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윤리를 말하다 - 유전학적으로 완벽해지려는 인간에 대한 반론
마이클 샌델 지음, 강명신 옮김 / 동녘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재밌는 사례를 통해 유전학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전개하는, 지적 자극을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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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윤리를 말하다 - 유전학적으로 완벽해지려는 인간에 대한 반론
마이클 샌델 지음, 강명신 옮김 / 동녘 / 2010년 8월
구판절판


자유주의자들이 권리를 중요시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지만, 권리를 정의할 때는 추상적 차원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물어야 하며, 인간학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샌델 교수의 주장이다. 자유주의적 인권 개념은 특정 문화와 전통의 중요성을 놓치고 만다. 그래서 샌델 교수는 전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비판을 가하면서 인간적인 선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하는 가운데 추상성을 극복하고 구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선욱)-12쪽

운동선수가 유전공학으로 도움을 받는 일의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자연적인 재능을 애써 가꾸고 보여주는 일을 영광스러운 일로 예우하는 스포츠의 경쟁을 변질시킨다는 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강화는 무엇인가? 그것은 일종의 하이테크를 이용한 분투로, 노력과 의도의 윤리를 극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 관점에서 두 가지 윤리, 즉 의도함의 윤리와 생명공학적 권력의 윤리가 도출된다. 문제는 두 가지 모두 ‘선물로 주어짐’에 마땅히 주어져야 할 관심과 상치된다는 것이다.-61쪽

강화를 곤란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자연적인 재능을 왜곡하거나 무산시키기 때문이라면 그 문제는 약이나 유전공학을 통한 강화에 국한되지 않는다. 유사한 논거를 들어 평상시 우리가 받아들이는 훈련과 식이요법도 반대할 수 있다. 타고난 실력으로 운동경기를 해야 한다는 우스꽝스러운 결론이 나올 테니까 말이다. -64쪽

건강은 그 자체로 독특한 인간의 선이 아니라 행복과 복지를 최대화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공리주의적 건강 개념이다. -85쪽

강화 논란에 등장하는 스테로이드제나 자극제의 목적은 오락이 아니라 경쟁이다. 그것은 우리의 능력을 개선하고 본성을 완벽하게 하라는 경쟁 사회의 요구에 응하는 방식, 즉 순응을 위한 노력이다. 능력과 완벽에 대한 이런 요구는 주어진 것을 불평하고 비판하는 충동을 활성화한다. 이것이 강화가 유발하는 도덕적인 곤란함의 근원이다.
-100쪽

하버마스가 롤스에 동의하는 측면은 현대의 다원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도덕과 종교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므로 정의로운 사회는 어느 편을 들어서도 안 되고, 각 사람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삶을 선택하고 추구할 자유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123쪽

아이를 선별해서 자질을 개선하는 유전학적인 개입을 거부할 수 있는 이유는 자율과 평등의 자유주의 원칙들을 위반하는 일이라는 것이 하버마스의 논변이다. 자유주의의 자율 원칙을 어떻게 위반한다는 것인가. 유전학적으로 프로그래밍된 인격은 자신을 ‘자기 인생 역정의 단독 저자’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세대에 걸쳐서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들 본연의 대칭적 관계’를 파괴함으로써 자유주의의 평등 원칙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비대칭적 관계를 나타내는 한 가지 표지는 부모가 아이의 디자이너가 되는 순간, 부모는 아이의 인생에 더 이상 상호성을 담보할 수 없는 책임을 불가피하게 떠안는다는 점이다. -123-124쪽

사람들이 유전적인 자기 개량에 익숙해짐에 따라 겸손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인 기초가 약해질 것이다. 우리의 재능과 능력이 순전히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는 인식은 오만으로 향하는 경향을 억제한다. 생명공학이 ‘자신을 만든 사람’의 신화를 실현한다면 우리의 재능과 능력을 성취로 보는 것이 선물로 보는 것보다 쉬워질 것이다. -132쪽

