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 - 생각하는 인간에서 놀이하는 인간으로 창조와 상상력의 원천으로서의 놀이 탐구
스티븐 나흐마노비치 지음, 이상원 옮김 / 에코의서재 / 2008년 7월
품절


놀이는 무언가의 이미지를 마음속에서 찾는 것부터 시작된다.(호이징가)-5쪽

창조적 과정에 대한 지식은 창조성을 대신하지 못한다.-17쪽

창조란 무생물의 돌에서 영원한 생명을 지닌 이미지를 만드는, 무에서 유를 탄생시키는 작업이 아니라 이미 돌 속에 들어 있던 이미지를 불러내어 그 이미지를 살아 숨 쉬게 하는 것이라 한다.-21쪽

놀이를 아는 것은 마음을 아는 것이다. 놀이의 종류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호이징가)-32쪽

기쁨에 매달리는 이는 삶의 날개를 부러뜨리고 말지만 날아가는 기쁨에 입맞추는 이는 영원의 해가 떠오르는 곳에 살게 되네(윌리엄 브레이크)-33쪽

이성적인 지식은 한 번에 한 단계씩 진행하고 각 단계의 결과는 바로 앞 단계의 결과를 뒤집는다. 그래서 너무 많은 생각이 떠오를 때면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하기 어려워진다. 이성적인 지식은 의식적으로 처리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가진 전체 지식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와 달리 직관적 지식은 우리가 아는 모든 것, 우리의 모든 존재로부터 출발한다. 그리하여 다양한 방향과 원천을 한순간에 결집한다. 직관이 가져오는 절대적 확신은 바로 여기서 생겨난다. -60쪽

새로운 것의 창조는 지성이 아니라 놀이 충동에서 생겨난다. 창조하는 마음은 좋아하는 대상과 함께 논다.(융)-63쪽

놀이는 게임과는 다르다. 놀이는 순수한 즐거움을 추구하고 행하는 것이다. 게임은 일정한 규칙하에 이루어지는 활동, 예를 들어 배구, 시 짓기, 교향악 연주, 외교 같은 것이다. 놀이는 태도이자 행동의 방식이지만 게임은 규칙과 참여자가 정해진 활동이다.-65쪽

온몸을 땀으로 흠뻑 적시지 않았다면 풀잎에 매달린 진주들의 잔치도 기대하지 마라.(벽암록)-82쪽

글의 모습은 무수히 다양하여 이를 평가할 한 가지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살짝 손만 움직여도 글은 바뀌고 또 바뀌니 그 다양함을 짐작하기 어렵다. 단어와 구절은 서로 경쟁하나 그 주인은 마음이다. (중국 서진의 문인 육기)-133쪽

한 인간의 전체를 바쳐 창조한 예술이라면 그 결과물 또한 총제적이 된다. 교육은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인간 전체에 닿아 진동해야 한다. 피리를 배우던 제자는 자신의 전부를 바쳐 진실을 깨달아야 했다. 과정과 정보를 강조하는 교육 방법론들이 유용한 단계별 접근법을 담았을지는 모르나 무언가 중요한 것을 빠뜨리고 있다. 단계별 접근은 각 부분에 존재하는 질과 아름다움의 고전적, 형식적 측면을 일부 가르칠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질을 ‘빛나는 하나’라고 생각하는 낭만적 신비적 관점에서 본다면 질이란 부분으로 나누어질 수 없다. 보거나 만드는 예술에 대해 온몸과 영혼을 바쳐 공명할 때 느껴질 따름이다. -2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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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9-21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녀석은 soso였던거 같은데 밑줄긋기 해 놓은 걸보니 멋진데요. 33쪽 날아가는 기쁨에 입맞춘다니~ 시인들이란..

마늘빵 2009-09-21 10:23   좋아요 0 | URL
나도 그냥 '소소'했어요. 별 둘반에서 셋.

휘모리님 오이지군이랑 뽀뽀하고 싶은 건 아니고? :p

머큐리 2009-09-21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토리텔링에 몰두하다가...놀이로...이거 뭔가 주제를 관통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논문 준비 하시나요???

