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도서관 - 인간의 의식 진화에 관한 다큐멘터리
니콜라스 험프리 지음, 김은정 옮김, 멜 칼먼 그림 / 이제이북스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 책을 거의 안읽은 것과 다름없다. 20여장을 읽다 말았으니 말이다. 그나마 읽은 20여장조차도 정독을 했다고 볼 수 없다. 통독을 했다는 말인데, 그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후루룩 책장을 넘기며 스쳐지나갔다고나 할까?

다시한번 더 솔직히, 이 책은 '인간 의식 진화에 관한 다큐멘터리'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고 또 그 말이 맞지만 내가 이 책을 읽기 위해 도서관에서 손에 넣었을 때의 그 기대감을 충분히 채우지 못하고 있기에 다른 이들에게는 재밌고 유용한 책이 되었을지는 몰라도 내게는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그렇게 악평을 받을 만한 책은 아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이유에서 이 책이 나를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감정의 도서관> 뭔가 그럴 듯한 책 제목에 한 껏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고, 부제로 딸린 '인간의 의식 진화에 관한 다큐멘터리'라는 말이 나를 이끌었으나 책은 나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이 책에는 다윈을 비롯하여, 플라톤, 화이트헤드 등의 진화론자와 철학자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거장들이 거론되기는 하지만 지은이가 이들의 이론과 대중성을 결합시키는데는 실패했다고 본다. 유아스럽고 한편으로는 유치해보이는 귀여운 그림까지 곁들이며 심각한 이들의 이론을 곁가지로 집어넣었지만 진지함과 재미남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한 책이 아닌가 한다.

영국의 TV 시리즈물로 제작했던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 했는데 TV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영상이 활자화되기는 힘들었나보다. 혹여 관심있는 자들은 찾아봐도 무방하지만 괜한 기대감은 가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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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 컬러판
생떽쥐베리 / 문예출판사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왕자>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오래도록 많이 읽히는 책이다. 어린이부터 나이들은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매년 나이를 먹어가면서 읽어도 읽을 때마다 새로운 책이 아닌가 싶다. 이번에 읽음으로써 나는 97년이후 세번을 읽었다. 책도 얇고 내용이 어려운 것도 아니기에 길거리에서 틈틈히 읽으면 다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물론 안에 담긴 깊은 내용에 대해 생각하기 위해 정색을 하고 똑바로 앉아 읽어도 무방하다.

<어린왕자>는 이미 번역본이 엄청나게 나와있다. 그중에서 나는 '문예출판사'것을 소장하고 있는데, 책 선택시에 번역자를 개별적으로 알지 못해 믿을 수 없다면 2차적인 고려사항으로써 출판사를 보는 나의 경향때문이다. 다른 출판사들보다 믿을만한 출판사가 문예출판사이기에 이 책을 택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번역도 깔끔하게 맛깔나게 잘 된 듯 싶다. 물론 내가 다른 출판사의 번역본을 읽어본 바는 아니지만... 한가지 읽어보지 않은 또다른 번역서지만 동국대 철학과 홍윤기 교수의 번역본을 추천한다. 물론 난 읽지 않았다. 하지만 믿을만한 번역자이기 때문이다.

<어린왕자>에는 저자인 생텍쥐베리의 경험이 묻어나온다. 그는 21살에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소위에 임관하였으나 23살에 비행사고로 인해 예편, 이후로는 항공우편배달을 했다. <어린왕자> 초반에 나오는 사막에 떨어진 비행기 추락은 생텍쥐베리의 이런 경험에서 묻어나온 설정일 것이다.

어린왕자가 각각의 별들을 여행하면서 회계사, 전봇대 지킴이, 왕, 술꾼, 지리학자 등의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 속에 우리는 느끼는 바가 많다. 7번째 여행으로 지구를 택한 어린왕자는 이곳에서 여우와 대화를 나누며 '길들인다'는 것을 배우고, '기다림'을 배운다.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길들인다는 게 뭐지?"
"그건 <관계를 만든다>는 뜻이야"
"넌 아직은 나에겐 수많은 다른 소년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소년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난 너를 필요로 하지 않고 난 너에겐 수많은 다른 여우와 똑같은 한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나는 너에겐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거야"


이상의 대화는 <어린왕자>에서 가장 인상적인 구절을 발췌한 것이다.

