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보고서 유한킴벌리
KBS일요스페셜 팀 취재, 정혜원 글 / 거름 / 2004년 7월
품절


이렇게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분출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유한킴벌리에서 실시하는 평생학습의 효과다. 회사 측에서는 직무교육뿐만 아니라 교양교육도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좋은 방법이라고 믿는다. 영화 감상이나 음악 감상, 미술관 방문 같은 문화생활을 통해 직원들의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것도 아이디어를 개발하기 위한 일환이라는 것이다. 자기계발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내는 아이디어는 창의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한 교육을 받고 끊임없이 지식을 습득하면서 직원들은 회사 발전의 주체로 활약할 수 있는 것이다.-90-91쪽

문 사장은 직원들을 대량 해고하는 식의 구조조정은 낡은 경영 방식이며 낡은 패러다임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대부분의 기업 경영주들이 직원에게 투자하는 것이 가장 남는 장사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96년부터 시작된 대실업과 IMF 경제위기를 단 한 사람의 해고 없이 이겨 내고 눈부신 성장을 이룩한 유한킴벌리의 성과는 문 사장의 생각이 허황된 것이 아님을 증명해 준다. -96-97쪽

"사람의 능력은 손, 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머리에도, 그리고 가슴에도 있다는 것을 마음속 깊이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경영 속에 녹여서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원의 능력을 100퍼센트, 120퍼센트까지 끌어내려면 머리와 뜨거운 가슴까지 활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지식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회사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우선 직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환경과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리고 직원들이 공부한 것을 적용해 볼 수 있도록 참여 경영의 장을 마련해야 합니다."(문국현)-116-117쪽

"직원들에게 충분히 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면 직원들의 안전뿐만 아니라 제품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품질이 당연히 좋아질 수밖에 없죠. 품질이 좋은 제품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고, 그것은 다시 가동일수의 증가로 이어지게 되죠. (중략)
다시 말하면, 직원들에게 충분한 휴식과 교육을 제공하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사 주는 것을 단순히 인건비 증가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것은 직원들에 대한 투자입니다. 직원을 회사가 부리는 머슴이 아니라 내 회사를 키우는 핵심 멤버로 얼마나 껴안을 수 있는가에 따라 실패와 성공의 길은 갈립니다."(송명식 군포공장장)-127-128쪽

직원들에게 있어 월급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직장이 제공하는 안정감과 성취감이다. 유한킴벌리는 평생고용이라는 개념을 통해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기업문화를 만들었다. 즉, 직원들에게 최선의 노력을 끌어낼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는 구조조정이라는 명복으로 직원들을 거리로 내모는 다른 기업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131쪽

한국노총의 김성태 사무총장은 이러한 기업문화(저임금 장시간 근무)가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즉, 시대가 변하고 세계가 변하는데도 불구하고 기업주들은 여전히 장시간 저임금 노동을 좋아한다. 반면 노동자들은 생산성 향상을 통해 기업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책임감 대신 기업이 주는 임금만큼 적당히 일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점점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한킴벌리가 보여 준 뉴 패러다임은 이와는 정반대다. 뉴 패러다임의 핵심은 기업이 근로자를 기업의 부속품으로 보지 않고, 성장 발전의 원동력이자 동반자로 본다는 점이다. 즉, 기업주와 산업현장의 근로자들이 낡은 패러다임과 고정관념을 버리고 인식의 전환을 이룰 때 비로소 기업이 발전하고 삶의 질이 높아지며 국가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뉴 패러다임의 본질이다. -1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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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8 1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8 1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7-29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착한 기업이야기에 역점을 두시는군요.

마늘빵 2009-07-29 16:45   좋아요 0 | URL
반강제로 읽게 된 책들인데, 요곤 좋네요. :)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가는 중야요.
 
플라톤 다시보기
박홍규 / 필맥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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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에 활약한 그런 독재철학자들은 대학에서는 이미 없어졌다. 그러나 그 후배나 제자들이 여전히 그들의 자리를 이어받아 차지하고 앉아있고, 심지어는 국회나 청와대에까지 진출해 플라톤을 팔아먹으면서 민주주의를 모독하고 있다. -31쪽

"박정희 대통령은 이 민족의 절망에 가까운 빈사상태에서 헤매던 1960년대 초에 혜성과도 같이 나타나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하던 겨레에게 나아갈 길을 올바르게 제시해준 위대한 영도자이다. 그의 신분은 비록 군인이었으니 그의 인격과 통찰은 일직이 역사상에 보기 드문 철학자요 사상가요 예언가임을 우리는 그의 탁월한 리더십에서 역력히 찾아 볼 수 있다. 세기의 현자 플라톤은 그 옛날 이른바 철인정치를 제창하였거니와 우리 영도자 박 대통령이야말로 철인정치가의 표본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민족의 등불>, 김명회, 김점곤, 민병기, 박준규, 여석기, 유형진, 이정식)-36-37쪽

