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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게 촉촉하게 ㅣ 인생그림책 43
서선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5월
평점 :
🔖
"수풀 사이로 창문 틈으로 우산 너머로
다정한 이야기들이 듣고 싶은 날에 ㅡ "
- 책 뒤표지 중에서 -
어제는 하루 종일 촉촉하게 비가 내렸어요.
빗방울이 다정하고 촉촉하게 내려앉았지요.
마른 가지 위로, 바삭해진 풀잎 위로,
먼지 쌓인 조약돌 위로, 푸석해진 바윗돌 위로,
곧 여름을 맞이한 진초록의 숲에도,
즐거운 여행을 떠나는 열차의 행렬에도
비를 기다리던 넓디넓은 밭 위에도,
신나게 축구하는 아이들의 곁에도 말이에요.
오랜 시간 만들어진 거미줄 위에도,
누군가 앉아있던 오래된 벤치에도,
고양이가 지나간 회색빛 푸석한 담벼락에도,
참새들이 앉아있던 까만 전깃줄 위로도,
아이들이 마구 신나게 뛰놀던 놀이터 위에도,
학교로 줄지어가던 아이들의 우산 위에도 말이에요.
빗방울은 그냥 내리지 않아요.
초록 세상에, 마른 풀에게, 푸석한 담벼락에게
자신들만의 언어로 인사를 건넵니다.
톡 토도독 토독, 후드득 후드득 톡톡,
톡- 토옥- 토오 옥, 쏴아아아아-----🌧
초록들에게 여름을 맞아하라며 인사를 건네고,
연둣빛 새싹들에게 대견하다며 응원을 보내며,
예쁜 얼굴로 웃어주는 모두에게 고마움을 보내죠.
울고 싶은 이가 마음껏 울게 괜찮다며 곁을 지키고
창문 틈으론 다정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즐거운 여행길, 다정한 음악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비는 촉촉하고 다정하게, 부드럽게 다가와요.
오직 한 존재, 누군가에게만 내리지 않지요.
비를 기다리던 누군가에게도,
비가 올까 걱정하던 이들에게도,
때론 설레는 마음으로 떠나는 이들에게도,
속상한 마음 달랠 길 없어 슬퍼하던 이들에게도
비는 모두의 곁으로 내려앉습니다.
그리곤 모두의 마음을 환히 비추어 줍니다.
자연의 섭리, 아름다운 대자연의 법칙으로
그 누구도 가리지 않고 마음속을 채워주는 비.
다정하게, 그리고 촉촉하게
모두에게 스미는 그 마음이 참 고마운 오늘입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