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카네기 메달 수상작
사라 크로산 지음, 정현선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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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카네기 메달,영어덜트 도서상,아일랜드 올해의 청소년 도서상을 수상한 사라 크로산<원(one)우리가 하나였을 때>북폴리오를 통해서 만나본다. 책장을 처음 열면 시집인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 소설이다. 470여 페이지의 분량을 가진 책이지만 다른 소설들과는 다르게 시처럼 짧은 글과 단락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짧은 글과 단락으로 쓰여 형식적으로 시처럼 보일 뿐만 아니라 읽는 동안 각 단락들의 내용들도 한편의 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마도 가장 근본적인 인류의 문제인 죽음과 사랑을 다루고 있어서 더욱 시처럼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죽음이라는 결말을 알고 삶을 살아간다면 삶이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하물며 그 죽음의 그림자를 짊어진 주인공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워야 할 청소년이라면 얼마나 아프겠는가?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를 지켜봐야 만하는 가족들의 슬픔은 또 얼마나 깊겠는가?


이야기는 흔히 샴쌍둥이라 불리는 '좌골부 결합형 쌍둥이' 자매의 학교생활을 중심으로 그려진다. 틀림없이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자매 중의 한 명인 그레이스의 일기장을 보는 듯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중심으로 생생하게 그려진다. 어려운 자매를 위한 후원금이 떨어지면서 가정 형편상 홈스쿨링을 포기한 두 자매는 열여섯 민감한 나이에 처음으로 학교라는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부드러운 그레이스와 씩씩한 티피는 학교라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서 존과 야스민이라는 친구도 만나고 첫사랑의 설렘도 느끼게 되고 친구들만의 여행도 가게 된다. 자매들의 신체적인 불행이 나오지 않는 단락들은 그저 평범한 소녀의 일상을 표현한 듯 유쾌하고 재미나다. 아마도 평상시에 두 자매가 보여주는 씩씩함과 위트가 이야기를 밝게 만드는 것 같다.


삶의 불행한 그림자와 늘 함께 하지만 자매는 비관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일상의 소소한 행복에 즐거워하며 삶을 산다. 살아가면서 다가오는 많은 슬픔과 아픔 그리고 고통을 대처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평범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워주는 이야기이다.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을 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자매의 일상을 통해서 삶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신체적인 불행을 안고 살아가지만 정신적으로는 너무나 충만한 삶을 살아가는 자매를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삶의 의미와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다시 한번 만나볼 수 있는 행운을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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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패리시 부인 미드나잇 스릴러
리브 콘스탄틴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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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점점 자존감을 잃어가는 한 여인과 조금씩 자존감을 찾아가는 한 여인의 이야기...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패리시 부인'이라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한 여인의 욕심이 이야기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소설이다. 별로 특이한 주제를 다룬 이야기는 아니지만 여인들의 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이 소설을 쓴 작가가 두 여인이라서 가능했을 것 같다. 책에 저자로 표기된 '리브 콘스탄틴'은 린 콘스란틴 과 발레리 콘스탄틴 자매의 필명이라고 한다. 두 여인이 소설 속 여인들을 만들어냈으니 다른 작품들보다는 더욱더 여인의 심리적 변화를 잘 그려낼 수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 패리시 부인>은 3부로 구성되어있다. 1부의 첫 문장 "앰버 패터슨은 무시당하는 데 진절머리가 났다"는 부와 명예를 차지하기 위해 삐뚤어진 삶을 살고 있는 한 여인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이야기가 전개되는 동안 이 여인의 잘못된 삶의 방식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한 길을 거짓으로 남의 것을 빼앗는 길로 선택한 가엾은 엠버 패터슨의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올바른 길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2부에서는 화자가 바뀌어 대프니 패리시가 이야기를 한다. 자신이 결혼한 잭슨 패리시의 비밀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며 살아야만 하는 슬픔과 아픔을 고스란히 전달해준다. 아이들을 위해 거짓된 삶을 살아야 했던 그녀에게 그 삶을 바로잡을 수 있는 앰버라는 기회가 찾아온다. 이야기 속 두 여인은 모두 거짓된 삶을 살고 있다. 앰버는 부와 명예를 위해 자신이 선택한 거짓된 삶을, 대프니는 아이들을 위해 남편이 강요한 거짓된 삶을 사는 것이다. 타인에 의해 강요된 거짓된 삶을 살아야하는 대프니가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응원하는 동안 이야기는 3부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부와 명예와 함께 할 수 있는 패리시 부인의 자리는 누가 차지하게 될지 또한 그 자리가 진정으로 행복한 자리일지 이런 호기심들이 48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을 단번에 읽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는 작품이다.


