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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면 입이 근질근질해지는 한국사 -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이 분출하는 카툰역사책!
정훈이 지음 / 생각의길 / 2020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정말 한국사책들을 좋아해요. 특히 정사를 편년체로 기록하듯 순서대로 공부해가는 딱딱한 이야기도 물론 좋아하고 즐기지만, 변두리이야기라고 할까요. 교과서나 한국사 시험에 나오는 이야기는 않지만 우리네 삶의 이야기와 이어지는 혹은 알려지지 않은 숨은 이야기를 참 재미있어하고 좋아하곤 하는데요.
이 책 <읽고 나면 입이 근질 근질해지는 한국사>는 말그대로 어머! 이런 일도 있었어? 이게 정말이야? 이건 꼭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줘야겠다! 할정도로 역사적 사건 뒤에 감추어진 뒷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애써 외울필요도 없으나 재미삼아 읽으면 저절로 머리속에 쏙쏙 들어와버리는 배경지식이 되는 책이라고나 할까요.
꼭 시험에 나오는 지식이 아닌 것들이어도 우리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기억속에 자리잡는 그런 이야기들 많잖아요. 이런 조선역사의 비하인드들이 얼마나 흥미로운지 읽어보시면 아실겁니다. 우리선조들의 삶을 이해하는데 약간은 색다른 시선을 가질수 있도록 해주는 의미도 가질수 있을것 같고요. 정형화된 역사의 틀에서 살짝만 비켜나가도 이렇게 재미가 있을수 있구나 하고 무릎을 탁치게 됩니다.
게다가 책은 조선 전기, 중기, 후기로 나뉘어 진행되는데요. 제목만보아도 어머어머! 하며 책장을 넘기게 만들텐데, 심지어 만화와 설명이 적절하게 골고루 구성되어 있습니다. 초등학생인 아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되겠죠? 저희집에도 초등저학년,고학년, 그리고 중학생인 아이까지 있기 때문에, 이런 책들은 세아이의 사랑을 참 골고루 받게 되더군요. 아이가 읽어도, 어른이 읽어도 참 재미있는 책이 될듯 합니다.
저희집 아이들은 한국사 공부를 따로 해본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거든요. 한능검 시험을 저와 함께 준비하고 시험을 보고 합격하여 자격을 갖추고 있어서, 특히 조선시대의 흐름에 대해서는 정말 많이들 알고 있는편입니다. 그럼에도 이책의 내용들은 다들 정사적인 한국사 흐름의 변두리이기 때문에 아이들도 모르더라구요. 제가 " 어머! 조선시대 한양이 완전 양반들이나 기억하는 지명이었대. 너희 오페르트 알지? 남연군묘 도굴사건말야. 그 오페르트가 한양을 가려고했는데 사람들이 한양이 어딘지 몰라서 못갈뻔했대. " 라고 하자 다들 아니 왜 조선에서 한양을 모르냐며 ㅋㅋ 너무 웃긴다고 하더라구요.
조선시대는 정말 유교가 발달한 나라라 지금보다 더욱 남존여비의 사상이 강하고, 여성을 차별하는 일이 많은 시대였잖아요. 그럼에도 남자가 제사 음식을 모두 담당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눈이번쩍 뜨이더라구요. 양반집일수록 제수준비부터 상차림까지 더욱 남자들이 했다고 하더군요. 제가 알기론 고려시대에도 양성평등이 강해서 제사도 아들딸이 번갈아지내고, 유산도 완전동등하게 분배되었다고 들었는데 아니 조선시대에 제사문화가 이랬다면 대체 언제부터 여성을 차별하는 문화가 자리잡은걸까? 무척 궁금해지더군요. 바로 갑오개혁 이후부터였다고 합니다. 결국 120년정도전에서야 생긴 문화고 그야말로 양반들의 문화를 어줍잖게 받아들인 평민들의 잘못된벤치마킹으로 인한 허례허식에 불과한거더라구요. 정말 어이없지 않나요? 😳
이렇듯 책에서는 지식적인 부분과 흥미관련 부분을 참 적절히 구성하여 설명을 합니다. 국민 투표를 실시한 세종, 조선조 최대의 권력형 비리 사건, 연산군의 한글 탄압설, 이순신의 로또 장가, 조선 통신사의 비하인드, 조선 사람들의 최저 임금, 테이크 아웃 냉면, 기부금으로 지은 궁궐, 현충일의 역사 등 제목만 대충 보아도 흥미를 유발하는 재미난 역사의 뒷이야기들이 정말 가득 담겨있답니다.
역사를 딱딱하게만 공부하신 분들, 정사를 공부하고 재미난 뒷이야기들을 배경으로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 만화로 재미있고 부담없이 한국사를 접하고 싶은 분들,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는 역사이야기를 공부해보고 싶은 분들 저는 이분들 모두에게 이책을 추천합니다. 술술 읽어지는 흥미로운 내용들로 아마 정말 읽고나시면 입이 근질근질 해질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