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으로 만나요
샤를로테 루카스 지음, 서유리 옮김 / 북펌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P.6. 끝에는 다 잘될 것이다.

잘되지않았다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 오스카 와일드

 

P.150. 당신이 사랑하는 일이 일어나도록 노력하라.

그러지 않으면 당신에게 주어지는 일을 사랑해야만 한다.

- 에르하르트F.프라이타크


 

<당신의 완벽한 1년>을 쓴 작가 샤를로테 루카스의 신작 <해피 엔딩으로 만나요>북펌을 통해서 만나본다. 우리들 삶의 끝에는 누구나 죽음이 기다리고 있어서 인간은 늘 외롭고 슬프다고 한다. 하지만 살아있는 동안 즐거운 생각을 하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면 결말이 죽음이라고 해도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학이나 영화 등의 작품들의 결말이 늘 해피엔딩으로만 끝난다면 해피엔딩의 효과는 반감할 것 같다. 그러나 작품 속에서가 아니라 우리들 인생에서만큼은 언제나 해피엔딩을 꿈꾸고 해피엔딩을 바랄 것이다. 그런 '해피엔딩'이라는 바람이 작품의 제목과  작품의 표지에 밝은 디자인으로 표현된 정말 유쾌한 이야기를 담은 매력적인 소설이다.


'엘라'라고 불리는 에밀리아 파우스트는 결말이 좋아야 좋은 이야기라는 절대적인 확신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P.11)라는 문장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한 문장은 주인공 에밀리아를 너무나 잘 표현해주고 있다. 에밀리아는 '더 나은 결말'이라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서 많은 작품들의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재탄생시키고 그 '해피엔딩'들을 통해 많은 이들과 소통하며 지낸다. 그리고 이제 곧 결혼하게 될 연인 필립과의 소소한 일상도 블로그에 소개한다. 그렇게 행복한 날들을 보내던 에밀리아가 언제나 꿈꾸고 바라던 '해피엔딩'과 멀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그 사고는 그녀의 삶을 아무도 알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그 미궁 속에서도 연인 필립과의 해피엔딩을 꿈꾸던 에밀리아에게 다가온 새로운 해피엔딩은 미스터리 하기만 하다. 에밀리아가 만들어가는 해피엔딩은 무언가 모르게 조마조마하고 불안하기만 하다. 주인공 에밀리아는 진정한 행복을 찾아 해피엔딩을 완성할 수 있을까? 비극적인 운명의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바꿀 수 있다는  강박에 가까운 에밀리아의 '해피엔딩'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진정한 해피엔딩은 어떤 모습일까?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맞을 수 있는 해피엔딩이 존재할 수 있을까? 


6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작품이지만 단번에 읽을 수밖에 없는 엄청난 매력을 가진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결말을 보고 싶어서 도저히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물론 해피엔딩에서 만나자는 제목이 이야기의 결말을 어느 정도 보여주고 있지만 '해피엔딩'과의 만남이 그리 싶지만은 않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결말이 그녀가 말하고 있는 해피엔딩인지도 알 수 없다. 아마도 우리들 인생에서 해피엔딩은 자신만 행복하면 되는 정말 이기적인 모습일지 모르겠다. 작품 속에서 어떤 '해피엔딩'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조금씩 해피엔딩과는 멀어져 가는 삶의 권태기를 <해피 엔딩으로 만나요>를 통해서 한방에 날려버리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하는 여자들 - Dear 당신, 당신의 동료들
4인용 테이블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경진, 윤이나, 황효진, 정명희로 구성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전파하는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팀인 '4인용 테이블'에서 만든 <일하는 여자들>을 만나 본다. 북 바이 퍼블리에서 나온 <일하는 여자들>은 우리 사회에서 '유리 천장'을 향해서 또는 유리천장과는 상관없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11인의 '일하는 여성' 들과의 인터뷰를 담은 흥미로운 작품이다. '페미니즘'하면 아직도 무겁게 느껴지는 데 이 책은 제목보다는 훨씬 가볍고 '페미니즘'에 관련된 책이라기보다는 자기 일에 푹 빠진 여성들이 어둠을 뚫고 성공의 길로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진정한 페미니즘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찾을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진정 행복한 삶은 무엇일까?'라는 답은 찾을 수 있는 가치 있는 책이다.