"플라톤의 <국가>에서 우리는 자립적인 인격체로서의 개인은 거의 존재할 수 없는 국가, 기계와 같은 가공할 만한 사회상을 볼 수 있다. <국가>에 묘사되어 있는 유토피아는 플라톤 이후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 이르기까지 줄을 잇고 있는 비슷한 환상들 가운데 첫 번째 것이다. 플라톤의 <국가>가 중대한 사회적 변화들을 효과 있게 수행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고통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조금도 고려하지 않았던 권력자들을 고무시켜온 저작이었다는 것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러셀-지혜, 99)-41-42쪽

소피스트는 대부분 아테네가 아닌 다른 도시국가 출신으로서 아테네에서는 시민으로 대우받지 못했으므로 당연히 돈이 필요했다. (중략) 소피스트는 인간의 제도는 금기나 마술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것이며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관습적인 것이라고 보았고, 노예제와 민족주의에 반대하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강조했다. (중략)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를 대표하는 프라타고라스가 죽은 뒤에 그의 책을 불태우는 데 앞장섰다. -113쪽

소피스트는 인간은 교육을 통해 무한히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그들은 혈통에 따른 도그마와 신화, 전설, 인습 등의 신비주의를 배격하고 덕이란 후천적으로 계발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었다. 자기인식과 비판을 중심으로 한 서양문화의 합리주의와 역사적 상대주의는 소피스트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그들은 과학적 진리나 윤리적 규범이나 종교가 역사적으로 상대적인 인간노력의 산물임을 처음으로 밝혔다.
소피스트가 민주주의에 끼친 영향은 대단히 크다. 그들이 펼친 활동의 중심은 변론술 교육이었다. 물론 그들이 현대의 민주주의자들과 같이 민주주의를 이념적인 이상으로 삼아 그 실현을 도모하고 옹호한 것은 아니지만 상대주의적 철학에 근거해 민주주의적 이념을 대변한 점은 높이 평가돼야 한다. -113-114쪽

(소크라테스가 고발된 이유에 관해서)
그것은 기원전 411년과 404년에 적국 스파르타와 공모한 불만세력이 민주정을 전복시키고 독재정권을 수립해서 공포정치를 실시한 데 이어 소크라테스 재판이 열리기 2년 전인 기원전 401년에 그 불만세력이 또 다시 민주정의 전복을 기도한 탓이었다. 그리고 세 번의 반민주 책동에 소크라테스와 가까운 젊은이들이 주동 돌격대로 가담한 탓이었다. 소크라테스를 고발한 사람들이 재판에서 소크라테스가 젊은이들을 선동했다고 한 말은 바로 이 점을 가리킨 것이었다. -165-166쪽

포퍼는 국가의 복지가 제도굿어에 달린 것이 아니라 개인적 책임감에 달린 윤리적이고 정신적인 문제라고만 보는 플라톤식의 견해를 피상적이라고 비판한다(포퍼, 177). 왜냐하면 플라톤도 미래의 지도자를 교육하고 선정하는 과업은 제도에 맡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규제 받지 않는 주권 이론"과 "견제와 균형의 이론"의 대립을 제도주의와 인격주의의 대립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한다. -2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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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여행기
조나단 스위프트 지음, 이동진 옮김 / 해누리 / 2003년 12월
구판절판


태고적부터 달걀을 먹을 때 갸름한 끝이 아니라 넓은 끝을 깨어 먹는 방식이 전승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황제의 할아버지가 소년 시절에 과거의 관습대로 달걀을 깨다가 우연히 손가락을 베개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아버지인 당시의 황제는 달걀의 갸름한 끝을 깨어서 먹어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형에 처한다는 법률을 공포했습니다. (초미니 왕국 릴리퍼트)-82쪽

폐하는 나에게 다음번에는 적의 나머지 선박도 모조리 자기 항구로 끌어와달라고 말했다. 군주들의 야심은 원래 그렇게 한도 끝도 없는 것이다. 황제도 블레푸스쿠 제국 전체를 일개 주로 격하시키고 총독을 파견해서 다스리고 싶다는 생각만 하는 듯했다. 그리고 달걀의 넓은 부분을 깨자고 주장하는 망명객들을 모두 처형할 뿐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달걀의 갸름한 끝을 깨도록 강요하고, 그 결과 자기가 전세계를 지배하는 유일한 군주가 되고 싶어하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나는 정의와 정책에 관한 다양한 논리를 동원하여 그가 그런 야심을 버릴 수 있도록 애썼다. 또한 나는 자유롭고 용감한 국민들을 노예로 삼는 일에 대해서는 절대로 거들 수가 없다고 분명히 항의했다. 그리고 대회의실에서 그 문제가 논의되었을 때, 가장 현명한 각료들은 내 의견에 찬성했다. (초미니 왕국 릴리퍼트)-89쪽