성공하는 사람들은 그 성공은 자기 능력이고, 혼자만의 것이라는 생각을 지금보다 더 할 것이다. 사회의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도, 혜택을 덜 받았으니 보상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은 성공에 부적격한 사람이니 유전적으로 부족한 면을 강화할 만하다고 여길 것이다. 보험 시장의 연대성은 완벽한 유전학적 지식으로 사라질 것이다. 또 유전학적으로 완벽하게 통제하는 날이 오면 그동안 자신의 재능과 행운의 우연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서 연대 의식도 소실될 것이다.-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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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들 강연1] 아산정책연구원과 김영사가 샌들 강연을 잘 준비했다. 강연 내내 생각했던 게 즉시 머리로 번역해서 타자쳐서 화면으로 옮기는 분 참 힘들겠다는 것. 동시 통역이 되어야 하고, 타자도 빨라야 하고. ^^ 나중엔 지쳤는지 오타가 많았다.

[샌들 강연2] 강연 내용은 책과 거의 동일했다. 질문자들도 공리주의, 칸트, 아리스토텔레스 등 핵심 철학자의 이론적 입장을 취해 질문했고, 아마도 좋은 강연을 위해 자신과 다른 입장을 취해 대립각을 세우지 않았을까 생각. 덕분에 재밌었다. 

[샌들 강연3] 약간 지각했고, 자리는 이미 다 찼다. 경희대는 역에서 멀었고, 강연장도 정문에서 멀었다. 지하철역에서 1번 마을버스가 끊임없이 오가고, 택시 행렬이 강연장까지 늘어졌다. 사람들은 뛰었고, 땀은 주룩주룩. 

[샌들 강연4] 샌들은 정의에 관한 주요 철학자들의 내용을 중심으로 사례에 적용해 펼쳐나갔고, 자신의 입장은 강연 말미에 질문에 답하며 드러냈다. 지역 공동체로부터의 정체성 운운하면서. 샌들보단 롤스 입장에 동의하지만, 샌들은 확실히 쇼맨쉽이 있다. 

[샌들 강연5] 질문자 다수는 영어로 물었고, 샌들은 영어로 답했다. 웃어야 할 대목에서 한발 늦긴 했지만 동시 스크린 번역으로 불편하지 않았다. 번역도 잘 했다. 질문자들의 이름은 웃겼다. 샘, 데브라, 레이첼... 알아듣기 쉽게 배려한 건가? 

[샌들 강연6] 그는 생각보다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솔직히 드러냈다. 오바마와 아프가니스탄 파병 등에 대해서. 무엇이 정의인가. 정의를 위해서는 공동체 내의 다양한 이견을 자유롭게 대놓고 토론할 수 있어야 함. 현 정부의 밀어붙이기와는 전혀 다른. 

[샌들 강연7] 강연장 입구에는 마치 뮤지션들의 콘서트 매대에서 음반을 팔듯 했다. 단, 다른 것은 음반 대신 책이 올라가 있다는 것. 콘서트장에서 음반은 좀 팔리는데, 샌들 책이 좀 팔렸을까. 김영사 책만 팔지 말고, 철학과현실사, 그리고 동녘에서 나온 샌들 책도 함께 팔았으면 어땠을까 생각. 출판사들끼리 연합해서. 

출처 : http://twtkr.com/philo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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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10-08-21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혹시 했는데 정말 그분이 동시통역과 동시에 본인이 직접 타이핑까지 하신거군요! 능력자란 생각도 들고 고생 하셨을듯 합니다; 이런 방식 좋을듯 하네요.

2.보다 보니 궁금한데 일반참가자가 아니라 질문자와 질문내용이 미리 정해져 있었던 건가요? 아니면 패널이거나요. 입장을 취해 토론을 이끌어 나갔다, 이름이 샘 등...이란걸 보니 그런 생각이 드네요. 이름은 그냥 배려차원 같기도 하지만.

