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출근하는 여왕님
김미희 지음, 정인하 그림, 소피아 김 옮김 / 책내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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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가보았던 #제주도 의 #우도.
그곳의 #서빈백사 산호 해수욕장에서
우도의 해녀들이 직접 잡아 썰어주시는 
각종 해산물과 회를 맛볼 수 있었어요.
그때 보았던 그 파란 바다와 바다의 맛.
그 풍경과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 글을 쓰신 김미희 작가님은
제주도 우도에서 자라, 어린 시절을 보내셨대요.
바다는 놀이터였고, 작가님은 꼬마해녀였다고 합니다.

바다를 닮은 작가님이 쓰신 책이라 그런지
저는 책을 보는 내내 바다 향기를 느낄 수 있었어요.
정인하 작가님의 담백하고 아름다운 그림과 어우러져
책 곳곳에는 푸른 바다의 향기가 가득했답니다.

 

 
📖
제주 바다에서 자란 이모.
이모는 맨손으로 문어를 움켜쥘 정도로 용감했어요.
해녀들은 이모에게 상군이 되고도 남겠다고 했지요.

어른이 된 이모는 바다에서 먼 뭍으로 떠나요.
이모는 그게 가장 용감한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쉽지 않은 세상, 이모는 점점 지쳐갔어요.

결국 고향으로 돌아가 상군이 되겠다고 결심한 이모.
하지만 이모는 숨비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했어요.
수없이 자맥질했지만 이모의 망사리를 홀쭉했지요.

이모는 이대로 상군 해녀가 될 수 있을까요?
바다를 향한 이모의 용감한 도전은 성공할까요?

 
 
 
왜 제목이 '바다로 출근하는 여왕님'일까요?
책속에 보이는 해녀들의 복장을 떠올려봅니다.

🏷
딱 달라붙는 검은 옷을 입고 
머리엔 까만 고무 모자를 쓰고
허리에 납작한 뽕돌을 두르고
전복 따는 빗창을 차고

머리에, 척!
왕관을 얹고
오리발을 안고
물가로 가요.

-본문 중에서-

 
 
 
머리에 척하고 얹은 왕관.
그 왕관을 얼굴로 내려쓰면 
여왕님만이 볼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지요.

그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해녀에게
바다는 일터이자 매일 살아야 하는 이유였어요.
가족을 위해, 살기 위해, 깊은 바닷속으로
왕관을 척 얼굴로 내려쓰고 들어가는
해녀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장면이었어요.

 
 

처음 물질을 나가는 이모에게 해녀들은 말합니다.
"살다 보면 살아진다." 

어느 노래엔가 나오던 가사와 같은 말이지요.
하지만 이 책에서 이 말은 조금 다른 의미 같아요.
'참고 견디며 살다 보면 또 살아지는 게 인생이다'
라는 뜻을 말하는 노래 가사와는 조금 다르게,
이 책의 '살다 보면'에는 또 많은 뜻이 담겨 있었지요.

과연 내가 물질을 할 수 있을까 두려워하던 이모.
이모에게 해녀들이 건넨 이 말속에서는
"우리가 함께 더불어 살다 보면, 다 할 수 있다."
라는 조금은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더라고요.

"힘들고 낯설지만, 처음엔 잘되지 않겠지만,
우리가 늘 함께 하며 너를 응원할 테니,
너도 힘내서 잘 살아보자. 다 할 수 있다."
라는 해녀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말이었어요.
 