이 제국에서는 국가에 대한 범죄가 모두 극형으로 처벌된다. 그러나 피고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무죄를 분명하게 입증하는 경우, 그를 고발한 사람은 즉시 치욕적인 사형에 처해진다.
그리고 무죄한 그 사람은 그 동안 잃어버린 시간과 겪었던 위험들, 감옥에서 치른 고역, 변호에 소요된 모든 경비에 대하여 처형된 자의 재산과 토지로부터 4배의 보상을 받는다. 만일 처형된 자의 재산이 모자라는 경우, 나머지 보상은 대부분 황제의 국고가 부담한다. 황제는 또한 그에게 공개적으로 총애를 표시하고, 그의 무죄함에 대한 포고문을 수도 전체에 공시한다. (초미니 왕국 릴리퍼트)-98쪽

우리나라(영국)의 법은 포상에 관해서는 언급이 전혀 없고, 오직 처벌만 가지고 집행된다고 내가 설명했을 때, 그들은 한결같이 우리 정책에 엄청난 결함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기회에 그들의 법원들마다 안치된 정의의 여신상에 관해 이야기하겠는데, 그녀는 눈을 6개(앞과 뒤에 각각 2개 그리고 양 옆에 각각 하나인데, 이것은 세심한 주의를 의미한다) 가졌고, 오른손에는 입구가 열린 금화 주머니를, 왼손에는 칼집에 든 칼을 들고 있는데, 이것은 그녀가 처벌보다는 포상해주기를 더 좋아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초미니 왕국 릴리퍼트)-99쪽

국가란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이므로, 누구나 평범한 이해력만으로도 어떠한 직책이든 수행할 수 있고, 신은 국가의 공무집행이 한 시대에 3명이나 태어날까 말까 하는 그런 탁월한 천재들만이 이해하는 신비로 변모하기를 결코 원하지 않았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은 진리․정의․절제 등을 누구나 다룰 수 있고, 경험과 선의로 이런 덕행을 실천하는 사람은 특별한 학문이 요구되는 경우가 아닌 한, 국가의 공직을 맡을 자격을 가진다고 믿었던 것이다. (초미니 왕국 릴리퍼트)-100쪽

은덕을 베풀어준 사람에게 악으로 갚아주는 자는 누구든지 인류 공동의 적이고, 그는 인류에 대해서 의무를 지지 않기 때문에, 지상에서 살아갈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초미니 왕국 릴리퍼트)-101쪽

그들이 늙거나 병에 걸리면 모두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데, 그것은 구걸이라는 직업을 이 왕국의 사람들이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초미니 왕국 릴리퍼트)-105쪽

나는 유럽에는 통치 기술에 관한 저서가 수천 권이 넘는다고 한마디 했고, 그 말에 국왕은 유럽인들이란 형편없는 족속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거인족의 나라 브롭딩나그)-226쪽

그들이 사용하는 알파벳은 22개이고, 그 나라의 모든 법조문에는 22개 이상의 단어가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사실상 22개의 단어를 동원할 만큼 긴 법조문은 찾으려고 해도 찾기가 힘들었다. 모든 법조문은 가장 평범하고 쉬운 용어로 규정되어 있고, 그들은 한 가지 이상의 해석을 하려는 그런 변덕도 부리지 않았다. 그리고 법조문에 대해 주석을 다는 사람은 그런 변덕도 부리지 않았다. 그리고 법조문에 대해 주석을 다는 사람은 사형을 받았다. 민사사건에 대한 판결이나 형사 범죄인에 대한 재판은 그 판례가 너무나 희귀해서, 그들은 그 분야에 대해 탁월한 지식이 있다고 자랑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거인족의 나라 브롭딩나그)-227쪽

나는 내가 아는 유럽의 수학자의 대부분도 뉴스와 정치에 관한 저 섬사람들의 기질과 똑같은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물론 나는 이러한 기질이 인간본성의 보편적인 결함, 즉 우리에게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들, 그리고 선천적으로나 후천적으로나 우리가 전혀 능숙해질 수가 없는 일들에 관해서 더욱 호기심을 품고 더욱 자만하려고 하는 데서 나온다고 본다. (하늘을 나는 섬나라)-270쪽