마늘빵 2010-08-21 00:40   좋아요 0 | URL
아, 추측인데. 이게 맞지 않을까요. 번역하면서 실시간으로 누군가 치려면 그게 더 어려울 거 같은데. -_-a 답변하는 사람이 미리 정해져있는 거 같진 않았어요. 바로바로 그때 손든 여러 사람들 중에서 지목했기 때문에. 첨에 누군가 영어 이름으로 부르니, 담 사람도 영어 이름으로 말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한국어로 하신 분은 한국 본명으로 말하셨어요. ㅋㅋ

루체오페르 2010-08-21 00:51   좋아요 0 | URL
아하 그렇군요! 역시 직접 참가하신 분이시라 생생한 답변 좋네요.ㅎ 감사합니다^^

루체오페르 2010-08-21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항상 그렇듯 이론과 실제, 생각과 실천의 엄청난 갭...
안철수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말과 고민과 생각이 그 사람이 아니라, 실천과 선택과 행동이 그 사람이다'
라는 말에 적극 동의하는데 정의에 대해 이렇게 확실하게 말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과 반응을 이끌어내는 샌들 교수의 실제 삶은 어떤 모습일까? 얼마나 정의로울까? 그런 궁금점도 듭니다. 겉과 속이 다른 경우를 많이 본 부작용인가 시니컬하지만...^^;
그리고 긴 시간 하버드대 최고명강의라 하는데 최고의 대학,최고의 지성인들인 하버드생들이 이 강의를 듣고 그만큼 정의로워졌는가, 대부분 미국의 주요 요직, 사회지도층이 될텐데 미국 사회를 얼마나 정의롭게 바꿀것인가, 세계패권국가인 미국의 변화는...이런 식으로 생각이 뻗어나가기도 하고요.

여튼 결국 우리 나라 대한민국 사회의 지금 이 순간, 그리고 뭣보다 제 자신이 중요한거겠지만요.^^; 정의란 무엇일까?...

마늘빵 2010-08-21 00:59   좋아요 0 | URL
샌들 교수의 일상을 들여다본 건 아니라 모르겠지만, 그는 꽤나 합리적이고 합당한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언행일치도 될 거 같고. 부시 행정부에서 일한 경력도 있긴 한데, 그야, 정운찬처럼 명박이의 집사가 되지 않으면 되는 거니까요. 부시가 샌들을 부르고, - 직접 불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와 함께 일한 연구 집단의 결과를 받아들인 것을 보면, 명박이보단 부시가 나은지도. 세계에 미치는 악한 영향력 면에선 부시를 압도할 자가 없지만요. 이런 교수와 함께 공부하면 정말 행복하겠습니다.
 




   

 


  아, 엄청났다. 정말 유명 뮤지션의 콘서트 현장 같았다. 퇴근하고 잽싸게 가도 지각이었다. 지하철 역에서 내리니 마을버스가 이미 사람들을 가득 채우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고, 뒤이어 또다른 마을버스가 도착했다. 앞문, 뒷문 할 것 없이 사람들을 가득 채우고 떠난다. 어떤 이는 한 손에 <정의란 무엇인가>를 들고, 어떤 이는 여자친구, 남자친구와 샌들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대부분은 20대에서 30대였지만, 가끔 나이 좀 있으신 분들도 보였다.  

  경희대 앞에 내리자, 샌들 사진을 건 세로 현수막이 세워져 있고, 가는 길목을 안내하고 있었다. 김영사에서 준비 잘 했다. 갈 길이 먼 데 지각한 마당에 길 찾으라 땀 뺄뻔 했다. 어차피 사람들 따라 가면 되긴 했지만. 지하철역에서 경희대는 꽤나 멀었고, 경희대 정문에서 강연장까지는 더욱 멀었다. 택시를 탈까도 했는데, 금방 도착하려니 하고 걸었건만, 한참이다. 가파른 언덕을 지나 정상에 세워진 건물에 들어선다. 티켓을 꺼내 보여주고는 얼른 문으로 들어간다. 주변에는 택시들이 줄을 잇는다.