2017년 가을 미국의 여배우 알리사 밀라노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는 미투(# MeToo)캠페인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성범죄 피해 사실을 밝혀 성범죄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려는 정말 훌륭한 캠페인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인간과의 대결에서 승리하고 이제는 '인간'을 대신하는 세상에 아직도 전근대적인 행태를 저지르고 있는 인간들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아직도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 대우를 당하고 소수자라는 까닭으로 멸시를 받는 사회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다. 안타깝고 슬프지만 현실이다. 많은 지성들이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중받는 세상은 요원한 듯하다. 인간을 만나서 첫 마디가 "어떤 일을 하시는지요?"가 되어버린 지 오래인 사회에서 인간을 인간 자체로 존중하는 사회로 변화가 가능할는지도 의문이다. 페미니즘의 시작을 여성, 남성 등의 '성차별'에서 찾기보다는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잘못된 한국식 자본주의에 빠져 '돈'을 존중하는 어이없는 세상에서 찾고 싶다. 여성이나 남성이 아닌 '인간'으로 존중한다면 약자여서 또는 소수여서 당해야 하는 많은 것들이 없어질 것이라 믿는다. 그런 세상을 만든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일하는 여성들은 물론 가정에서 근무하는 여성들까지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무거운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을 이야기를 가볍게 하지만 경박하지 않게, 재미나게 하지만 유치하지 않게 매력적으로 잘 풀어내고 있다. 또한 두 사람이 대화하는 형식으로 쓰여있어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하나의 매력이다. 여성과 남성에 대한 평가 잣대가 다른 사회에서 정말로 행복한 자기 일을 찾은 여성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담겨 있는 데 아직 자기 일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젊은이들이라면 성별에 상관없이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11인의 선배들이 자신들의 '행복한 일자리'를 찾기까지의 이야기를 정성스럽게 들려주고 있어서 '행복한 일자리'를 찾는 데 너무나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비록 아직은 전근대적인 조직 문화가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한 세대가 지나가기 전에 새로운 세상이 올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들 모두가 '돈'이 아닌 '인간'으로서 존중받는 그런 세상을 기다려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머릿속 원숭이 죽이기 - 집중의 순간, X같은 생각을 버려라
대니 그레고리 지음, 배은경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P.140. "당신 안의 어떤 목소리가 당신에게 '넌 그림을 그릴 수 없어'라고 말한다면, 그저 그림을 그려라. 그러면 그 목소리는 잠잠해질 것이다." - 반 고흐


제목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색다른 자기개발서 <내 머릿속 원숭이 죽이기>매일경제신문사를 통해서 만나본다.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제목에 등장하는 원숭이가 머릿속에 있을 리 만무하니 저자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도대체 알 수 없다. 미스터리 한 내용이 매력적인 이 책의 더 큰 매력은 책을 펼치는 순간 알 수 있게 된다. 광고업계에서 30년간 종사했다는 저자 대니 그레고리의 약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사진들과 그림들이 책 속에 재미나게 배치되어있어서 마치 한편의 그림 에세이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다. 자기개발서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에세이보다 더 자유롭게 구성되어있다. 원숭이를 몰아내자고 하면서 책 속에 그림은 온통 원숭이들이다. 그리고 원숭이들에게 승리한 사례들을 보여주고 있는 부분은 심리학 책에서 보여주는 사례들 같기도 하다. 장르를 알 수 없는 정말 미스터리하고 재미난 책이다.


