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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1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평점 :
인기 소설가 '김진명'이라는 이름만으로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싶은 신작 <직지>이다. 확실한 자기 스타일과 확고한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작가로 매번 신간이 나올때마다 읽어보고 싶게 한다. <직지>는 아주 놀라운 살인사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서울의 주택가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시신이 발견된다. 송곳니로 목을 물린 시체는 피가 빨린 듯한데 알고보니 죽은 피해자는 서울대학교 라틴어 교수였다. 누가, 왜 교수를 죽였을까? 죽은 교수의 주변을 알아보던 사회부 기자 기연은 시체의 목에 난 구멍도 의아했지만 감식요원이 보여준 책에서 현장의 시체에 난 구멍과 같은 구멍이 있었다. 게다가 살해도구가 창이라는 것을 알아낸다. 기연은 또 살해된 전형우 교수가 서원대학교로 운전해 간 흔적을 찾고 서원대 김정진 교수를 찾아간 것을 알게 된다. 기연은 김정진 교수에게 전 교수가 연구한 '직지심체요절'에 대해 알려준다. '직지심경'이라고 불리지만 실제는 잘못된 이름으로 원래의 이름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라고 하지만 간략하게 '직지'나 '직지심체요절'이라고 불러야 한다.
그리고 이미 많이 알려져 있듯 '직지'는 1972년 프랑스 국립도서관 사서로 일하던 국내1호 여성 유학생 '박병선' 박사가 처음 발견했다고 알려져 있다. 박 박사의 연구와 노력 끝에 세계 최초 금속활자 인쇄본이라는 사실이 입증돼 2011년 9월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우리나라의 문화지만 프랑스가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어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연은 전 교수가 직지뿐만 아니라 교황이 보낸 한 통의 편지도 알게 된다. 1333년 교황이 아비뇽에서 누군가에게 보낸 편지였는데 수신자가 '레지 코럼'이라고 적혀 있었다. '레지 코럼'은 '코럼의 왕'에게 가는 편지인데 이 '코럼'이 많은 학자들은 '고려'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살해당한 전 교수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직지 연구자들에게 발표했다는 것이다. 과거 직지가 유럽으로 전해졌을 때 상황을 어쩌면 알 수 있을 것이라는 큰 기대를 가지고 많은 비용을 들여 바티칸으로 가 교황의 편지를 찍어와 연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전 교수는 그 편지는 고려에 보내진 편지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던 것이다. 이런 연구 결과는 학계에 큰 파란을 예고할 수도 있고 전 교수는 '배신자'이기도 했다. 누군가 그 결과에 살인을 했는지도 모른다. 과연 누가 잔인한 살인을 했을까?
<직지>는 소설가 김진명의 색깔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미스터리와 역사를 연결해 흥미진진하게 스토리를 끌고 가고 있다. 한글의 우수성이나 우리나라 인쇄술의 발달은 세계적으로 일찍 발달했을뿐만 아니라 정교하고 섬세했다. 그런 자랑스러운 문화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재미난 소설로 독자들에게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