어린이에게는 어린이 나름대로, 청소년에게는 청소년 나름대로, 어른에게는 어른 나름대로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는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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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삶을 위하여
에리히 프롬 지음, 이민수 옮김, 전성보 그림 / 씽크북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풍요로운 삶을 위하여>는 160페이지 밖에 안되는 매우 얇은 책이다. 우리에게는 <소유냐 존재냐> 혹은 <사랑의 기술>이라는 저서로서 더욱 친숙한 독일 철학자 에리히 프롬의 잘 알려지지 않은 저서로 어떤 대단한 이론이나 깊이있는 사색을 담은 글이라기 보다는 가볍게 쓴 수필집 정도라고 소개하는 편이 맞겠다.

물론 이 책에서도 에리히 프롬 특유의 '소유론' '존재론'에 관한 생각을 엿볼 수도 있지만 그저 맛배기일 뿐이다. <소유냐 존재냐>를 읽지 않은 독자들도 이 책을 충분히 읽을 수 있고, 심지어는 에리히 프롬을 몰라도 이 책을 읽는데 어려움은 없다. 책의 본문은 7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1. 우리는 어디로도 가지 못한다
2. 치명적인 권태
3. 거짓은 아무것도 움직이지 못한다
4. 새로운 것으로 태어나기
5. 삶에 대한 사랑
6. 이성은 자유 안에서만 성장한다
7. 종교적인 삶

이상의 7장의 본문과 독일원본 편집자인 라이너 푼트의 서문과 한국어 번역서 옮긴이의 말, 그리고 에리히 프롬의 생애와 사상에 대한 간략한 서술이 전체의 내용이다.

도서관에서 빌린 직후 지하철에서 읽기 시작하면서 집에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서서 모두 다 읽어버린 별 다른 내용이 없는 책이다. 오히려 에리히 프롬이 저자라는 것을 알고 이 책을 접했다가 뭔가 큰 것을 기대했다면 더욱 실망할지도 모른다. 에히리 프롬이 원래 책을 이렇게 썼는지 아니면 번역자가 어색하게 번역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의 사색의 흔적들이 독자에게까지 전달이 되지는 않는다. 아무런 기대 없이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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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봐도 대단한 영화다. 탐크루즈가 출연했던 또다른 대단한 영화 <미션임파서블>저리가라 할 정도다. 이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수많은 흥행작 중 하나로 치부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탐크루즈와 스필버그의 만남은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영화 제목이기도 한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는 용어는 2050년 미래 사회에서 검거 된 용의자를 판결하는 평의회에서의 세 명의 평결관들 중 이견을 제시한 한 명의 의견 즉, 소수의 의견을 의미하며 그 판결이 올바른 판단이었을 경우에 그 사건을 지칭한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살인범죄에 대해 범죄예측시스템의 세명의 예언자를 통해 나타난 영상으로 사건현장과 시간을 알고 살인이 일어나기 전에 용의자를 체포해 가둔다는 것이 요점. 하지만 완벽하다고 알려진 시스템에도 결점이 있었다. 국장이 이 시스템의 예언자중 여자아이를 얻기 위해 그녀의 부모를 살해한 것이다. 즉 살인을 막기 위해 살인을 행한 것. 하지만 시스템의 리포트에는 국장의 살인은 지워져있다. 그는 시스템을 잘 알기에 살인청부업자를 시켜 같은 상황을 미리 재현했던 것이다. 따라서 같은 상황에 두번 반복되면 조사부는 예언자의 눈에 비친 영상이 잔영이라 생각하고 지워버리는 것이다. 존 앤더튼 경사는 비지스 국장의 음모에 휘말려 살인용의자가 되어 도망다니다 결국에는 비지스 국장의 음모를 밝혀낸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한 것으로 날아다니는 자동차, 각막 스캐너, 지상의 해파리와도 같이 생긴 마치 살아있는 듯한 기계 등 굉장한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볼거리 못지 않은 영화의 매력은 '범죄예측시스템'이라는 아이디어다.

먼저 제기할 수 있는 질문은, 누가 감히 범죄를 정확히 예측하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되어 평생을 감옥에서 썩어야하는가? 이다. 살인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용의자는 너무도 억울하다. 하지도 않은 행위를 마치 자신이 이미 저지른냥 죄인 취급받아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평생을 유리관 속에 갇혀 살게 된다. 사실상 살아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범죄예측시스템'의 정확성이 100%라고 하더라도 아직 발생하지 않은 사건의 죄인으로 취급받는 것은 분명 잘못이다.

