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놀이 - 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
공지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8월
장바구니담기


정의는 그 안에 분노를 지닌다. 정의에서 나오는 분노는 진보의 한 요소가 된다.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11쪽

"엄마, 잘 들어, 난 우리 노동자들 위에 드러워진 저 컴컴한 하늘에 겨우 구멍을 냈어. 겨우. 이제 나머지는 엄마랑 다른 사람들이 해줘야 해. 푸른 하늘을 볼 수 있게. 숨 쉴 수 있게..."(전태일)-16쪽

"15년에서 20년을 다닌 정든 일터. 나태하지도, 규율을 어기지도 않았다. 몸이 아파서 열심히 일했다. 라면과 요구르트 지급을 중단한 것도 치사하지만 참았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생애 마지막으로 만져볼 유일한 목돈, 퇴직금을 담보로 내놓자는 노조의 의견에도 모두 동의했다. 그런데 이제 "너, 나가!"하면 "네, 알겠습니다."하고 나가야 하나? 사람이라면 질문해야 하고 합리적인 납득을 기다려야 한다. 당신이라면 그렇지 않겠나? -93쪽

일터는 단지 먹이를 구하기 위해 가는 장소가 아니다. 돈만 벌면 어디든지 다 좋다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터, 우리에게 생활을 보장해주고, 우리에게 밥과 의복을 주며, 사람들을 엮어내서 인간의 사회적 욕구를 펼치게 해주는, 우리의 품위와 자부심, 그리고 긍지를 주는 내 인생이 펼쳐지는 현장이다. 가정과 직장, 이 두 들판이 우리의 인생인 것이다. 그리고 가정이 무너지면 가끔 직장생활도 무너지지만, 일터가 무너지면 가정은 거의 대부분 무너진다. 아무런 사회안전망, 즉 재취업과 실업보험, 혹은 무상교육, 무상의료, 주거 등에 대한 약속 없는 정리해고는 삶에서 해고된다는 말과 같다. -93쪽

말이 용역이지, 이들이 대리하는 것은 노동이 아니라 폭력이다. -103쪽

그(칠레 광부 매몰 사건)보다 긴 시간을 단전과 단수, 그리고 최루액이 쏟아지는 곳에서 버티다 결국 테러범들처럼 두들겨 맞고, 해고되고, 사법 처리되고, "선생님이 우리 아빠보고 빨갱이라고 해."라며 울고 돌아오는 자녀들을 가진 이들은...... 희망이 없다. -158쪽

신자유주의란 여기 임금이 비싸면 저기 싼 곳으로 옮겨간다. 여기서 일하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든 관심이 없다. 그들은 그것을 유연화라고 부른다. 이 아름다운 이름, ‘유연화’라는 명사는 그러나 실은 무척 잔인하고 폭력적인 것이다. 그것은 해고의 유연화, 빈곤의 유연화, 살인의 유연화, 살인 은폐의 유연화, 인간 경시 유연화의 다른 이름일지 모른다. 그렇게 싼 임금을 찾아 자본은 전 세계를 누빈다.-163쪽

모든 사람을 가난하게 만들면 일시적으로 자본가들이 부를 차지할지 모르지만 그 후에 그들의 산업도 쇠락한다. 수요가 줄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부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건 가난한 이들의 고혈을 짜는 방식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자기들에게 이용당해주는 99%가 있기에 이 영화도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따. 배고픈 자들은 결코 모두 단결하는 법이 없으니까. 의자를 반만 가져다 놓고 빙글빙글 돌다가 앉으라고 하면 옆 사람들을 확 밀치고 자기만 사려고 할 테니까. 그게 인간이라고 그들은 확신하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그랬고, 그럴 테니까. -164쪽

제주 해녀를 감탄스럽게 바라보던 외국인이 물었다.
"만일 장비가 있다면 엄청나게 많은 해산물을 채취할 수 있겠군요. 예를 들면 스킨스쿠버 장비 같은."
해녀가 대답했다.
"그렇죠. 그런 게 있으면 지금보다 100배는 더 많이 딸 수 있겠죠."
외국인이 다시 물었다.
"그러면 왜 그걸 사용하지 않으십니까?"
해녀가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100명분을 다 따면 나머지 99명은 어떻게 하라고요?"-165쪽


댓글(1)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12-08-31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효 이런 책을 읽으면 당췌 화가나서리
 