  이미 15분 가량이 지났다. 시작했을까 걱정했지만, 아직 시작 전. 자리를 찾아 앉자 아산정책연구원에서 한 분이 나와 연구원 소개를 간략히 하고, 샌들을 소개한다. 시작 딱 맞췄다. 넓은 강연장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하고 빈자리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아, 대단한걸. 샌들이 이렇게 인기 있다는 것, 그의 책이 그렇게 많이 팔렸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가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며 담론을 형성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샌들의 견해에 동의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샌들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방가방가 라고 말하며 할 줄 아는 한국어를 다 해버렸다고. 방가방가는 누가 알려준거야. ^^ 정의에 관한 세 가지 견해를 이야기하고, 바로 사례로 들어간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구명 보트에 선원 네 명이 탔는데, 한 명은 선장, 셋은 선원입니다. 한 선원은 열일곱 살이고, 바닷물을 먹어 몸이 약해진 상태였습니다. 한 선원이 생존을 위해 제비뽑기를 하자고 제의합니다. 다른 한 선원이 이를 반대합니다. 시간이 지납니다. 선장이 제의합니다. 쓰러진 열일곱 선원을 죽이자. 그들은 그의 시신을 먹으며 구조대를 기다리고, 결국 구조됩니다. 당신이 판사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에 대해 강연장에 앉은 청중들이 샌들의 말에 따라 손을 들고 대답을 한다. 대부분의 답변자는 영어로 답했고, 샌들은 영어로 묻고 또 답한다. 통역사 대신 손으로 타자를 치는 번역가가 바빠진다. 다행히 거대한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번역된 한글이 올라와 강연을 따라가기는 쉽다. 오랜 시간 번역하며 타자친 분 고생하셨습니다. 한국어로 질문할 땐 샌들이 귀에 이어폰을 끼고 통역사의 말을 전해듣는다. 질문자들은 각기 전공자이거나 윤리학의 핵심 주장들을 알고 있는 듯, 공리주의와 칸트,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을 반영한 질문을 제때 잘 던져주었다. 샌들이 유도하긴 했지만.  

  초반에 공리주의 견해가 많이 나왔는데 답변자들이 공리주의적 입장에 동의해서 그런 답을 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일부러 논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강연을 재밌게 하기 위해서, 자신이 철저한 공리주의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보통 토론식으로 진행되는 철학과 수업에서는 이런 형태가 일반적이다. 발제자는 철저히 자신이 발제하는 철학자의 입장을 대변하고, 나머지 앉아있는 학생들은 다른 입장에서 발제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비판한다. 답변을 하고 나면 샌들은 답변자에게 다시 질문을 던지며 압박한다. ^^ 위트 있는 멘트와 함께.  

  이렇게 대충 공리주의와 칸트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을 훑고 나서, 본격 현실적인 이슈에 적용한다. 가상의 상황을 마련하는데 앞으로 10년 후 남북한이 통일이 되었고, 평양에 하버드 대학이 생겼다. 총장이라면 어떤 사람을 입학시키겠는가? 한 답변자 왈 성적이 유일한 기준이다. 한 총장 왈 소수 우대 정책에 따라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지 못한 북한 학생들을 우대한다. 이것이 미국에서 한참 뜨거웠던 대학의 소수자 우대 정책 논쟁이다. 샌들은 그걸 한국의 가상 상황에 끌어온 것. 하버드 내에서도 한참 시끄러웠다고 들었다. 하버드의 엘리트 보수학자 하비 맨스필드가 대표적으로 소수자 우대 정책 반대자이다.  

  이에 관한 논쟁이 지나고, 샌들은 청중의 개인적인 질문을 받는다.정의와 진리는 어떤 관계냐, 당신은 무엇이 공동선이라고 생각하느냐, 왜 우리는 정의롭게 살아야 하느냐, 아프가니스탄 파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 어렵고 민감한 문제들에 대해 샌들은 솔직하고 충실하게 답변을 해주었다. 대충 둘러대지 않고. 오바마가 성공한 것은 정치에 윤리와 도덕적 논쟁을 끌어왔기 때문이다. 그는 연설을 하면서 항상 도덕적 정책을 확립하고 실시하는 것은 어렵지만 적용토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샌들은 오바마에 대해 호의적이었지만, 아프가니스탄 파병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것은 잘못된 것이었다고.  

  마지막으로 그는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의에 관한 여러 이견들이 광장에 놓여져 논의될 때 좀 더 정의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하였다. 이것은 그가 비판한 정의론의 창시자격인 롤스의 견해이기도 하다. 롤스는 자유롭고 평등한 합리적인 개인들이 광장에서 각자의 의견을 내놓고 논박을 펼치며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을 이야기했다. 샌들은 강연에서 자신의 철학적 견해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마지막 부분에서 지역 공동체와 신념, 인종, 마을 등등으로부터 나오는 정체성에 대해서 언급하는데 이것이 그의 공동체주의 철학을 살짝 흘린 부분이다. 그 외에는 여러 철학자들의 정의관을 객관적으로 안내하고 느끼게 해주었다.  