 
이것은 반드시 해녀들의 이야기만은 아니겠지요.
너와 내가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새로운 것을 마주하고 겪어내는 그 큰 용기.
용기를 낸 서로에게 건네는 묵직한 응원.
나도 처음엔 그랬다며 서로를 향하는 격려.
그 모든 것들을 담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책 속에 가득했던 바다의 내음과,
해녀들의 따뜻하고 인자한 미소,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던 훈훈함까지
 
바다를 가득 닮은 이 그림책을
한동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여행이 참 어려운 요즘입니다.
바다를 닮은 그림책 한 권 꼭 만나보세요.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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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생활영어 레시피 : 훈육편 - How are you? Fine. Thank you. And you? 이제 그만!
반두레(시온맘) 지음 / 서사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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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습득의 첫 단계는 
부모와 자녀의 안정적인 관계입니다."
- 책표지 중에서 -

 
 
인스타그램에서 엄마표 영어 놀이 콘텐츠로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고 있는 시온맘님은
이중 언어에 대해 막연하고 어려워하는 분들과
소통하고 피드백하며, 엄마표 영어를 실천 중입니다.

#이중언어 를 실천하는 것은 사실 쉽진 않지요.
저자는 이중언어에 대해 '관계'를 통해 이야기합니다.
이중언어에서 인풋의 방식과 비율보다 중요한 것은
언어 사용자와의 관계성이라는 원칙을 이야기해요.

 

 
저자는 일상에서 이중언어를 실천하며 자녀와 나누던
대화의 내용을 정리하여 빛나는 자료로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이 첫 번째 책에는 부모가 자녀를 훈육할 때
사용하게 되는 파트들을 주로 담았다고 합니다.

내용을 보고 저는 정말 설레더라고요.
하루에도 몇 번이고 사용하게 되는 문장들이라서
직접 아이에게 적용해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았고,
쉽게 아이에게 건넬 수 있는 문장들이 많았거든요.

 
 
 
저는 지금 이중언어를 실천하고 있지는 않지만,
영어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고 있는 막둥이에게
제가 먼저 건네볼 수 있는 말들이 많아 좋았어요.

지금 현재 엄마표 영어, 이중언어를 실천 중이시라면,
혹은 아이에게 시도해 보려고 준비 중인 분들이라면
아마도 이 책이 정말 중요한 자료가 되겠다 싶네요.
정말 실생활에서 활용할 만한 문장들이 가득하답니다.

아이가 셋이라 이중언어를 실천해 볼 엄두도 안 났지만
조금만 일찍 엄마표 영어, 이중언어에 대해 알았다면,
지금 이런 책들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을까 싶어요.
 
 
-
 
 
주말 오후 아이가 많이 답답해했어요.
오랜 코로나로 집콕이 오래되니 힘든 것 같았어요.
저는 아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Woule you want to play outdoors?" (P.541)
🔸"Should we ride a scooter?"(P.453)
 

그렇게 아이와 함께 집 앞 놀이터에 가서
아이는 킥보드를 타고 저는 책을 읽었는데요.
오늘따라 킥보드가 뭐가 잘 안되는지,
아이가 짜증을 내기도 하고, 시무룩하더라고요.
또다시 아이와 이야기를 합니다.
 
🔸"If you are having trouble, ask for help 
 instead of throwing a fit. Okay?"(P.388)
 
 
모서리 쪽에서 자꾸 회전력이 세다 보니
아이가 겁을 먹게 되고 넘어지더라고요.
그러다 잘 되려고 하는 순간이 보였어요.
그리곤 힘 조절을 잘해서 잘 되었지요!
그때 전 아이를 꼭 안고 이야기합니다.

🔸"Let's carry on the good work."(P.270)
🔸"You're getting better and better."(P.472)
🔸"You did a good job."(P.470)

 
-
 

주제별로 나누어져 있어서 찾아보기 정말 좋아요.

마음을 달래는 말들, 상황을 들어주기 위한 문장,
친구 관계나 아이가 떼를 쓸 때 할 수 있는 문장,
아이의 마음과 생각을 묻기 위한 문장,
엄마의 마음을 솔직히 표현할 수 있는 문장,
칭찬을 하거나 감정을 조절할 때 쓸 수 있는 문장까지
주제별로 분류가 되어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아이와 함께 생활하며 훈육하는 동안, 다양하게
효율적으로 활용해 볼 수 있는 실용적인 책이랍니다.

