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터네이트 (일반판) - Alternate
가토 시게아키 지음, 김현화 옮김, 반지수 일러스트 / ㈜소미미디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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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이돌 그룹 NEWS의 멤버로 활동하면서 작가로 데뷔한 가토 시게아키의 새로운 작품《얼터네이트 Alternate》를 만나본다. 풋풋한 10대 청소년들이 주인공인 청춘 소설이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학교를 떠난 아이도 등장한다. 고등학생만 이용할 수 있는 매칭 앱 '얼티메이트'를 중심으로 '소통'과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거기에 '꿈'을 향한 아이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더해지고 있어서 무척이나 흥미롭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다. 가독성은 최상이고 스토리는 너무나 풍부한 장편소설이다. 


요리사를 꿈꾸며 고등학생 요리 대회에 참가하는 요리 동아리 부장 니미 이루루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각자의 개성 있는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더해져 풍부한 스토리가 담긴 책이다. 밴드 결성을 꿈꾸며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홀로 상경한 드러머(drummer) 나오시가 보여주는 삶은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최선을 다하는 청춘의 열정을 너무나 잘 그리고 있다. 소설의 또 다른 한 축을 담당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얼터네이트를 너무나 좋아하는 반 나즈다. 


반 나즈의 이야기는 소설에 '운명'이라는 흐름을 끌어들인다. 매칭 앱 얼터네이트에서 DNA를 활용한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고 그 결과를 100% 믿는 나즈의 모습이 조금은 당황스럽다. 운명적인 만남이 생물학적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될 수 있을까? 아니 매칭 앱에서 DNA으로 매칭해준 상대방이 정말 가장 이상적인 짝이 될 수 있을까? 나즈는 매칭 앱에서 92.3퍼센트의 높은 확률을 보여준 가쓰라다를 만난다. 나즈의 예상대로 이상적인 상대방을 찾았을까?


일본 고등학생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오늘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왠지 모르게 답답했다. 물론 우리 아이들도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한다. 그런데 그 활동은 대학 입시에 도움을 받기 위한 것이다. 동아리 활동이 친구, 선후배 간의 끈끈한 정情을 쌓고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점수로 환산되어 더 좋은 입시 성적을 올리기 위한 수단이 되어 버린 듯하다. 오늘 우리 아이들에게 꿈의 소중함을 보여주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전해주길 바란다. 다양한 자신들의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일본의 친구들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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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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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79. 그렇게 샤오메이가 땅에 묻혔다. 생전에 청나라의 멸망과 중화민국의 설립을 겪었던 그녀는 죽어서 군벌의 혼전과 토비의 난무를 피하고 도탄과 파탄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다.

『인생』, 『허삼관 매혈기』로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 위화의 새로운 소설을 가제본으로 만나보았다. 위화의 첫 전기傳奇소설인 《원청文城》은 주인공 린샹푸가 미지의 도시 '원청'을 찾아 길을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린샹푸가 원청을 찾아 나선 것은 젖먹이 아이를 두고 사라진 부인을 찾기 위해서이다. 아내 샤오메이에 대한 사랑이 길을 나서게 한 것인지 아이에게 엄마를 찾아주기 위한 아비의 사랑이 길을 나서게 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야기는 엄청난 '사랑'으로 시작한다. 

소설의 배경은 청나라 말기에서 중화민국의 설립으로 극도로 혼란한 중국의 시골 마을이다. 국가 공권력이 무너지고 부패한 지방 관리들의 횡포 속에서 빈곤하게 살아야 하는 민초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린샹푸와 샤오메이의 개인사가 어떻게 역사의 흐름에 묻혀 함께 흐르는지 담담하게 들려주고 있다. 그런데 무심하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너무나 기가 막혀서 먹먹함을 피할 길이 없다. 특히 샤오메이와의 악연으로 고향에서의 풍요로운 삶을 버리고 타지에서 젖먹이를 키우다 토비 단과 싸우게 되는 린샹푸의 삶은 정말 안타깝기만 하다.

중국의 격변기를 살았던 젊은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린샹푸의 삶이 너무나 불쌍하다. 책은 그런 린샹푸의 슬프고 아픈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또 하나의 이야기'에서 샤오메이와 아창의 삶을 보여준다. 첫 이별에서는 린샹푸로부터 보물을 훔치더니 두 번째 이별에서는 린샹푸의 딸에게서 엄마를 훔쳐 달아났다. 이 소설 속 최고의 빌런을 뽑으라면 샤오메이일 것이다. 금괴는 잃어버리면 다시 찾으면 되지만 잃어버린 엄마와의 인연은 어떻게 해야 할까? 린샹푸는 아기에게 엄마와의 인연, 사랑을 찾아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린샹푸의 비극은 샤오메이로부터 시작되었다. 