문체론 살림지식총서 246
이종오 지음 / 살림 / 2006년 7월
장바구니담기


문체는 공통 언어의 사용에서 개인, 집단 또는 장르의 특징이 된다. 흔히 개인적 문체를 ‘작가의 목소리’라고 한다. 우리가 말을 할 때에 사람마다 고유의 독특한 어법과 말버릇, 음성이 있듯 작가들도 글을 쓸 때에 사용하는 자기 고유의 어법이 있다. 그 어법에 따라 어떤 사람의 글은 강한 느낌이 나고(강건체: 논설문이나 연설문), 어떤 사람의 글은 부드럽기도 하며(우유체: 논문, 법문, 공문)이 들기도 한다. -17쪽

"문체는 곧 그 사람이다."(바이이)-34쪽

"낱말의 의미에 대해서 묻지 말고, 그 사용에 대해서 물어라."(비트겐슈타인)-41쪽

명료성의 심화란 ‘하늘’이라는 기호가 지시성을 벗어나 그것의 물질성, 즉 ‘하늘거리다’ ‘하늘하늘’과 같은 기호의 소리만을 강조하는 것이고, 명료성의 증대란 ‘하늘하늘’이 갖는 개념과는 전혀 관계없이 ‘흐늘흐늘’ ‘흐느적흐느적’ ‘하느적하느적’과 같이 유사한 개념으로 사용되지만 그 느낌이 다른 언어 기호에 관심을 두는 것을 뜻한다. (이승훈, 1993)-85쪽

문체라고 한다면 일반적으로 구체적 문장들에서 추출한 결과 확인할 수 있는 글 습관의 유형이다. 그래서 작가에 따라 개성적으로 나타나는 글 습관(이광수의 글투, 채만식의 글투 등), 시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글 습관(고전 소설의 글투, 근대 시기의 글투), 글의 양식에 따라 나타나는 글 버릇(대중적인 글투, 보고서 글투 등), 목적에 따른 글 버릇(해학적인 글투) 등을 구분할 수 있다. -86쪽

문체는 유형적 문체와 개성적 문체로 대별되는데, 이때의 개성적 문체는 흔히 문장 양식을 가리킨다. 유형적 문체는 ‘많은 표현에 공통되는 어떤 문체상의 특수성이 인식되는 것’을 가리킨다. 표기 형식이나 어휘, 어법, 수사, 문장, 형식에 따라 여러 가지 유형적 문체가 이루어지고, 시대나 지역 사회에 따라 다른 유형적 문체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에 대해, 개성적 문체란 어떤 표현의 특수성이 유형을 띠지 않고 독자적인 성격을 지니는 경우를 가리킨다. 이는 작가와 작품에 국한되지 않으며, 넓게는 특정한 필자와 문장에 나타난다. -86쪽

"인간은 각자 자기만의 언어를 갖는다."(기이로)-87쪽

"언어는 민족의 존재 그 자체이며, 언어의 특성이 곧 민족의 특성이다."(흄볼트)-8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철수의 생각 -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
안철수 지음, 제정임 엮음 / 김영사 / 2012년 7월
장바구니담기


진로를 결정할 때 저는 항상 세 가지를 생각했습니다. 의미가 있는 일인가, 열정을 지속하고 몰입할 수 있는 일인가,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인가. -28쪽

리더십의 바탕은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내 개인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진심이 있어야 해요. 그래야 사람들이 믿고 따라옵니다. -41쪽

자살률이라는 것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이 얼마나 힘든가를 보여주는 수치라고 생각하는데요. 불행히도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전체 중 1위입니다.

출산율이란 것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표현한다고 할 수 있을 거예요. 우리가 낳은 아이가 앞으로 얼마나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가 하는 기대에 따라 출산율이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해요.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거의 세계 최하위 수준입니다.
-83쪽

다만 싸울 때 세 가지 관점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싸우는가, 싸움의 결과로 어떤 합의를 끌어내 사회를 발전시키는가죠.
-92쪽

"능력 대로 내고, 필요한 만큼 쓰자"는 얘기가 있던데, 의료보험처럼 소득수준에 따라 능력대로 세금을 더 내고, 필요한 복지 혜택을 받는 시스템이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109쪽

우리나라 재벌들은 물론 자신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국가적으로 많은 자원을 몰아주고, 노동자들이 희생했기 때문에 크게 성장할 수 있었죠. 가난한 집에서 맏이만 대학에 보내는 것처럼 다른 가족의 희생 위에서 출세한 셈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재벌들은 모든 걸 제 스스로 이룬 것처럼 행동하면서 이익을 독식하고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았죠. -119쪽

