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 윤리학
홍성우 지음 / 북코리아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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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공리주의자에 속하는 시즈위크는 도덕적 가치가 옳음의 개념과 좋음의 개념이라는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형식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이로부터 그는 서양 윤리학을 역사적으로 구분함에 있어, 그리스 윤리학은 좋음의 우선성을 중심으로, 근대 윤리학은 옳음의 우선성을 채택하여 전개한 것으로 간주한다. -5쪽

계몽주의적 계보에 그 연원을 두고 있는, 특히 의무론적인 자유주의 윤리학은 옳음 및 정의의 우선성을 근거로 하는 개인의 권리, 자유, 자기 선택, 자기결정 그리고 개별적 정체성(나) 등을 중요한 가치로 내세운다. 반면에, 아리스토텔레스적 또는 낭만주의적 전통을 그 원류로 하는 공동체주의 윤리학은 좋음 및 공동선의 우월성을 기초로 하는 공생, 공익 등의 공동체적 가치와 궁극목적에 기여하는 여러 가지 공동체적 덕목, 그리고 유대감 및 집단적 정체성(우리)을 전제로 하는 공동체의 유지와 강화 등을 중요한 가치로 삼는다. -6쪽

롤즈는, reasinable이라는 말을 ‘분별력 있는’, 또는 ‘이성에 귀 기우릴 준비가 되어 있는’ 이라는 넓은 의미로 이해하고, rational이라는 말은 ‘효과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이익을 증진하는’이라는 좁은 의미로 사용한다. 이로부터 the rational은 ‘합리성’으로, the reasonable은 ‘합당성’으로 번역해서 사용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28쪽

만일 다른 사람이 그에게 신뢰할 수 없는 또는 공정하지 않은 정의의 절차를 적용하려고 시도한다면, 자기방어를 위하여 저항할 수 있다. 이 원리를 적용함에 한 개인은 모든 양심적인 숙고 후에 그가 공정하지 못하거나 신뢰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한 그런 제도에 저항할 것이다. 한 개인은 자신의 보호대행업소에 자신의 권리를 자신을 위하여 행사하도록 권한을 위임하여 신빙성과 공정성이 알려지지 않은 어떤 절차와 부과에 저항하게 하고, 실제로 공정하지 않거나 신뢰할 수 없는 어떤 절차에 저항하게 할 수 있다. (노직의 입장)-75쪽

최소국가 내에는 중앙분배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자산을 관리하는 자격을 지닌 개인이나, 이 자산이 어떻게 분배될 것인가를 합동으로 결정하는 집단도 존재하지 않는다. 각 개인이 획득하는 것은, 그가 다른 사람과 교환하여 또는 선물로서 그 다른 사람으로부터 획득하며, 자유로운 사회에서는 다양한 사람이 서로 다른 자원을 관리하며, 새로운 소유물은 자발적인 교환과 개인의 행위로부터 발생할 뿐이다. 따라서 몫의 분배행위 또는 분배란 있을 수 없다. 이러한 이유에서 노직은 ‘분배’란 용어 대신에 보다 중립적인 용어인 ‘개인의 소유물’이라는 용어를 선택한다. (노직의 입장)-86쪽

우리는 필요에 의해 다른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요구를 할 경우가 있다. 노직은 이러한 요구도 또한 칸트적 명법을 어기는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필요에 의해 남을 돕는 것은 도덕적인 까닭에 아무도 도움을 주어야 할 권리를 주장할 수 없으며, 사람은 그의 재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정의의 이름 아래서 도와야 할 요구를 실행할 수 없다. 실제로 그렇게 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복지수단으로서 그들을 취급하게 되어 재산소유주의 권리를 침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노직의 입장)-108쪽

칸트의 세 가지 정언명법
1. 보편법칙의 정식 : 너의 준칙이 보편법칙이 되도록 네가 동시에 의욕할 수 있는 그러한 준칙에 따라서만 행위하라.
2. 목적 자체의 정식 : 너는 너 자신의 인격에서나 다른 모든 사람의 인격에서 인간성을 결코 단순히 수단으로서 대우하지 말고 항상 동시에 목적으로서 대우하는 그런 방식으로 행위하라.
3. 목적의 왕국의 정식 : 자신의 준칙에 의해 마치 자신이 항상 보편적인 목적의 왕국의 입법적인 성원인 것처럼 행위하라. -130쪽

