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냥, 슬슬 ㅣ 숨, 소리 1
은모든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19년 7월
평점 :
<마냥, 슬슬>이라고 분명 제목이 나와 있지만 이 소설 <마냥, 슬슬>을 읽다보니 '슬슬'이 '술술'로 읽혔다. <마냥, 슬슬>에는 술과 관련된 에세이, 소설 등이 10개의 이야기가 한 권에 모여있다. 술에 대해 잘 모르지만 다양한 술 종류들이 나온다. 한국의 생막걸리나 곡주, 영국의 위스키, 아일랜드 기네스 등과 같이 잘 알려진 술이나 칠레, 멕시코, 캐나다, 베트남 등의 술도 있다. 이런 술들을 마셔본 경험이 별로 없어 <마냥, 슬슬>의 소설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어떻게 잘 어울리는지, 왜 이 술을 선택했는지 잘 모르겠다.


첫번째 술 '호세쿠엘보 에스페샬'은 멕시코 출신의 술로 '데낄라'가 더 익숙한 이름이다. 40도의 도수를 가진 데낄라는 첫번째 소설 '단지, 복숭아만 조심한다면'의 주인공 '인주'가 소설의 마지막에 마시는 술이 바로 데낄라다. 이렇게 독한 술을 인주는 왜 마실까? 인주에겐 특이한 취미(?)가 있다. 자신을 알지 못하는 사람과 만날 때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술을 사러 갈 때는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는 공시생이였고 강릉 여행에서는 육아에 지쳐 여행을 온 두 아이의 엄마였고, 부산 여행에서는 서른여덟의 나이에 동안의 여행객이였고, 제주도 여행에서는 한국에 5년 만에 온 유학생이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는 많은 민원에 시달리는 공무원으로 가족과의 교류를 하기 싫어한다. 평생 직업이라는 것을 가져보지 못한 아버지의 직장을 잘 다니라는 잔소리에 전화를 끊어버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인주는 데낄라를 마시고 취기가 돌자 아버지에게 매일 술 마시지는 마라고 문자를 보낸다.
그리고 요즘은 무알콜이나 알콜프리의 술들이 있다. 도수 0.5도의 마이셀 바이스는 독일 출신인데 알콜을 분해 효소가 없는 사람들이 마실 수 있다고 한다. 논알콜 음료들은 원래는 간질환 환자나 임신부를 고려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마냥, 슬슬>은 소설과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런 이야기들보다 술의 종류와 맛, 향기 등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을 더욱 집중하며 읽었던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