기업은 고객으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든 다음 그것을 판매하는 조직이며, 수익은 그 결과라고 생각했죠. 수익 보다 가치 창출을 통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조직이어야 한다고 본 것이죠.-131쪽

우리나라의 전경련도 이제는 장기적 관점에서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격에 맞는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대기업들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는 단체로 거듭나면 좋겠습니다. -133쪽

공무원이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자본의 이익을 고려해 정책을 판단한다면 그것 역시 부패라고 볼 수 있습니다.
-146쪽

안철수연구소에서 정부에 제품을 판매할 때 외국산 수입 백신과 가격을 맞추라는 요구 때문에 힘들었던 경우가 있어요. 그렇게 되면 턱없이 가격이 낮아져 수익성이 떨어지게 되는데 제품의 질이나 향후 관리 시스템 같은 것은 고려하지도 않고 단가 인하만 요구하죠. 요즘 정부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거래 관행을 지적하며 수평적인 네트워크와 동반성장 등을 이야기하는데,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정부부터 관행을 고쳐야 합니다. -147-148쪽

(삼성 백혈병 문제) 노동자의 증상과 근무 환경에 직업병 발생의 개연성이 있다면 과학적이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더라도 기업에서 책임을 지는 게 맞지 않을까요? 또 제도적으로 산재 인과관계에 대한 입증 책임은 개인인 노동자보다 기업에 더 많이 지울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법치주의는 약한 사람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노동자와 기업 간의 관계에서도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77쪽

(경찰 문제) 시위 진압 등 다른 업무보다 불법 사금융 단속 등 민생 관련 범죄를 뿌리 뽑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188쪽

강물이 얼마나 세게 흐르는지 알려면 강둑에 앉아 바라만 봐선 안 된다. 양말 벗고, 신발 벗고 들어가봐야 한다. 물살의 세기는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 방법이다. 성공이든 실패든 그 경험은 반드시 나중에 도움이 된다. -248쪽

저는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할 수도 있으니, 약점은 관리만 잘 하고, 자신의 강점을 살리거나 자기의 성격에 맞는 것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253쪽

첫째, 절대 동기동창과 비교하지 말자. 잘나가는 친구와 비교하는 대신 내가 가고 싶은 길과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위만 올려다보지 말고 아래를 보자. 산을 오를 때 정상만 바라보면 힘들지만 지금까지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면 ‘그래도 이만큼이나 왔구나’하면서 힘을 얻을 수 있잖아요. 셋째, 너무 장기 계획은 잡지 않는다. 3년 후에 뭘 이루겠다고 하면 3년 동안 참기가 너무 힘들어요. 매년 계획, 매달 계획을 세워서 점검하고, 잘했으면 자기한테 상을 주는 거예요. -256쪽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나는 미리 남보다 시간을 두세 곱절 더 투자할 각오를 한다. 그것이야말로 평범한 두뇌를 지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히로나카 헤이스케)-259쪽

기업의 역할에서 기본 중의 기본은 소속된 구성원이 삶을 영위하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장으로서의 역할입니다. -265쪽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 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키며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274쪽


댓글(1)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12-07-26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못 읽어보았는데 이 사람은 생각 한줄한줄이 다 밑줄쳐야할것같네요
 
단단한 공부 - 내 삶의 기초를 다지는 인문학 공부법
윌리엄 암스트롱 지음, 윤지산.윤태준 옮김 / 유유 / 2012년 1월
장바구니담기


듣기는 청자가 외부, 즉 말하는 사람이나 그 밖의 어떤 것에 정신력을 집중해야 하는 복합성을 띤다. 따라서 잘 들으려면 청자가 화자에게 마음을 여는 훈련을 해야 한다.-34쪽

'행간 듣기'란 선생이 말하는 것을 요약 정리하는 것, 이미 배운 것이 중요한지 또는 정확한지 조용히 질문하는 것, 선생의 생각을 학생의 언어로 바꾸는 것, 또 강의 내용에서 나올 시험문제를 파악하는 것-35쪽

인식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알 수 있게 하는 수단이다.
사유는 인식한 세계를 평가하는 도구이다.
소통은 인간 사이의 기억을 서로 맺어주는 수단이다.
-52-53쪽