의사들이 각 지도자의 뇌수가 정확하게 두 부분으로 나뉘도록 그들의 후두부를 일제히 톱으로 잘라내게 한다. 그렇게 잘라낸 후두부를 교환하여 반대편 정당 지도자 머리에 각각 붙인다. (중략) 분량이 비슷한 두 쪽의 뇌수들이 동일한 두개골 안에서 논쟁하도록 내버려두면, 그 두 쪽이 곧 서로 잘 이해하게 되고, 오로지 세상을 감시하고 통치하기 위해서 태어났다는 망상을 품은 정치가들의 머리 속에 국민들이 애타게 바라는 것, 즉 타협정신과 정상적인 사고방식이 자리잡게 된다는 것이다. (하늘을 나는 섬나라)-305쪽

우리는 이성의 도움으로 오로지 우리의 타락한 본성을 더욱 악화시키고, 대자연이 우리에게 주지 않은 새로운 것들을 얻으려고만 했지, 이성을 그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는 활용하지 않았다. 우리는 대자연이 부여해준 몇 가지 능력들을 스스로 버렸고, 원래의 욕망들을 증가시키는 데 크게 성공했으며, 그 욕망을 발명품으로 채우려고 평생 동안 무익한 노력을 계속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고귀한 준마 종족 후이님의 나라)-422쪽

나는 나의 주인에게 ‘의견’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이해시키는 데, 또는 한 가지 논점에 관해서 어떻게 논쟁이 벌어질 수 있는지 이해시키는 데 지독한 어려움을 겪었던 일이 기억난다. 왜냐하면 이성은 오로지 우리가 확실히 알 때에만 긍정하거나 부정하도록 가르쳤고, 우리가 모르는 경우에는 긍정도 부정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논쟁, 말다툼, 토론, 허위 명제나 의심스러운 명제에 대한 확신 등은 후이님들 사이에 알려지지 않은 악행들이었다. (고귀한 준마 종족 후이님의 나라)-437-438쪽

야후들이란 대자연이 만들어낸 짐승들 가운데 가장 더럽고, 가장 시끄럽고, 가장 기형적이기 때문에 가장 완고하고, 길들이기가 가장 어렵고, 가장 나쁜 짓을 많이 하고, 가장 악랄하다. (고귀한 준마 종족 후이님의 나라)-4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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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7-21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2년전에 처음 걸리버 여행기를 읽고 아이들 동화가 아니라 깜짝 놀랬답니다.
저는 하늘을 나는 섬나라랑 준마종족 편이 재미있었어요. ㅎㅎ

마늘빵 2009-07-21 09:40   좋아요 0 | URL
^^ 이걸 2004년 즈음 읽은 거 같은데, 강유원 샘에 의하면 이 책에서 데카르트를 비판하는 장면이 있다하여 처음부터 다시 봤어요. 역시 걸작이네요. 준마종족도 재밌고, 다 재밌어요.
 
방법서설 - 정신지도를 위한 규칙들
르네 데카르트 지음, 이현복 옮김 / 문예출판사 / 1997년 10월
구판절판


정신지도를 위한 규칙들

1규칙 정신에 나타나는 모든 것에 대해 견고하고 참된 판단을 내리도록 정신을 지도하는 것이 연구의 목표이다.

모든 학문은 인간의 지혜와 다름아니고, 지혜가 비록 여러 상이한 대상에 적용된다고 해도 그것은 언제나 동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한 진리의 인식은 우리로 하여금, 어떤 한 기예를 연마하는 경우처럼 다른 진리를 발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발견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것은 그 자체로가 아니라 지혜에 기여하는 정도에 따라 가치를 갖고 있는 것임에도 말이다.

우리가 유념할 것은, 이성의 자연적인 빛을 증대시키는 일이다. 그렇지만 이것도 이런저런 학적인 난제를 풀기 위해서가 아니라, 각각의 삶의 상황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를 오성이 의지에게 보여 주기 위함이다. -15-18쪽

2규칙 정신이 확실하고 의심할 수 없는 인식을 족히 얻어 낼 수 있다고 여겨지는 대상만을 다루어야 한다.

난해한 대상들에 몰두해서 참된 것을 거짓된 것에서 구별하지 못한 채 의심스러운 것을 확실한 것으로 인정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연구를 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

발견된 학문들 가운데 위의 규칙을 준수하는것은 오직 산술과 기하학뿐이다.

사물에 대한 경험은 종종 오류에 빠질 수 있는 반면에, 연역, 즉 어떤 하나를 다른 하나에서 끌어내는 순수한 추리는, 주의하지 않을 경우에 가끔 빠트릴 수는 있지만, 오성에 의해 혹은 이성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잘못될 수 없다.