겉으로만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속으로 들어가 보지 않는 이상 타인의 삶을 제대로 알 수는 없을 것이다. 화려한 겉모습만 보고 그 속으로 들어가려 한 앰버는 그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었을까? 부와 명예에 이르기 위해 자신에게 걸림돌이 되는 것들을 제거해 가는 앰버의 잔인함은 앰버 자신만 모르고 있는 듯하다. 어쩌면 우리도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타인에게 상처를 주며 살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런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는 나 자신의 자존감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행복한 삶은 부와 명예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소중함을 아는 자존감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추운 겨울 이불 속에서 읽기에 너무나 좋은 책이었고, 무엇보다 두 여인과 한 남자가 펼쳐놓은 이야기의 결말이 통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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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눈 - 2013년 제28회 만해문학상 수상작, 2013 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
조갑상 지음 / 산지니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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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들어낸 이념으로 인해 불행의 어둠 속에 갇혀버린 인간들의 아픔. 

 

작가 조갑상의 제28회 만해문학상 수상작 <밤의 눈>산지니를 통해서 만나본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볼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경제적인 발전의 그늘 속에 숨겨진 역사의 어둠 속에서 고통받았던 지식인의 삶이 고스란히 그려져있다. 그리고 그 고통의 시작을 일제강점기의 잔재를 철폐하지 못했던 아쉬운 역사에서 찾고 있다. 일제시대에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건 삶을 살았던 이들보다 시대의 흐름에 편승해서 부를 축적했던 이들의 후손이 국회의원까지 되는 나라에서 사는 슬픔을 다시 한번 뼈져리게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1972년 겨울 박대호라는 어느 촌부의 장례식에 참석하러 나서는 한용범에 의해 시작된다. 그런데 그날이 바로 유신 정권의 초 헌법적인 힘을 실어주는 투표가 있는 날이기도 하다. 아마도 작가는 한 인간의 죽음에서 우리 민주주의의 죽음을 암시하고 있는 듯하다. 어두운 긴 터널로 들어가는 죽음과도 같은 어둠이 펼쳐지면서 이야기도 전개된다. 그 전개의 시작은 광복의 기쁨도 만끽하지 못하고 맞이하게 된 6.25전쟁이다. 그런데 이야기는 전쟁의 잔혹함을 충분히 비껴갈 있었던 후방의 대진읍을 배경으로 하고있다. 총칼의 잔혹함보다 무서운 인간의 잔혹함으로 인해 전쟁과는 상관없을 같던 마을에는 너무나 참혹한 일들이 벌어진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선 한용범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인듯하다.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어야 했던 이들의 삶의 이야기가 가슴 아프게 이어진다. 그리고 많은 죽은 이들의 아픔과 고통을 간직한 체 살아가는 이들의 슬픔이 담겨있다. 하지만 1979년 독재타도를 외치는 결말부분에서는 작은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념의 잘못된 이해로 인해 벌어진 수많은 아픔을 간직하고 오늘도 슬픔 속에 살아가고 있을 이들에게 '진정한 자유'를 이야기하고 있다. 아직도 진행 중인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더욱더 가속화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작품이다. 작품을 만나는 동안 전에 알지 못했던 수많은 슬픔과 아픔을 만나게 되었고 지금도 우리에게 남아있는 많은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죽은 것 같이 사는 삶과 명예롭게 죽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시대에 흐름에 편승한 편안한 삶과 진정한 대의를 위한 죽음을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가 격지 못했던 어둠의 역사를 간접으로 느끼며 그 어둠 속에 있었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하는 어려운 문제를 생각하게 만든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어둠 속에서 밝은 세상을 꿈꾸던 정의로운 이들의 꿈이 꼭 이루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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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맛 7작 - 제1.2회 테이스티 문학상 작품집
박지혜 외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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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다양한 공모전을 통해서 국내 장르소설 발굴에 힘써 온 황금가지에서는 2015년부터 음식을 테마로 한 장르소설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제1회는 '고기'를 테마로, 제2회는 '면'을 테마로 한 공모전[테이스티 문학상]에서 수상한 작품들을 모아놓은 작품집 <7맛 7작>을 만나보았다. 우리들에게 필요하고 기본이 되는 것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음식'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방송에서도 음식을 테마로 한 프로그램들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음식을 테마로 한 글을 만나본다는 것 자체로도 정말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맛난 음식들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갈지 설렘을 안고 맛난 제목의 단편집을 열어 본다.


이 작품집에는 총 일곱 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고기'를 주제로 한 두 개의 작품과 '면'을 주제로 한 네 개의 작품 그리고 특별수록 한 한 개의 작품이 우리를 맛난 이야기 속으로 이끌어간다.


[해피 버스데이, 3D 미역국!]은 미래에 우리가 만나게 될 음식 문화를 미리 엿보게 해준다. 3D프린터가 모든 음식을 만들어 주지만 생일날 먹는 특별한 미역국만은 만들어 내지 못한다. 아마도 미역국에 담긴 사랑만은 만들지 못한 까닭일 것이다. 주인공과 함께 만나게 될 사랑이 듬뿍 담긴 미역국은 우리들에게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비님이여 오시어]는 한편의 역사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작가의 이름을 다시 한번 보게 만든 작품이다.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왕의 명령으로 제주에 사는 영물 용을 잡아 요리해야 하는 대령숙수의 이야기가 정말 맛나게 요리되어있다. 그 맛난 요리에는 맛난 재미와 향기로운 사랑이 서로 잘 어우러져 향긋한 용 고기 내음을 풍긴다. 그런데 용의 염통의 맛은 어떨지 꼭 한번 맛보고 싶다.