 
 

또 저처럼 부모님이 초등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아이가 학교나 학원에서 배우는 문법적인 영어 외로,
생활영어를 익히는 용도로서도 책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아이와 함께 영어 표현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아 이말을 하고싶을 때는 이렇게 할 수 있구나!
혹은 같은 뜻인데도 여러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구나!'
라며 아이가 저보다 재미있게 책을 보더라고요.

이렇게 책을 통해 생활 영어를 꾸준히 실천하다 보면
아이의 표현력에도 큰 도움이 되는 방법일 것 같아요.
아이를 위해 좀 더 다양한 소통으로 노력해야겠습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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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라울 나무자람새 그림책 6
앙젤리크 빌뇌브 지음, 마르타 오르젤 그림, 정순 옮김 / 나무말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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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여러분의 이름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어렸을 때 제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너무 평범한데, 그러면서도 예쁘지 않았거든요.
또, 저는 내성적이었는데 저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활발한 친구가 있다 보니 늘 친구들이 헷갈렸어요.
그래서 저는 제 이름을 좋아하지 않았지요.

하지만 점점 자라 어른이 되고, 이름 뜻에 대해 알고,
제 이름을 좋아하고 반갑게 불러주는 사람들을 만나며
저도 저의 이름을 참 좋아하게 되었답니다.

 

★★★★★
라울은 자신이 라울이라고 불리는 것을 싫어해요.
자신의 이름이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하지요.

친구들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
온몸에 소름이 돋고, 기분이 나빠진대요.
그럴 땐 어디론가 확 사라지고 싶대요.
 

"네 이름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나.
달콤한 꿀 같고, 고소한 과자 같아."라고
자코트가 라울에게 이야기했지만,
라울은 자코트의 이름만 부러워해요.

라울은 자신의 이름을 좋아하게 될까요?
 
 
 
 
저의 이름엔 '올곧게 살고, 옥돌처럼 맑게 자라라'라는
아주 좋은 뜻이 담겨 있어요. 이 뜻을 정확히 알고 나니
저는 지킬 것은 꼭 지키는 곧은 사람이 되고싶어졌어요.
옥돌처럼 깨끗하고 맑고 바르게 살고 싶어졌답니다.
저의 이름에 꼭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거든요.

이름이 주는 의미가 실제 제 인생이 될 수는 없겠지만
좋은 이름의 뜻대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렇게 저의 이름은 제가 바라던 예쁜 이름은 아니지만
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이 되어가고 있답니다.
 
 
 
 
나와 닮은,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
그보다 더 좋은 이름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오늘도 나를 닮은 나의 이름을 더욱 사랑해 주고,
내가 먼저 나의 이름을 다정히 불러주어야겠습니다.

누구누구의 엄마나 누구누구의 아내가 아닌,
소중한 '나'를 위한 날들을 위해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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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포스 별의별 사랑 재미만만 그리스 로마 신화 10
성완 지음, 김혜령 그림, 김길수 감수 / 웅진주니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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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11살 막둥이가 #그리스로마신화 를 참 좋아해요. 아이들 셋을 키워보았지만, 참 신기하게도 아이들이 초등 중학년이 되면 자연스럽게 신화, 역사,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더라고요. 이럴 때 자연스럽게 관련된 책들을 읽어보며 아이들은 정보와 관심을 확장해가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그리스 로마신화를 다룬 학습만화들도 재미있지만, 좀 더 제대로 된 이야기책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잖아요. 이런 엄마들의 마음을 읽으셨는지 웅진 주니어에서 참 좋은 책이 나왔네요. 그림체도 예쁘고 글 밥도 초등 저/중학년 아이들이 읽기 좋은 어렵지 않은 책들이라 딱 관심 있는 아이들에게 좋은 독서가 될 것 같아요.

