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엄 할아버지께 - 2024 크리스탈 카이트 아너상 수상작, 2025 초등 국어교과서 3학년 1학기 수록도서 봄날의 그림책 2
크리스틴 에반스 지음, 그레이시 장 그림, 박지예 옮김 / 봄날의곰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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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할애비가 일러준 장미 돌보는 법을
잊지 말아 다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장미는
항상 그 자리에 있단다. (본문 중에서)

 
우리는 때로 영원한 이별을 경험합니다.
가족, 친구, 친척, 이웃.... 소중한 사람들...
우리는 우리와 이어진 수많은 인연들과
생각지도 못한 이별을 경험하기도 해요.

영원한 이별은 슬픔과 상실감을
우리에게 동시에 안겨주기도 합니다.
누군가와 영원한 이별을 하고 나면,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소중한 누군가를 영원히 잃었다는 생각에
한없는 슬픔과 아픔을 느끼곤 합니다.

 

📖
축구를 좋아하는 잭슨이 신나게 축구를 하던 어느 날, 
잭슨의 축구공이 옆집 할아버지의 정원에 들어가고 말아요.

그날 잭슨은 옆집 그레이엄 할아버지께
죄송한 자신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쓰게 됩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옆집 그레이엄 할아버지와 잭슨은
다정하고 따뜻한 편지를 서로 주고받지요.

소중한 이웃과 함께하는 소소하고 행복한 일상.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였던 잭슨과 그레이엄 할아버지는
함께 장미를 돌보고 생일 파티에 참석하기도 하며,
나이와 세대가 서로 달라도 진정한 우정을 나누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는 요양원으로 들어가시게 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할아버지와 편지를 주고받던 잭슨은
결국 할아버지와의 영원한 이별을 맞이하게 되지요.

 
-
 

잭슨은 할아버지의 정원에 있던 장미도 옮겨 심고
할아버지 대신 할아버지의 장미를 돌보게 돼요.

할아버지는 더 이상 옆집에 계시지 않지만,
할아버지의 장미를 바라보고 돌보며 잭슨은
그곳에 계시던 할아버지를 항상 기억했지요.
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수많은 추억들도 말이에요.
 
 

그리운 그레이엄 할아버지를 다시 볼 수 없는 순간에도
보이지 않지만 항상 그 자리에 계시던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그리움을 담아 장미를 돌보고 편지를 쓰는 잭슨.

잭슨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뭉클해졌어요.
잭슨과 할아버지의 우정 이야기도 감동적이었고
잭슨의 마음이 느껴져서 울컥하기도 했답니다.

 

소중한 이와 이별하는 일은 무척 슬픈 일입니다.
보고 싶을 때 다시 볼 수 없다는 건 마음이 아픈 일이죠.

하지만 영원히 기억하고 마음에서 떠올릴 수 있다면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과 같은 따스함이 느껴질 거예요.
당장 눈앞에서 소중한 존재가 사라졌다고 해도
내 기억과 마음속에서 사라지는 건 아니랍니다.
 
 

이별은 누구에게나 다가올 수 있어요.
어린 나이에도 이별을 경험할 수 있답니다.

저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어릴 때부터 함께 살았고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많은 시간을 함께 해서 그런지 
저에겐 정말 소중한 분들이셔서 이별이 참 힘들었지요.
한동안 이별이 믿어지지 않아 괴로웠던 기억도 있거든요.

우리 아이들도 이별에 대해 조금은 생각해 볼 수 있기를
언제고 맞이하게 될 이별에 잘 대처하고 준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소중한 존재와의 이별을 잘 받아들이고,
그 존재를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과 똑같다는 
옆집 그레이엄 할아버지의 말씀대로,

이별에 대해 잘 대처하고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
미리미리 생각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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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의 기억 노란상상 그림책 98
소연 지음, 조아름 엮음 / 노란상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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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 운동
: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하여 광주(光州)와 전남(全南)
일원에서 신군부의 집권 음모를 규탄하고 민주주의의 실현을 
요구하며 전개한 민중항쟁을 국가 차원에서 기념하는 날.
(출처 : https://naver.me/5Am3gVzu)
 
 

🇰🇷 오늘은 5.18 민주화운동의 43주년 기념일입니다.

1980년 5월 18일, 계엄군이 전남대학교 정문을 막고
학교에 가려는 학생들을 곤봉으로 때렸고, 
이에 맞서 학생들이 "전두환은 물러가라"라는
구호를 외치자 계엄군이 학생들을 마구 잡아가고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마저 잡아갔던 일.
이것이 바로 5.18 민주화 운동의 시작이었습니다.