공부에는 세 가지 기본 기술이 있다.
(1)원하는 것을 찾는 기술
(2)찾은 것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기술
(3)쓸 수 있도록 이를 조직화하는 기술-54쪽

"대부분의 사람들은 읽는 방법을 배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모른다. 나는 8년이 걸렸고 지금도 완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괴테)-84쪽

"독서란 육체를 단련하듯 마음을 단련하는 것이다."(애디슨)-85쪽

"독서는 독자와 저자의 상호작용이다. 독자가 책을 통해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헤르)-88쪽

책 잘 읽는 사람은 다음의 세 가지 목표를 갖고 독서한다.
(3)개인적인 경험을 책 내용과 연관시키거나 적용하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하면 기억이 잘될 뿐 아니라 지식이 지혜로 변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89쪽

더 나은 독서를 위한 훈련
3. 단어가 아닌 주제나 주장을 읽어라.
가치를 지니는 것은 사상이나 사유다. 단어는 그저 상징일 뿐이다. 그러니 단어보다는 단락을 읽어라. 주제를 읽고나서 주제와 관련된 세부사항을 읽어라 세부사항 자체는 목적이 아니다. -99쪽

요약할 때는 저자의 언어가 아니라 요약하는 사람의 언어를 써야 한다.

요약할 때는 원 텍스트 각 부분의 분량 비율과 순서를 따라야 한다. 또 원 텍스트의 어휘를 그대로 쓸 필요는 없지만 원래 어조는 유지해야 한다.-139쪽

"인간이 만든 모든 물건과 모든 무생물을 통틀어 책보다 인간과 가까운 존재는 없다. 책은 우리의 사상과 야망, 분노, 환상, 진리를 추구하는 열정, 실수를 통한 끝없는 배움으로 가득 차 있다."(콘래드)-149쪽

"독서는 경험이 풍부한 인간을, 토론은 재기 넘치는 인간을, 글쓰기는 빈틈없는 인간을 만든다."(프랜시스 베이컨)

"어떤 것을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때 결코 두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능력이야말로 그 어떤 재능보다 귀하다."(토머스 재퍼슨)

"단어를 끊임없이 이어갈 줄 아는 것, 그것이 곧 힘이다."(마거릿 애트우드)-160쪽

"상황에 맞는 어휘를 선택해 적절하게 강조할 수만 있다면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조지프 콘래드)-238쪽

"습習은 새가 수없이 날개짓하는 모양인데 배우기를 그치지 않는 것이다."(주희)-310쪽

"배우지 않을지언정 배우기로 하고서 능하지 못했으면 도중에 포기하지 마라. 묻지 않을지언정 묻기로 하고 알지 못했으면 도중에 포기하지 마라. 생각하지 않을지언정 생각하기로 하고 결말을 얻지 못했으면 도중에 포기하지 마라. 행하지 않을지언정 행하기로 하고서 독실하지 못했으면 도중에 포기하지 마라. 남이 한 번에 능하면 나는 백 번을 할 것이고 남이 열 번에 능하면 나는 천 번을 할 것이다."("중용")-30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멘토의 시대 - 강준만이 전하는 대한민국 멘토들의 이야기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2년 5월
장바구니담기


"도덕과 주의를 위하는 조선은 있고, 조선을 위하는 도덕과 주의는 없다."(신채호)-5쪽

(한국 정치는) 일방적인 교주 찬양만 있을 뿐 비판은 금기시하면서, 그걸 온갖 대의와 명분을 들어 정당화하는 게 꼭 종교를 닮았다. 동시에 경쟁 종교의 교주를 악마화하면서 악마 척결을 위해 자신의 도덕과 성찰을 쓰레기 취급하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10-11쪽

"나는 우주에 절대적인 존재가 있든 없든,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안철수)

"내세에 대한 믿음만으로 현실과 치열하게 만나지 않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또 영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살아 있는 동안에 쾌락에 탐닉하는 것도 너무나 허무한 노릇이다. 다만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 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안철수)
-45쪽

"나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이 일을 하면 우리가 좀 더 잘되겠지’라는 판단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그런 마인드로 제품을 기회하고 새로운 시장에 접근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대신 모든 결정에는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머지 않은 장래에 생존을 위협받을 것이다’라는 기준을 적용했다."(안철수)-70쪽

애티튜드란 세상, 사람, 일 등을 다루는 태도나 정신 자세를 뜻한다고 볼 수 있겠는데, 어떤 인물을 평가할 때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아무리 똑똑하고 잘났어도 ‘싸가지’가 없으면 그 사람의 모든 게 싫어지는 것도 바로 그런 애티튜드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81-82쪽

