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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건너는 교실
이요하라 신 지음, 이선희 옮김 / 팩토리나인 / 2025년 7월
평점 :

"팩토리나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하늘을 건너는 교실 宙(そら)わたる敎室 》은 《쪽빛을 잇는 바다》로 2025년 172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이요하라 신의 장편소설이다. 벌써 NHK에서 드라마로 방영된 소설이다.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일본 공영방송에서 드라마로 만들었을까 하는 의구심은 책 말미에 있는 '작가의 말'에서 풀린다. 이 소설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허구'인 것이다. 다양한 원인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사람들이 찾는 야간학교 이야기는 사실.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 70대 할아버지, 중년의 필리핀 혼혈 아줌마,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 등은 허구. 많은 아픔과 슬픔이 내려앉은 무거운 교실을 우주로 날려버린 원동력은 무엇일까?
p.120. "화성의 저녁놀은 파란색이래."
야간 고등학교 과학 동아리 아이들의 연구가 실제 우주선에 선택된다면 어떨까? 우리나라 과학 교육은 입시 위주, 문제 풀이 중심으로 이루어지니 꿈도 못 꿀 일이 일본에서, 그것도 야간 고등학교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 실화가 이 소설의 바탕이 된 것이다. 그러니 재미와 흥미는 물론이고 의미도 가진 소설이다.
p.16. 한 단계 올라가려고 도전했다가 실패해서 오히려 한 단계 떨어진다. 나의 21년 인생은 그런 것의 반복이었다.
이야기는 자신에게 '난독증'이 있는지도 모른 체 살아온 그래서 직장을 다니면서 야간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다케토와 다케토의 담임선생 후지타케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다케토는 천재적인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불량한, 폭력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난독증 다케토가 우주에, 화성 중력에 빠져들게 되고 그렇게 과학부가 결성된다. 과학부에 참여하게 되는 사연도 제각각이고 연령대 스펙트럼도 상당히 넓다. 이들이 설계한 중력 가변 장치는 제대로 작동할까?
p.144. 나는 지금부터 새로운 바큇자국을 만들 것이다.
'그럴 마음'이 이야기의 주된 이야기이다. 70대의 은퇴한 사업가가 야간학교 입학을 결정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중년의 엄마에게 고등학교 등교를 응원을 해주는 성인 딸의 모습도 감동스러웠다. 하지만 감동을 준 등장인물들은 모두 허구. 이 소설의 바탕이 된 사실은 야간 고등학교 과학부에서 만든 장치를 일본이 자랑하는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에 실었다는 것이고, 또 논문에 야간 고등학교 학생들의 이름이 실렸다는 것이다.
p. 347. 그럴 마음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작년 이맘때쯤 《하야부사》라는 책을 읽었다.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는 NASA의 소행성 탐사선보다 먼저 '최초'라는 기록들을 세우고 있다. 우리는 인공위성 발사체도 없는 데 일본은 우주 소행성에 착륙해 시료를 채취한 후 지구로 보낸다는 내용이 조금은 충격적이었고 부러웠다. 기초과학의 차이가 우주항공산업의 역량 차이로 이어진듯하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과학 실험의 재미를 알려주고, 의사가 아닌 과학자를 꿈꿀 수 있게 해주고 싶다. 선생님의 열정이 학생들의 열정을 끌어내는 과정이 무척이나 흥미로운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