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송곳니 뉴온 2
조성희 지음, 이로우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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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송곳니는 마법처럼 신비로운 이야기 세 편을 모아 담은 책이에요. 조금은 신비롭고 독특한 이야기들 속에서 긴 여운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판타지 장르의 소재인 만큼 짧은 이야기 속에 신비로운 느낌이 가득하면서도 아이들의 성장과 '나'를 찾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 <빨간 송곳니> 🔴

일주일 전만 해도 아무렇지도 않던 일상이 통째로 흔들린 연아. 연아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 재원을 자꾸 피하게 된다. 자신이 흡혈귀라는 사실을 바로 얼마 전, 12살 생일 촛불을 끄자마자 알았기 때문이다. 엄마도 아빠도, 그리고 연아도 흡혈귀란다.

모든 퍼즐이 맞추어졌다. 송곳니가 유난히 뾰족했던 이유, 영어학원의 원어민 강사인 아빠가 핼러윈마다 흡혈귀 모습을 하고 신나게 출근했던 이유, 사 먹는 토마토주스는 엄마가 주는 토마토주스와 달랐던 이유, 엄마와 아빠가 햇빛을 피하고 선글라스와 우산을 챙겼던 이유...

연아는 자신의 송곳니를 뽑아서라도 흡혈귀가 아니고 싶었다. 하지만 다음 날 다시 자라는 송곳니...이대로 꼭 변해야 하는 걸까? 연아는 두렵고 낯설었다.

🔖아무리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해도, 아직은 나한테 두렵고 낯선 일이었다. (P.32)

연아는 자신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재원에게 솔직한 마음을 고백하게 될까?
 
 
 
 
🟠 <우리집에 놀러와> 🟠

흙을 좋아해 루리네 앞마당 땅속에서 며칠째 살고 있는 '월'은 자신이 살던 소소 행성을 떠올릴 때마다 슬퍼했다. 월은 살아있는 건 모두 소중히 여기는 외계인이다. 월과 루리는 우정을 나누며 우주를 이야기한다. 루리는 그런 월이 좋았다.
 
월은 루리가 학교에서 만든 외계인을 우리 집에 초대한다는 초대장을 보고 진짜 루리네 집에 왔다. 그날은 월의 행성이 사라진 날이기도 했다.

🔖"소소 행성이 사라지던 날, 나도 사라지는 것 같았어. 그런데 네가 쓴 초대장을 보고 이상하게 힘이 났어." (P.53)

그런 월이 어느 날 사라지고 만다. 하지만 우주로 돌아가버린 줄로 알았던  월은 이웃 할머니의 줄에 묶인 채로 루리에게 오고 있다. 월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월과 루리는 서로에게 어떤 존재일까?

 
 
 
🟡 <미로 찾기> 🟡

우석이는 뭐든 잘하지 못하는 자신이 눈에 보이지 않는 아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선생님이 그런 자신을 보고 한숨을 쉬면 자신도 모르게 지우개를 잡게 되고, 그러면 또 100까지 수를 세어 지우개를 돌로 만들게 되니까...

🔖세상을 손에 꽉 쥐고 돌로 만들어버리고 싶다. (P.66)

늘 바쁜 부모님 덕에 텅 빈 집. 새 문제집도 두 손으로 꽉 쥐고 백까지 세자, 돌이 되었다. 영훈이가 집에 왔다. 우석이는 그럴 기분이 아닌데... 그런 우석에게 돌을 좋아하지 않냐며 영훈이는 돌을 내민다. 우석이가 또다시 100을 세자, 작은 돌은 순식간에 둘 사이 커다란 벽이 된다. 우석이는 벽을  원래대로 돌리는 법은 알지 못했다.

엄마가 돌아왔다. 하지만 엄마는 우석이보다 핸드폰 알림부터 확인한다. 늘 자신보다 다른 것들이 먼저다. 우석이는 또 주머니 돌을 들고 100을 셌다. 엄마 앞에도 벽이 생겼다. 