  나도 <정의란 무엇인가> 출간 당시 말한 바 있고, 이택광도 한 칼럼에서 언급했지만, 사실 샌들보다는 롤스가 더 읽혀야 한다. 샌들은 공동체주의 - 본인은 공동체주의자라고 불리는 것을 싫어하지만 - 자이다. 반면 그가 비판한 롤스는 정치적 자유주의자로 불리는데, 롤스가 자유주의자라고 불린다고 하여 그가 우파적이거나 하지는 않다. '정치적'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때문에 그의 자유는 정치적 자유에 국한된다. 경제적 부분에 있어서는 평등을 내세우고, 소수자 우대를 중시한다. 이렇게 단편적으로 말할 건 못된다, 솔직히. 

   이런 우려는 있지만,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은 사실 정의의 철학사적 견해들을 재밌게 해설해놓은 것이어서 많이 읽히는 것이 더 좋다고 본다. 물론 샌들은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자신의 견해를 뒷배경에 깔아놓고 있기는 하다. 공리주의와 칸트를 소개하고, 롤스를 소개하며 비판하고, 후에 매킨타이어와 아리스토텔레스를 배치하는 목차 자체가 그렇다. 오늘도 아리스토텔레스를 자주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제일 나중에 배치했고. 옳음에 대한 우선성보다는 좋음에 대한 우선성을 내세우는 샌들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샌들은 우려하듯 그렇게 위험한 철학자는 아니다. 샌들보다 롤스를 읽는 것이 훨씬 낫지만, 그는 적어도 이 땅에 '정의'에 관한 붐을 일으켰다. 토론의 장을 열어줬다는 것이다. 덕분에 정의에 관해 언급한 철학자들을 해설한 책을 30만 명 이상이 읽었고 - 산다고 다 읽는 건 아니지만 빌려 읽은 이도 있으니 - 수천명이 한 강의실에 앉아 정의에 관한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이건 대단한 열기다. '하버드' 간판만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릴 수는 없다. 그렇다고 정의에 목마른 사람들만 여기에 모였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사람들은 정의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건 샌들에게 고마워해야 할 부분이다. 샌들을 읽었으면 이제 롤스를 읽을 차례다. 그게 진짜 정의론이다.  

   

 

 

 


 p.s. 샌들을 초청한 아산 측과 자리 마련하느라 고생한 김영사에 감사의 인사를! :) 앞으로 유명 학자들을 초청할 땐 이런 식의 대중 강연을 기획해보는 건 어떨까. 맨 대학교수, 강사, 대학원생들 몇몇 모여서 학자와 질문 몇개 주고 받으며 끝내지 말고. 물론 대중 강연에 익숙한 샌들이기에 이런 대규모 대중 강연이 가능했겠지만. 적어도 다른 학자들과도 시도는 해볼 수 있다. 개인적으론 피터 싱어 한 번 보고 싶은데. 연세가 너무 많아서 힘드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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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0-08-20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갔다 오셨군요! 후기 정말 잘 봤습니다. 저도 이 책을 보고 샌들처럼 강의하는 우리 대학 교수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더랬습니다~ 그는 정말 이런 대중 강연에 익숙하나 봅니다. 돌발적인 질문들도 많았을텐데..웬만한 기사보다 훨씬 좋군요! 감사합니다..깔끔한 정리...정리하기 쉽지 않으셨을 텐데 공짜로 좋은 정보 얻어갑니다! 일만번의 추천을 날려드리고 싶어여~~^^

마늘빵 2010-08-20 23:57   좋아요 0 | URL
아 퇴근하고 먼 길 가느라 힘들었습니다. 지각하지 않으려고 택시 탄 사람들이 이해가 되더군요. 샌들처럼 강의하는 교수들 거의 없습니다. ^^ 한둘 있을까 말까 할 텐데요. 철학과에서도. 대학 때 약간 비슷하게 시도하시는 분이 계셨고 그 분 말고는 아직 못 봤습니다. 이런 강연을 통해서 지적 자극을 많이 받습니다. 우리네 철학과는 사실 토론하기 좋은 조건임에도 토론이 잘 안 됩니다. 샌들이 좋은 사례가 됐습니다.

