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이야기
니시 카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생각정거장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의식주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 답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몸을 지탱해주고 건강한 삶의 기본이 되는 것이 먹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육체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온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우리의 몸은 삶을 사는 데 중요하고 그 몸을 이루는 것이 먹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어떤 음식을 누구와 어디에서 먹느냐에 따라 그 음식의 맛이 차이가 난다. 아마도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그저 배를 채우고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다. 그 '무엇'이 어떤 의미인지를 보여주는 책이 있어서 만나본다. <사라바!> 라는 작품으로 2015년 제152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니시 가나코의 먹는 것에 대한 생각을 생각정거장에서 나온<밥 이야기>를 통해서 들어본다.


니시 가나코의 깔끔한 글을 담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이 에세이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물론 작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지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일본의 음식들을 비롯해서 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의 음식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금은 낯선 음식 재료와 음식들이 등장해서 인터넷을 뒤지면서 읽어야 했지만 그 검색하는 순간마저도 행복하게 느낄 수 있는 이야기이다. 이야기들 속에서 만나 본 작가의 음식에 대한 생각은 소박하고 털털한 느낌을 준다. 소박하고 평범한 음식들을 통해서 사람 사는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짙은 향기을 가진 책이다. 작가는 '글'만이 갖고 있는 음식의 깊은 맛을 이야기하면서 음식보다는 먹는 것에 대한 생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권말에 마치 부록처럼 실려있는 작가의 단편 소설 <놈>은 작가가 생각하는 '먹는 것' 자체가 가진 의미를 잘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느끼는 오감은 먼 훗날 다시 그 음식을 떠올릴 때 그 자리를 함께했던 이들과의 추억도 함께 찾아올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이 책은 '위는 추억으로 만들어졌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그저 평범해 보이는 재료들이 가진 자기들만의 색을 조화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 요리인듯하다. 그리고 그 조화로움의 차이가 맛의 차이를 만들어내고 그 자리에 있던 이들의 조화로움이 추억의 깊이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누구나 추억이 담긴 음식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그런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정말 깔끔하고 맛나는 이야기가 향기롭게 담긴 책이다. 향기로운 이야기와 함께 맛난 추억을 만들어 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
이용한.한국고양이보호협회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과 함께 도시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물 중 하나인 고양이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책이 출간되었다. 이용한 작가와 한국고양이보호협회가 공동 집필한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북폴리오를 통해서 만나본다. 알레르기가 있어서 강아지나 고양이와는 친하지는 않지만 차가운 눈바람을 맞으며 길에서 생활해야 하는 길고양이들을 향한 측은지심은 언제나 준비되어있다. 하지만 한번 먹이를 주면 계속 주어야 한다는 말을 들어서 길 가다 작은 캔을 사는 일은 그만둔지 오래되었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끝까지 책임질 수 없다면 시작을 뒤로 미루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 권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 한 권의 책에 '길고양이'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담아내려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길고양이에 대한 많은 내용을 담은 책이다. 그런데 '안내서'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말 세분화해서 마치 사전처럼 차례를 보고 원하는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본문은 두 개의 파트로 나누어지는데 파트 1에서는 길고양이의 뜻, TNR(Trap - Neuter- Return), 길고양이 입양 등의 36개 소제목으로 세분해서 '길고양이'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파트 2에서는 46개 소제목으로 나누어 고양이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시 한번 짚어보면서 길고양이가 걸리기 쉬운 질병 등을 소개하고 있다. 고양이에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에 충분하고 다양한 내용들을 담고 있어서 고양이를 처음 키우는 분들이나 고양이를 입양할 계획이 있는 분들에게는 교과서와 같은 역할을 해 줄 것이라 믿는다. 길고양이는 물론이고 고양이와 함께하는 방법들을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있어서 교과서보다 더 효과적이고 확실한 가이드북이 될 같다.

