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빈의 서양고전 껍질깨기
김태빈 지음 / 도서출판 해오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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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반대는 구속이 아니라 관성이다. (앙리 베르그송)
-11쪽

멸시로 응수하여 극복되지 않는 운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카뮈)
-30쪽

모든 인류가 나의 행위를 본받도록 행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존재, 내가 바로 이런 존재가 아닌가(사르트르)
-31쪽

자유가 우리 삶에 가져올 두려움과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할 때 자유로운 삶은 가능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유로운 삶에 대한 기계적 욕망이 아니라 자발적 용기입니다. 사회적 성공이나 세속적 기준에 의해 평가되는 삶이 아니라 내가 내 삶의 주인공이 되는 삶을 살겠다는 지극히 당연한 태도 말입니다. 자유는 ‘자기 이유’의 줄임말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삶을 선택하더라도 그 선택에 분명한 이유를 가질 때 우리는 진정 자유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반복하지만 그 이유는 다소 초라하고 거칠더라도 온전히 나의 것이어야 합니다.
-56쪽

싸워서 지는 것이 아예 싸우지 않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때도 있는 것이다. (조지 오웰)
-60쪽

세 가지 열정이 내 인생을 지배해 왔는데 하나는 사랑에 대한 열망이고, 둘은 지식에 대한 탐구이며, 셋은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연민이다. (버틀란트 러셀)
-87쪽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것이 편견이고,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오만이다. (<오만과 편견>)
-109쪽

배타성을 없애 준다는 점에서 광기는 축복받아야 한다. (고흐)
-112쪽

이성으로 비관하되 의지로 낙관하라.(그람시)
-138쪽

육체는 빵으로 살찌지만 정신은 기아와 고통으로 살찐다.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상징에 의해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어야만 비로소 지식인은 행동하고 결정할 수 있게 된다.(님 웨일즈)
-139쪽

당신은 민주주의를 위해 무엇을 했습니까?(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화 진영 의용군 모집 포스터)
식량만 축냈습니다. (조지 오웰)
-150쪽

고향을 감미롭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직 허약한 사람이다. 모든 곳을 고향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상당한 힘을 갖춘 사람이다. 그러나 전세계를 낯설게 느끼는 사람이야말로 완벽한 인간이다. (고미숙)
-189쪽

진리의 가장 큰 적은 거짓이 아니라 확신이다. (니체)
-215쪽

악이란 비판적 사유의 부재다.(아렌트)
-243쪽

희망은 원래 있다고 할 수도 있고 없다고 할 수도 있다. 이는 마치 땅 위의 길과 같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걷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길이 되는 것이다. (루쉰)
-2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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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1-07-25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 한권에 이 많은 구절이 나오는군요.

마늘빵 2011-07-26 08:57   좋아요 0 | URL
학생들 고전 토론 수업에 활용하면 좋을 책이에요. 위 문구는 거의 각 꼭지글 도입 문구라는...
 
라이브러리 앤 리브로 Library & Libro 2011.7
Library & Libro 편집부 엮음 / 도서관미디어연구소(잡지)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창간 2주념 기념 설문 조사는 매우 흥미로웠다. 설문 참여자 명단에 속한 이들은 활동 영역이 달라서인지 여러 곳에 동시에 글을 올리시는 딱 한 분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르겠다. 나름 수년간 책을 읽고 끄적인 북로거인데 아는 분이 달랑 한 분이라니, 내 활동 반경이 좁은 건지 그들이 파워북로거가 아닌지 그것은 알 수가 없다. 어떻게 보면 파워북로거라는 개념조차도 알라딘, 예스24, 교보, 리브로, 인터파크 등에 둥지를 틀었느냐, 아니면 포털 사이트에 둥지를 틀었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누군가에게는 파워북로거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듣보잡이다.  

