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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퇴사 - MZ세대가 조직을 버리는 이유
이호건 지음 / 월요일의꿈 / 2023년 1월
평점 :
왜 MZ세대는 퇴사하는가? MZ세대라는 말은, 두 세대가 섞여 있어 시간적으로 상당히 나이 차이가 나는 세대를 묶고 있다. 요즘 흔히 말하는 MZ세대는 M세대 보다는 Z세대에 가깝다.
대퇴사 시대, 조용한 퇴사 등 '퇴사'라는 단어가 사회를 지배한 지 몇 년 지났다. 세대론으로 이야기하면, 그 세대에 해당하면서 자신이 속한 나이대의 세대론과 부합하지 않는 개인들을 간과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나 역시 삶의 가치관 자체가 기성세대보다는 Z세대에 부합한다. 젊어보이고 싶어서, 어려보이고 싶어서가 아니라 정말 그렇다. 저축보다는 소비에 익숙하고, 미래를 내다보기 보다는 현재를 중시하며,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인플루언서블(인플루언서라는 말은 아니다)한 기질이 있다. 직장보다는 직업을 중시하며, 안정성보다는 일에서 재미와 보람, 나의 능력을 시험하는 것을 즐긴다. 일과 삶을 구분하기보다는, 일과 삶이 구분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고 있기도 하다.
'조용한 퇴사'는 정말 퇴사한다는 말이 아니라, 직장에 머물지만 의무만을 다하면서 이직, 전직, 다른 삶을 구상하는 심리적 상태를 지칭한다. 실제 이런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어쩌면 세대가 그러한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삶이 사람들을 그리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긴 방학이 보장되는 교사나 안정적이고 노후의 연금까지 보장된 공무원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그보다 사람들은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30살이 넘은 뒤에도, 40살이 넘은 뒤에도 자아실현을 위해 이런저런 방향을 탐구하는 삶을 살고 있다. 능력이 없어서 취업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이 일이 나와 맞는지를 탐색하기 위해 이 회사 저 회사 인턴으로만 전전하는 사람도 있으며, 이 일도 해 보고, 저 일도 해보며 자신의 적성과 부합하는 일을 경험을 통해 탐구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 갓 대학을 졸업한 젊은 세대들은 길고 긴 입사 과정을 거쳐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대기업에 취업한 후에도, 회사 생활을 경험하고 미련없이 1~2년 사이에 그만두는 일이 잦아졌다. 왜 그들은 경쟁을 뚫고 들어간 자신의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머물던 조직에서 경험한 바로는, 입사 전과 후의 직무가 달라져서 나간 케이스도 있고(추측이다), 대학원에서 교수가 부른다고 석박사 과정을 밟기 위해 나간 케이스도 있고(핑계일지도 모른다), 자신이 발디딘 산업군의 노동 강도 대비 연봉이 적다고 생각해서 나간 케이스도 있다(이 역시 추측이다).
신입사원 입사 연령이 군필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도 서른 살 정도인 경우를 많이 본다. 대학 조교를 하다가 취업을 한 경우도 있고, 석사 학위를 받고 취업을 한 경우도 있고, 이력서상으로 이도저도 아닌 아르바이트만 하다가 본격 취업한 경우도 있다.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했을 수도 있고, 어학 연수나 유학을 짧게 다녀온 경우도 있을 것이다. 자격증 취득, 어학 능력 향상, 스터디 등 취업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예전에는 이 모든 과정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였다면, 지금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 또는 내가 어느 회사든 지원해서 합격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기 위한 과정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능력이 생기면 쉽게 퇴사를 결정할 수 있고, 처음 머물던 산업군이 나와 맞지 않다면 다른 산업군에 갈 수도 있다.
한편으로 마음을 붙일 곳이 없어서 그렇단 생각도 든다. 자신이 머물 곳에서 일의 동기부여를 받지 못했고, 신입사원이거나 직급이 낮아 중요한 일을 받지 못했고, 나의 10년 뒤를 생각했을 때 롤모델이 될 만한 선배나 상사를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꼰대나 고인물을 보면서 내가 저렇게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퇴사라는 결단을 내린 것일 수도 있다. 퇴사라는 행위를 한 사람보다는, 심리적으로 퇴사 상태지만 다른 대안이 없기에, 우유부단하여, 능력이 안 돼서 퇴사하지 못한 이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들이 바로 '조용한 퇴사' 상태이다.
