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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 내 기억이 찾아가는 시간
하창수 지음 / 연금술사 / 2019년 1월
평점 :
책의 장르를 나누는 것은 사실 큰의미는 없지만 과학소설이라 불리는 SF물을 자주 읽는 편도 아니고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과학적인 지식도 많이 모자라 미래의 과학을 잘 이해하지도 못하고, 이해하기도 힘들어 소설마저도 멀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가끔 제목이나 책소개로 읽고 싶은 과학소설이 있는데 <미로>도 책소개로 흥미가 생긴 과학소설이다. 어느날 14년 전에 죽은 아버지에게 메일이 도착하고 그 메일엔 아버지의 유작인 소설이 있다. 2041년의 미래엔 어떤 세상이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소설속에서는 또 어떻게 그려지고 있을지도 궁금했다. 지금보다 더 과학이 발달했을 것이고 인공지능이나 생명공학이 더 발달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덜 인간적일 수도 있다. 그런 궁금증을 가지고 과학 소설 <미로>를 읽어본다.
소설 <미로>와 주인공 '미로'의 이름이 같다. 주인공 미로는 11살 때 아버지가 죽음을 맞이한다. 죽음이란 것의 의미를 알 수 있는 충분한 나이였다고 한다. 그런데 14년 후 미로는 메일을 한 통 받게 되는데 그 메일은 아버지가 보낸 것이었다. 아버지는 물리학자로 '닥터 클린워스'라는 필명으로 과학 소설을 쓰기도 했다. 아버지가 14년 전에 보낸 메일은 첨부파일로 소설이 한 편 있었는데 미로는 그것을 읽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미로에겐 친구이자 해커였던 큐릭과 아버지의 친구의 딸인 마리와 유리라는 친구도 있다. 그런데 유리는 스무 살 때 병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미로에겐 가까운 사람인 아버지와 유리의 젊은 나이에 겪에 되었다. 이 두 사람을 보면 <미로>에서 말하려고 하는 '죽음'에 대해 알 수 있다. <미로>에는 ADM(After Death Machine)이라고 죽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기계 장치가 등장한다. '죽음'은 어찌보면 인간의 소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죽음을 되돌릴 수 있게 할 수 있다. 물론 기계를 통한 만남이긴 하지만 죽은 사람과 대화할 수 있고 살아있다고 느낄 수 있다면 더 많은 기억을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 기억 속에 내가 남아 있었으면 한다. 왜냐하면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죽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건 아니지만 잊히는 건 참 싫은 일이다. (p.337)'
누군가에게 죽음은 큰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단지 누군가에게, 자신이 사랑하는 그 누군가에게 잊혀지는 것이 더 두렵고 무서운 존재인지 모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