈 없이 시작에서 끝을 보게 되는 정말 훌륭한 교양 한자 에세이입니다.

 

60자의 한자들을 통해서 여러 고사 속으로 들어가 보고, 다양한 고전 사상들도 맛볼 수 있어서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보면 어느새 한자 실력은 물론 인간이 살아가야 할 올바른 길에 대한 인문학적 지식도 엄청나게 향상하게 될 것입니다. 이 책에서 만나는 한자 한 글자 한 글자가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우리의 삶에 소중한 것들을 다시한번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빛나는 보석을 찾아보려고 한 작가의 깊은 성찰이 짙은 향기를 내뿜는 향기로운 에세이였습니다. 조금씩 다가오는 가을을 맞이하기에 딱 좋은 책, 깊은 생각이 담겨 있지만 그렇게 무겁지 않은 책을 원한다면 꼭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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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읽는 시간 - 죽음 안의 삶을 향한 과학적 시선
빈센트 디 마이오 외 지음, 윤정숙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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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진실을 알기를 원한다. 그래서 많은 의문들을 파고들고 조사해서 진실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진실의 문을 열고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진실을 덮어두려고 눈을 감고 마는 경우도 많다. 진실이 밝혀졌는데도 자신이 원하던 내용이 아니면 눈을 감고 다시 또 다른 진실이 숨겨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이 책 <진실을 읽는 시간>의 저자는 법의학자 빈센트 디 마이오와 베테랑 범죄 작가 론 프렌셀이다. 누구보다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데 시간을 많이 투자하였을 이들을 통해서 진실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를 만나본다.

 

법의학자도 의사다. 하지만 살아있는 생명을 다루는 의사가 아니고 생명의 끝을 함께하는 의사이다. 영혼이 빠져나간 주검을 통해서 영혼이 빠져나가게 된 원인을 찾고 과학적인 사고를 통해서 죽음의 진실을 밝혀내는 누구보다 어렵고 힘든 일을 하는 의사다. 의사라는 직업을 생각하면 누구보다 높은 연봉을 받으며 안정된 생활을 떠올리겠지만 법의학자를 선택한 의사들의 생활은 다른 의사에 비하면 열악한 것 같다. 인원도 너무나 부족하고 연봉도 일반 병원의 의사들보다 적다. 그렇다면 저자가 40년간 법의학자로서 9000건 이상의 부검을 하며 법의학에 일생을 바친 연유는 무엇일까?

 

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저자가 가진 대단한 자부심이다. 법의학을 통해서 죽음의 진실을 알아내는 자신의 직업에 엄청난 자부심이 오랜 세월 수많은 스트레스를 견디며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그리고 진실을 찾고야 말겠다는 소명의식이 저자를 세계적인 총기 전문 법의학자로 살아가게 하는 에너지를 주고 있는 듯하다. 저자가 가진 자부심과 소명의식을 바탕으로 수많은 범죄 현상에 만난 진실들을 정말 섬세한 묘사들을 통해서 담아내고 있어서 너무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자신감 넘치는 통찰력과 조금은 냉정하게 보일지 모를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아온 법의학자들과는 사뭇 다른 그들만의 세계를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사건, 사고들이 많이 등장한다.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모두 흥미진진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웠던 에피소드는 우리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세계적인 거장 반 고흐의 자살에 관한 이야기였다. 반 고흐의 죽음은 자살일까? 반 고흐의 자살을 둘러싼 진실은 무엇일까?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모든 것이 놀라웠지만 고흐에 관한 이야기는 놀라움 자체였다. 죽음을 둘러싼 사건 사고를 담고 있지만 진실을 대하는 우리들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책이다. 반 고흐의 죽음에 대한 진실과 인정할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을 대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이 책 <진실을 읽는 시간>을 꼭 한번 만나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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