인간이 범하는 모든 오류는 결코 나쁜 추리가 아니라, 넉넉지 못한 경험나을 바탕으로 하거나 성급하고 근거 없는 판단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19-22쪽

3규칙 우리가 다루려는 대상에 관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이나 우리 자신이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명석하고 명증적으로 직관되는 것이거나 아니면 확실하게 연역되는 것만을 고찰해야 한다. 오직 이런 방식으로만 지식은 획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물의 진리에 대해 판단을 내릴 때, 그 판단에 추측이 섞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직관이란 변동이 심한 감각의 믿음이나 그릇되게 그려 내는 상상력의 판단이 아니라 순수하고 주의를 집중하는 정신의 단순하고 판명한 파악이며, 그래서 이렇게 인식되는 것에 대해서는 그 어떤 의심도 품을 수 없는 것이다. 혹은 같은 말이지만, 직관은 순수하고 주의를 집중하는 순수한 정신의 의심할 여지 없는 파악이며, 이것은 오직 이성의 빛에서 유래하는 것이다.

정신의 직관은 확실한 연역과 차이가 있다. 연역에 있어서는 어떤 운동 혹은 연속이 감지되고 있는 반면에, 직관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고, 나아가 직관과는 달리 연역에서는 현전하는 명증성이 요구되지 않으며, 연역의 확실성은 오히려 어느 정도 기억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23-28쪽

4규칙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방법이 필요하다.

맹목적인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는 인간들은 자신의 정신을 종종 미지의 길로 유인하고 있다.

순서 없는 연구와 모호한 성찰은 자신의 빛을 흐리게 하고, 지성을 맹목적으로 만든다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식은 정신의 직관이나 연역에 의해서만 획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변증론이 직관과 연역을 그 보조적인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는 다른 작용들은 이때 무용하고 심지어 장애가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인간 정신은 어떤 것, 이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신적인 것을 지니고 있으며, 유용한 사유의 씨앗이 이 안에 산재해 있고, 또 이 씨앗은 종종 자생적인 열매를 산출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 씨앗이 비록 아주 무시당하고 또 그릇된 연구에 의해 질식당하고 있을지라도 말이다. -29-38쪽

5규칙 모든 방법은 진리를 발견하기 위해 우리가 정신의 눈을 돌렬야 하는 대상들의 순서와 배열에 있다. 그리고 우리가 복잡하고 모호한 명제들을 단계적으로 보다 더 단순한 명제로 환원시킨 다음, 가장 단순한 것에 대한 직관에서부터 동일한 단계로 다른 것에 대한 인식으로 나아갈 때, 우리는 이 규칙을 정확히 지키게 된다. -39-40쪽

6규칙 가장 단순한 것을 복잡한 것에서 구별하고, 순서적으로 따라가기 위해서는 사물의 각 계열에 있어, 즉 여기에서 우리가 어떤 한 진리를 다른 한 진리에서 연역한 것들 가운데 어떤 것이 가장 단순하고, 또 다른 것들이 이것에서 얼마나 더, 덜 혹은 같은 정도로 떨어져 있는지를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

보편적인 것은 한편으로 단순한 본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개별적인 것보다 더 절대적이지만,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보편적인 것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개체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더 상대적이다. -41-47쪽

7규칙 지식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계획에 속하는 것은 지속적이고 어디에서도 단절되지 않은 사유 운동에 의해 그 전체 및 각각을 면밀히 검사해야 하고, 충분하고 순서잡힌 열거로 그것을 파악해야 한다.

충분한 열거 혹은 귀납이란 단순한 직관을 제외한 그 어떤 증명 방식보다 더 확실하게 진리를 끌어내는 것만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48-53쪽

8규칙 찾고자 하는 사물의 계열에 있어서 우리 오성이 충분하게 직관할 수 없는 것이 나타나면, 우리는 여기서 멈춰야 하고, 다음 것을 고찰해서는 안 되며, 공연한 수고를 덜어야 한다.

정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우리가 확실히 알기 위해, 또 정신이 그릇되고 쓸모없는 일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개별적인 것을 인식하기 전에 인간 이성이 인식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일생에 한 번은 진지하게 고찰해야 한다. -54-63쪽

9규칙 정신은 아주 하찮고 가장 단순한 것으로 완전히 시선을 돌리고, 진리를 판명하고 명확하게 직관하는 데 익숙해질 때까지 그것에 머물러야 한다.

