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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소녀
마리 유키코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평점 :
제가 예전에 책모임 활동을 할때, 아주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몇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랑 친해진 계기가 책이 아니였는데요...ㅋㅋㅋ
보통 책모임을 하고 나면, 2차는 밥먹고 3차는 술마시고 수다떨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우연히 나온 '건담'이야기로, 몇명이 뭉쳐버린것이지요..
'건담'은 시리즈가 엄청 많습니다...지금도 계속 나오고 있고요..
저도 정말 좋아하는 애니시리즈인데,
사실 주위에 보는 사람이 없어서리 이야기할 사람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같이 '건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기자, 넘 좋았었고
밤새 '건담'이야기하다가 친해져버렸는데요...
우리도 이런경우가 많습니다...혼자만 간직하고 있던 '오타쿠'의 기운을
누군가가 알아줄때...그 느낌을 말입니다..ㅋㅋㅋㅋ
'갱년기 소녀'는 70년대를 풍미했던 전설의 순정만화 '푸른 눈동자의 잔'의 팬클럽
'푸른 6인회'의 여인들이 주인공입니다..
(사실 실존하는 만화는 아닙니다..검색하지 마세요 ㅋㅋㅋㅋ)
'푸른 눈동자의 잔'은 엄청난 인기를 누렸지만, 그러나 미완결로 끝나버리고..
작가인 '아키즈키 미유리'는 만화계에서 사라져버렸는데요..
그후 그녀의 정체에 관한 말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푸른 눈동자의 잔'에 열광했던 소녀들은 이제는 중년의 나이가 되고..
그들은 '에밀리','실비아','마그리트','미레유','지젤','가브리엘'이란 가명으로
'푸른 6인회'를 설립..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정기모임을 하며,
미완성 된 '푸른 눈동자의 눈'의 스토리를 만들고,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회지를 발행하며 같은 추억을 공유하는데요....
(참고로 푸른 6인회는...총 회원이 여섯명 아닙니다...6명은 팬클럽의 운영진)
6인회에 가입한지 얼마 안된 '에밀리'에게 '실비아'가 다가오고..
'가브리엘'을 조심하라고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가브리엘'때문에 사라진 전 멤버 '소피'에 관해 들려주는데요..
만화 실력이 뛰어난 '에밀리'에게 '실비아'는 자신이 만화가이며
'에밀리'의 데뷔를 도와주겠다고 말합니다.
'실비아'만 믿고 모임을 탈퇴하고,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남편에게 이혼을 각오로 돈을 마련하는데요.
그러나 '실비아'는 시체로 발견되고..
'에밀리'가 탈퇴한후, 그녀의 작품을 '실비아'가 자신의 것으로 동인지에 올렸음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독신으로 살아가는 '미레유'
말만 모시는거지 실제론 학대인데요...
(정말 못된 캐릭터...해도 너무 했는데요)
그녀 역시 어느날 사라지고...
'푸른 6인회'의 저주란 말이 붙을 정도로..
연이어 벌여지는 회원들의 죽음과 실종이 벌여지는데요..
도대체 그녀들에게 무슨일이 벌여지고 있는지???
겉으론 우아해보이지만, 모두 엄청난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그녀들..
그래서 그들은 '푸른 6인회'로 인해 '현실도피'를 하려고 하지만..
도리어 그 '현실도피'가 그녀들을 더한 상황으로 만들어갑니다..
그리고 범인도 범인이지만...사실 그 모든것을 꾸민 흑막의 정체...가 무섭던데요
그녀의 계략대로...서로 알아서 무너지고..
그녀는 그것들을 통해 자신의 뜻을 이루는 모습..
저는 왜 그리 섬뜩하던지 말입니다..ㅠㅠ
왜 '마리 유키코'를 '이야미스'의 대가라고 부르는지 알수 있었습니다..ㅠㅠ
매우 씁쓸한 결말이였던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