p.139.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재능'이 아니라 '성실함'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우리들 머릿속에 자리 잡은 '원숭이'이다. 주인공 원숭이의 특징은 사려 깊은 듯하지만 기우에 가까운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우리에게 자신감보다는 자괴감을 심어주는 등에 악행을 일삼는 강박관념의 화신이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들의 창조 의욕을 방해하는 원숭이를 몰아내자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우리들의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삶에 도움은커녕 장해물이 되는 원숭이를 대신해서 성실한 생산성을 가진 꿀벌을 등장시킨다. 원숭이의 이미지는 조금 미스터리 했지만 꿀벌의 이미지는 한눈에 알 수 있듯이 열심히 노력하자는 뜻인 것 같다. 이렇게 두 등장인물들 만으로도 재미난 책의 결말은 원숭이를 쉽게 제압할 수 있을 것 같은 창조자 '사자'가 맡고 있다. 창조적인 삶을 자신감을 가지고 용감하게 나가자는 저자의 뜻을 단번에 알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피하려 하는 원숭이가 되지 말고 원숭이를 떨쳐버리고 사자를 타고 변화의 흐름을 올라타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과거의 굴레 속에서 벗어나 새로운 창조적인 미래를 열심히 준비하고 용기 있게 도전하라 말하고 있다. 책의 형식적인 구성도 특이하고 색다르지만 변화에 적응하며 진화를 거듭한 인간과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서 안주하고만 원숭이를 등장시키며 서술하고 있는 내용은 더욱더 색다르고 흥미롭다. 누구나 머릿속에 한두 개쯤 자리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강박에 가까운 감정들을 몰아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다. 저자의 단호한 말들이 잃었던 자신감을 다시 찾게 해주는 듯한 에너지가 넘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지와 편견의 세계사
헨드릭 빌렘 반 룬 지음, 김희숙.정보라 옮김 / 생각의길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지와 편견의 세계사>라는 제목만 보고 설레며 책장을 넘겼다. 역사에 관한 다양한 관점의 책들을 너무나 좋아해서 이 책 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정말 기대하며 만나보았다. 독서를 하면서 많은 나쁜 버릇들이 있지만 그중 하나가 책 소개나 출판사 서평을 보지 않고 제목만 보고 느낌으로 책을 고른다는 것이다. 이제 정말 출판사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안고 독서의 시작은 난감하게 시작했다. 세계사의 이야기를 기대하며 만난 이 책의 첫인상은 '이건 뭐야?'하는 알 수 없는 혼란스러움이다. 하지만 원하던 이야기보다 더 흥미롭고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이 책 뭐야?'하는 놀라움을 품고 책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정말 색다른 내용을 흥미롭게 담고 있는 매력적인 책이다.


이 책은 세계사를 다루고 있지 않다. 하지만 유럽의 역사는 만날 수 있다. 또한 이 책 속에는 사회적인 역사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종교적인 역사는 정말 자세하게 만날 수 있다. 종교라고는 하지만 천주교에도, 유대교에도, 개신교에도 치우치지 않고 각 종교의 이야기를 잘 설명하고 있고, 종교 개혁이라는 허울 속에서 서로 반목하며 종교 개혁이 아닌 종교 전쟁을 치른 종교 간의 '불관용'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관용'이 만들어낸 많은 이야기들도 함께 보여주고 있어서 진정한 유럽 역사를 만나게 된 느낌이었다. 안네의 일기가 왜 네덜란드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깊은 속 이야기를 알게 되었고 교과서에서 만나던 유명한 철학자들의 사상이 종교와는 어떤 관계를 맺으며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세계사를 다룬 책들에 단골로 등장하는 전쟁에 승리한 왕조들이나 유명한 장군들은 나오지 않지만 진정한 자유를 탐구하고 이야기하던 많은 이들을 만날 수 있어서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온 듯한 흥분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의 원제는 <관용>이라고 한다.  아마도 <관용>을 제목으로 사용하였다면 더욱 관심을 끌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저자는 '관용은 자유와 같다 (P.292.)' 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책 속에 담긴 이야기들도 종교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찾기를 염원하던 이들의 인생사를 담고 있기도 하다. 종교 간의 전쟁을 불관용과 함께 이야기하다가 종교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불관용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무지와 편견의 세계사>에서는 익숙함의 불관용, 무지의 불관용, 이기심의 불관용으로 불관용을 세 가지로 표현하고 있다. 각각 의 불관용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90여 전의 이야기가 아니라 요즘의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있는 듯해서 씁쓸하기만 하다. 이제는 범위가 넓은 종교, 국가, 민족간의 문제가 아니라 조금 더 협소한 단체들 간의 문제로 또는 개인 간의 문제로 더욱 심각해진 것 같다. '관용'이라는 단어에서 '배려'가 떠오르는 순간 우리들의 모습을 뒤돌아보게 된다. 책 내용을 모르는 '무지'와 세계사라는 책 제목에 대한 '편견'으로 시작된 <무지와 편견의 세계사>와의 만남은 즐거움 가득한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을 수 있어서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서 페퍼 - 아내의 시간을 걷는 남자
패드라 패트릭 지음, 이진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P.223. "항상 밝은 쪽을 보는 걸 잊지 마세요. 그 참들이 행운을 가져다줄지도 몰라요."