우리가 가장 판명하게 알고 있는 것만큼 판명하게 직관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결코 안다고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적고 단순한 것을 사유에 의해 동시에 파악하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64-67쪽

10규칙 지성이 명민해지기 위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이미 발견한 것을 고찰하면서 연습해야 한다. 이때 우리는 아주 하잖은 인간의 기예들도 두루 살펴야 하는데, 특히 순서를 드러내고 상정하고 있는 것을 살펴 보아야 한다. -68-71쪽

11규칙 우리가 몇몇 단순 명제들을 직관적으로 통찰한 다음, 이것들로부터 어떤 것을 도출하려고 할 때 유익한 것은, 이 명제들을 지속적이고 단절되지 않은 사유 운동으로 두루 살피고, 이것들 간의 상호 관계를 반성해 보며, 가능한 한 동시에 많은 명제를 판명하게 파악하는 일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 인식은 더욱 확실하게 될 뿐만 아니라, 정신의 역량 또한 상당히 증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72-75쪽

12규칙 마지막으로 우리는 오성, 상상력, 감각 및 기억이 제공하는 모든 도움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 이는 우선 단순 명제들을 판명하게 직관하기 위함이고, 다음에는 찾고 있는 것을 인식하기 위해 이것을 이미 알려진 것과 올바로 비교하기 위함이며, 끝으로 서로 비교되어야 할 것을 발견하기 위함이며, 그러므로 인간의 역량이 미치는 그 어떤 것도 빠트리지 말아야 한다. -76-97쪽

오성은 상상력에 의해 움직여질 수 있고, 또 반대로 오성은 상상력에 작용을 가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상상력은 운동신경의 힘을 통해 대상으로 향하도록 감각에 작용을 가할 수 있고, 또 반대로 감각은 상상력에 작용을 가하여 그 안에 이른바 물체의 상을 그려 낼 수 있다. 그리고 기억, 최소한 물질적이고 동물의 기억과 유사한 기억은 상상력과 전혀 차이가 없는 것이다. 이 모든 것에서 확실하게 귀결되는 것은, 오성이 물질적인 것 혹은 이것과 유사한 것을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는 어떤 것을 고찰할 경우에는 이런 능력으로부터 전혀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오성이 그것으로부터 방해를 받지 않도록 감각을 멀리 하고, 가능한 한 모든 판명한 인상을 상상력에서 박탈해야 한다. 그러나 오성이 물체와 관련되어 있는 것을 고찰하고자 한다면, 물체의 관념은 가능한 한 판명하게 상상력 안에 형성되어야 한다. 이를 보다 적절하게 행하기 위해서는, 그 관념이 표상하고 있는 것 자체가 외적 감각에 나타나야 한다. -76-97쪽

13규칙 문제가 완전히 이해되면, 우리는 이 문제에 불필요한 개념을 추상해 냄으로써 가장 단순한 형태로 만들고, 열거를 통해 간으한 한 가장 작은 부분을오 나누어야 한다. -98-105쪽

14규칙 문제는 물체의 실제적 연장으로 전환되어야 하고, 그 전체가 간략한 도형으로 상상력에 제시되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문제는 옷어에 의해 더욱 판명하게 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106-122쪽

15규칙 이런 방식으로 우리 사유가 보다 쉽게 주의깊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런 도형을 그려서 외적 감각을 보여 주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에 도움이 된다. -123-124쪽

16규칙 그러나 정신의 직접적인 주의를 요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그것이 비록 추론에서 필요할지라도, 완벽한 도형보다는 아주 간략한 기호로 나타내는 것이 더 낫다. 이렇게 함으로써 기억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고, 또 우리 사유는 그것을 간직하려고 노력함이 없이 다른 것들을 연역하는 데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5-130쪽

17규칙 어떤 항에 대해서는 알고 있고, 다른 항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무시한 채, 또 참된 추론 과정을 통해 그 각각의 상호 의존성을 직관하면서 우리는 제시된 어려움을 직접 훑어보아야 한다. -131-133쪽

18규칙 이를 위해서는 네 가지 활동, 즉 덧셈, 뺄셈, 곱셈 및 나눗셈만이 요구된다. 그렇지만 곱셈과 나눗셈은 자주 사용되지 않을 것인데, 이는 불필요한 복잡함을 피하기 위함이고, 또 그것은 나중에 더 용이하게 수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134-141쪽

19규칙 이런 추론 방식에 따라, 우리가 어려움을 직접 훑어보기 위해 알려지지 않은 항들을 알려진 것으로 가정한 수만큼 많이, 두 가지 다른 방식으로 표현된 크기를 찾아야 한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두 동등한 것들 간의 비교를 그만큼 많이 얻게 될 것이다.

20규칙 등식이 발견되면, 우리가 배제한 활동을 행해야 하는데, 이때 나눗셈이 필요한 부분에서 곱셈을 행해서는 안 된다.