마늘빵 2009-09-21 18:11   좋아요 0 | URL
으흐흐, 흐름을 꽤고 계시는군요. ^^ 학생도 아니고 학자도 아니니 논문을 쓸리는 없고, 관심 주제 따라 이동하는 중이에요.

후애(厚愛) 2009-09-22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지루한 느낌을 받았어요.
저만 그런가요...^^;;
종종 놀러와도 되죠? ㅎㅎ

마늘빵 2009-09-22 10:36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좋은데, 글이 지루하고 붕붕 떠다니는 느낌이랄까. 그랬어요. 문장은 아주 쉬운데 눈에 잘 안들어오고, 책장은 빠르게 넘어가고.

^^ 넵! 물론입죠.
 
문화콘텐츠란 무엇인가 살림지식총서 217
최연구 지음 / 살림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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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미래는 여가를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달려 있다."(아놀트 토인비)-4쪽

경제는 '존재의 문제'지만 문화는 '어떻게 존재하느냐'의 문제다. 다시 말해 경제는 생존의 문제지만 문화는 삶의 질의 문제라는 것이다. -5쪽

굳이 슈펭클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문화는 곧 민족혼이다. 문화를 잃어버리면 민족혼과 민족의 창조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남의 정신, 남의 혼으로 사회를 구성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우리 문화가 중요한 것이고 우리 문화를 가꾸고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 안에 담겨 있는 내용물이 문화이고 사회의 산물이 문화지만, 거꾸로 문화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능동적이고 정신적인 요인이기도 하다. 문화가 없는 민족은 정체성도 주체성도 가질 수 없다.-12-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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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애니메이션 스토리텔링 살림지식총서 197
배주영 지음 / 살림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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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아니라 ‘스토리텔링’이라고 했을 때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매체의 성격, ‘담론’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포함된다. -6쪽

기본적으로 스토리텔링에서 우리가 고려해야 할 것은 ‘그것이 어떤 소재(시공간)을 다루었는가’보다 어떤 주제의 스토리를 ‘어떤 효과를 주기 위해 다루는가’이다. -26쪽

"의미는 추상적인 정의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호 간의 다양한 관계에 의해 이루어진다."(그레마스)-47쪽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려면, 일단 ① 한 가지 욕망을 만들 것 ② 그것을 은유 기법을 통해 성격화할 것 ③ 성격을 다시 전형적인 행동이나 외양으로 만들 것 등의 원칙을 잊지 말아야 한다. -63쪽

성인 관객은 캐릭터와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콘텐츠를 바라본다. 특히, 캐릭터의 심리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이들의 경우는 캐릭터가 하는 행동을 보면서 자기와 동일한 요소를 찾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스토리가 아이들의 심리를 치유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 성격의 일부, 예를 들어 실수를 연발하는 자기 모습의 일부를 보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을 가진 캐릭터가 어떻게든 잘 되어나가기를 바라는 심리를 갖는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요구하는 기준에 맞는 행동을 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늘 자신을 자책하거나 반성한다. ‘하지 말라’, ‘잘못되었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 시기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늘 자신이 실수만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이들은 실수를 저지르는 캐릭터를 보면서 위안을 삼고, 자신만 문제를 가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아동용 애니메이션에서 중요한 것은 실수투성이, 즉 이것저것 부족한 점이 많은 캐릭터를 곳곳에 배치하는 것이다. -68-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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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에듀테인먼트 스토리텔링 살림지식총서 196
강심호 지음 / 살림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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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은 객관적인 지식 및 교양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개인에게 필요한 지식 및 정보는 ‘Know-How'일 뿐이다. 그러다 보니 교육 내용과 일상의 연결, 즉 지식이 일상을 살아가면서 왜 필요한가를 알려주는 것이 중요해졌다. -8쪽