우석이는 왜 이렇게 단단한 돌을, 커다란 벽을 만들고 있는 걸까? 이 벽을 없애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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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아가고 나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일. 그것은 진짜 내가 되어가는 과정입니다. 아이들은  그 과정에서 수많은 경험과 아픔과 두려움을 겪어요. 변화하는 나의 모습이 두려울 수 있죠. 하지만 변하는 나의 모습도 나랍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일은 꼭 필요한 일이랍니다.

나와 친구는 같을 수도 있지만, 다를 수도 있지요. 월과 루리는 정말 달랐어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어요. 바꾸려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같아지려 할 필요도 없답니다. 좋은 친구가 되는 일은 있는 그대로를 좋아해 주는 일이에요.

우석이는 스스로 마음의 벽을 만들었어요. 돌이 된다는 것은 무의미한 존재가 된다는 뜻이죠. 자신을 아프게 하는 것들을 마음에서 밀어냈어요. 돌처럼 무의미하게..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사이에 벽을 세웠어요. 벽을 세울 순 있어도 없애는 방법을 모르던 우석이가 마음 아팠답니다. 마음을 표현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그리고 가족이란 이름이 주는 치유의 힘을 믿어요. 벽들을 허물어나갈 우석이를 응원합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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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소녀 귀신 탐정 1~3 - 전3권
선자은 지음, 이윤희 그림 / 슈크림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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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가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 어느 날 평소처럼 등교를 한 '슬아'는 전학생인 '이나'를 통해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슬아는 자신이 왜 죽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슬아는 자신을 볼 수 있는 '이나'의 도움으로 자신의 죽음을 마주 보며 조금씩 파헤쳐 간다.

기사에 나온 성적 비관 자살이라는 결론은 어쩐지 아닌 것 같았다. 죽음의 기억에 조금씩 다가가던 슬아는 자신이 떨어졌다는 산에서 기억의 조각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이 죽음에 같은 반 부회장 서연과 친구들이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그 증거인 SD카드를 미처 찾지 못한 이나와 슬아. 과연 SD카드는 어디에 있을까?

서연의 단짝이었던 아린은 이나에게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그리고 평소 무뚝뚝하고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던 우진마저 이나의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그러나 아린에게서 모든 걸 이야기하겠다는 문자를 받고 만나러 나가려던 그때, 아린마저 옥상에서 추락하고 만다. 목숨은 건졌으나 아린은 무언가에 쫓기듯 전학을 가버리고 말았다.

 
 
언젠가부터 동네에 고양이가 죽음을 당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때부터 슬아는 자꾸만 눈앞이 뿌옇게 변하면 누군가의 몸속으로 빙의하듯 빠져들어갔다. 그것도 그가 분노해있을 때마다 말이다.

우진은 어느 순간 슬아를 보기 시작했다. 죽어가던 고양이를 도와주며 영과 몸을 동시엠 만진 순간, 함께 있던 우진도 슬아를 보게 된 것이다. 우진과 슬아, 그리고 이나는 조금은 특별한 친구가 되어가고 있었다. 살아서는 친구 없이 지냈던 슬아도 왠지 외롭지 않았다.

슬아가 빙의하던 존재는 곽도훈이었다. 서연의 남자친구이자 지금은 서연의 마음을 잡고 싶어 하며 분노하는 도훈. 결국 그 욕심은 서연을 안심시키고자 이나에게 위협을 가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그의 화살 아닌 화살은 서연을 향하고 있었다.

 
 
우진은 엄마를 1년전 잃고 그리워하고 있었다. 엄마가 좋아하던 화분을 위해 흙을 구하러 산에 갔던 우진은 사실 서연과 친구들, 그리고 슬아와 함께 그 산에 있었다. 그러나 우진은 그 사실을 몰랐고 그래서 슬아를 향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우진이었다.