  포털의 파워북로거들 70명을 대상으로 설문 메일을 보냈고, 그 중 50명이 답했다. 이들 중 58%는 서평지 문화가 자리 잡지 못하는 이유로 '서평의 질' 문제를 들었고, 파워북로거의 사회 문화적 의미를 묻는 문항에는 70%가 '정보 생산자 그룹이자 1인 서평 미디어'라고 대답했다. 개인적으로 첫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서평의 질 보다는 신문 서평이든 잡지 서평이든 서평을 읽는 이들이 소수이고, 기자의 글쓰기나 북로거들의 글쓰기나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 통계에서는 이런 의견조차도 '서평의 질'로 치환해버렸는데, 분명히 다르다. 서평의 질 보다는 서평의 방향성 문제라고나 할까.

  쭉쭉 빨거나 아니면 가혹하고 신랄하게 까는 문화가 없다. 좋은 부분에 대해서는 좋다고 쭉쭉 빨아주고,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비판하는 문화, 빤다고 좋은 책도 아니고, 깐다고 나쁜 책도 아니라는 의식이 형성될 수 있는 문화가 없다. 빨면 무조건 좋은 책이 되고, 까면 무조건 안 좋은 책이 되기에 빠는 것도 까는 것도 조심스럽다. 내 딴에는 좋지만 아쉬워서 까는 건데, 별 셋을 줬다고-사실 별 셋은 무난한 건데-, 깠다고 열어봐서도 안 되는 책으로 간주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좋은 부분은 좋다고, 나쁜 부분은 나쁘다고, 아쉬운 건 아쉽다고 다 말하는 편인데, 글을 읽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게 보인다.  

  한 출판인이 신간 출간 이후의 미국과 유럽, 그리고 한국의 문화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다. 유럽과 미국은 책이 나오면 좋은 부분을 부각해주고 일정 기간이 지나서야 그 책의 안 좋은 점을 비판하거나 한다고. 그러나 한국은 책을 소개하는 신문 지면에서 기자들이 책을 소개하면서 이런 점은 아쉽다, 라고 꼭 쓴소리를 한다는 것이다. 한국 기자들이 책을 쭉쭉 빨아주고 있다고 여기는 분들도 있지만, 유럽이나 미국에 비하면 실상 까는 기사 쪽에 속한다는 것. 신문 기자는 사실상 서평이 아니라 책 소개를 해줘야 하고, 서평은 다른 이들이 써야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기자가 책을 소개하면서 서평을 쓰려고 하기에 책 소개와 서평의 경계가 허물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50명의 파워북로거들은 신문이나 잡지에 실린 서평이 구매에 미치는 영향 면에서 제각각의 답을 내놓았다. 거의 참고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전적으로 참고하는 사람도 있다. 그 수도 답만큼이나 제각각이다. 내 경우엔, 이런 책이 나왔구나 라는 안내를 받는 정도로만 참고를 하고, 그 책에 대한 정보는 신문 기사가 아니라 인터넷 서점에 올라온 출판사의 소개 글(보도자료)를 통해서 얻는다. 그리고, 올라온 서평 중에 내가 관심 갖는 북로거가 쓴 글이 있다면, 그 글을 찾아 훑는다. 그 다음에야 손가락이 구매 버튼을 클릭한다. 사람마다 구매 버튼까지 가는 경로가 다 다를 것.

  북로거들은 상당수가 책을 좋아해서 개인적으로 기록하는 차원에서 북로거 활동을 시작했고, 책을 사서 읽거나 빌려 읽는다. 그런데, '책은 주로 어떤 경로로 구하십니까'라는 설문에, '출판사에서 기증 받는다', '이벤트 서평에 응모한다'라는 대답에 무려 33%가 답변했는데, '주로'가 아니라 구하는 여러 경로를 복수응답하게 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합계가 50명이 나와야 하는데, 76명이 나온다. 그 아래 설문 독서량을 묻는 질문에서도 의문이 생긴다. 기준이 한 달인지, 일 년인지 알 수 없는데, 그냥 짐작으로 한 달이라고 생각하자니, 45권 이하라고 답한 사람은 뭔가 싶기도 하고. 한 달 기준으로 삼자면, 이 사람은 하루에 한두 권을 꼬박꼬박 읽는다는 건데. 기획 의도는 좋은데, 마무리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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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1-07-13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로' 출판사에서 책을 보내주다니 놀랍네요 오호.