결혼 상대의 과거는 서로 묻어두고 결혼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상대방의 과거를 알아서 서로에게 좋을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소설 속 노인은 40여 년을 함께 살았던 죽은 아내의 과거를 따라 모험을 시작한다. 그저 잔잔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열어본 소설의 시작은 너무나 흥미로웠다. 아내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진 노인의 담담한 일상을 담고 있을 줄 알았던 소설은 참 팔찌의 등장과 함께 미스터리 소설의 영역으로 빠져든다. 참 팔찌에 달린 참 하나하나의 의미를 찾아 나서면서 노인 아서의 침울했던 일상은 저 멀리 사라지고 만다.

 자신이 보지 못했던 참 팔찌의 등장으로 아내 미리엄의 과거 시간을 찾아 나서는 남편 아서. 이야기의 시작부터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배우자의 과거 시간을 찾아 나서는 것이 좋은 일일까? 지나간 시간을 찾아서 추억의 파편들을 맞추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특히 고인이 된 배우자의 과거를 들추어 낼 필요가 있을까?라는 많은 질문을 품고 패드라 패트릭<아서 페퍼-아내의 시간을 걷는 남자>를 만나 보았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과연 누군가와 인연을 시작하면서 또는 그 인연을 이어가면서 그 누군가의 과거를 다 알고 있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아서는 왜 무엇을 위해서 아내의 과거 속으로 들어가 모험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는 것일까? 그건 아마도 아내에 대한 깊은 사랑이 아내의 죽음으로도 끝나지 않은 까닭인듯하다. 미리엄의 죽음 이후 일 년여를 은둔하듯 살아온 아서에게 자신이 모르는 아내의 과거 추억을 찾아보는 시간은 아내와의 진정한 이별을 위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을 알린 참 팔찌는 남편 아서에게 죽은 아내 미리엄이 선물로 주고 간 새로운 인생의 시작일 지도 모르겠다.


작품 속에서 일흔 살 생일을 맞이하는 노인 아서와 함께 팔찌에 담긴 추억들을 하나하나 찾아내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한 경험이다. 죽은 아내의 결혼 전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갖게 되는 묘한 감정들을 공감할 수 있는 행운은 이 작품이 주는 또 다른 매력이다. 아내의 과거를 따라간 모험에서 조금씩 자기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 가는 아서에게서 자아를 찾아 조금씩 과거를 지나 미래로 나가야 하는 우리들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조금씩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놀라며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해 가는 아서의 여행은 아내 미리엄이 처음으로 떠났던 곳에서 끝을 맺는다. 아마도 그곳에서 아내 미리엄이 인생의 여정을 시작했듯이 이제 남편 아서도 그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꿈꾸게 될 것이다. 읽는 동안 아내에 대한 사랑과 가족 간의 사랑 그리고 이웃 간의 사랑까지 느낄 수 있었던 정말 재미난 이야기이다. 한마디로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모든 사랑이 담겨있는 달콤한 이야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