둘째, 범죄를 예측한다는 명목하에 시스템의 내부에 갇혀 평생을 살인사건만을 예언하며 지내야하는 사실상 죽어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세 명의 예언자들을 어찌 볼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이들 역시 인간이고,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것 뿐인데 그런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하여 본인의 의지와 무관한 삶을 살아야하는 것은 너무도 가혹하다. 게다가 이들이 평생해야하는 일은 살인사건을 예측하는 것이다. 아직 나이어린 세 아이가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보지 못하고 살인사건만을 봐야한다는 것은 이들의 삶을 더욱 가혹하게 만든다.

셋째, 세 아이의 예언이 정확히 일치한다고 해서 그것이 실제 살인으로 이어질 확률까지 100%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예언자는 불려지는 이름일뿐 이들은 인간이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나는 유신론자라고 할 수는 없어 '신은 완전하고 인간은 완전하지 못하다' 라고 말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도 인간은 그 누구도 완전하지 않다. 완전하지 않은 인간에 의한 예측의 정확성이 100%라고 할 수 있겠는가? 정확하지도 않은 예언으로 일어나지 않은 살인을 일어났다고 볼 수 있는가?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풍부한 볼거리 이외에도 이런 물음을 제기하게 만든다. 영화든, 책이든, 학문이든 물음을 제기하도록 만드는 것이야 말로 진정 우리에게 의미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우리에게 매우 유의미하다. 따라서 잘 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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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안에는 모든 것이 담겨있다. 드라마, 액션, 로맨스, 무협에서부터 거대한 중국의 기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포괄하지만 결코 산만하지 않은 영화. 압축에 압축을 반복하면서도 불필요한 것들은 잘라내고 잘라내고 알짜배기만 남겨 오로지 달콤한 열매 하나가 만들어졌다.

19세기 중국. 대단한 무공을 소유한 이들의 영웅담과 로맨스. '파란여우'는 본래 리무바이의 스승의 여자였다. 하지만 그녀는 무바이의 스승이 무술을 전수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바이의 스승을 살해하고 무당파의 비법전서를 훔쳐내 독학으로 익힌다. 그리고 이를 누군가에게 전수해주는데 그녀가 바로 룡이다. 룡은 만주인으로 아버지는 부잣집 관료 옥대인이다. 하지만 청으로 오기 전 사막에서 로로부터 습격을 당했을 때 호와의 인연으로 둘은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고, 떳떳해진 후에 다시 찾아오겠다는 로를 두고 룡은 청으로 온 것이다. 결국 로는 룡을 찾아왔지만 그녀는 로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른 남남자가 생겨서가 아니다. 그녀는 아버지가 정해준 정혼자가 있지만 그를 사랑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무공으로 강호를 평정하고 싶어하는 욕심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결혼식 다음날 집을 나온 룡은 강호를 돌아다니며 무자비하게 상대를 제압하고 난장판을 벌인다. 하지만 룡에게서 청명검을 찾기 위해서, 또 그녀를 가르치기 위해 나타난 리무바이와 슈리엔. 천박지축인 룡을 무당파 수제자로 키우겠다는 무바이는 그녀를 상대하지만 죽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녀의 스승이었던 '파란여우'로부터 습격을 받아 일전을 겨루게 된다. 파란여우는 죽었지만 무바이는 이미 독침을 맞은 상태. 무바이의 스승을 죽였던 그 독침이 제자인 무바이에게도 돌아온 셈이다. 룡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무바이를 위해 처방약을 제조해 가져오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이 영화는 모든 것을 보여준다. 광활한 대지에서 겨루는 룡와 로를 보여주고, 물위에서 겨루는 룡와 무바이 등 화려하고 미학적인 무술씬은 물론이고, 룡과 로를 통해, 그리고 무바이와 슈리엔을 통해 남녀간의 사랑의 아픔을 전달한다. 한편, 무바이와 룡의 관계를 통해서는 득도에 달한 무술달인과 무술은 뛰어나지만 천방지축인 어린여자아이라는 캐릭터를 설정함으로써 가르침을 준다. 파란여우를 통해서는 분노에 휩싸인 무술달인의 최후를...

열번을 보더라도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보는 사람이 처한 상황에 따라 새롭게 해석될 수 있는 영화다. 흥미와 깨달음과 아련함을 함께 전해주는 이 영화는 내가 지금껏 본 영화 중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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