저희 막둥이도 책이 오자마자 얼른 읽어내리더니 역시 그리스 로마신화 이야기는 너무 재미있다고 난리가 났네요. 특히 이 책은 그냥 이야기로 줄줄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인터뷰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더 재미있었다고 해요. 제가 보아도 아이들이 재미를 느낄 수밖에 없는 요소가 가득한 책이었네요.

 
 
 
책은 신화 방송국의 귀염둥이 기자 잽싸리우스가 제보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올림포스 별의별 신화가 중계' 시간으로 스토리가 꾸며지는데요. 그리스 로마 신화 속 다양한 별의별 사랑에 대한 제보 아홉 가지를 골라 소개한답니다. 이 재미있는 사랑 이야기의 제보자와 잽싸리우스가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책이 진행되다보니 저는 정말 너무 새롭고 재미있더라고요.

잽싸리우스에게 제보된 9가지 사랑 이야기들이 모두 흥미롭고 재미있었어요. 진실한 사랑을 위해 믿음과 헌신, 용서를 쌓아간 프시케와 에로스의 이야기는 드라마 같았고요. 로미오와 줄리엣의 원조인 파라모스와 티스베의 목숨까지 내놓은 사랑 이야기는 정말 안타까웠어요. 

테세우스만을 향하다 마침내 묵묵히 기다려준 디오니소스에게로 향하게 된 아리아드네의 사랑 이야기는 정말 애틋했답니다. 아폴론의 무례함으로 인해 에로스가 쏘아 올린 화살이 결국 다프네를 향한 아폴론의 어긋난 사랑으로 이어졌다는 건 참 놀라웠고요. 나르키소스를 짝사랑한 에코의 가슴 앓이와 자신을 향한 사랑의 열병으로 죽음을 맞이한 나르키소스의 이야기도 참 씁쓸했어요.

이 밖에도 아들을 위해 복수했던 헤카베의 이야기, 별이 된 쌍둥이 형제 폴리데우케스와 카스토르, 조각으로 만든 조각상 여인을 마침내 아내로 맞이하게 된 피그말리온, 제우스를 감동시켜 소박한 소원을 이룬 필레몬과 바우키스 노부부의 이야기도 한편으론 섬뜩하고, 한편으로 훈훈하고 감동적이었답니다.
 
 
 

아이들이 내용을 더 잘 기억할 수 있도록 이야기 속 대표적인 등장인물을 카드 8장으로 만들어 책과 함께 제공하고 있어서 참 좋았어요. 인물의 간단한 소개는 물론 캐릭터 설명과 관련 이야기의 간략한 줄거리까지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답니다.
 
책마다 구성과 콘셉트가 다르고 다양한 형식과 등장인물들, 주제가 다르게 등장하는 만큼 다른 책들도 너무 궁금해졌어요. 다른 책들도 하나씩 모아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은, 정말 추천하고 싶은 제대로 만든 그리스 로마신화 이야기 <재미 만만 그리스 로마 신화>시리즈. 아이들 인문학적 지식은 물론 문해력과 독해력, 사고력도 재미있게 기를 수 있는 책이라 정말 좋네요. 그리스 로마 신화를 궁금해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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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들을 위한 시 - BTS 노래산문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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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그들의 노래를 좋아하지만 나는 그들의 노랫말에 관심이 있어. 아마도 내가 시를 쓰는 사람이라서 그럴 거야. (중략) 실상 나는 아는 게 많지 않아. 그렇지만 무엇인가를 느끼고 좋아하는 마음은 있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많은 사람이야. 그 사랑하고 좋아하고 느끼는 마음으로 한번 BTS, 우리 방탄소년단의 노랫말을 따라가볼까 그래. (P.7~8 프롤로그 중에서)
 
 
 
#BTS 의 노래엔 뭔가 다른 점이 있다. 그들의 노래가 이렇게 인기를 얻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나는 그중 가장 큰 요인으로 그들의 노랫말을 꼽는다. BTS의 노래 가사는 단어 하나하나마다 따스한 위로가 가득하다. 그 위로는 방황하고 혼란스러운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삶에 지쳐 의지를 잃어버린 젊은이들에게, 나의 정체성을 뒤늦게 헤매고 있는 중년에게 깊고 뭉클하게 전해진다.

