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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 마음은 빨강 - 우리 아이 정서 지능을 결정하는 엄마표 미술 육아
이주영 지음 / EBS BOOKS / 202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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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한 장만 보고는 절대 아이의 마음을 알 수 없습니다. 다 그린 그림만 보고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을 판단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도 없지요. 예술에 정답이 없는 것처럼 아이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P.5~6 들어가며)
삼남매 중 막둥이가 1학년 때였나 보다. 학부모 상담에서 선생님이 막내의 그림을 보여주셨다. 그림은 가족화였는데, 막둥이 그림은 진하게 그리는 1학년 아이들 그림과 다르다고 하셨다. '잘은 모르지만', 그림이 흐리고 색이 연해서 '보통' 1학년 그림과는 다르다며 걱정을 하셨다.
이야기를 듣고 와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그런데 집에 와 아이에게 그림에 대해 물으니, 자기는 언니 그림 같은 연한 그림이 좋다고 했다. 진하게 눌러 색칠한 그림은 안 이쁘다고.. 아무래도 6살이나 차이가 나는 사춘기 언니가 애니메이션 같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약한 필압으로 그림을 그리다 보니 언니의 영향을 받기도 했고, 취향적인 면 또한 있었던 것이다. (이 취향은 아직도 이어져 5학년이지만 여전히 연한 톤과 소묘를 좋아한다)
선생님은 어떠셨을지 모르지만, 나도 아동학 학부 시절, 아동미술시간에 미술심리에 대해 조금 배운 적은 있었는데, 혹여 나의 짧은 지식으로 판단을 하거나 분석을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의도, 방향, 취향, 이유를 고려치 않고, 단순히 다 그려진 한 장의 그림만을 가지고 아이의 심리상태를 파악하려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미술심리에 대해 조금 반감이 생긴 것도 사실이었다. 그림 한 장을 가지고 어떻게 마음을 분석한다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곤 마음이 조금 달라졌다. 그림 한 장으로 하는 분석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자유롭게 그린 그림들 속 반복해서 등장하는 특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에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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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진심을 알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넉넉한 마음으로 아이의 그림을 봐 주세요. 아이들이 자유롭게 그린 그림들 속에서 반복해서 등장하는 특징에서 우리는 아이의 감정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습니다. 특정 색이나 구도, 형태, 터치, 그림 재료 등이 반복된다면 그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지요.(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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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에 치우쳐 그림을 해독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우리가 그림을 읽는 목적은 무엇보다 아이들의 마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아이들의 잠재적인 가능성을 찾는 것이지요. 때문에 그림의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아이의 가능성을 찾고 그것을 긍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그림을 읽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림을 통한 마음의 교류이기 때문입니다.(P.33)
책에서는 우리 아이의 그림 속에서 지속적으로 드러나는 아이의 마음을 읽기 위한 여러 가지 방향을 배워 본다. 아이가 자주 사용하는 색깔로 성격과 감정적인 특징을 알아보고 색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제시하며, 색종이로 할 수 있는 미술활동으로 기질을 알아보고, 각 기질에 맞는 미술놀이 또한 추천하고 있다. 활동 제시와 자료가 많아서 바로 적용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며 자존감, 집중력, 절제력 등을 키우는 감정교육을 위한 활동도 많아서 마음에 들었다.
지속적으로 아이를 지켜보고 아이와 오랜 기간 꾸준히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실 부모와 함께하는 것이다. 1주일에 한번쯤 시간을 내어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려보며 아이 그림의 변화, 반복적인 특징을 찾아보기에 가장 좋은 사람은 분명 부모다.
물론 엄마들은 전문가가 아니다. 진단을 마음대로 내려서도 안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다양한 색, 선, 구도, 터치 등이 걱정스럽게 반복되는 것을 최소한 발견할 수는 있지 않을까? 그 속에서 만일 걱정되는 반복적인 특징이 있다면 내가 진단 내릴 것이 아니라, 전문가에게 가볼 수 있는 계기는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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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색은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아이의 색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부모뿐입니다. 모든 색에는 장단점이 있고, 어떤 색과 함께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처럼 아이의 색과 부모의 색, 우리 가족의 색을 알아보고 조화롭게 맞추어 나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P.67)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