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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고양이 ㅣ 바람그림책 130
타카하시 카즈에 지음, 유지은 옮김 / 천개의바람 / 2022년 10월
평점 :
🏷
"괜찮아,
무서워하지 마.
천천히
우리 집 고양이가 되자."
고양이는 무척 예민한 동물이죠?
제가 참 좋아하는 어떤 배우분은
고양이를 몇 마리나 모시고 사는데,
갑작스러운 변화나 낯선 이에 대한 경계로
가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이로 인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하더라고요.
동물만 그럴까요? 사람들도 마찬가지예요.
부담 없이 타인을 대하고 낯선 사람을 편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낯선 이를 대하는 것이
어렵고, 스트레스 받고, 에너지를 많이 쓰는
커다란 과업인 경우도 참 많답니다.
(음.... 바로 저처럼요. 🙂)
이 책은 길고양이로 살아온 한 어른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와 서서히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아니!
🐈 고양이가 가족을 받아들이는 이야기랍니다.
오랜 시간 길고양이로 살아온 고양이라면 사실,
집에서 누군가와 함께 지내는 일에 익숙지 않잖아요.
당연히 경계하고, 할퀴고 하악하악 하던 야옹이에게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다가가게 되는 이야기랍니다.
처음엔 소파 밑에 숨어 나오지도 않았던 고양이지만,
한 달이 지나자 어느 날 스르륵 소파 밑에서 나오고,
가까이 갈 수도 없게 털을 세우고 하악 하던 고양이가
멀리서 감시를 하기도 했지요. (물론 움직이면....😳)
시간이 흘러 봄이 여름이 되고, 여름이 가을이 되고
고양이는 아주 조금씩 조금씩 변화를 보여주어요.
봄에 만난 고양이가 겨울이 될 때까지 조금씩 조금씩
그리고 정말 서서히! 천천히! 변화했답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작가님의 경험 이야기라고 해요.
묘한 인연으로 사람에게 구조된 길고양이였는데,
처음엔 가까이 갈 수조차 없어 친해질 수 없겠구나
했지만, 서서히 다가가고 친해지게 되었다고 하네요.
길에서 살아온 시간이 긴 만큼 아마 고양이에게도
변화에 적응하고,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했나 봐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물론 쉽게 친해지고, 금방 가까워지는 사람도 있지만,
오랜 시간, 서서히 다가가고 변하는 사람도 있어요.
책 속에서도 조금은 고양이의 속도에 맞춰주었듯이,
사람끼리의 관계에서도 상대방의 속도에 맞추어
조금은 기다리고, 시간을 주고 배려해 주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고 또 반대론 감사한 일이 되겠지요.
내가 아닌 다른 존재와 서서히 거리를 좁혀가는 일에는
서로의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진 않지만,
단지 내 고양이들에게 간식을 나누어주곤 하는데
유독 딱 한 마리가 특히 많이 경계를 하더라고요.
두고 온 간식은 잘 먹지만, 있을 땐 먹지 않았어요.
아직은 그 아이의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해 아쉽지만,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서서히 그리고 조금씩 다가가면
언젠가 그 아이도 저에게 경계를 조금은 풀어주겠죠?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노력이 좀더 필요하더라도
이 세상 누군가에게 편안하고 정다운 존재가 되는 일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저처럼 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분이라면
아마 이 그림책을 정말 사랑하게 되실 거예요.
조금씩 미묘하게 달라지는 고양이의 자세,
조금씩 편안해지는 고양이의 표정들까지
너무도 사랑스럽게 담긴 그림책이랍니다.
아! 혹시 반려 고양이를 생각하고 있는 아이가 있다면
친구를 맞이하기 전에 꼭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우리가 준비해야 할 마음이 무엇인지 느끼게 테니까요.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