박경철은 궁지에 몰려 시간과 전쟁을 하면서 사는 삶을 통해 시간 관리에 관한 한 달인의 경지에 올랐다. 그는 우선적으로 시간 관리의 멘토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그는 매일 아침 두 시간씩 라디오 방송을, 주 1회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신문과 잡지에 고정 칼럼만 열다섯 편이나 쓰고, 전국을 다니며 하는 강연이 월평균 30건에 이른다. 토요일엔 안동의 병원에 내려가 본업인 진료를 한다. 그러면서도 매년 책을 한두 권 낸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가? -180쪽

"책은 하루에 한 권 정도 읽어요. 화장실, 이동하는 차 안 등 토막 시간마다 책을 펼치죠. 매년 10월에 책 한 권씩 내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매일 200자 원고지 20~30장 분량의 글을 써서 저장해둡니다."(박경철)
-180-181쪽

"거래는 이익을 위해 싫은 일을 억지로 행하는 것이고, 희생은 이익을 바라지 않고 힘든 일을 행하는 것으로, 헌신은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느낄 수 있는 최고 단계의 감정이다."(박경철)
-187쪽

"한국 사회에서 한 번 실패는 치명적이기 때문에 늘 제자리를 맴돌게 된다."(박경철)
-188쪽

한국은 패자부활전이 없는 나라다. (강준만)-189쪽

"청춘은 특권이다. 실패는 경험이 되고 기회는 늘 손에 닿는 거리에 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청년의 도전은 미숙하기 수비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은 어떤 좌충우돌도 용인된다는 말이 아니다. 치열하게 뜻을 세우고 뜨거운 열정으로 내달리다가 자신의 노력이 자신을 감동시키는 순간, 일거에 함성을 지르며 벼락처럼 쪼개는 것이 청년의 도전이다. 행운의 여신은 바로 그런 도전에만 깃드는 까다로운 수호신이다."(박경철)
-189쪽

"파울로 코엘료가 트위터에 올려놓은 비슷한 메시지를 본 적이 있어요. 모든 사람이 너를 사랑한다면 그게 이상한 거다. 반드시 너에게 경고를 주고 일깨우는 원수 한 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이죠."

"사람들은 네 잎 클로버를 따기 위해 세 잎 클로버를 밟는다. 세 잎 클로버 꽃말이 행복이다. 행운을 잡기 위해 수많은 행복을 짓뭉개는 것이다."

"모두가 행복하지 않으면 나도 행복하지 않다. 내 아이의 친구가 행복하지 않으면 내 아이도 행복하지 않다. 왜 돈 있는 사람한테 하면 투자고 없는 사람한테 하면 포퓰리즘인가?"

"신들이 왜 위대한지 압니까? 아무 말 없이 들어주니까요. 소주병이 왜 위대하냐, 아무 말 없이 들어주잖아요."-202쪽

"자신이 어떤 종류의 사람인가를 파악하는 일이다. 나는 사람마다 타고난 기질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낙타로 태어난 사람과 호랑이로 태어난 사람이 따로 있다는 거다. 자기가 낙타로 태어났으면 사막에, 호랑이로 태어났으면 숲 속에 있어야만 자기 능력의 최대치를 쓰면서 살 수 있다. 숲에 사는 낙타, 사막에 사는 호랑이.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한비야)-232쪽

"나는 슬럼프란 말을 쓰지 않아. 대신 그냥 ‘게으름’이라고 하지. 슬럼프라고 하면 왠지 자신을 속이는 것 같아서."(김난도)-240쪽

"청춘이 정녕 힘든 이유는 부단히 쌓아야 하는 스펙 때문이 아니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것은 모두 무섭기 마련이니까."(김난도)
-241쪽

"인생에 관한 한, 우리는 지독한 근시다. 바로 코앞밖에 보지 못한다. 그래서 늦가을 고운 빛을 선사하는 국화는 되려 하지 않고, 다른 꽃들은 움도 틔우지 못한 초봄에 향기를 뽐내는 매화가 되려고만 한다."(김난도)-244쪽