슬아는 서연앞에 나타난다. 그리고 서연은 조금씩 망가져갔다. 서연은 부모를 꼭 닮았다. 자신의 자녀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부모는 자기 체면만 챙기기 바빴다. 어쩌면 서연이 망가진 것만으로도 복수라면 복수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진실을 밝히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그렇게 찾던  SD카드를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찾는다.

슬아와 이나, 그리고 우진은 점점 우정을 쌓아간다.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정말 특별한 우정이었다. 슬아는 생전에 이런 우정을 느껴보지 못했다. 외로웠던 삶을 죽은 후에야 맞이했다. 그렇게 우정을 쌓아가던 아이들은 결국 억울한 죽음을 알릴 수 있는 기회에도 조금씩 다가가게 되는데....

 
 
과연 이 SD카드로  슬아는 서연에게 진짜 복수를 하게 될까?
이나 할머니의 봄이 오면 손님이 선물을 보낸다는 말은 무엇일까?
이나는 귀신 보는 아이라는 따가운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슬아는 이나의 그림 '기회'처럼 진짜 기회를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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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리에서 3권을 모두 읽어버렸을 만큼, 엄청난 몰입력을 불러일으킨 책이다. 판타지와 추리, 공포를 아이들 수준에서 너무 흥미롭게 적절히 다룬 책이다. 게다가 학교 내에서 쉽게 일어나는 왕따 문제나 학교 폭력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갑질 문화, 이웃에 대한 혐오, 지나친 자기 과시와 타인 무시, 동물 학대, 학교 비리와 시험지 유출  등 다양한 문제들이 다루어지고 있는 책이라 깜짝 놀랐다.

좋은 스토리와 적절한 그림의 어울림이 참 좋았다. 무거운 사회문제들을 책을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6학년인 아들에게 적극 권했을 정도로 굉장했던 책이다. 아이들이 이 무거운 주제를 너무 어렵고 멀게 느끼지 않도록 중간중간 적절한 그래픽 노블 방식의 페이지들도 참 좋았고, 그래서 마치 웹툰 한편 같기도, 추리 영화 같기도 한 재미있는 책이었다.

 

특히 초등 고학년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어보기를 적극 권하고 싶다. 우리 사회의 여러 현상과 문제들을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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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크는 인문학 21 : 조리 - 조리가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레시피라고? 생각이 크는 인문학 21
김종덕 지음, 이진아 그림 / 을파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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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크는 인문학 시리즈>는 둘째가 도서관에서  음식편, 신화편을 빌려오는 바람에 처음 알게 된 책이에요. 무슨 책인가 싶어 보다가, 전문성이 제대로 가득한 내용들이라서 제가 읽어보고 깜짝 놀랐던 책이랍니다.
 
아니나 다를까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대한출판문화협회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등으로 여러 번 선정된 공신력 있는 책이더라고요. 정말 다양한 문화/인문학 분야를 굉장히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제대로 만든 교양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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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크는 인문학, 스물한 번째 이야기는 <조리>입니다. 마침 14권인 음식 편과 저자가 같아요. 그래서인지 더욱 비교해가며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아이가 너무 반가워하더라고요. 김종덕 작가님은 사회학 교수이지만,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 회장을 맡고 계실 정도로 음식과 먹거리, 그리고 음식 교육에 대해 전문가랍니다. 그래서인지 책의 내용이 참 정확하면서도 알기 쉽도록 만들어져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답니다.
 
 

조리란 식재료를 바탕으로 음식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뜻합니다. 조리는 다양한 음식 문화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다양한 음식 문화는 지역과 경제의 발전을 이끌고, 농업이라는 산업의 한 분야를  지키기도 합니다. 또 조리는 지구를 구할 중요한 기술 중 하나랍니다.