아프고 굴곡진 역사를 수없이 간직한 우리 대한민국.
5.18 민주화 운동의 과정에서 수많은 광주시민이 
이유도 죄도 없이 희생되었고 여전히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지도 못한 채, 또 사과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로
소중한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 어기고 고통받았습니다
살아남은 누군가는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고통받았으며,
또 어느 누군가는 원치 않았으나 이 아픈 사건에 가담하여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자신의 잘못으로 고통을 받았습니다.

 

📖
이백 살이 넘은 느티나무에게
자주 찾아오는 두 사람이 있어요.
모자를 푹 눌러쓴 아저씨와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걷는 할아버지.
두 사람은 이따금 나무를 찾아 한참을 머물고 가요.

어느 날, 아저씨는 줄기에 난 작은 구멍을 어루만지
눈물이 범벅된 얼굴로 무언가 말을 하려고 했어요. 
할아버지도 찾아와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꼈지요.
"1980년 오늘 기억하지? 5월의 그날.....

군인들이 학생들을 잡아가던 그 시절.
숨바꼭질을 하며 놀던 작은 두 아이들에게
군복을 입고 긴 총을 든 군인들이 달려와요.

대장 군인은 부하 군인에게 
울고 있는 두 아이들을 향해  총을 쏘라고 했지요.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쏘겠다고 했어요.....

🔖
"탕, 탕!"
부하 군인이 아이들 대신 나를 향해 총을 쐈다.
총알이 내 몸 깊이 들어가자,
가지가 심하게 흔들리면서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졌다.
몸도 아팠지만, 마음이 더 아팠다.
(본문 중에서)

 
-
 

결국 이 모든 일을 계획하고 만들어낸 위정자들 대신
고통받는 사람은 평범한 국민들이고 시민들이었습니다.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이 피해자가 되어 아픔을 겪어왔습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았는데 잡혀가고 죽어가야 했습니다.

또 누군가는 원치 않았지만 살기 위해 이 고통스러운 일에
동참하여야 했고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가야만 했어요.
그저 살기 위해서, 오로지 살기 위해서....

 

한 사람은 혼자 살아남았다는 미안함에,
다른 한 사람은 오랫동안 말하지 못했던 
그 일에 용서를 빌기 위해 느티나무를 찾습니다.

200년간 살아온 느티나무의 기억에
총알 자국처럼 선명히 새겨진 그날의 아픔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고 말았던 날.
선명한 그날의 기억이 광주에, 그리고 느티나무에
그리고 우리의 마음속에 깊은 아픔을 남겼습니다.

 

너무도 어렵게 이루어낸 우리나라 대. 한. 민. 국.
5.18 정신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룹니다.
폭력에 굴하지 않고 목숨을 건채 거리로 나섰던
수많은 광주의 시민들과, 학생들의 용감한 행동은
폭력에 맞서 가족을 지키고 우리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해야만 했던 일입니다.

무자비한 폭력과 강압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고,
민주주의로 이룩한 자유와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 
모두가 일어났어야 했던 우리의 역사입니다.

 

이백 살 넘은 느티나무가 기억하듯, 우리도 기억해야 합니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민주주의를 지켜가기 위해,
희망으로 가득 찬 대한민국을 위해 반드시 이해해야 합니다.
오늘의 아픈 역사를 절대로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더욱 단단히 바로 선 대한민국을 위하여,
아이들에게 올바른 대한민국을 물려주기 위하여
아이들과 이 책을 함께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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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와 파도 - 제1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우수상 수상작 창비교육 성장소설 8
강석희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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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목소리가 하나로 모아졌을 때 그 소리는 큰 울림을 지닌다. 이 세상에 처음 미투라는 낯선 이야기가 등장한 것이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진리는 더 극명해진다. 그동안 왜 그리 쉬쉬해야 했는지, 피해자가 숨고 목숨을 잃어야만 했는지 억울하고 안타까움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책 속 아이들만큼은 아니지만, 반백이 다 되어가는 나의 학창시절에도 그랬다. 어느 선생님은 아이들 몸을 아무렇지도 않게 터치하고, 어느 선생님은 성희롱급 농담을 던져대기도 했다. 성폭력의 개념이 없던 시절 그땐 선생님은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또 그때의 선생님들은 우리를 마구 때려도 되는 줄 알았다. '자고로 여자는'이란 말을 붙여가며 성차별과 인격모독을 하던 선생님도 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흔한 어른들의 말로 여겼다. 용서되어서는 안되는 폭력의 시간들이 당연히 용서되던 암흑의 시절이었다.
 