내러티브적 사고란 지식의 생성적인 본질을 가리키는 말로, 이야기를 만드는 마음의 인지적 작용을 의미한다. 패러다임적 사고가 인간과는 무관한 사물과 사건들의 불변성에 연결된 ‘존재’의 세계를 만든다면, 후자는 삶의 요구들을 반영하는 인간적인 세계를 이해하려 한다. 내러티브적 사고는 수많은 관점들과 가능한 ‘세계’를 만들어 냄으로써 가설 검증이 아닌 가설 생성을 수행하게 된다.
이제 주체 외부에서 존재하는 추상적인 사고방식은 별다른 의미나 매력을 갖지 못한다. 그러한 사고들이 주체와 밀접한 관련을 맺을 때, 가령 경험 가능하거나 흥미가 주어질 때에야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된다. -16쪽

놀이를 표방한 교육, 교육과 흥미의 결합을 추구하는 에듀테인먼트 콘텐츠에 접목되는 스토리텔링은 태생적으로 두 가지 목표를 지향할 수밖에 없다. 즉, 우선적으로 학습자에게 일정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교육적인 목표를 상정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교육적인 의도가 너무 생경하게 노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목표는 학습자에게 은폐되거나 에듀테인먼트 콘텐츠를 활용하는 동안에는 망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부하는 줄도 모르는 채 실컷 즐기면서 배우는 것, 여기에 에듀테인먼트의 진정한 의의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이라는 목표를 은폐하는 대신, 학습자가 욕망하고 도달하기를 바라는 또 다른 목표, 즉 표면적인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30-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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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콘텐츠, 스토리텔링을 만나다 SERI 연구에세이 66
최혜실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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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허구로 구조화되기 전의 전체 줄거리란 의미로 서사학자들 사이에서 많이 논의되어 왔따. 즉 기본골격으로 스토리가 있고 이를 플롯으로 꾸민 것을 담론으로 불렀다. 반면, 스토리텔링은 디지털 매체를 기반으로 하는 이야기 장르에서 흔히 쓰이는 말이다. '이야기하기', 즉 이야기에 참여하는 현재성, 현장성을 강조한 말이다. -18쪽

역사는 사실을 기록하고, 철학은 개별적인 것에 내포된 보편적인 법칙을 추상적으로 제시한다. 그것은 일종의 논리로써 사람들을 이해시키고 그들에게 지식을 주는 한편 삶의 구체성 속에 있는 진실은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21쪽

구어는 당연히 의식주체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 기능적 기억에 의존하며 전달과 더불어 사라지는 망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짧고 리드미컬하게 된다. 반면 문자언어는 텍스트에 뚜렷이 새겨져 있기 때문에 구두성이 가지는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잠재적으로 무한히 팽창될 수 있다. 또 작가와 독자가 같은 구연공간 안에 있지 않으므로 소통의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이 해석할 수 있도록 표준어, 문법 등 언어의 규칙을 엄수한다. 즉 텍스트 해독행위가 음성이나 몸짓이 아닌 문법에 의해 추상적으로 이루어지므로 말보다 글이 복잡하고 길며 추상적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해독도 청각성을 고려하지 않고 기호의 규칙에 의존한다. -74쪽

"쓰기는 추상을 기르는데, 추상은 사람들이 서로 논쟁하는 곳으로부터 지식을 분리해낸다. 쓰기는 아는 주체를 알려지는 객체로부터 떼어놓는다. 반면 구술성은 지식을 인간 생활세계에 파묻어 놓음으로써 지식을 사람들의 투쟁상황에 놓아둔다."(옹)-77쪽

최근 디지털 세대들의 언어변화는 구술성의 정신구조를 참 많이 닮아 있다. 우선 네티즌들이 사용하는 문장은 짧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추론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기보다는 첨가적으로 진행한다. 객관적인 사실에 집착하기보다는 당시 상황에 자신을 감정이입하여 말하는 버릇이 있다.
물론 여기에 다른 점은 있다. 구술 사회에서는 지식이 보존되지 않았지만 디지털 사회에서 지식은 축적되고 보존된다. 인터넷의 가변성에 의해 지식이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되는 방식은 종래 불변의 구조를 지닌 지식과는 또 다르다. 이런 지식 축적의 방식은 가상놀이인간으로 하여금 구술 문화, 문자 문화와는 다른 정신역학을 낳게 할 것이다. -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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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0 14: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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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0 20: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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