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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싸개 달샘이의 대궐 입성기 ㅣ 초등 읽기대장
김정숙 지음, 권문희 그림 / 한솔수북 / 2022년 9월
평점 :
옛날 옛날, 조선 시대에는 오줌도 왕의 약으로 쓰였다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약으로 쓰일 뿐 아니라 임금에게 오줌을 제공하는 7~12살 아이들을 '동변군'이라 부르고 상도 칭찬도 듬뿍 받았다네요.
특히 정조 임금은 아버지 사도 세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노론과 내의원이 친밀한 관계를 이루자 내의원을 멀리하고 동변을 즐겨마시며, 민간 약장수에게 종기 치료를 맡겼다니, 그 이유가 이해되더라고요. 민간의원을 신뢰한 정조 임금이라니 말이죠. 얼마 전 보았던 사극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에서도 내의원이 정치세력과 손잡고, 독약을 이용했고 임금이 결국 이로 인해 종기가 생기며 죽고 말았는데, 그 드라마가 문득 떠올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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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개똥이네 집에 몰래 갔다, 개똥이네 식구가 모두 죽어있는 모습을 목격한 뒤 달샘이는 오줌싸개가 되었어요. 엿장수 아저씨의 말을 듣고 마침 궁에서 모집하는 동변군이 되어 궁에서 오줌싸개도 고치고 집에도 도움이 되고 싶어진 달샘이! 거름 장수인 아버지의 일도 잘 안되는 요즘이라, 결국 달샘이는 동변군에 뽑혀 궁궐로 들어가게 된답니다.
양반 동변군들은 평민 동변군인 달샘이와 친구들을 무시하기 일쑤였지요. 대궐에서 밥값을 하라는 약재 의관님 말을 듣고자, 사람 똥, 개똥, 손톱, 머리카락 등이 가득한 내의원 약재방에서 봉침 의원을 돕게 된 달샘이. 그러던 어느 날 내의원에 약재 도둑이 들어 약재가 사라진 뒤, 평민 동변군들이 도둑으로 몰리게 되는데....
✔내의원의 약재를 훔쳐 간 도둑은 평민 동변군들 일까요?
✔달샘이는 오줌싸개란 사실을 끝까지 속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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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약을 짓고 병을 낫게 하는 데 반상(양반과 평민)의 구별이 따로 없느니라."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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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고 귀한 약재만이 최고가 아니라, 하찮고 쓸모없어 보이는 것도 약이 되는 것을 보여 주자."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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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감마마가 평민 동변군을 대궐에 들이신 것은 동변만을 얻고자 함이 아니라, 늘 몸을 쓰는 너희도 글을 읽는 책방 도령들도 마마의 귀한 백성으로 차별 없이 살아가길 바라신 게야." (P.167)
역사적 사실에 약간의 상상력과 스토리를 더해 만들어진 책 <오줌싸개 달샘이의 대궐 입성기> 저는 이런 책이 너무 좋더라고요. 책을 통해 당시 생활상도 들여다볼 수 있고, 시대적 배경도 자연스럽게 익히며, 또 재미있는 스토리가 더해지니 너무 좋아요.
조선 후기, 정조시대의 반상제와 노론과 손잡은 내의원 대신 민간의원을 실제로 많이 치료에 이용했다는 사실, 특히 동변군을 실제로 두고 정조가 자주 애용했다는 사실 등이 그대로 책 속에 드러나다 보니,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역사 공부가 절로 되는 느낌이랍니다.
또, 책 속에 드러난 사람들에 대한 평등 의식도 참 좋았는데요. 내의원과 봉침 의원님 사이의 약제 제조 방식이 서로 다르지만, 둘 다 사람을 낫게 하는 중요한 일인 것처럼, 사람이라면 높고 낮음과 관계없이 누구나 모두 귀한 조선의 백성이라는 이야기가 참 와닿았답니다.
천덕꾸러기로 놀림을 당하던 오줌싸개 달샘이가 동변군으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평민의 아들, 더 정확히 거름 장수 아들이란 타이틀을 지닌 것도 모자라, 오줌싸개라 놀림을 당하던 달샘이였지만, 높고 낮음에 대해 차별적 시선을 지니지 않고, 진심을 담아 임했던 노력이 통했기에, 봉침 의원을 도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도 달샘이의 이야기를 통해, 편견 없이 사회를 바라보고, 본질을 바라보며 사람을 대하는 자세로 세상을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답니다. 역사적 사실에서 이어진 상상력과 달샘이의 성장 스토리가 더욱 커다란 감동과 재미를 주는 책이었고요. 무엇보다 작가님이 담고자 하신 생각이 참 좋았답니다. 여러분도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통해 사랑스런 달샘이를 꼭 만나보세요.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