현대에 들어 생활은 점점 편리해지고, 통신이 발달하며, 휴대폰 조작 몇 번만으로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을 집에서도 손쉽게 사 먹을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또한 가공식품을 다루는 기술 또한 매우 발달하다 보니, '조리하지 않고도 먹을 수 있는 음식'에 대한 관심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편리성은 결국 건강 문제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은 대부분 자극적인 맛과 높은 칼로리로 비만을 유발하기 때문이죠.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패스트푸드입니다. 그리하여 미국에서는 공식적으로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덴마크에서는 비만세라는 세금이 매겨질 정도로 패스트푸드의 섭취는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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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조리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할까요? 조리의 방법보다 더 중요한 조리의 가치를 알아야 합니다. 정확히 조리에 대해 알고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합니다.

1장 : 음식을 만들 줄 아는게 왜 중요할까?
2장 : 조리를 알면 세상이 보인다고?
3장 : 조리가 사라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4장 : 조리는 우리 사회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5장 :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 세상이 변한다고?

총 5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야기 속에 음식문화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어요. 조리란 무엇인지에 관한 정의,  조리와 인류 역사의 관계, 날것과 익힌 것이 주는 의미, 산업형 농협,  GMO 식품의 문제점, 음식과 환경의 관계, 조리와 농가의 관련성, 지역과 가정의 경제를 살리는 조리, 식재료의 중요성,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조리법 등 말 그대로 조리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주는 책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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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와 셋째는 물론이고, 평소 조리에 대해 관심이 많고, 덕분에  SNS를 통해 직접 조리한 음식을 소개하는 것을 즐기는 저에게도 너무 재미있는 책이었어요. 평소 아이들과 많은 요리를 함께 하면서도 재미에 대해서만 이야기해 보았지, 한 번도 조리의 가치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아이들과 대화의 주제로  삼기에도 참 좋았습니다.

엄마가 왜 힘들게 몇십 분 동안 육수를 내어가며 패스트푸드가 아닌 직접 만드는 음식들이 몸에 좋다고 했는지 책을 통해 알게 된 느낌이래요. 엄마가 직접 조리를 하는 것으로 환경도 지키고, 우리 사회와 경제를 굴러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하니 뭔가 뿌듯하다나요? 앞으론 사 먹는 음식을 지금보다 더 줄여보고, 엄마 요리들에 더욱 감사하기로, 그리고 엄마를 도와, 할 수 있는 요리들에 적극 참여하기로 아이들과 약속 도장을 찍었답니다. 
 
 

음식을 만드는 일에는 사실 많은 수고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지요. 직접 구한 식재료를 다듬어 음식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정리하는 모든 과정인, 조리. 조리가 얼마나 가치로운 일인지  책을 통해 좀 더 확실하게 아이도 저도 알게 된 느낌이라 정말 좋았던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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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처음 가는 4학년 아주 좋은 날 책 한 권 3
조연화 지음, 장인옥 그림 / 아주좋은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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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라지면 무엇부터 하고싶나요? 저는 이 지긋지긋한 마스크를 제일 먼저 벗어버리고 싶어요. 아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라진다면 그날은 하루종일 집 밖에서 마스크를 벗고 발에 불이나도록 돌아다니고 있을 것 같아요. 마스크를 벗어버릴 수만 있다면 뭐든 행복할 것 같은, 마스크가 없는 일상이 너무 그리운 요즘입니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지기만 하면 뭐든지 할 수 있겠다라는 저의 기대와 달리, 어쩌면 그 순간이 누군가에겐 불안과 두려움이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것 같아요. 직접 코로나를 경험하신 분이나, 가족이 코로나19에 감염되셨던 분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그분들께 그 순간이 해방과 기쁨의 순간으로만 느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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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시아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페버바이러스'라는  무서운 바이러스가 사람들을 괴롭혔어요. 고열이 시작되면 40도를 넘나드는 무서운 병이었죠. 심지어 전염성이 강한 이병은 낫더라도 청력이 약해지거나 아예 못 듣게 되기도 했대요. 그러던 3학년 2학기 개학을 앞둔 어느 날 페버바이러스에 효과가 뛰어난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었고, 드디어 바이러스의 시대가 끝이 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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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확진자가 0명을 기록한 날 밤, 지진이 일어난 듯 아파트가 쿵쿵거렸다. 사람들이 너무 기뻐서 펄쩍펄쩍 뛰었다. (P.16)
 