이른바 '스쿨 미투'라 불리는 학교 내의 고질적인 성희롱과 성폭력의 문제들, 절대적인 상하 관계에서 권력을 틀어쥔 선생님들에게 반항하고 항변할 수 없었던 학생들의 이야기가 수면 밖으로 나온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권력을 쥔 어른들은 너무 강력했고, 아이들은 너무도 힘이 없었으며, 또 다른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억울함을 이야기할 기회란 없었다.

 

📖
이 책은 어느덧 체육교사가 된 무경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학교 내 온라인 수업 중 억울한 성희롱을 당한 선이와 미주가 고민 끝에 유일한 정상적인 선생님 박무경을 찾아가며 무경의 학창 시절 이야기가 시작된다.

'무경'과 '예찬'은, 각각 축구캠프의 남학생과 코치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지선'과, 선생님이 당할 성희롱을 막으려다 반친구 일당과 선생님께 폭행을 당했던 친구 '종률'과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무경과 예찬이 태권도장에서 만나게 되며 또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데이트 폭력을 일삼는 황동수에게 커다란 상처를 입은 '서연', 무경의 옆집에 사는 '현정'의 친구인 미란에게 자행된 교사의 몹쓸 짓들, 그렇게 이어진 책속 주인공들은 서로를 격려하고 상처를 안아주며 본인들이 해야할 일을 찾아간다. 그리고 꼬리였던 작은 파란 리본들은 파도가 되어 물결을 이루어간다.

 

고질적인 학교 폭력은 물론, 교사라는 위치를 이용해 학생에게 저지르는 학교 내 폭력과 성폭력, 운동부라는 특수상황 아래 자행되는 코치의 가스라이팅과 폭력, 상대의 감정을 이용한 데이트 폭력까지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회적 폭력의 이야기들은 읽는 내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리고 더욱 슬픈 것은 여전히 이런 일들이 가득하다는 사실이었다.

아이들이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도 힘들고 무거운 이야기들이 여전히 우리 아이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다는 사실에 화가 무척 나기도 했다. 또 이런 아이들을 지켜주어야 할 어른들이 오히려 가해자라는 사실은 더욱더 나를 분노케 했다.

 

피해자임에도 "네가 못나서 그런 거야. 네가 잘못한 거야." 혹은 "그래도 되는 애야!"라는 말도 안 되는 프레임에 갇혀서, 혹은 여자는 그런 구설수에 오르면 안 된다는 관념에 사로잡혀 마치 죄인처럼 숨는다는 사실이 기가 막혔다. 그리고 여전히 그런 생각이 수많은 어른들의 머릿속에 남아있다는 사실이 정말 무서웠다.

폭력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무섭고 두려웠을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저지른 일들은 그 어떤 말로도 용서되지 않는 범죄라는 사실을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개탄스럽다.

그러나 책 속 무경, 예찬, 현정, 서연은 부당함에 맞서 끝내 꼬리를 만들어냈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파도를 이루어 내려 애를 썼다. 그리고 마침내 그 파도는 커다란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하나하나의 힘은 작았으나, 연대하고 힘을 합쳐 만들어낸 이 움직임은 세상에 파도를 일으켰다. 그것은 바로 작은 꼬리가 일으킨 파도였다. 이제 이 파도는 영원히 멈추지 않는 또 하나의 움직임이 될 것이다.

네 아이들은 그렇게 서로를 붙들고 버티며 함께 성장해갔다. 상처를 치유하며 진정한 성장을 이룬 것이다. 포기하고 도망가고 싶었을 텐데 용기내어 세상에 목소리를 내어준 아이들이 무척이나 고마웠다. 그리고 너희 덕분에 조금이라도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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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페이스메이커 별숲 동화 마을 49
지슬영 지음, 유시연 그림 / 별숲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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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일 VR 사이클 선수를 꿈꾸는 아이 단호암. 그리고 그의 형은 이름난 청소년부 브이 알 사이클 선수다. 아니 선수였다. 이젠 브이 알 사이클 프로그램서만 만날 수 있는 형. 그렇게 새벗 팀 사이클 대회가 시작되고, 호암은 VR CLUB에서 지나치게 활발한 아이 서지와 마주친다. 그리고 아빠 몰래 참가한 대회에서 호암은 서지와 다시 한번 만나게 된다. 팀장 대 팀원으로... 