루체오페르 2010-08-21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글 감사히 잘 봤습니다!
제가 하고픈 말은 야무님께서 다 해주셔서(야무님께 붙기^^;) 저도 그말 그대로라는 말을 전하며...
추천!

마늘빵 2010-08-21 00:41   좋아요 0 | URL
아하하. ^&^ 제 자신이 요즘 무기력해진데다 삶도 재미가 없었는데, 샌들 강연이 자극제가 됐어요. 그래서 필받아서.

2010-08-21 0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1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벽 2010-08-21 0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반가운 강연 후기가 보여서 읽고 갑니다 - 저도 참석했거든요 ㅎ
정말 인생 최고의 강의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멋진 강의였습니다 - 이제는 롤스를 읽어보아야겠군요,, 전 개인적으로 움베르토 에코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싶어요-

마늘빵 2010-08-21 08:40   좋아요 0 | URL
아! ^^ 네 아주 멋진 강의였습니다. 교수(선생)라면 학생의 잠재적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야 하는데 샌들은 딱 거기에 부합하는 교수였습니다. 이런 분들 강의가 많아야 하는데. 에코도 좋지요. 에코는 워낙 다방면으로 두루 뛰어나서 어떤 내용으로 강의를 들어야 할지도 고민이겠네요. ^^

2010-08-21 0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1 0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포스트잇 2010-08-21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이 난리를 일으킨 점이 뭔지 궁금해서, 아침에 일단 책부터 주문했습니다. 결국 봐야할 것 같군요^^. 이 사회가 막장의 한 정점에 이르다보니 새삼 돌아보는 이들이 많은 거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청문회 같은 거 보고 있자면 뭐, 이거 참..서로가 민망하지 않습니까? 왜 이렇게까지 됐나..고민하고 질문하는 사람들이 많겠지요.희망적으로 보입니다.롤스 의 책들은 분량도 그렇고 난해하다는 평들이 많아서 먼저 부담감부터 드네요.

마늘빵 2010-08-21 09:38   좋아요 0 | URL
샌들은 확실히 글을 쉽게 씁니다. 물론 아직 번역되지 않은 그의 철학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정의론 비판서들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대중들과 만남을 즐기고, 쉽게 풀다보니 롤스보다 샌들이 열광적으로 읽히는 것 같습니다. 롤스 책은 몇장 넘기다보면 얼굴과 등에 땀 흐릅니다. ^^ 저서가 딱 세 권인데 가장 기본서인 <정의론>과 <정치적 자유주의> 분량이 어마어마합니다. 책장도 안 넘어갑니다. 현 정부 들어서 정치인들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의 기준이 점차 내려가죠. 투기나 논문 표절, 위장 전입 등은 이제 기본입니다.

책속에 책 2010-08-21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정의란 무엇인가 베스트셀러라고만 들었는데, 올리신 글 보니까 꼭 한번 읽어봐야겠네요..더불어 롤스의 책도요. 그래야 아프님이 말씀하신 논지를 좀 이해하겠어요 ㅎㅎ
좀 다른 맥락일지는 모르지만, 어떤 기사에서 하루키가 선풍적으로 읽히는 시점이 나라마다 다르데요..일본이나 우리는 90년대 초반이었고, 미국은 9/11 이후라고 하더라구요. 그게 하루키 월드만의 독특한 세계관- 상실과 관련있는-때문이라는 해석이었는데,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먼저 베스트셀러가 되고 그 때문에 그 저자가 우리나라를 찾는다는 것, 뭔가 의미심장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다들 말은 안해도 그만큼 우리사회가 정의에 목말라하고 있구나 싶어요.

마늘빵 2010-08-21 14:45   좋아요 0 | URL
네, 일본에서도 <정의란 무엇인가>가 인기 있는지 궁금하네요. 이게 한국만의 현상인지 이쪽 아시아 계열이 다 그런지. 정의가 아예 죽었죠. 이 정부 들어서. 그 전, 전전 정부에서도 정의가 실현됐다고 보기는 어려운데. 어제 지하철에서 그러더라고요. 한 남학생이 23만 원 가지고 아직도 전두환은 잘 살고 있는데 정의는 무슨. ^^

saint236 2010-08-21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습니다.