마늘빵 2011-07-13 09:55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합계 숫자도 안 맞고, 복수 응답인거 같은데 통계처리하는 편집자가 실수한 듯 합니다. 질문도 '주로'라고 물으면 안 되고, '주로'라는 단어를 빼고 물었어야 하고. 설문지에 문제가 좀 많아 보여요.

saint236 2011-07-13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라딘이 전부인데, 갑자기 주로 돈을 주고 책을 사는 제가 이상해 보이네요.

마늘빵 2011-07-13 17:59   좋아요 0 | URL
간간히 제안 받거나, 선물 받는 걸 제외하면 저도 거의 제 돈 주고 사서 보는 편이죠. 빌려서는 잘 못 읽는 성격이라.
 
불온한 인문학 - 인문학과 싸우는 인문학
최진석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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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 선사하는 최상의 선물은 당신들이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보게 하는 것, 듣고 싶지 않은 것을 들려주는 것, 머리 싸매며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애써 고민하고 언어로 토해내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최진석)
-8쪽

인문학이 텍스트의 쾌락이자 종이 위의 전통으로 남아 있는 한, 이 세계는 영원히 변할 수 없다. 혁명은 인문학이 묵독의 자아도취를 벗어나 광장에서 올리는 함성이 될 때, 거리에 대한 관조를 중단하고 거리를 욕망할 때, 학문이라는 성에 칩거하지 않는 비학문이 될 때, 우리의 심장과 지성, 언어를 격발시키는 불온한 인문학이 될 때 점화되기 시작할 것이다.(최진석)
-8-9쪽

그것(새로운 인문학을 위한 제언)은 차라리 지금-여기의 현실을 작파하고 ‘다른’ 현실을, 우리의 감각과 지식, 상식의 기반을 뒤흔들어 우리를 ‘낯선’ 변경으로 던져 넣는 것이어야 한다. (정정훈, 최진석)
-17쪽

나는 온화함과 동일성의 논리로 우리를 포획하는 인문학의 이미지를 뒤흔드는, 그래서 인문학을 낯설게 하고, 그래서 인문학을 더욱 불편하게 만드는 인문학에 반하는 사유 활동, 즉 그 사유 활동을 ‘불온한 인문학’이라 명명하고자 한다. (정정훈)
-104쪽

통섭이란 관념만큼 횡단에서 거리가 먼 것은 없는 것 같다. 통섭은 횡단과 반대로 하나의 체계 안에 지식들을 ‘통합’하고 ‘포섭’하려는 제국주의적 전략이라고 해야 할 듯하다. 그것은 이른바 ‘학제적 연구’보다도 훨씬 낡은 관념이지만, 그것이 종종 학제적 연구 체계의 구성으로 오해된다는 사실은, 학제적 연구 또한 통섭처럼 통합과 포섭의 메커니즘을 내장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의심하게 된다. 이와 달리 횡단은 하나의 지식을 다른 지식과 통합하여 단일한 체계를 부여하려는 발상을 가로지르는 것이고, 이런저런 지식들을 근거짓는 것과 근거 지워지는 것, 근본적인 것과 부차적인 것, 일차적인 것과 이차적인 것의 위계적 지위를 부여하려는 발상 전체를 전복하는 것이며, 주어진 자리를 지키는 것과 반대로 거기서 이탈하여 엉뚱한 만남의 장소를 창안하는 것이다. (이진경)
-145-146쪽