단호암의 팀은 모두 다섯 명이었다. 그리고 호암은 팀장이 되었다. 코스를 정할 때부터 서지와 호암은 충돌한다. 너무 힘들어하는 찬오에 대한 대처로도 또다시 충돌하고 말았다. 호암은 마지막 경기에서 숨차하던 형의 모습이 떠올라 겁이 났고, 서지는 준비가 안된 채 대회에 참여한 찬오가 못마땅하다.

그러던 단호암 팀 앞에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브이알 세상이 세차게 흔들리며 생판 다른 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그러나 당황도 잠시 찬오가 알려준 지름길을 향해 유유의 신나는 노래를 들으며 사이클을 타기 시작하는 단호암팀. 막혀버린 듯한 동굴을 뚫고 환한 빛을 향해 달려 하늘을 달리는 순간에도, 정글의 늪에서 위기를 맞이하는 순간에도, 아이들은 서로를 격려하고, 페이스를 맞추며 서로 나아간다.

엄마를 곁으로 가버린 형. 촉망받던 사이클 선수인 형이 죽고 나자 호암의 아빠는 호암에게 사이클을 금지했다. 그러나 호암은 형을 위해서도 사이클이 좋은 자신을 위해서도 꼭 꿈을 이루어 사이클 선수가 되고 싶다.

✔️호암은 팀원들과 호흡을 잘 맞추어갈 수 있을까?
✔️아버지의 반대에도, 사이클을 계속할 수 있을까?
✔️대회에서 호암은 원하는 목표에 이를 수 있을까?
✔️아이들이 저마다 지니고 있던 아픔은 무엇일까?

 
-

 
🔖
"왜 안되는데, 왜? 나는 선수 될 거야, 알아요? 나는 선수 될 거라고! 아빠는 관심도 없겠지! 맨날 형 생각만 했으니까! 난 형이랑 달라, 난 형이 아니란 말이야아아아." (P.103)

형을 마음에 묻고 형을 위해서라도 훌륭한 사이클 선수가 되고 싶은 단호암.  하지만 호암은 형이 죽은 뒤 마음을 닫은 아버지와 대화조차 제대로 할 수 없다. 서로를 이해할 수 없어 갈등하던 부자는  아프고 슬픈 순간들을 극복해가는 중이다.

또한 고아원에서 지내며 수많은 동생들을 돌보는 서지도, 유치원 때 당한 교통사고로 로봇다리를 한 채 VR 사이클을 타고 있는 중인 찬오도, 공부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다정도, 게임이 끝나면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유유도... 모두 저마다의 내면의 아픔을 간직한 아이들은, 사이클을 통해 서로를 격려하고 치유하며 서로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주는 듯 경기를 한다. 현실에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가상현실 속에서 아이들은 달리고 또 달렸다.

때론 싸우기도 하고, 오해를 하기도 한 다섯 아이들. 서로를 향해 드러냈던 불신과 상처받은 순간들을 서로 치유하며 각자가 지닌 아픔을 보듬고 성장해가는 순간들이 무척 대견하게 느껴졌다.

🔖
그래, 포기하지 말자. 형의 꿈을 위해, 내 꿈을 위해. 그리고 나와 힘을 합치려는 아이들을 위해. (P.112)

🔖
형은 형의 길을 가고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용감무쌍하게. (P.127)

🔖
뭐라고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럴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우리는 서로의 페이스메이커다. (P.135)

 

저마다의 자리에서 꿈을 향해 달려가는 아이들. 책 속 가상의 현실뿐 아니라 현실에도 그 길에 많은 장애물과 사건 사고가 나타나 길을 막을 지도 모른다. 그럴 때마다 포기하고 주저앉아 멈추어 서기보다는 함께 이끌고 격려하며 갈 수 있는 누군가를 찾아 주변을 둘러보면 어떨까? 홀로 가는 길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자. 친구도, 가족도 나의 주변에 있다는 것을 떠올려보자. 수많은 페이스메이커들이 함께 향하고 있다.

처음엔 삐그덕 거리던 팀에서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격려해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무척 뿌듯한 감정을 느끼는 순간들이었다. 건강하고 힘이 되는 우정이란 무엇인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인생이란 코스에서 서로에게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줄 친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 참 좋은 책이었다. 처음엔 잘 맞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하며 맞추어가는 모습에서 아이들 또한 커다란 감동을 느끼게 될 것 같은 참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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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 - 생명과학과 자아 탐색 발견의 첫걸음 4
이고은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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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탐색의 시기라고 할 수 있는 사춘기, 아이들이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있다. "나는 누구인가?" 이는 철학적 관점에서도 논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생물학적으로도 들여다볼 수 있는 논제이다.