"누구이든 간에 천부적으로 보다 유리한 처지에 있는 자는 아주 불리한 처지에 있는 자의 여건을 향상시켜 준다는 조건하에서만 그의 행운에 의해 이익을 볼 수 있다. 천부적으로 혜택받은 자는 그가 재능을 더 많이 타고났다는 바로 그 이유만으로는 이득을 볼 수 없으며 훈련과 교육비를 감당해야 하고 불운한 자도 도울 수 있도록 그의 자질을 사용해야 한다. 아무도 자신의 보다 큰 천부적 능력이나 장점을 사회에서 보다 유리한 출발지점으로 이용할 자격은 없다. … 공정으로서의 정의관에서 사람은 서로의 운명을 함께 하는 데 합의한다. (롤스)-286쪽

롤즈의 자유주의적 자아가 지니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을 샌들은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즉 ‘나’가 아닌 ‘보다 폭넓은 소유의 주체’로서의 ‘우리’, 다시 말해, 현실적인 공동의 삶을 형성할 수 있는 확장적인 자아-이해로부터 우리의 논의가 시작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하여 공동선에 의해 통치되는 일종의 정치공동체로서의 구성적 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략)
-296쪽

(중략) 그러나 롤즈의 자아관을 비판한 샌들은 롤즈의 본의를 의도적으로 곡해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겠다. 롤즈가 원초적 입장에 추상적 자아를 전제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 때의 추상적 자아는 원초적 입장에서 공정한 정의의 원칙을 구성하기 위하여 전제한 ‘이상적 자아’를 의미할 뿐이지, 샌들이 규정한 바와 같은 근본적으로 현실로부터 유리된 존재론적인 무연고적 자아는 아니다. 다시 말해 샌들은 의도적으로 롤즈의 방법론적 개인주의를 존재론적 개인주의로 애써 환원하고 있는 것이다. -296쪽

롤즈에 따르면, 목적론은 좋음을 옳음과는 독립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옳음은 그 좋음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규정하며, 의무론은 목적론과는 대조적으로 옳음과 독립적으로 좋음을 규정하지도 않고, 옳음을 좋음의 극대화로서 해석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양자의 차이점을 보다 극명하게 표현하면 목적론은 ‘옳음에 대한 좋음의 우선성’을, 의무론은 ‘좋음에 대한 옳음의 우선성’을 강조한다고 할 수 있다. 롤즈는 목적론의 한 전형으로서 공리주의를, 의무론의 한 전형으로서는 칸트의 윤리학을 제시한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 롤즈는 공리주의에 칸트주의적 역습을 감행한다. (계속)-397-398쪽

(이어서) 그런데 공리주의를 이해하는 관점에서 롤즈와 테일러는 심각한 견해 차이를 보인다. 롤즈는 앞의 좋음과 옳음 간의 잘못된 관계설정에 초점을 맞추고 공리주의를 비판한다. 그러나 테일러는 칸트주의자나 공리주의자 양측이 절차적인 실천적 추론을 공유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서 양자가 ‘좋음에 대한 옳음의 우선성’을 주장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테일러의 이러한 입장은 이른바 공리주의의 표어인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촉진하는 것을 일종의 도덕적 책무로 간주하는 그의 태도에서도 잘 드러난다. -397-398쪽

롤즈에 대한 테일러의 비판
" ‘좋음’이 결과주의적 이론의 기본적인 목표를 의미하는 경우에, 옳음이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단순히 좋음의 도구적인 의미로 결정되는 경우에, 우리는 실로 옳음이 좋음에 기본적인 것일 수 있다고 주장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이러한 논의의 의미에서 ‘좋음’을 사용하는 경우에, 질적 구분에 의해 고차적인 것으로서 판가름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경우이든, 우리는 그 반대로 어떤 의미에서 좋음이 항상 옳음에 기본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우리의 보다 앞선 논의의 의미에서 보다 기본적인 근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가 아니라, 좋음이 그 명확한 표현으로 옳음을 정의하는 규칙의 요점을 제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렇다."(테일러)-399-400쪽

황경식은 자유주의에 대한 공동체주의적 정당화 논변의 일례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즉, 자유주의가 가장 중시하는 결사, 표현, 종교의 자유에 대한 제 권리를 역사적으로 볼 때 국민국가에서 공동체를 파괴하거나 지배하려는 다양한 시도에 대해 공동체를 지키려는 강력한 보루로서 역할을 해 온 것이 아닌가? 그러한 권리는 현존하는 공동체를 외부로부터의 간섭에서 보호함으로써, 또한 개인이 마음에 맞는 타인과 새로운 공동체를 창출할 자유를 줌으로써 공동체라는 본질적인 인간적 가치를 향유하는 데 기여해 왔다. -410쪽