마늘빵 2010-08-21 14:45   좋아요 0 | URL
^^ 아, 이런 강의 또 없나요. 자주 듣고 싶네요.

레와 2010-08-21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 살고 싶다는 생각을 아프님 후기보고 다시해요.
부지런한 아프님 덕에 좋은 책도 읽었고 후기도 잘 보았어요.
고마워요!^^

마늘빵 2010-08-21 14:46   좋아요 0 | URL
^^ 확실히 서울에 있으니 이런저런 강연이나 콘서트 가기는 쉽죠. 이것도 좀 분산되어야 하는데, 너무 집중되어 있어요.

blanca 2010-08-21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희대 강당. 그 꼭대기에 있는 것 아닌가요? 저는 얼마전에 공연본다고 쉽게 생각하고 학교 앞에서 내려서 거기 가다가 폭우 맞고 죽는 줄 알았답니다.--;; 너무 부럽습니다. 마음은 가고 싶었는데...정리해 놓으신 좋은 글로 갈음하겠습니다. 롤스가 읽기 힘들군요. 센델은 고등학교 때 윤리선생님보다 저 알기 쉽게 그러나 체계를 세워주며 설명해 주어서 왜 이 책이 많이 팔리는 지 수긍이 가더라구요. 정작 자신의 정의론을 편다기보다는 정의론의 역사를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마늘빵 2010-08-21 16:44   좋아요 0 | URL
아, 꼭대기 맞습니다. 전 모르고 정문에서 가까울줄 알고 그냥 걸었는데, 지각한 마당에 쉬지 않고 거기까지 가려니 힘드네요. 첨부터 택시를 탈 걸. 그래서 택시들이 줄줄이 비엔나로 거길 향해 올라갔나봐요. 롤스는 읽기 힘듭니다. ^^ 정의의 철학사에 관한 책이 맞고, 샌들의 의견은 뒤로 숨어있죠. 그의 본격 이론서도 한번 보고 싶네요. 번역본이 없어서 아직.

노이에자이트 2010-08-21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동체주의는 보수주의 냄새가 나서 샌들은 그렇게 규정되는 것을 꺼리는 모양이군요.직접 청중과 대화했다니 대단합니다.

마늘빵 2010-08-21 16:45   좋아요 0 | URL
네, 그런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 공동체주의자라고 명명되는 이들이 다 싫어하는 거 같아요. 실시간 통역, 번역 시스템도 괜찮았습니다. 영어를 몰라서 웃을 대목이 조금 늦기는 하지만, ^^ 그런 거만 제외하면 전혀 문제 없었어요.

pjy 2010-08-24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희대가 교통편이 쉽지 않죠~~ 멋진 강의라 어렵게 가신 보람이 있어 다행이셨네요^^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게끔 적절하게 내용있는 질문과 대답을 유도하는 강의라니 오홋~~~
쉬운 책쓰기와 멋진 대중강연을 하는 정말 괜찮은 작가를 만나셨군요^^
모든 분야가 여러 이견을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좋겠습니다~

마늘빵 2010-08-24 22:13   좋아요 0 | URL
^^ 강의 스타일이 지적 자극을 일으키기에 적합했습니다. 이런 강연을 자주 접하고 싶네요.

matiabazar 2010-08-30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도 인기 장난 아닙니다. 우연히 신문 읽다 이렇게 흠뻑 빠져보기는 처음입니다. 아사히신문 오늘일자에 한면 가득히 그의 강연을 소개하고 있는데, 기사는 25일 동경대학에서 열린 강연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일단 그의 인기를 설명하자면, 번역본이 30만부 이상 팔리고, NHK는 이미 올해 4~5월에 미국에서 수록된 그의 공개강연을 방송했다고 하네요. 이번 강연에서 그가 던진 질문은 한국과 거의 비슷합니다. 다른 질문만 소개하자면, 이치로는 그가 받는 고액 연봉에 걸맞는 값어치를 하는가? 이치로의 연봉은 학교선생의 400배, 오바마 대통령의 42배. 이것은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참고로 그는 야구 광팬이라 합니다.) 현대의 일본인은 조부모 세대가 동아시아에서 범한 일에 배상할 책임이 있는가? 지금 미국인은 원폭의 책임을 가져야 하는가? 오바마 대통령은 태어나기 전의 일을 사죄해야 하는가? 정말 일본인이라면 도망칠 수 없는 집요한 질문입니다. 한국과 비슷한 교육환경에서 자라나 토론에는 익숙치 않지만, 부드럽게 그들을 유도하는 그의 강연은 정말 훌륭한 듯합니다. 암튼 직접 들으셨다니 부럽네요. 한국에도 번역되었나 찾아보다 우연히 들린 객입니다.