기업은, 그리고 조용한 퇴사 상태에 있는 팀원을 둔 조직의 팀장이나 본부장은 고민이 많다. 기업은 연봉을 올리고, 복지를 갖추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기업은 대기업들이다. 그런데 이런 방법이 전부가 아니다. 연봉과 복지로 사람을 잡는 것은 잠시 더 머물게 할 뿐이다. 중요한 것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다. 퇴사 사유를 물으면, 사람 때문이라고 대답하는 경우는 많지 않겠지만, 속마음은 사람이다. 여러번 이직한 나의 퇴사 사유도 사람이었다. 복지가 적어도 되고, 연봉이 낮아도 괜찮았다. 사람 문제는 답이 없어서 문제적 사람이 퇴사하거나 그 사람이 안 나가면 내가 나가거나 둘 중 하나다. 그래서 다시, 조용한 퇴사를 막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사람이다.
사람 문제는 기업의 본부의 부서의 나와 일하는 동료까지 들어가는 아주 디테일한 영역이다. 그래서 부바부, 팀바팀 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부서 바이 부서, 팀 바이 팀. 함께 일하는 동료와의 관계, 상사와의 관계, 팀장과 팀원의 관계, 내가 머물고 있는 조직의 사람들의 분위기, 조직이 추구하는 분위기가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의 저자도, 결국 내내 책에서 서술한 문제를 지적하는 방법으로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주름이 다른 사람들이 만나 무엇을 만들어내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읽으며, 내가 속한 조직과 나 자신, 내 동료들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조용한 퇴사를 직역하면 조용히 그만둔다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직장에서 최소한의 일만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직장을 그만두지는 않지만 정해진 시간과 업무 범위 내에서만 일하겠다는 태도로 일종의 심리적 퇴사라 할 수 있다. 현재 직장이나 업무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사표는 쓰지 않고 자리만 지키겠다는 것이다. - P7
MZ 세대의 달라진 직업관과 가치고나은 대략 다음의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조직보다는 개인의 행복이 중요하다. 2.직장이나 직업은 수단이자 과정일 뿐이다. 3.워라밸을 추구한다. 4.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많다. - P37
요즘 노동시장에서 새롭게 등장한 신조어로 ‘퇴준생’이라는 말이 있다. 퇴준생은 퇴사와 취업준비생을 조합한 말로, 퇴사를 준비하는 직장인을 일컫는 말이다. 취준생이 취업에 성공하면 직장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퇴준생이 되는 것이 오늘날 현실이다. 퇴준생은 직장을 다니면서 동시에 더 나은 회사로의 이직이나 창업, 자아실현 등을 위해 준비하는 사람이다. - P48
이론적으로는 직원들의 임금 수준은 해당 기업의 실적과 성과에 따라 정하는 것이 합당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러한 단순 도식으로만 전개되지 않는다. 구성원의 자존심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경영자나 인사 담당자 입장에서는 골치 아플 수도 있다. 금전적 보상이 전부가 아니지만 그것을 소홀히 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 P80
그럴듯한 사회적 정체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자리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세대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바로 MZ 세대인데, 이들은 정체성에 대한 우선순위에 있어 기성세대와는 사뭇다른 생각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남들이 선호하는 명함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고자 했다. 사회적 정체성보다는 개인 정체성을 더 중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 P124
오늘날 mz세대에게는 먹고사는 문제가 시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그 무엇이 되고 말았다. 행복의 관점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웬만큼 먹고살 만해진 mz 세대는 이제 새로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무엇을 해야 재미와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경제적 문제 해결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mz세대는 재미와 즐거움을 찾는 쪽으로 행복에 대한 관심이 바뀌었다. - P173
멘토가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현명함과 신뢰성을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만 올바른 곳으로 이끌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똑똑하지만 믿을 수가 없거나 믿음직하긴 한데 현명함을 갖추지 못했다면 멘토로서 자격미달이다. 두 번째 조건은 상대방의 요청이 있어야 한다. 오디세우스는 출정을 앞두고 가장 믿을 많나 친구인 멘토르르 찾아가서 자기 아들을 맡아달라고 정중히 요청했다. 그래서 아들은 그를 스승처럼 따랐던 것이다. - P246
직원 경험이란 직원의 행복감과 긍정성, 직장생활의 활력을 높이는 활동이다. 한마디로 ‘출근하고 싶은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자신이 속한 조직을 긍정하고 자기업무에 만족하며 행복감을 느끼는 구성원일수록 오래 머물려고 한다.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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