추방된 자들의 (인)문학적 공동체를 위해 인문학자는 스스로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사유의 기술을 연마하는 사람들의 공동체, 삶의 심층에 사유의 구멍을 뚫는 두더지들의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그 인문학자들의 공동체는 사유의 탈영토성을 무기로, 개별적으로 삶의 심층에서 탈출구를 찾고 있는 사람들의 구멍을 연결해야 한다. 그 통로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문제를 소통시키고, 기술을 소통시키고, 기술자들을 소통시켜야 한다. 그래서 지하 생활자들의 땅굴 네트워크, ‘지도에 없는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 (박정수)
-2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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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이념
칼 야스퍼스 지음, 이수동 옮김 / 학지사 / 1997년 5월
평점 :
절판


야스퍼스가 말하고 있는 대학 현실이 2011년인가 싶을 정도로 많은 부분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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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이념
칼 야스퍼스 지음, 이수동 옮김 / 학지사 / 1997년 5월
절판


대학은 학자와 학생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진리를 터득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삼는다. (서론) -17쪽

대학은 가르침의 자유를 요구하고 그 자유가 보장되기를 바란다. 이러한 가르침에 대한 자유는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조건이며, 내외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어떠한 국가적 또는 정치적 힘으로부터도 간섭을 받지 않을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조건하에서만 진리를 탐구할 수 있다. (서론)-17쪽

학생들은 대학의 이념을 이해하고, 자율적으로 책임을 의식하며, 교수들은 비판적으로 추종하는 연구가들이다. 이렇게 학생들은 그들에게 고유한 배움의 자유를 가지고 있다.
대학은 그 사회와 국가가 필요로 하는 그 시대의 가장 바람직한 의식을 형성한다. 학생과 교수들은 모두 인간적 공동체를 형성하고, 오직 진리만을 탐구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어디서든지 어떠한 조건도 없이 진리를 탐구한단느 것은 인간의 당연한 권리이다. (서론)-18쪽

지적 욕구의 궁극적 목적은 우리가 무엇인가를 알고자 하며 그 앎을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되는가를 발견하는 데 있다. (서론)-19쪽

사물에 대한 과학적 지식은 존재에 대한 지식이 아니다. 왜냐하면 과학적 지식은 존재 그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명백한 대상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철학적으로 보면 과학은 존재 그 자체에 대한 우리의 무지를 인식하는 지식이며, 이 지식을 통해서 기능한다. -30쪽

학문 그 자체가 궁극적 목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그 학문이 인간의 지적 욕구의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지적 욕구라고 하는 것은 본질적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지식은 이미 유용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식이 무엇인가를 시작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조건 하에서 지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이 교육 이념의 한 요소로서 존재한다면 이것도 역시 본질적이지 못하다. 여기서 ‘근원적’이라고 함은 지적 욕구와 그 결과로 유용성을 의미하는 지식은 본질적인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32쪽

비판을 회피하는 사람은 본질적으로 지적 욕구가 결여된 사람이다. -44쪽

"인간이 지니고 있는 가장 위대한 힘인 이성과 과학을 부정하라. 그러면 나는 너를 내 손아귀에 넣게 될 것이다."(메피스토펠레스)-47쪽

정신은 이념이 가지고 있는 힘이며, 실존은 초월적 관계에 놓여 있는 절대적 실재이고, 이성은 모든 사물의 본질을 수용하는 개방성을 의미한다. -49-50쪽

인문과학이 주장하고 있는 교육적 가치는 인간의 과거 역사를 깨닫게 하고, 전통을 이해할 수 있게 하며, 인간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인식하게 해주는 데 있다. 비록 지식을 터득하는 방법(이것은 언어학에서 연구된다)은 잊혀졌다 할지라도 그 결과는 당연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과거를 조명함으로써 볼 수 있는 위대한 신화의 모습, 수많은 위대한 인물들, 그리고 그들이 남긴 업적이 바로 중요한 교육적 가치이다. -57쪽

