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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영원을 만들지 - 파도를 일며
이광호 지음 / 별빛들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시도 시조, 현대시조, 산문시, 서사시, 정형시, 자유시, 극시, 서정시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사실 이렇게 나누는 것은 학문적으로나 필요한 것일뿐, 독자들에겐 이 모든 시의 갈래가 '시'이다. <우리는 영원을 만들지>는 현대 시인이 쓴 현대적인 시이고 그 내용 또한 현대의 현실을 많이 담고 있다. 시가 어떤 형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우리는 영원을 만들지>의 시들은 산문을 읽는 듯한 느낌의 시들이었다.


'쿠폰'이라는 시는 단편소설을 읽는 느낌이 강한데 시를 읽는 초반에 어쩌면 아주 슬픈 내용의 현실을 시로 쓴 줄 알았다. 하지만 시의 마지막 부분까지 읽고나니 현실의 슬픔보다는 좀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시였다. 콩나물국밥을 먹으며 어머니에게 연체된 집세와 관리비 문자를 보내며 죄송한 마음에 그만 눈물이 났다. 눈물을 참으며 콩나물국밥을 먹었는데 이 모습을 보고 있던 노파가 시인의 국밥까지도 계산하고 나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게다가 노파가 모아온 쿠폰까지 시인에게 주고 갔다는 것을 알고 시인은 더욱 열심히 국밥을 먹고 쿠폰에 도장을 찍었다고 한다. 쿠폰으로 다시 콩나물국밥을 먹을 수 있지만 먹지 않고 누군가를 기다리며 쿠폰을 모았다. 꼭 노파를 다시 만나 그동안 밥을 잘 먹고 다녔다고 쿠폰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젊은이가 눈물을 흘리며 밥을 먹고 있던 것이 안타까웠던 노파가 위로하는 방법이 밥 든든하게 먹고 다니라는 엄마와 같은 마음이었다.
시인이 이렇게 집세와 관리비가 연체된 것은 현실적인 문제이다. 시집 <우리는 영원을 만들지>에는 시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이해할 수 있는 시들도 있다. '젊은 시인의 시'나 '슬픔의 이유'라는 시를 읽어보면 시를 쓰고 싶다고 바로 시가 쓰여지는 것도 아니고, 시가 쓰여졌다고 해서 다 팔리지도 않는다. 그런 젊은 시인의 고민이 너무 많이 녹아 있던 시들이었다.
시집을 다 읽었지만 단숨에 이해할 수 있는 시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시도 있었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할지 잠시 생각해 보아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런 시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제목과 시를 다시 읽어봐도 이해하지 못하면 다른 시를 읽는다. 모든 시를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모습들을 볼 수 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