"사랑하는 것은 상처받기 쉬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정희진)-256쪽

"누군가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았거나 강자와 약자에 대한 태도가 판이하게 다르다는 얘기를 듣는 경우였다. 그걸 딱히 정의감이라고 표현하기도 어려운데, 동병상련이거나 약자에게 정서적 이입이 더 잘 되는 경우라고 봐야 할 것 같기도 하다. 그녀는 강하면서 약한 존재다. 사람들은 가끔 ‘공지영은 아픔을 과장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소한 것에서도 예민한 부분을 받아들여야 할 작가인 것이지, 남들 다 느끼는 고통에 대해서 그제야 얘기하는 것이 작가란 말인가?"(지승호)
-264쪽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렵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음을 아는 것"(공지영)

"그러니까 항상 배려하고, 힘이 센 사람들이 많이 조심해야 돼요. 저도 모르게, 저도 말하자면 글 쓰는 권력, 전파되는 권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자꾸 잊어버리거든요"(공지영)
-276쪽

"젊은이여, 인생이라는 여행길은 멀고도 험난하니, 그대 배낭 속을 한번 들여다보라. 욕망은 그대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고 소망은 그대 발걸음을 가볍게 만드는 법. 젊었을 때부터 배낭 속에 들어 있는 잡다한 욕망들으 모조리 내던져버리고 오로지 소망을 담은 큰 그릇 하나만을 간직하지 않으면 그대는 한 고개를 넘기도 전에 주저앉고 말리라."(이외수)

"한 가지 일에 평생을 건 사람에게는 오늘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격언이 무의미하다. 그에게는 오늘이나 내일이 따로 없고 다만 ‘언제나’가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이외수)
-286쪽

"인간은 딱 두 가지 유형밖에 없다고 단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 유형은 자기와 생각이 같은 사람, 한 유형은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다. 그리고 자기와 생각이 같은 사람은 좋은 놈,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은 나쁜 놈이다. 이상한 놈? 그런 건 없다."(이외수)-289쪽

"재미라는 것은 무시되어야 할 가치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휴머니티와 거의 동등한 가치가 재미다. 인간은 재미라는 가치가 없으면 행동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재미의 중요성에 대해서 (시민단체나 NGO에) 얘기해줍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감동을 받고 울었는데도 재미있다고 하고, 깔깔거리고 웃어도 재미있다고 합니다. 재미는 한국 사람에게는 정말 없어서는 안 되는 가치거든요. 그러니까 재미에 대해서 함부로 생각하지 말고, 재미와 휴머니티를 어떻게 배합하는가가 모든 프로젝트의 관건이라고 얘기합니다."(김영희)-311쪽

사실 김영희는 진보 정당이 사부로 모셔야 할 멘토다. 진보 정당의 치명적인 약점이 재미가 없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덕적 우월감만 하늘을 찌를 뿐, 여전히 눈에 핏발 선 이미지다. 그를 멘토로 모셔가는 단체가 제법 있는 걸 보니 시민단체들은 이미 김영희의 가치를 조금이나마 눈치 챈 것 같다. -314쪽

"이 세상은 무대이며 모든 남자와 여자는 배우다. 그들은 각자의 배역에 쫓아서 등장했다가는 퇴장하지만 사람은 한평생 동안 여러 가지 역을 담당한다."(셰익스피어)
-317쪽

"누구건 혼자 있을 때엔 진실하다. 다른 사람이 들어설 때에 위선이 시작된다."(랠프 월도 에머슨)

"우리 인간은 잠을 잘 때에만 위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윌리엄 해즐릿)
-318쪽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생각이 다른 것이 아니라 생각이 다른 사람과 같이 사는 법을 알지 못한다는 것"(박성민)-320쪽

"한국인의 의식이 갑자기 선진화한 걸까요? 국가 원로까지 나서서 목소리를 높인 캠페인이 효력을 본 걸까요? 결정적인 이유는 ‘대기 번호표’ 발급기가 곳곳에 설치되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은행, 병원, 극장, 식당 등 어디서나 번호표를 뽑고 자기 차례를 기다려요. 대기 번호표는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기회’를 줍니다. 더구나 이것은 자기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 예측할 수 있어요. 예측이 가능하면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화장실을 다녀올 수도 있고,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으면 다른 급한 업무를 먼저 처리하고 올 수도 있어요. 정치가 하는 일이 바로 그런 겁니다."(박성민)
-323-324쪽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조기후 2012-07-05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만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 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이 말 참 좋죠? <안철수 he,story> 에서 보고 따로 메모해뒀는데 멘토의 시대 에도 나오는군요. 이 책은 사놓고 아직 ㅎㅎ 얼렁 읽어야겠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