이진우는 공동체주의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논지를 전개하면서, 공동체주의에 대한 자유주의적 정당화 논변으로 이해함직한 견해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즉, 공동체주의가 자유주의를 희생시키면서까지 공동체의 연대를 복원하고자 한다는 것은 한 마디로 어불성설이다. 평등한 자유와 권리는 여전히 가치다원주의의 조건에서 공동체의 정의를 판단할 수 있는 일반적 원리이며 규범적 척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체주의의 관심은 공동체와 자유주의의 기초적 가치를 결합시킬 수 있는 제도에 집중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공동체주의가 지향하는 덕성과 가치는 자유주의적 기본 가치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한다.-4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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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가 만드는 비즈니스 미래지도 비즈니스 미래지도 시리즈 2
김중태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0년 4월
절판


소셜미디어의 특징
1. 참여 : 소셜미디어는 특정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참여를 촉진시킨다. 이를 위해 상호 의견 교환 및 공유가 쉽도록 기능을 제공하며 정보 생산자와 소비자의 구분을 희미하게 만든다.
2. 개방 : 소셜미디어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정보 생산 및 공유가 손쉽다.
3. 대화 : 기존의 미디어는 정보 생산자가 생산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일방향으로 전하는 방식인 반면, 소셜미디어는 소비자와 정보를 주고받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구조를 지니고 있다.
4. 커뮤니티 : 소셜미디어는 특정 주제나 관심사를 중심으로 네티즌들이 함께 모여 그룹이나 커뮤니티를 쉽게 형성하도록 도와준다.
5. 연결 : 소셜미디어는 링크 및 다양한 미디어의 결합을 통해 다른 시공간 및 사용자와 연결성을 가지며, 연결의 확장성을 통해 세력을 확대해간다.-62쪽

소셜 디자인을 할 때 주목해야 할 16가지
1. 인간은 아주 복잡한 사회적 동물이라는 사실
2. 기술로는 사람들을 빠르게 변화시킬 수 없다는 사실
3. 인간은 좀 더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끊임없이 탐구한다는 사실
4. 인터넷의 가장 큰 사용 목적은 바로 소통이라는 사실
5. 한 사람은 자신의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각기 다른 역할을 한다는 사실
6. 동질성을 갖는 사람들과 연결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7. 동질성이라는 건 각자가 처한 상황과 목표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
8. 동질성이 강해지면 집단적으로 생각하게 된다는 사실
9. 시간이 흐르면서 그룹 내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활동이 일어난다는 사실
10. 각 개인은 그룹 안에 속했을 때 혼자일 때와는 다르게 행동한다는 사실
(계속)-407-408쪽

11. 알고 지내는 사이의 사람들끼리 행동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
12. 전체 큰 사회 내에서가 아니라 그가 속한 작은 그룹 내의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한다는 사실
13. 사람들은 대부분 합리적이지만, 자신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을 때는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
14. 사람들은 확실한 판단을 내릴 수 없을 때 사회적으로 연결된 다른 사람들의 도움에 의지한다는 사실
15. 잘 모르는 사실에 대해서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16. 인생은 결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할 수 없다. -4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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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문장과 문장 사이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지적 유희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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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0-05-31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읽고싶게 만드는 한마디군요. 긴장과 지적 유희라니...

마늘빵 2010-05-31 14:22   좋아요 0 | URL
샌들의 칸트와 롤스에 대한 애정, 그리고 그와 다른 결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샌들은 롤스를 다른 식으로 보완한 철학자죠. 이참에 손이 쉽게 안 가는 관련된 몇몇 책을 훑어봐야겠어요. 매킨타이어의 <덕의 상실>과 홍성우의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를 손에 들었는데 완주할 수 있을지는 잘...

무해한모리군 2010-05-31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매우 어렵다는 뜻일까..

마늘빵 2010-05-31 14:21   좋아요 0 | URL
아,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상대적으로' 쉽게 썼습니다. ^^

2010-06-01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1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1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1 1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구판절판


분노는 자격 없는 사람이 무언가를 얻는다고 생각될 때 느끼는 특별한 종류의 화다. 다시 말해, 부당함에 대한 화다. -18쪽

탐욕은 악덕, 즉 나쁜 태도이며, 특히 타인의 고통을 망각하게 할 때는 더욱 그러하다. 이때는 개인의 악덕으로 끝나지 않고 시민의 미덕과 충돌한다. 사람들은 최대 이익을 실현하려 애쓰기보다는 서로를 탐색한다. 어려운 시기에 이웃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활개치는 사회는 좋은 공동체가 못 된다. 따라서 지나친 탐욕은 좋은 사회라면 가능한 한 억제해야 하는 악덕이다. -19쪽

도덕적 추론은 자신의 도덕적 신념을 가려내는 수단이자, 우리가 어떤 생각을 왜 하는가를 이해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39쪽

벤담에 따르면, 공동체란 "허구의 집단"이며 그것을 구성하는 개인들의 총합으로 이루어진다. -55쪽

"욕구와 충동이 온전히 자기만의 것이 아닌 사람은 인격이 없는 사람이며, 그것은 증기기관차에 인격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밀)-77쪽