"자신의 천부적 소질을 체계적으로 계발시킬 수 있는 기술을 일찍 깨달을수록 그만큼 더 행복하다."(괴테)-66-67쪽

한 시대와 그 시대를 의미하는 문화에 대한 자의식은 지식인이 시대적 감각을 가지고, 지적으로 발전적인 사람과 교류를 하며, 그러한 경험에 바탕하여 현재를 바라볼 때 명료해진다. 그래서 대학은 사고하는 사람들이 지적 삶을 추구하는 곳이다. -69쪽

대학에 언어학만 있고 철학이 없다면, 기술과 실습은 있되 이론이 없다면, 오직 끝없이 사실들만 존재하고 그것을 체계화한 사상이 없다면, 대학은 대학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한다. -69쪽

스스로 연구하는 사람만이 진정 가르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이미 알려진 것들이나 교육학적으로 체계화된 결과들을 전달할 뿐이다. 대학은 결코 지식만을 전달하는 학교가 아니라 연구를 생명으로 하는 고차원적 교육기관이다. -71쪽

전공 분야에 대한 결과를 전반적으로 완전하게 알고 있을 필요는 없다. 이러한 요구는 단지 일시적이고 이론적일 뿐이다. 왜냐하면 그러한 것들은 시험을 치고 나면 바로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배운 것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다. -71쪽

요즈음 국가고시의 경우에 자주 나타나는 현상으로서 전문지식의 부족은 직업적 실생활에서 얼마든지 극복될 수 있다. 그러나 정신적이고 학문적 교양의 기초가 결여된 사람으로부터는 어떠한 희망도 기대도 할 수 없다.-73쪽

"철학은 모든 다른 지식에 일차적으로 가치를 부여해 주는데, 이것이 바로 철학이 가지고 있는 절대적 가치이며 위엄이다."(칸트)-73쪽

"이론은 실제보다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 일단 이론이 형성되면 현실세계도 그에 따라 바뀐다."(헤겔)-93쪽

학문간의 교류는 상호 대립하고 충돌할 수 있는 깊은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하며, 그러한 과정을 거쳐야만이 그 학문은 비로소 명백해진다. -98쪽

공정하지 못한 선발과정은 학문의 발전에 기여할 유능한 사람을 뽑지 못하고 권위에 순종하는 사람을 택하게 된다. 그러한 사람은 학문적 업적을 통해서 학계의 인정을 구하고 성공하려고 노력하는 대신에, 행정관료처럼 자동적인 승진만을 바라고 있을 뿐이다. 또한 많은 교수들이 지적 노력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모든 교수들은 하빌리타치온 과정에 받아들일 학생들의 지적 조건에 대한 원칙만은 확고하게 지키도록 해야 한다. 하빌리타치온의 후보 선발에는 적어도 자신이 이루어놓은 학문적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이나, 자신을 능가할 수 있는 가능성, 또는 자기 제자가 아니더라도 뛰어난 학문적 능력을 그 조건으로 해야 한다. -104쪽

필요성만을 목적으로 하는 선별과정은 지원자를 인격체로서가 아니라 목적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취급한다. 인간의 정신생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모든 개인적 관심이나 사적인 것은 불필요한 사족처럼 밀려난다. 그렇다고 어떤 고차원적 의미의 무엇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현실적 요구조건의 충족을 위하여 적합한 기준에 얽매여 있을 뿐이다. -156쪽

대학은 학생들에게 자립정신을 형성하게 하고 자기 스스로를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게 한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충분히 성숙하고 더 이상 교사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행할 수 있게 된다. 그들은 학설, 관점, 방향 제시, 사물에 대한 인식과 조언을 듣고 받아들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그들은 점차 자기 스스로를 시험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159쪽

시험과 자격증 시험은 될 수 있는 한 적게 실시해야 한다. 너무 잦은 시험은 책임감 없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진다. 시험의 횟수가 적을수록 시험은 진지하고 엄격하게 치러질 것이다. 너무 많은 양으로 과다한 요구를 하게 되면 시험은 공전하게 되고 어떤 좋은 결과도 기대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이러한 시험은 선별이라는 시험의 진정한 의미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1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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