[스파게티의 이름으로, 라멘]은 계약 결혼을 하게 된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이다. 너무나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의 많은 젊은이들의 아픔과 슬픔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아픔과 슬픔을 진정한 사랑으로 극복한다는 정말 가슴 훈훈해지는 작품이다. 그 극복을 돕는 역할을 남의 불륜을 파헤치는 '사립탐정'이 한다는 점도 색다르다. 그리고 맛난 많은 스파게티들의 등장은 덤으로 주어진다.


[류엽면옥]은 아프고 슬픈 일제 치하의 경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독립을 향한 염원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를 냉면집 사람들을 통해서 보여준다. 자신의 안위를 잊은 채 남을 돕고 독립을 위해 작은 힘을 보태는 소시민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울린다. 독립운동에 작은 힘을 보탰던 이들의 자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파의 자손들이 시장도 하고 국회의원도 하는 이상한 나라.


[하던 가닥]은 작은 국숫집이 배경이다. 그곳의 주인은 또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 직업을 함께하던 직원이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지면서 둘은 멀어진다. 하지만 여인이 직원의 친구와 결혼을 하게 되면서 직원은 다시 국숫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끝난 줄 알았던 자신의 일을 다시 처리하게 된다. 마지막 임무가 돌아와서 첫 임무가 되는데 일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 


[군대 귀신과 라면 제삿밥]은 귀신과 함께 군 생활을 한 평범한 젊은이의 이야기이다. 책 속에 묘사된 귀신의 모습은 너무나 무섭지만 귀신이 벌이는 일들은 너무나 귀엽고 재미나다. 어두운 군 생활을 그리고 있지만 정말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많은 라면을 접할 수 있는 즐거움은 덤이다.


[커리우먼]은 카레를 소재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환상적인 꿈을 꾼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누군가 카레를 너무나 많이 만들고 있다면 그 사람을 잘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 사람에게 어떤 무서운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모든 작품들이 재미와 감동을 함께 준다. 짧은 이야기를 통해서 두 가지를 모두 줄 수 있는 작가들의 다른 이야기들도 만나보고 싶다. 아마도 이제 곧 스티븐 킹을 능가하는 이야기꾼이 될 것 같은 작가들이다. 유쾌하게 읽다가도 금방이라도 울음을 쏟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진 작품들이 맛있는 음식들과 함께 담겨있는 작품집이다. 재미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맛보고 싶다면 지금 바로 서점으로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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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을 파는 가게 2 밀리언셀러 클럽 150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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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 스티븐 킹의 단편집을 황금가지를 통해서 만나보았다. 쇼생크 탈출, 미저리 등의 많은 작품들로 친숙한 작가의 단편들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너무나 큰 기대를 안고 책장을 넘겼다. 한편 한편의 이야기들을 만날수록 역시나 이 시대의 가장 뛰어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짧은 이야기이지만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탄탄한 스토리 구성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너무나 재미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상상 속을 거닐고 있게 해주는 정말 묘한 매력을 가진 단편집이다.


스티븐 킹의 <악몽을 파는 가게 2>에는 열 편의 기묘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열 편의 이야기들이 모두 재미나고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있다. 물론 [토미]라는 정말 짧은 이야기는 몇 번을 읽어도 어떤 생각을 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독서량이 적은 개인적인 무지에서 비롯된 난해함일 것이다. 다행히 나머지 아홉 편에서는 단편에서도 이런 재미를 찾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품게 했다. 야구라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새벽에도 시청하는 메이저리그 팬이다 보니 야구를 소재로 한 [철벽 빌리]는 더욱더 흥미로웠다. 제목에 가장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생각한 [초록색 악귀]는 '고통'이나 '두려움'은 다분히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타인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진정한 이해를 떠올리게 한다. 누군가의 '부고'를 쓰게 되면 그 누군가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부고]는 섬뜩한 소재만큼이나 이야기의 전개도 놀랍다. 부고에 쓰인 그 누군가와 이름이 같은 이들은 어떻게 될까? 장난으로 시작한 폭죽놀이가 폭죽 전쟁으로 번진다는 [취중 폭죽놀이]는 타인과의 과다한 경쟁심을 가지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과다한 경쟁심이 얼마나 불필요한 소모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인류의 마지막 날을 이야기에 담은 [여름 천둥]은 지금을 사는 우리들이 버려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커다란 울림을 받은 [저 버스는 다른 세상이었다]는 읽는 동안 주변을 돌아보게 해주는 정말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한편 한편이 모두 재미나고 흥미로운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열 편의 작품들을 쓰게 된 동기를 작가 스티븐 킹이 직접 들려주고 있는 데 있는 것 같다. 작가가 들려주는 작품들에 대한 짧은 이야기가 작품들의 매력을 더욱 발하게 하고 있다. 점점 더 추워지는 이번 겨울에 이불 속에서 함께하면 너무나 좋을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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