그들의 이 노랫말에 #나태주 시인이 이야기를 더한다. 노랫말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을 나태주 시인의 언어로 하나하나 곱씹어 이야기한다. 다른 이가 아닌 나태주 시인이기에 노래가 지니는 상징성을 누구보다 깊이 느끼고 공감한다. 그리고 시인다운 면모로 조금씩 말을 덧붙여 노랫말과 대화한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oy With luv)'부터 '잠시'까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BTS의 노래들을 하나하나 글로 적어 표현한 책을 보는 느낌은 너무나 소름 돋았다. 대충 따라 불렀던 노래들의 가사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쿵쾅거렸다. 그 깊은 뜻을 직접 마주하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그에 덧붙여 나태주 시인은 말을 얹는다. 아니 글을 얹는다. 그만의 시선으로 노래의 가사에 흠뻑 젖어 자유로운 상징들 속에서 그 느낌을 만끽하며 즐기고 있다. 노래 가사이지만 글로 적으니 시가 느껴졌다. 하나하나 어쩜 이리 아름다울까?

 

 

🌌 <봄날>

보고 싶다 이렇게 말하니까 더 보고 싶다
너희 사진을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
너무 야속한 시간 나는 우리가 밉다
이젠 얼굴 한 번 보는 것조차 힘들어진 우리가
여긴 온통 겨울뿐이야

🏷
어쩌나! 노래가, 노랫말이, 
이렇게 애상적이고, 이렇게 아름답고, 
이렇게 가슴 저미도록 아파도 좋은 건지. (P.137)

 

🌌 <소우주>
반짝이는 별빛들
깜빡이는 불 켜진 건물
우린 빛나고 있네
각자의 방 각자의 별에서
(중략)
가장 깊은 밤에 더 빛나는 별빛
가장 깊은 밤에 더 빛나는 별빛
밤이 깊을수록 더 빛나는 별빛

🏷
나 한 사람이 그대로 하나의 우주라는 자각은 
지극히 아름다운 자존감의 근본이 되어주지.
(중략) 나에겐 네가 밤하늘에 찬란하게 
빛나는 별과 같은 사람이야. (P.253)

 

🌌 <Life goes on>

끝이 보이지 않아
출구가 있긴 할까
발이 떼지질 않아 않아 oh
잠시 두 눈을 감아
(중략)
늘 하던 시작과 끝 '안녕'이란 말로
오늘과 내일을 또 함께 이어보자고
멈춰있지만 어둠에 숨지 마
빛은 또 떠오르니깐

🏷
멈춘 듯하지만 멈추지 않고 느린 듯하지만 
결코 느리지 않은 것이 우리네 삶이야.
쉼 없이 흐르고 속으로는 빠른 물살을 
안은 것이 강물이듯이 말이야. (P.309)

 
-
 

너무 좋아하는 BTS의 노랫말에 나태주 시인의 재해석과 감상이 더해지니 나는 마치 시인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었다. 자연스러운 대화로 들려주는 나태주 시인의 이야기는 따스하고 소소한 나와의 대화처럼 느껴졌다. 때론 호들갑스럽고 때론 시 같은 그의 감상이 정겹고 따뜻했다. 
 
때론 인생을 살며 지치고 힘들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다. 누군가를 사랑하며 아파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다. 삶이 담긴 BTS의 노랫말을 새삼 느끼고 감동을 받았다. 또, 그 노랫말을 함께 느껴주시는 나태주 시인을 만나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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