그렇다면 내 몸의 주인은 내가 맞을까? 우리는 우리 신체를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우리의 뇌에서 내리는 명령에 따라 본인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지만,  이는 대뇌에만 해당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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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는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침샘에서 침이 나오도록 하고 심장을 뛰게 하지요. 간뇌 또한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성장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P.12)

그 외에도 우리는 호르몬이라는 지휘자에 의해 뇌 기능이 조율되기도 하고, 유전자라는 매뉴얼의 행동을 통해 본능으로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하며 때론 세균에 점령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 몸의 주인은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 나를 구성하는 모든 것이 모여서 자아가 되기 때문이다.

 

언제인가부터에 대한 논의도 재미있지만 어디까지 바뀌어도 내가 나일까?라는 논제가 정말 재미있어요. 고등학생 큰딸이 책을 슥 읽어보더니 저에게 질문을 했어요. "엄마, 이 책의 내용엔 '테세우스의 배' 이야기가 딱 어울리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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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타우로스를 죽인 후 아테네에 귀환한 테세우스의 배를 아테네인들은 팔레론의 디미트리오스 시대까지 보존했다. 그들은 배의 판자가 썩으면 그 낡은 판자를 떼어버리고 더 튼튼한 새 판자를 그 자리에 박아 넣었다. 커다란 배에서 겨우 판자 조각 하나를 갈아 끼운다 하더라도 이 배가 테세우스가 타고 왔던 "그 배"라는 것은 당연하다. 한 번 수리한 배에서 다시 다른 판자를 갈아 끼운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로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계속 낡은 판자를 갈아 끼우다 보면 어느 시점에는 테세우스가 있었던 원래의 배의 조각은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배를 테세우스의 배라고 부를 수 있는가? (위키백과 중에서)

그렇다면 우리가 얼굴이나 뇌를 이식한다면 그것은 진짜 나일까? 더 나아가 우리 머릿속의 기억을 이식하거나 나를 복제한다면 그것 또한 나라고 할 수 있을까?  아직은 우리에게 상상으로 다가오는 이 의문들이 실제로 다가온다면 명확한 기준과 윤리적인 판단이 꼭 필요해질 것이다. 

 

나는 몇 살일까? 아니 내 세포는 몇 살일까? 테세우스의 배처럼 인간은 계속해서 세포가 바뀌어간다. 심지어 세포가 죽을 때마다 새 새포가 생겨나므로 3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된 우리의 몸은 계속해서 바뀌어간다. 피부 세포는 2~4주마다 교체되고, 적혈구는 3~4개월마다 교체되고, 각각의 수명대로 교체되는 세포들.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는 과거의 나와 같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에 대한 이야기들도 살펴볼 수 있었다. 내 눈으로 보는 세상이 진짜라고 믿는 사람들, 하지만, 너와 내가 같은 사물을 서로 어떤 색으로 보고 있는지는 비교할 수가 없다. 심지어 인간이 동물에 비해 더 보지 못하는 색상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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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같은 색깔을 보고 있다고 짐작하는 것처럼 우리는 서로 같은 세상을 보고 있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P.71)

 또 우리는 누가 정상이고 누가 비정상인지에 대해 판단할 기준이 없다. 그럼에도 이 상대적인 개념을 우리는 우리 중심적으로 사고하여 판단하기도 한다. 심지어 이것을 옳고 그름, 혹은 좋고 나쁨으로 생각할 때도 있다.

 

이 책은 생명과학과 철학을 하나로 이어주는 느낌이었다. 나는 누구일까?라는 가장 철학적인 논제를 가장 과학적으로 풀어낸 느낌이었다. 전혀 맞닿을 것 같지 않은 두 학문이 만나, 재미있고 흥미롭게 풀어내는 문장들이 무척이나 신선하고 좋았다. 

사춘기를 지나는 아이들이 늘 궁금했을 나를 향한 철학적 질문들을, 이 책을 통해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합리적인 기준으로 바라보고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내가 누구인지 생각과 사색만을 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풀어보고, 분석적으로 이해해 보며, 과학적인 시선으로 판단해 볼 수 있는 이 시간들이 결코 아깝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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