하지만 시아는 사람들이 거리에 북적이는 상황이 두렵기만 했어요. 그리곤 생각하기도 싫은 기억들이 떠올랐죠. 바로 시아의 엄마가 작년에 페버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기 때문이에요. 다행히 엄마는 청력이 나빠지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시아네 가족을 병균 폭탄이라도 되는 듯 피했어요. 이런 세상에 살던 시아에게 바이러스 치료제도, 백신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겠지요.

드디어 4학년이 되자 매일 등교를 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시아는 마스크를 벗지 못했지요.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것이 너무 싫고 불편하고 무서웠거든요. 그런 시아네 반에, 예쁜 미소와 뒤통수마저 잘생긴 견우가 전학을 오고 '견우'와 '시아', 그리고 국수를 잘 만드는 '국수'는 친구가 됩니다. 시아는 견우와 국수 덕분에 조금씩 세상에 마음을 열어갔어요.

그러던 어느 날, 견우는 무척 급하게 어딘가로 사라졌다 나타났고, 아빠에게 급한 일이 있었다며 시아와 함께 견우의 아버지 붕어빵집으로 향해요. 그곳에서 시아는 깜짝 놀랍니다. 바로 자신이 얼마 전부터 자신이 수상하게 여겼던, 늘 두리번거리고 걷는 같은 아파트 아저씨였거든요.

 
✔견우 아빠는 어떠한 이유로 두리번거리며 걸었을까요?
✔시아는 세상에 마음을 열고 다시 적응할 수 있을까요?
✔시아의 아빠는 견우의 아빠와 어떤 인연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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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코로나 브리핑을 할 때, 수어 통역사님은 왜 위험하게 마스크를 안 쓰시는지 아시나요? 그것이 많은 청각장애인들이 입의 모양을 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저는 정말 아차 했답니다. 생각도 못 해봤던 일이거든요.

사실 모두들  당연히 쓰고 있는 마스크가 청각 장애인에게 어떤 고통이 될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답니다. 소리를 들을 수 없어 늘 주변을 두리번거렸던, 견우의 아버지를 보고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저 역시 이렇게 저의 입장을 위주로 생각하게 된 것을 깨닫고 참 부끄러웠어요.

 

마스크를 쓰기 시작하면서 아니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점점 이기적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최대한 접촉을 줄이라는 코로나 지침 때문에 우리는 더욱더 나와 우리 가족에게만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요. 그래서 불편할 누군가, 힘들어할  누군가에 대한 배려가 참 많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책을 읽다 저는 두번이나 크게 울었어요. 견우의 아빠, 그리고 시아의 엄마의 마음이 너무 크게 와닿았거든요. 그리곤 내가 이웃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 다시 한번 떠올려 보게 되었답니다. 이런 때일수록 힘들었을 이웃에게 위로를 담은 말 한마디를 할 수 있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고통받고 힘든 이웃들을 다시 한번 떠올릴 수 있는 따스한 이웃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코로나가 끝날 그날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서로에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우리 모두를 위해 말이에요.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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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람이 불었어 양철북 청소년문학 1
마리아 바사르트 지음, 김정하 옮김 / 양철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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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술을 마시는 아버지는 집에 돌아오면 늘 아내와 딸들에게 가정 폭력을 퍼붓곤 했다. 때문에 엄마의 온몸과 얼굴에는 온통 멍과 상처뿐이었다. 이런 엄마를 바라보는 것조차 괴로워 시선을 피하곤 하던 '아나'는 불행했다.

어린 동생 '카르멘'과 달리 학교마저 탈출구가 아닌 '아나'에겐 학교 역시 괴로운 곳일 뿐이었다. 게다가 교실의 그 누구도 아나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고, 부끄럽기도 했다. 고통에서 시작해 고통으로 하루를 마감하는 '아나'였다.
 