어긋나버린 '사랑'을 찾아 남쪽으로 향하던 린샹푸는 한마을에 정착하게 된다. 자신들을 남매라 소개하던 샤오메이와 아창의 말투와 비슷한 말을 하고, 아창이 들려준 고향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해서 그곳에서 아내를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아기였던 딸이 상하이로 유학을 갈 만큼 세월이 흐르고 마을의 주인도 바뀐다. 토비. 총을 든 강도떼가 마을을 습격한다. 그렇게 이야기는 또 다른 이슈를 만난다. 그리고 그 시대가 만든 비극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변하게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민초民草들의 비참한 모습을 통해서 중국의 사회상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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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면서 익히는 클래식 명곡 - 음악평론가 최은규가 고른 불멸의 클래식 명곡들
최은규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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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클래식 FM의 <FM 실황음악>과 <실황 특집 중계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음악평론가 최은규가 들려주는 재미나고 흥미로운 클래식 이야기를 만나본다. 클래식은 언제 들어도 낯설다. 들어본 곡은 맞는데 곡명은커녕 누구의 곡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무지함은 어렵다는 선입견이 한몫했고 반복해서 자주 들으면 익숙해진다는 잘못된 생각 탓인듯하다. 무조건 많이 접하는 것의 잘못된 점을 저자는 <들으면서 익히는 클래식 명곡>의 시작에서 언급한다.


이 책은 총 다섯 PART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적인 흐름은 클래식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을 단계별로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시작부터 끝까지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그냥 따라가다 보면 클래식이 자연스럽게 다가서 있을 것이다. 어렵고 지루하게만 느껴지던 클래식의 매력을 정말 잘 보여주고 또 들려주고 있다. 클래식 관련 책을 읽기 어려웠던 점 중에 하나는 책에 소개된 곡들을 일일이 찾아서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야만 책에서 들려주는 설명을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고충을 정말 친절하게 해결해 준다. QR코드를 통해서 지금 읽고 있는 설명에 해당하는 곡을 바로 들을 수 있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바이올린과 같은 악기 하나가 들려주는 클래식 연주를 시작으로 다양한 클래식 악기들이 만들어놓은 교향곡까지 차례대로 들을 수 있다. 짧은 곡에서부터 긴 곡까지 클래식에 천천히 다가갈 수 있게 해주고 있어 조금씩 다가선 클래식에 빠져들게 한다. 그래서 완독에는 꾀 많은 시간이 든다. 하지만 그 시간은 지루하고 재미없는 시간이 아니라 행복한 힐링 시간이 된다.

클래식의 명곡을 만나본다는 즐거움도 크지만 명곡 뒤에, 유명 작곡가들 뒤에 숨겨진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매력인 책이다. 정말 한 번쯤은 들어본 명곡들을 전문가의 해설과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선물해 주고 있다. <동물의 사육제>에서 생상스가 수족관과 화석을 음악으로 어떻게 표현했는지 꼭 한번 만나보길 바란다. 그냥 들을 때는 몰랐던 클래식이 가진 매력을 단번에 느끼게 될 것이다. 클래식 음악의 긴 곡명을 어떻게 읽는지도 쉽게 알려주고 있는 TIP을 만나는 즐거움도 놓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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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의 세계사 - 1000개의 조각 1000가지 공감
차홍규 엮음, 김성진 아트디렉터, 이경아 감수 / 아이템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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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조각의 역사를 《조각의 세계사》를 통해서 만나본다. 가끔씩 책 표지의 소개 글에 속고는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크게 속았다. 하지만 무척이나 기분 좋은 착각이었다. '1000개의 조각 1000가지 공감'이라는 글에 500 페이지가 안되는 책에 100명의 조각가와 1000개의 조각 작품을 담을 수 있을까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그래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짧은 글들을 예상했다. 예상은 맞았다. 하지만 짧은 글 속에 담긴 이야기는 무척이나 깊고 많은 것을 들려주고 있어서 행복했다.


책의 구성은 간단하다. 1000개의 작품을 두 개 부분으로 나누어 사진들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제1부>조각의 역사에서는 원시 시대의 비너스 조각상부터 고대 문명들의 조각 작품들을 지나 로마시대와 고딕 시대 작품들을 보여준다. <제2부>조각가 열전에서는 미켈란젤로, 잔 로렌초 베르니니, 오귀스트 로댕,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의 유명 조각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서양의 조각사와 문화사를 재미나게 보면서 흥미롭게 접할 수 있는 서양 조각사 입문서 같다.