21규칙 이런 등식이 여러 개 있을 때는 하나의 등식, 즉 그 항들이 연속 비례로 된 크기의 계열에서 보다 적은 단계를 차지하는 등식으로 환원되어야 하고, 이 등식의 항들은 이 계열에 따라 순서적으로 배열되어야 한다. -142쪽

방법서설

제1부 학문들에 대한 고찰

우리가 각각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은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더 이성적이어서라기보다는, 서로 다른 길을 따라 생각을 이끌고, 동일한 사물을 고찰하지 않는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좋은 정신을 지니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그것을 잘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위대한 영혼의 소유자는 엄청난 덕행을 할 수 있는 반면에 엄청난 악행을 할 수 있으며, 천천히 걷되 곧은 길을 따라가는 사람은 뛰어가되 곧은 길에서 벗어나는 사람보다 훨씬 더 먼저 갈 수 있는 것이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내가 무지하다는 것만 점점 더 발견될 뿐 그 어떤 이득도 없는 것처럼 여겨질 정도로 많은 의심과 오류에 빠져 곤혹스러웠기 때문이다.

특히 수학에 마음이 끌렸는데, 이는 그 근거의 확실성과 명증성 때문이었다. -146-158쪽

철학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것만 말하고 싶다. 즉, 오랜 세월에 걸쳐 뛰어난 정신의 소유자에 의해 철학이 연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철학에는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이 하나도 없고, 따라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은 하나도 없음을 보고서,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철학을 더 잘 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질 수 없었다. -146-158쪽

제2부 방법의 주요 규칙들

여러 부분으로 이루어지고 여러 장인의 손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한 사람이 만들어 낸 것보다 완전성에 있어 종종 떨어진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이 사람의 견해를 따라야겠다고 생각할 만한 사람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이제 나 스스로 나 자신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159-172쪽

제3부 몇 가지 도덕 격률들

만일 내가 따른 길이 나에게 가능한 모든 인식을 확실하게 얻게 해 주고, 또 내 역량 안에 있는 모든 참된 선을 얻게 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나는 내 욕망을 제한할 수 없었을 것이고, 만족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의지는 오성이 선하거나 악하다고 나타내 주는 것에 따라 추구하거나 기피하기 때문에, 잘 행하기 위해서는 잘 판단하면 충분하고, 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즉 모든 덕을 획득함과 동시에 가능한 다른 모든 선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힘껏 잘 판단하면 족한 것이다. -173-183쪽

제4부 형이상학의 토대

나는 신체를 갖고 있지 않으며, 세계도 없으며, 내가 있는 장소도 없다고 가상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상할 수는 없고, 오히려 반대로 내가 다른 것의 진리성을 의심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서 내가 존재한다는 것이 아주 명백하고 확실하게 귀결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184-185쪽

‘제5부 자연학적 문제들’과 ‘제6부 자연 탐구를 더욱 진척시키기 위해 요구되는 것 및 이 책의 집필 동기’는 생략-196-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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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업을 넘어 영적 기업으로
마르크 건서 지음, 현혜진.최태경 옮김 / 한언출판사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마지막 장을 덮고 난 뒤, '큰 틀에서는 동의하지만 불편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기업은 단지 최대한 많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많은 이들을 고용하고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을 넘어, 도덕적이고 윤리적이어야 하며, 사회적 투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 대체로 공감하고,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허나, 이 책에서 든 일부 기업들의 사례는 나를 매우 불편하게 한다.  

  저자의 주장대로 품질과 서비스가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시대는 지났다. 도덕적 신뢰가 무너진 기업은 단박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옳은 말이다. 소비자의 감시가 활발해지고, 기업의 사회적 참여와 투자, 윤리적, 도덕적 책무가 강조되는 시점이다. 이는 권장 사항이 아니라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필수 사항이 되었다. (대한민국 기업들을 보면 아직 한참 멀었지만.) 윤리적, 도덕적 책무를 다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는 장기적으로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고, 이는 곧바로 이윤 창출로 연결된다. (역시 대한민국 사회는 예외다. 비도덕적인 기업이어도 '경제 위기' 운운하는 말 한 마디면 무사통과다.) 기업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가치인 이윤 추구를 위해서라도 도덕적, 윤리적 책무는 이제 필수인 셈이다.  