 이제는 도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길고양이들과 공존하는 방법을 배우고 익혀야 할 때인 같다. 묘격체로서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이 그런 길을 찾게 해주는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길고양이들을 사랑하는 만큼 이웃을 사랑하고 배려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이웃들에게서 사랑은 아니더라도 길고양이들에 대한 관심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약한 동물에게 관심을 갖고 사랑을 베푸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하물며 인간에게 받은 사랑을 조그마한 선물?로 갚아주려 하는 고양이 라면 더욱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 - 우리 모두의 진짜 자존감을 찾는 심리학 공부
김태형 지음 / 갈매나무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사회에 얼마 전부터 인문학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고 방송이나 서적들도 앞다투어 인문학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문학의 핵심은 아마도 나 자신에 대해 알고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방법을 찾고자 하는 것일 것이다. 그런 맥락으로 본다면 인문학 열풍도 결국은 진정한 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알고 싶은 우리들의 희망이 만들어낸 것인듯하다. 많은 인문학 강연을 만나보면 진정한 를 알고 정말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라는 조언을 해준다. 그러기 위해서 남과의 비교를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서적이나 강연에서 만날 수 있는 자존감은 혼자서 살때나 가능한 이야기처럼 다가온다. 왜 그런지 알 수 없었던 까닭을 갈매나무에서 나온 심리학자 김태형<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가짜 자존감은 무엇일까? 자존감에도 진짜와 가짜가 있나? 하는 물음을 안고 첫 장을 넘겨본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있다. 1부에서는 최악의 자본주의사회를 보여주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이야기하고 2부에서는 성장기에서 노년기까지 우리 삶에서 자존감이 무너진 원인을 다양한 시각으로 보여주고 있다. 3부에서는 드디어 가짜 자존감과 진짜 자존감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잘못된 자존감이 만들어내는 많은 부정적 감정들을 설명하면서 진짜 자존감의 바탕인 자기수용 자기사랑 자기존중에 관해서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준다. 끝으로 4부에서는 이런 개인의 자존감 회복에는 가짜 자존감에 사로잡힌 우리 사회의 변화가 꼭 필요하고 개인의 의식 변화와 함께 우리 사회의 변혁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책의 중간중간에 보이는 심리학자의 자존감 노트는 이 책의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 해준다. 매력적인 이야기들을 읽으며 저자의 생각에 참 많은 부분에서 공감했고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P.199. 진짜 문제는 비교가 아니라 기준이다.

P.207. 자존감을 정상화시키는 첫걸음은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공감했고 안타깝게 생각했던 내용은 우리가 진정한 자존감을 회복하려 노력하면서 우리 아이들의 자존감은 무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어려서 어른들의 사랑을 받고 존중받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자존감 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가짜 자존감에 내몰려 각종 학원을 다니며 병든 사회의 피해를 온몸으로 감수하고 있다. 학원에서 나보다도 늦게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 들어오는 아이를 보면서 늘 이건 아닌데하지만 사회가 그러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진짜 자존감이 완성된 사회를 만날 수 있으려면 지금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올바른 자존감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석으로 변하는 교육 정책부터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병든 사회부터 치료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참된 행복은 성적이나 외모, 연봉에서 오는 것이 아니고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존중하면서 사는 공동체 의식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생각들을 깊이 있게 설명해주면서 진짜 자존감 있는 삶을 이야기해주고 있는 정말 멋진 책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를 꼭 만나보기를 권한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자존감과는 다른 색깔을 지닌 자존감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착한 여자 1~2 세트 - 전2권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통해서 새로운 여성문학, 여성주의의 문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 작가 공지영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착한 여자>해냄에서 새로 출간했다. 1997년 발표이래 2002, 2011년에 이어 2018년에 다시 출간된 것이다. 20여 년 전 출간된 작품 속 이야기들은 그보다 더 오래전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요즘 20대 여성들이 읽는다면 이해가 되지 않는 점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 지금 오늘을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에게는 정말 진부한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주인공 정인의 어머니는 80년대까지도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어머니의 모습이다. 그런 고통받는 여성들의 모습들을 이야기 속에 담아낸 많은 작가들의 의식 있는 노력들이 우리 사회의 변화를 가져오는데 일조한 것은 확실한 것 같다. 20여 년 전 쓰인 작품이기에 지금과는 다른 재미난 배경들도 보인다. 예를 들면 요즘은 방송에서 뿌연 자막 처리가 되는 담배가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한다. 특히 버스 안에서도 담배를 피운다. 쓰인지 오래되어 조금은 시대적, 사회적 배경이 동떨어지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그 속에서 또 다른 매력을 찾아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1권] P.182. 타인의 시선이 결국 자신의 시선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2권] P. 52. 이 착한 여자는 남의 감정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다.


[2권] P. 58. 관계라는 것은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사람들이 그 이름을 짐작할 뿐.


전체 5부로 구성된 이 소설의 시작은 그 여자가 손목을 그으면서 시작된다. 바로 그 여자가 착한 여자오정인 이다. 요즘 스물한 살의 여성들이 정인을 보면서 착하다고 할지 바보라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소설 속에서 정인은 정말 답답하리만큼 착하게 등장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명문대 의대생과의 사랑이 두려워 그녀를 여성으로 처음 대해주는 또 다른 동네 오빠 명수와 사랑에 빠지고 이제 그만하지라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로 착하게 군다. 아니 미련하게 군다. 하지만 나쁜 남자현준과 결혼하고 또다시 참고 산다. ‘정말 왜 이러지싶을 정도로 착하다. 그래도 결국 이혼을 결심하고 혼자 선 정인을 보면서 파이팅을 외쳐보았다. 하지만 정인은 작품의 제목에 너무나 충실하다. ‘착한 여자정인은 또다시 바보 같은 아니 착한 사랑을 하고 전 남편보다 더 나쁜 남자라는 것을 독자인 나도 알겠는 데 주인공 정인만 모른다. 정인의 삶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 읽는 내내 불안하고 화나고 답답하고 정말 오랜만에 끊었던 담배가 다시 생각난 소설이다. 그런데 정인만큼이나 답답한 청춘이 등장한다. ‘착한 남자명수는 정인만 바라보며 정인이 큰일을 당할 때마다 옆에 있어준 동네 오빠이다. 결국 정인에 대한 사랑을 정리하지 못해 이혼하게 된다. 처음부터 착한 여자와 착한 남자가 사랑하고 결혼하였으면 어땠을까?