이 책이 마치 서양 조각사 입문서처럼 느껴진 또 다른 이유는 '머리말'에서 만날 수 있는 조각 작품 감상법 때문인듯하다. 역사의 흐름과 함께 엮은 <제1부> 감상법과 조각가별로 묶은 <제2부>감상법을 따로 디테일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관심밖에 있던 조각 작품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첫 번째 작품 「빌렌도르프의 비너스」(001)에서부터 천 번째 작품인 자코메티의 「기념비적인 머리」(1000)까지에서 만나는 모든 사진들과 해설들이 너무나 흥미롭고 재미나게 다가섰다.

많은 사람들이 누가 만들었는지도 알고 있는 로댕의 작품들 중에서 당시 비평가들의 비웃음을 산 작품을 만나 놀랐고, 성당을 장식하기에는 너무나 파격적인 '가고일'을 만나 또 한 번 놀랐다. 발레 하면 또 오르는 화가 에드가 드가의 조각 작품을 보고는 '또'라는 생각이 떠올랐고, 박물관의 수준을 결정하기도 한다는 '사르코파쿠스'를 알게 되었을 때는 우리나라 왕릉의 부조와 석상이 떠올랐다.

천 개의 작품들 중에서 지금 가장 와닿는 작품은 베르텔 토르발센이라는 덴마크 조각가의 「빈사의 사자 상」이다. 프랑스 혁명 때 마리 앙투아네트를 호위하다 전서한 786명의 스위스 용병을 기리기 위한 조각상이라고 한다. 많은 생각과 많은 감정을 가지게 하는 멋진 작품이다. 아름다운 조각 작품들이 품고 있는 감정은 무궁무진無窮無盡한듯하다. 그래서 소개 글에'1000가지 공감'을 언급했는지도 모르겠다. 많은 감정들을 떠올리며 공감할 수 있는 멋진 책《조각의 세계사》를 만나보길 바란다. 로댕과 자코메티가 「걷고 있는 남자」라는 제목으로 각자 만들어낸 두 작품을 비교하며 즐길 수 있는 기쁨도 놓치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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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스티븐 킹 지음,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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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생크 탈출』 『미저리』등의 영화의 원작 소설로 유명해져 이제는 세계 최고의 스토리텔러 가 된 스티븐 킹의 작품《나중에 LATER 》을 만나보았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첫 문장'사과부터 하기는 나도 싫다.(p.11)'가 시작부터 흥미와 재미를 끌어내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소설들로 많은 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답게 시작부터 끝까지, 시종일관흥미로운 미스터리와 숨 막히는 스릴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죽은 사람'의 모습이 보이고 그들과 대화하는 소년 지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령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소통할 수 있는 소년은 어른이 되어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이 소설의 화자가 된다. 어린 소년은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능력과 마주하게 되고 그 사건이 소년을 또 다른 사건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그런데 죽은 이와의 대화라는 소재는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기서 '스토리 킹'다운 장치를 설정한다. 유령은 질문에 무조건 진실만을 답해야 한다.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거짓이 익숙한 범죄자의 유령은 어떨까? 그들도 예외는 없다.


그렇게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된다. 엄마의 애인 리즈는 형사다. 그런데 이 양반이 흔히 등장하는 '비리 형사'다. 상부 기관의 감시를 벗어나고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대신 '영혼과의 대화'를 택한다. 처음에는 지미의 능력을 믿지 않는듯하더니 증거까지 챙기는 나름 유능한 경찰 흉내도 낸다. 버켓 교수 부인의 죽음을 그리고 있는 소설의 도입부는 아름다웠다.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마약이 등장하고 폭탄이 터지면서 슬슬 공포물이 되어간다. 소설 속에서 계속 이 이야기는 '공포물'이라고 강조하는 까닭을 알게 될 것이다.


그냥 스토킹도 무서운데 유령이 스토킹을 한다면 얼마나 무서울까? 정말 무섭고 괴로울 것 같다. 유령의 일을 방해한 까닭일까? 악이 가득 찬 혼령이 지미를 괴롭힌다. 그 장면을 섬뜩하게, 실감 나게 그리고 있다. 미스터리 스릴러의 모든 재미를 담아놓은 책이다. 가지런히 담지 않고 마구 흔들어 놓아서 놀라움과 공포를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 지미의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나중에(p.347)"라는 마지막 문장이 지미와의 다음 만남을 꿈꾸게 한다. 


p.180. 성장한다는 것은 우리를 입 다물게 만들어버린다는 점에서 최악이다.


유쾌한 모자의 이야기가 공포물을 코믹물로 만들지 못한 까닭은 무엇일까? 두려움보다는 깊은 감동이, 무서움보다는 진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유령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재미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지 만나보길 바란다.



"황금가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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