  이 책에서는, 각 챕터마다 여러 기업들을 그 사례로 활용하며 지속적으로 윤리적, 도덕적 기업으로서의 책무를 강조하고 있다. 미국 저자가 쓴 책을 번역한 거라 미국 기업의 사례가 들어가 있고, 몇몇은 익히 들어봤지만, 몇몇은 내겐 '듣보잡'이다. 그레이스톤 베이커리, 사우스웨스트 항공, 유나이티드 파셀 서비스, 스타벅스, HP, 스테이스플과 펩시, 맥도날드 등이 긍정적인 예로 등장한다. 유일하게 많이 까이는 회사가 월마트인데, 월마트 뿐 아니라 위 목록엔 내가 알고 있는 회사만 해도 까일 회사가 둘이나 있다.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다른 회사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으니 그냥 지나치고,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이 둘을 어떻게 사회적 투자와, 윤리적 도덕적 기업의 예로 활용할 수가 있는지 의문이다. 특히나 저자는 이 책의 어느 부분에서 스타벅스와 맥도날드를 옹호하는 데 상당 분량을 할애하고 있는데 - 맥도날드에 대해서는 일부 까기도 한다 -, 스타벅스에 대한 저자의 사랑은 정말이지 대단하다. 스타벅스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비판에 대한 반비판까지 해주고 있으니 말 다했다. 성공한(?) 기업은 이렇게 면죄부를 받아도 되는 건가. 우리가 알고 있는 스타벅스의 이미지는 상당 부분 왜곡되고 포장되어 있다.  

  "스타벅스는 저임금을 지불하면서 높은 매출을 기대하는 맥도날드나 월마트를 따라 하기보다는 파트너들과 견실한 유대 관계를 구축하는 길을 선택했다."

  "나는 이러한 몸집 불리기보다는 온갖 오합지졸 비평가들이 스타벅스에 가하는 리스크가 더욱 우려된다."

  "물론 나는 계속해서 스타벅스를 마실 것이다. 그렇다.  스타벅스는 팽창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이다. 지구 구석구석까지 자사의 상표를 침투시키려고 한다. 최근에 스타벅스는 비엔나, 마드리드, 파리, 멕시코시티에 가게들을 열었다. 그것은 모든 대기업들이 하고 있는 일이다. 그러나 큰 것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스타벅스 사람들은 종교, 믿음, 영혼, 마음 등에 관해서 얘기하지는 않지만 이 회사는 정신적인 가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스타벅스는 직원들, 커피 재배인들과 함께 황금률(당신이 사람들에게 대우받고 싶은 것처럼 사람들을 대우하라)을 실천하고 있다."

  저자가 여기 쓴 내용들이 모두 사실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가 커피 판매 비용을 이스라엘의 (대 팔레스타인) 전쟁 자금으로 댄다는 사실이 변하진 않는다. 경영을 그럴 듯하게 잘 포장했을지는 모르지만, 결국 우리가 마시는 커피 값은 팔레스타인을 폭격하는 미사일 값의 일부다. 이 사실이 바뀌지 않는 한 - 혹 그동안 내가 모르는 다른 변화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 스타벅스는 결코 윤리적, 도덕직 기업이 될 수 없다. 맥도날드에 대해서는 이미 관련 영화도 나오는 등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패스.  

p.s. 비추임에도 별 하나가 더 붙은 건 큰 틀에선 바른 소리를 하고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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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9-07-09 0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벅스와 이스라엘의 관계는 아직 딱히 밝혀진건 없습니다. 다만 CEO 인 하워드 슐츠가 꽤 극렬한 시오니스트라는건데.. CEO의 개인적 활동을 그 기업과 연결시키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가는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네요.

마늘빵 2009-07-09 07:48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어느 책(기사)에선가 CEO만의 문제가 아니라 스타벅스의 문제로 언급한 걸로 알고 있는데... 그냥 소문인건가요? 관련 기사나 책을 더 찾아봐야겠군요. 명확한 사실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다락방 2009-07-09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큐 스타벅스』란 책을 보면 스타벅스는 이미 은퇴한 노인을 고용하기도 하구요(표지만 봤는데,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저자가 실제 자신의 삶을 쓴 책이더군요), 스타벅스 매장에 가보면 수입의 일부를 아프리카의 불우한 아동들을 위해 쓰고 있다고 해놨더라구요(물론 자기네가 나쁜짓했다고 매장에 써놓진 않겠지만). 알려진 것 처럼 스타벅스의 커피값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싸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하는데 욕은 바가지로 얻어 먹고 있죠. 우리는 어쩌면 굉장히 많은 것들을 잘못 알고 있는지도 몰라요.

마늘빵 2009-07-09 09:48   좋아요 0 | URL
으음, 글쎄요. 삼성 같은 경우도 좋은 데에 돈을 많이 쓰기도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삼성의 이면은 또 다르니까요. 스타벅스의 이러한 문화 정책들도 그런 차원이 아닐까도 의심을 해봐야 합니다. 미국 시민단체들이 스타벅스를 까대는 것에 대해서, 저자는 지나치게 옹호를 하는 듯한 인상을 보이는데, 그 시민단체들의 주장이 틀렸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맥도날드도 역시 마찬가지로 좋은 일 많이 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