[2권] P. 131. 아름다운에 대한 대가가 아니고 그것을 제대로 지켜낼 힘을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대가였다고...

여러모로 어렵고 힘든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 여성들에게 진정한 자존감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젊은 남성들에게는 적어도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남호영이라는 우유부단한 인간처럼은 살지 말기를 부탁하고 싶다. 현실에서 정인과 같은 여성이 있다면 정말 많은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타인을 위해 착한 여성으로 살던 정인이 자존감을 회복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즐거움을 권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마도 - 2018 대한출판문화협회 청소년도서, 2024 양산시립도서관 올해의 책
강남주 지음 / 산지니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선통신사에 관한 기록들이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시작된 교류였지만 당시로서는 죽음을 건 항해를 바탕으로 한 여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 듯하다. 그리고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한일 공동 등재 한국 측 학술위원장을 맡고 있는 저자 강남주를 통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본다. 저자는 176310월에 일본으로 떠났다가 17648월에 조선으로 돌아온 조선통신사 일행 중 사행선의 기선장으로 참여했던 변박의 이야기를 작은 기록들을 토대로 소설로 탄생시켰다. 산지니 출판사에서 나온 <유마도>를 통해 조선통신사 변박을 만나본다.

 

저자가 변박이라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조선통신사의 일행이어서가 아니라 일본의 섬에 있는 절에서 발견된 <유하마도>라는 그의 그림 때문이었다고 한다. 조선통신사의 일원이기는 했지만 문화교류와는 거리가 있었던 변박의 그림이 왜 조선통신사의 행로와는 동떨어진 일본 본토와도 거리가 있는 섬에서 발견되었을까 하는 물음에서 시작된 저자의 행보는 부산 동래의 이름 없는 화가 변박의 삶을 재미나게 보여주고 있다. 동래부의 장관청 하급 관리였던 변박이 어떻게 조선통신사의 일원으로 일본을 다녀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보물로 지정된 그가 그린 두 점의 그림으로부터 시작된다. 역사 시간에 임진왜란을 배울 때면 등장하던 그림들 중 하나인 부산진 순절도동래부 순절도가 바로 변박의 그림이다. 정사 조엄의 배려로 일본으로 가는 길을 나설 수 있었지만 정식 화원으로서 조선통신사 일행에 참여하지 못했기에 여정 중 문화교류에도 참여하지 못한듯하다. 그럼 언제 어떻게 그의 그림이 일본의 섬에 위치한 절로 가게 되었을까?

 

이 책은 소설이지만 조선통신사의 의미에서부터 그들의 험난했던 여정까지 담고 있어서 조선통신사에 관해서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또 변박이 걸었던 길을 함께 느끼며 소설 속을 걷다 보면 원조 한류를 만날 수 있는 즐거움도 준다. 진정한 원조 한류를 찾는다면 아마도 조선통신사 일행들일 듯하다. 우리의 선진 문화를 자랑스럽게 일본인들에게 들려주고 보여주던 우리의 조상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소설 내용은 조선통신사 일행들이 걸었던 여정이 주가 되지만 변박의 그림이 어떻게 일본의 섬까지 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도 흥미롭게 담겨있다. 조금 더 흥미로웠던 점은 <유하마도>가 그려질 당시 대마도의 정세를 담고 있어서 일본의 역사도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역사에 기록된 작은 것들을 조화롭게 잘 버무려서 너무나 큰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작은 소설이지만 변박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 역사 실록을 한편 읽은 듯한 뿌듯함을 주는 책이다.

 

지금은 사라진 두 나라의 신의를 소통의 근본으로 삼았던 조선통신사의 이야기가 새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서로 소통하는 길이 끊어지면서 비극적인 역사가 시작된 것은 아닌지 깊은 상념에 빠져들게 한다. 아직도 서로를 반목하며 서로의 주장들만 펼칠 수밖에 없는 것은 지난 역사에 대한 반성이 없는 일본과 스스로 정화하지 못한 과거에 발목을 잡혀 있는 대한민국이 언제쯤 서로 신의를 갖고 소통하게 될지 의문이다. 그런 날이 오기 위해서는 일본의 진정 어린 사과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아이들 싸움에서도 때린 아이가 먼저 사과하지 않는가? , 소설의 제목이 <유하마도>가 아니고 <유마도>인 까닭은 무엇인지 만나보는 즐거움은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