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자들 - 2009 대한출판문화협회 청소년도서
하종오 지음 / 산지니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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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한 하종오 시인의 시집 <입국자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시집은 제1부 국경 너머를 시작으로 제2부 사막 대륙, 제3부 이주민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4부 귀환자들로 구성됩니다. 1부에서는 탈북인들의 삶을 2부에서는 몽고 대륙에서, 한국에서 사는 몽골인들의 삶을, 그리고 3부에서는 동남아 여러 나라에서 온 이들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끝으로 4부에서는 돈을 열심히 벌어 귀향한 이들의 귀국 후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가가 그려낸 삶 에서 '다름'을 이유로 고통받는 이들을 도와주는 한국인들의 따스함은 드뭅니다. 정말 안타깝게도 이 시집 속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우리 현실과 너무나 닮아 있어서 가슴 먹먹해 하며 보았습니다. 육체적으로도 다치고 정신적으로는 더욱 고통받는 탈북민, 이주민들의 삶을 정말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더 가슴이 아픈 건 이 시집이 2009년에 발간되었다는 것입니다. 거의 십 년을 우리는 제자리걸음을 한 듯합니다. 우리가 이주민들을 대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싶다면 꼭 한번 만나보기를 바라는 시집입니다.


사 전  (3부 이주민들 P.178 )


시어머니 손에 잡혀 나오면서도

영문을 몰랐던 며느리는

서점에 도착하고 나서야 알아차렸다


시집온 지 겨우 한 달

한국어는 말하지 못하고 알아듣지 못해도

베트남어는 읽을 수 잇고 쓸 수 있는

며느리가 시어머니 손을 잡고 앞장섰다


각종 외국어 사전이 꽂힌 서가 앞에서

베트남어 한국어 사전을 뽑아든

며느리는 빠르게 책갈피를 넘기고

한국어 베트남어 사전을 뽑아든

시어머니는 천천히 책갈피를 넘겼다


사전 한 권씩 들고 집에 돌아온 고부는

그때부터 편해지고 마음 놓이는지

굳이 사전을 뒤적여 찾지 않아도

한국말과 베트남말로

제각각 한마디씩 해도 살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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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선상의 아리스 - S큐브
마사토 마키 지음, 후카히레 그림, 문기업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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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을 읽다 책 제목에 사용된 단어를 찾아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폐선상의 아리스>라는 제목을 처음 보고는 '폐선'을 '못 쓰게 된 배'로 생각하고 배 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떠올린 것입니다. 소설의 도입부를 읽다가 폐선이 배가아니라 폐선로를 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친김에 아리스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아리스붓꽃을 의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꽃말을 찾아보았습니다. '좋은 소식'이라는 꽃말이 괜스레 소설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을 것이라 생각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은 물론 책표지나 책 속에 포함된 일러스트가 아름다운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어느 날 갑자기 나는 학교에 갈 수 없게 되었다.(P.12)'는 문장이 보여주듯이 '은둔형 외톨이' 유즈리하 로우가 도쿄를 떠나 일면식도 없는 생물학적 아버지를 찾아 작은 바닷가 마을로 향하면서 시작됩니다. 열일곱 소년이 학교에 갈 수 없게 된 가슴 아픈 상처를 폐선로 위를 맨발로 걷고 다니는 소녀'아리스'를 만나면서 조금씩 치유해가는 과정은 '좋은 소식'이었습니다. '만약 될 수만 있다면 나는 풍경이 되고 싶었다.(P.56)'는 소년의 아픔은 '아리스'를 만나면서 조금씩 사그라집니다. '폐선의 유령'이라는 마을의 소문이 소년의 로맨스를 판타지로 만들어 갈 때쯤 소년은 새로운 이야기들과 접하게 됩니다. 소년과 소녀의 환상적인 사랑 이야기가 '운명'이라는 굴레 속에서 너무나 커다란 반전을 맞으며 소설은 끝을 맺습니다. 결말이 너무나 파격적이어서 소년과 함께 했던 아름다운 추억들이 모두 사라져 버리는 듯했습니다.


