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토피아 실험 - 문명이 붕괴된 이후의 세상을 실험한 어느 괴짜 과학자의 이야기
딜런 에번스 지음, 나현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15세기 '토마스 모어'는 '유토피아'라는 단어를 인류에 남긴다. '유토피아(Utopia)'는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공간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유토피아를 '이상적'인 곳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장소이기에 완벽한 곳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형체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미지의 공간이다. 그런 유토피아를 향한 인간의 동경과 갈망은 누구나 마음속에 조금은 가지고 있다. 그런데 '유토피아'가 생겨난 15세기 이후 그 어떤 누구도 유토피아를 만들어 보려고 하지 않았을까? 아니다. 역사에 남을만큼 큰 사건의 기록으로 남지 않았을 뿐, 인간은 계속해서 유토피아를 만들려고 시도했다. 그리고 <유토피아 실험> 역시 현대의 유토피아를 찾기 위한 한 과학자의 이야기이다.
괴짜 과학자 '딜런 에번스'는 현대의 유토피아를 만들기 위한 실험을 한다. 물론 전에도 유토피아를 찾기 위한 실험을 하긴 했지만 성공하진 못했다. 웹사이트를 통해 지원자들을 모집하고 문명이 붕괴된 이후의 지구에서 살아가는 것처럼 하는 실험이다. 이런 가상 시나리오를 접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다 비슷하다. '왜 이런 실험을 하느냐?'고 묻는다. 그러면 괴짜 과학자는 지구 종말 이후의 삶을 실험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정말 엉뚱하고 괴짜다운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언제 지구가 종말할지 아무도 모른다.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징후가 있는 것도 아니다.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전에 없던 강한 자연재해가 인간들을 끊임없이 위험에 빠뜨리고 있지만 종말은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문명이 붕괴되고 지구가 종말의 직전까지 간다는 가정하에 '유토피아 실험'을 하는지 점점 궁금해진다.

하지만 '유토피아'는 역시 '유토피아'였다는 것이 이 실험의 결과이다. 유토피아의 뜻을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고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는 완벽하고 이상적인 사회라는 긍정적인 뜻도 있지만 희망 없는 비현실적 이상을 뜻하기도 한다. 이미 1960년대의 히피 공동체와 다른 공동체 사회, 종교적 공동체 사회에서 보여주는 것들이 유토피아에 가까운 생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완벽한 이론으로 유토피아에 도전했던 실험은 자원자들에 의해 실험은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함께 공동체 생활을 했던 지원자들이 상상하고 바랐던 유토피아와는 다른 방향으로 공동체 생활이 변해갔다.
<유토피아 실험>에 자주 등장하는 영화가 있다. 오래전에 개봉한 영화로 '비치'라는 영화인데 젊은이들이 자신들이 바라는 유토피아를 꿈꾸며 태국의 한 섬에 모여 살게 된다. 이상적이고 멋진 유토피아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에게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던 '비치'는 결국 인간의 탐욕과 욕망에 파괴되고 죽음으로 끝나게 된다. <유토피아 실험> 역시 이론은 완벽하고 누구나에게 이상적인 공동체 생활이 될 수 있었지만 역시 변수는 '인간'이었던 것이다. 이런 강력한 변수가 있지만 우리는 유토피아를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