마늘빵 2010-08-30 22:38   좋아요 0 | URL
와우, 굉장하군요. 한국에서도 30만 권, 일본에서도 30만 권이라면, 이건 그냥 마케팅으로 보기에는... ^^ 일본도 정의에 목마른건가요? 마케팅과 하버드, 정의에 대한 갈증 그 외의 무엇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본이 빠져나갈 수 없는 민감한 질문을 던졌네요. 소식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축제의 사회사 (양장) - 인문학의 눈으로 축제 들여다보기
김홍열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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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은 운동이 아니다. 운동이 되는 순간 분열되면서 적과 동지를 만들어내고 투쟁의 선두에 서야 한다. 모든 이데올로기는 특정 시대의 부산물이다. 특정 시대가 만들어낸 모순에 투쟁하는 것으로부터 이데올로기는 출발한다. 시대를 초월해서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이데올로기는 운동이 아니고 운동을 초월한 그 무엇이다. 페미니즘은 운동을 초월한 어느 지점에서 자신을 드러낸다. 그것은 종교적이고 영적인 것이다. 물리적 한계가 있으면서도 영적으로는 그 한계를 초월하는 인간에 대한 애정이 페미니즘의 출발점이다. 모든 보편적 종교의 궁극점이 타자에 대한 사랑이듯 페미니즘 역시 운동이 아닌 사랑이다. -50-51쪽

인위적으로 조작된 축제는 인간을 해방시키는 축제가 아니라 반인간적이고 집단 광기적인 축제다. 신도들은 처음에는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듯하지만 어느 순간 더 이상 참여의 주체가 아니고 객체로 전락한다. 인류의 역사에는 정치와 축제가 어우러져 인류 보편의 가치를 끝까지 지켜낸 프랑스 대혁명과 같은 아름다운 축제가 있는가 하면 정치와 축제가 결탁핳여 인간을 파괴하고 인간성에 대해 끊임없이 회의하게 만드는 암울한 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바로 여기에 축제의 무한한 가능성이 있고 엄청난 파괴력이 존재한다. 그러기에 다시금 축제에 대한 원론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이것이 축제 기획자에게 ‘철학’이 필요한 진정한 이유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축제를 기획하고 연출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나와 우리 안에서 나와야 하고 그 출발점은 사회적 인간에 대한 역사적 해석과 철학적 통찰이어야 한다.-92쪽

본래 축제는 단순한 소비 행위가 아니다. 도처에서 벌어지는 축제의 주최측은 사람들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하여 여러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생산해내고 홍보에 열을 올리지만 축제는 소비와 소모와는 거리가 먼 영적인 퍼포먼스다. 자본주의 체제하에서는 모든 것이 자본의 확대 재생산을 위한 도구로 활용되기 때문에 축제 역시 상업 행위 이상의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게 변질되었지만 축제는 기본적으로 반자본주의적 속성을 내재하고 있고 시대를 초월하여 모두에게 공명되는 인간의 원초적 본성 중 하나다.-159쪽

축제는 사람들의 영성이 가장 자유로울 때, 모든 구속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의 주인이 본인이라는 것을 체험하는 순간에 완성된다. 대부분의 축제 때 등장하는 음주가무는 엑스터시를 위한 주요한 도구이지만 본질적인 요소는 아니다. 막걸이 한 주전자만 있어도,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 몇 곡만 있어도 축제가 열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영성을 가장 자유롭게 해방시켜 주는 어떤 모멘텀이고 그 모멘텀을 발생시키는 계기이며 진보적 사유다.-1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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