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놀이가 공포가 될 줄은 몰랐다. 살기 위해선 숨어야 한다. 꼭꼭 숨어야 한다.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 죽음이 다가온다. 엄마의 자살을 목격한 이후 정신적 충격을 받아 집구석에만 처박혀 살던 에밀리를 위해, 아빠 캘러웨이 박사는 한적한 시골동네의 커다란 저택으로 보금자리를 옮긴다. 그런데, 이 집에 온 뒤로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니가 그랬지, 아니요 제가 안했어요, 솔직히 말해도 괜찮다 얘야, 제가 안했어요, 누가 그랬어, 찰리요.
찰리. 에밀리는 집안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의 주인공으로 그녀의 친구 찰리를 지목하지만 찰리는 이곳에 없다.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가 만들어낸 상상속의 인물. 그러나 범인은 언제나 의외의 곳에서 등장하기 마련.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매우 한정되어 있고, 그중 누군가는 찰리가 될 수가 밖에 없다. 하지만 또 정말 에밀리가 만들어낸 상상 속의 인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공포는 언제나 그렇지만 일상 속에서 매우 사소한 곳에서 등장한다. 잘 운행되던 엘리베이터의 급작스런 정지, 어두운 밤 홀로 있는 집안에서의 정전사고, 학교 친구들로부터의 왕따와 이어지는 폭행 등등 공포는 생각지 못한 가까운 곳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따뜻한 보금자리인 집, 가족, 이웃, 친구, 밖에서 상처받고 돌아와 나를 치유해주고 보듬어줄 이 공간과 이 공간에 머무는 사람들이 내게 안정감 대신 두려움으로 느껴질 때이 살벌함이란 겪어보지 않고는 모를 터.

* 땡그랗고 커다란 두 눈하며, 저 묘한 표정, 그녀는 영화에 출연하는 순간 맡은 배역에 푹 빠져버린다.
공포영화의 출연진이 대개 잘 모르는 신인들의 영화계의 등용문인데 비해, 이 영화는 로버트 드니로와 코다 패닝이라는 검증받은 두 주연배우를 섭외했다. 94년생인 다코다 패닝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출연하는 모든 영화마다 찬사를 받은 바 있다. 2002년의 <아이 엠 샘>에서 루시 다이아몬드로, 2005년의 <드리머>에서는 콜 크레인 역으로, 2005년의 <우주전쟁>에서는 레이첼로, 그리고 <숨바꼭질>에서는 에밀리로 다양하게 연기변신을 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관객들의 머리에 그녀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그녀가 출연하는 영화인줄 모르고 봤지만 결국 공포를 느끼는 주인공인 동시에 공포의 대상을 만들어내는 인물을 섬뜩하게 연기했다. 그녀를 보기 위해서, 또 하나의 공포영화로서 괜찮다. 이 문을 여는 순간 당신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