'나는 처음으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이 즐거워서가 아니라. 자신 이외의 사람이 즐거워 보여서 즐거운 느낌을 처음으로 느꼈어'


누군가를 사랑하게 돼서 그 사랑이 행복해하면 자신도 행복해지는 경험을 처음하게 된 소년 로우가 마지 하게 되는 사랑은 너무나 가혹한 듯 보입니다. 소심한 소년 로우와 미지의 소녀 아리스가 자신에게 찾아온 가슴 아픈 운명과 사랑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파격적인 결말이 깜짝 놀라게 해 줄 마사토 유키의 판타지 로맨스 <폐선상의 아리스>를 통해서 직접 만나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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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로 하여금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
편혜영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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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현대문학'에서 오늘을 함께 생각하며 살고 있는 현대적인 작가들을 선정해서 월간 현대문학 지면에 선보인 작품들을 단행본으로 출간한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시작을 만나보았습니다. 흥미로운 시리즈의 시작은 2000년 서울신문으로 등단한 편혜영 작가의 작품<죽은 자로 하여금>입니다. 고급스러운 표지 디자인도,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책 사이즈도 현대문학에서 만드는 데 공을 많이 들인 티가 팍팍 나는 책입니다. 출판사에서 공들인 시리즈의 처음을 담당한 작품이니 작품성에 대해서는 논외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바로 오늘을 함께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앞으로도 계속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것 같습니다. 작가들이 바라보고 느끼는 세상은 어떤 색깔을 띠고 있을지 너무나 궁금합니다.

 

<죽은 자로 하여금>에서 보여주는 세상의 빛깔은 무채색의 회색인 듯합니다. 이인시라는 황폐해가는 가상의 공업도시를 배경으로 자본주의의 성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근간을 이루었지만 이제는 생사의 경계선에 선 조선업을 상징하는 골리앗 크레인이 등장합니다. 한때는 이인시의 랜드마크였겠지만 이제는 쇠퇴한 자본주의의 아픔으로 남아서 보는 이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경제적인 환경이 열악해지면 사회적인 환경은 경제적인 환경에 발을 맞추려 합니다. 여기에서 이인시에 있는 선도병원의 아픔이 시작된 듯합니다.

 

이야기는 선도병원의 경영 정상화라는 '선한' 이야기로부터 시작됩니다. 하지만 지역 경제와 마찬가지로 생사의 경계선에 서 있는 선도병원의 선은 그리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리고 병원에 몸담고 있는 등장인물들의 삶도 선과 악의 경계선에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그런데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엿보면서 '조직 내에서의 선과 악'이라는 것이 존재는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어느 조직에나 다 있는 '조직을 위해서' 또는 '관행'이 병원 조직에도 있었고 그 조직에 몸담은 무주이석이라는 두 인물은 온몸으로 '조직의 힘'을 맛보게 됩니다. 그리고 어떤 것이 선인지 무엇이 악인지 점점 경계선이 흐려져서 회색으로 변해갑니다.

 

병원이라는 배경이 선과 악의 경계를 조금은 뚜렷하게 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병원도 이익을 내야만 하는 경제적인 조직이라는 점에서 버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이 더 강한 울림을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경제적인 이윤과 사회적인 책임의 경계선에 있는 병원과 선한 의지를 두고 고뇌하는 등장인물들이 묘하게 오버랩되면서 울림의 크기는 더 커지는 듯합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는 사회적인 책임을 외면한 체 경제적인 이윤만을 추구하는 병원 조직이 많이 보이기에 '선도병원'의 이야기들이 더욱 공감 가는 듯합니다. 공감의 중심에는 아픈 아들을 위해 힘들게 버티는 이석과 잠시 동안 머물다가 간 아이를 그리워하는 무주가 있습니다. 조직의 생태를 조금 더 이해하고 그 속에 융화된 삶을 사는 이석도 조직의 생태에서 밀려나 외로운 삶을 사는 무주도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조직 사회의 모습이어서 공감의 깊이는 더해지는 듯합니다.

 

P.166. 왜 어떤 삶은 굴욕과 함께 지켜내야 하는 걸까.