 

아나가 작은 빛을 발견한 것은 그날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처음 마음을 나누었던 유일한 존재인 ' 루이스'의 공방을 찾았고, 뜻밖에도 루이스에게 자물쇠 대신 작은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집을 떠나고 싶은 아나에게 이모 집이라는 대안을 제시해 주었기 때문이다. 아나는 잠시나마 희망에 흠뻑 취했다.

그러나 이렇게 들뜬 마음으로 집으로 향한 아나가 마주친 것은 또다시 취해 공격하는 아버지와, 도움을 청하는 다급한 엄마의 목소리였다. 그렇게 아버지는 아나에게도 욕설을 퍼붓고 소리를 친다. 그리고 모든 것이 희미한 그 순간 아나는 그를 찔렀다. 바닥에 붉은빛이 번쩍였다.

아나는 고작 열다섯이었다. 동생 카르멘은 더 어렸다. 누가 이 아이들을 고통으로 빠뜨릴 권리를 가졌는가? 아버지란 이름으로 이 아이들에게 대체 무슨 일을 저지른 것일까? 아이들은 무엇 때문에 이렇게 고통받아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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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절반은 아나의 보호소에서의 이야기로, 나머지 반은 이모의 집에서 조금씩 세상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특히 사건 이후 보호소에서의 하루하루 일기들을 읽다 보면, 그저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아나의 고통과 상처들이 나의 뼈끝까지 전해질 정도로, 아나는 매우 불안하고 고통스럽고 위태로웠다. 아나의 아픔과 고통이 글자 하나하나에서 저릿하게 다가왔다. 

두려움과 불안감으로 휩싸였던 그녀가 이모의 집에서 조금씩 일상을 회복한다. 세상을 향해, 자신을 향해 발걸음을 천천히 내디뎠다. 새로운 가족, 친구들, 만남이 아나의 마음을 조금씩 움직이게 한다. 그녀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하느님! 모든 것이 이대로만 가게 해 주세요! (P.83) 
 
그러면서도 내면 깊숙한 곳에서 그녀를 붙잡고 흔들어놓는 기억이 항상 함께 했다. 하지만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고통을 딛고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중이었다.

🔖어쩌면 여기에 내가 찾던 새로운 운명이 있을지도 모른다. (P.95)

 

그런 아나의 마음을 조심스레 두드리는 '미겔'. 미겔은 조금씩 아나의 마음속에 들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아나는 마음과 달리 좀처럼 자신의 마음을 열 수가 없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벗어나려 발버둥 친다. 

그러나 어느 날, 고통이 다시 한번 반복될지도 모른다는 소름 끼치는 사실이 아나 자매에게 다가온다. 정말 금방 다시 시작될 것만 같았다. 그런 아나에게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바로 눈앞에서 벌어지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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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아픔이 전해지는 전반부에서는 숨을 고르며 읽어야 할 정도로 화가 나고 고통스러웠다. 너무나 불안해 보이는 아나의 모습에 화가 치밀었다. 아나의 그 행동에  편을 들어줄 순 없지만 비난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그녀는 너무 고통스러워 보였다.

누가 그의 아버지에게 폭력을 행사할 권리를 주었는가. 부모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화풀이 상대로 대하는 아버지는 더 이상 아버지가 아니다. 자녀의 삶을 통째로 우그러뜨린 아버지는 더 이상 아버지가 아니었다.
 
이 책은 마드리드에서 실제로 겪었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너무 놀라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곤 지구 반대편 그곳에서 실제로 이 일을 겪었던 '아나'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졌다. 삶을 짓밟아버린 아버지였지만, 삶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걸어 잠근 마음의 문도 조금씩 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기를 통해 조금씩 자신의 삶을 마주 보고, 과거에 대해 당당히 마주 서려는 아나에게 따스한 바람이 불기를 바란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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