 

선과 악으로, 흑백으로 양분될 수 있는 사회는 아마도 존재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선의 가치가 인정받고 악의 자리는 줄어든 세상이 오리라 믿고 싶습니다. 이 작품 속에서 그런 믿음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이들 교육이 선과 악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기술을 배우는 교육이 아니라 악을 악이라 말할 수 있는 자존감 교육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됩니다. 이 작품을 통해서 만나 볼 수 있는 많은 사회적인 문제들은 많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문제 해결은 기술이 아닌 인간의 자존감이 바탕이 되어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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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을 위한 몸부림 - 삶의 최적화를 위한 1년간의 처절한 실험
칼 세데르스트룀.앙드레 스파이서 지음, 임지연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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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낯설고 그래서 더욱 색다른 자기 계발서를 만나보았습니다. 영국과 스웨덴의 젊은 두 교수가 자기계발 세계에 도전장을 내밀고 그 결과를 재미난 책으로 엮었습니다. 매일경제신문사에서 나온 <자기계발을 위한 몸부림>속에는 두 젊은 교수의 기이한 체험들이 두 교수가 각자 쓴 일기 형식으로 재미나게 담겨있습니다. 저자들은 1년 동안 매달 새로운 주제로 새로운 자기계발에 도전합니다. 자기 계발서에서 말하고 있는 자기계발 방법을 매달 한가지씩 체험해 보겠다는 생각 자체는 엉뚱하지만 넘쳐나는 자기계발 서적들에 담긴 수많은 방법들을 검증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흥미롭게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문 내용은 일기 형식으로 쓰여있어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들을 통해서 체험하지 못했던 자기계발 방법들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었고 조금은 낯선 자기계발 분야도 접해 볼 수 있었습니다. 1월 생산성을 시작으로 12월 의미 찾기 까지 흥미로운 주제들로 가득 찬 1년을 보내보았습니다. 5월 영성에서는 여러 종교들을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었고, 6월 섹스 멀티 오르가슴에 도달하기를 읽으면서는 좁았던 자기계발에 대한 생각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자들은 자기들의 경험을 통해서 읽는 이들에게 간접적으로 느끼게 할 뿐 자신들의 의견은 최소화하는 듯합니다. 12월 의미 찾기에서 저자들의 주장을 조금 이야기할 뿐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자기계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자제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 점이 '나를 따르라'라고 외치는 많은 자기 계발서들과는 다르게 더욱 진실성 있게 다가오는듯합니다.


저자들이 매일 체험하고 겪었던 자기계발 과정을 통해서 간접 경험해보는 다양한 자기계발 방법들과 조금은 당황스러운 자기계발에 대한 이야기들이 재미나게 담겨있어서 자기계발에 대한 무거움을 덜 수 있을 듯합니다. 12월에서 저자들이 말하고 있는 자기계발에 대한 결론에는 자기계발에 목말라하는 많은 이들이 동감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변화, 죽음, 시장가치, 그리고 탈출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일정은 1월부터 시작됩니다. 정말 가볍게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늦기 전에 저자들의 1월 속으로 들어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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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존감을 폭발시키는 10초 습관 - 유난히 잘 풀리는 사람들의 비밀, 메타인지
사토 유미코 지음, 신희원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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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4. 메타인지 능력이란 자신을 또 하나의 자신이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제어하는 능력을 말한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고들 합니다. 그래서인지 조금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나 자신을 트레이닝할 수 있는 자기 계발서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방법들을 자기계발에 접목해보라 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책들의 공통적인 결론은 '자존감'으로 연결되고 있는 듯합니다. 나 자신이 누구인지 제대로 알고 자신감을 가지고 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자존감을 찾고 지킬 수 있는 삶의 방법들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신문사에서 나온 <내 자존감을 폭발시키는 10초 습관>'메타인지'를 통해서 자존감을 극대화할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행동 혁신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사토 유미코는 책의 전반부(Part 1~3)에서는 메타인지가 무엇이고 왜 메타인지가 필요한지에 대해서 재미난 그림들과 함께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메타인지가 무엇이고 메타인지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나면 저자는 메타인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Part 4에서는 느낌에 집중하는 방법으로 준비 트레이닝을 소개하고 있고, Part 5 에서는 4차원 메타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끝으로 Part 6에서는 자신을 향하던 벡터를 외부로 향하게 하는 5차원 메타인지를 알려주며 '새로운 인간관계'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나 자신의 자존감을 먼저 찾는다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수월하게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로하는 자존감과 관계에 대한 청사진을 보여주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책 속에서 메타인지 트레이닝의 효과를 내는 데는 '방법' 그 자체보다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무의식중에 늘 하고 있는 '호흡'에 초점을 맞추어 '진짜 감정'을 만나 볼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생각은 과거의 나를 통해서 현재의 나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어 미래의 나와 만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10초 습관'을 만나보고 싶다면, 미래의 나를 만나보고 싶다면 조금은 색다른 자기 계발서를 찾고 있다면 이 책을 꼭 한번 만나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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