어떤 쾌락이 고급인 이유는, 우리가 그것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고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82쪽

"오직 계약을 집행하고, 사람들을 무력과 절도와 사기에서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최소국가만이 정당화될 수 있다. 거기서 더 나아가면, 어떤 일도 강요받지 말아야 하는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게 되고, 그런 국가는 정당화될 수 없다."(로버트 노직)-92쪽

우리가 배심원을 고용하기보다 징발하는 이유는 법정에서 정의를 집행하는 행위를 모든 시민이 함께 나눠야 할 책임으로 보기 때문이다.-123쪽

인간을 단순히 사고파는 상품으로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인간은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이지, 사용하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존중과 사용은 가치를 부여하는 두 가지 서로 다른 방식이다. -137쪽

정의가 단지 쾌락을 극대화하여 고통의 양을 넘어서게 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모든 재화를, 그로 인한 쾌락이나 고통을, 단 하나의 통일된 방법으로 무게를 달아 가치를 평가하면 그만이다. 벤담은 바로 이 목적을 위해 공리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앤더슨은 모든 것을 공리로(또는 돈으로) 평가한다면 아이, 임신, 부모 노릇처럼 더 높은 기준으로 평가해야 마땅한 사회적 행위와 재화를 비하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138쪽

인간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으니, 물건 취급받아서는 안 되며, 존엄성을 가진 존재로 존중받아야 한다. 이런 시각은 (존중받아야 하는) 인간과 (언제나 사용될 수 있는) 물건의 차이를 강조하면서, 이를 도덕성의 근본 차이로 인식한다. 이런 시각을 가장 강력하게 옹호한 사람이 … 칸트다.
-139쪽

보편적 인권을 믿는 사람이라면 공리주의자는 아닐 것이다. 모든 인간은 그가 누구든, 어디에 살든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면, 단순히 집단적 행복의 도구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147쪽

소유권과 제한된 정부를 지지한 위대한 이론가 존 로크도 무한정 자기소유 권리를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는 우리 삶과 자유는 우리 마음대로 처분해도 좋다는 생각을 거부한다. -148쪽

도덕이란 행복 극대화를 비롯한 어떤 목적과도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도덕은 인간 그 자체를 목적으로 여기고 존중하는 것이다. (칸트)-149쪽

칸트는 우리가 흔히 시장의 자유나 소비자의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진정한 자유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 자유에는 애초에 우리가 선택하지 않는 욕구를 충족하는 행위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151쪽

칸트에 따르면, 자유롭게 행동한다는 것은 자율적으로 행동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자율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천성이나 사회적 관습에 따라서가 아니라 내가 나에게 부여한 법칙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154-155쪽

"인간은 자신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다. 인간은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의 재산이 아니다."(칸트)-181쪽

도덕법이 개인의 이익이나 욕구에 좌우될 수 없듯이, 정의의 원칙도 공동체의 이익이나 욕구에 좌우될 수 없다. -193쪽

정의를 고민하는 올바른 방법은 원초적으로 평등한 상황에서 어떤 원칙에 동의해야 하는가를 묻는 것(롤스)-198쪽

"능력 위주 사회가 사회적 우연을 완전히 제거한다한들, 타고난 능력과 재능에 따라 부와 소득의 분배가 결정되는 상황은 여전히 허용된다."(롤스)-216쪽

롤스는 정의를 능력 위주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은 자유지상주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과 (비록 정도는 약하지만) 똑같은 이유로 문제가 있다고 결론 내린다. 즉 둘 다 분배되는 몫이 도덕적으로 임의의 요소에 좌우된다. "사회적 우연이 분배 몫을 결정하는 데 미친 영향을 고민하다 보면 결국 타고난 우연이 분배 몫에 미친 영향을 고민하게 된다. 또 타고난 우연의 영향을 고민하다 보면 사회적 우연의 영향을 고민하게 된다. 도덕적 관점에서 보면 그 둘은 똑같이 임의성을 띤다."(롤스)-216쪽

재능 있는 사람을 격려해 그 재능을 개발하고 이용하게 하되, 그 재능으로 시장에서 거둬들인 대가는 공동체 전체에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롤스)-218쪽

"노력하고 도전해서 소위 자격을 갖춘 사람이 되려는 의지조차도 행복한 가정과 사회적 환경의 영향이다."(롤스)-221쪽

"재능이 분배되는 방식과 사회 환경의 우연성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제도를 강제하는 것은 언제나 문제가 있게 마련이며, 그러한 부당함은 인간의 합의에도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거부해야 한다. 더러 부당함을 간과하는 구실로도 이용되는 그 주장은 부당함을 묵인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태도와 똑같이 취급한다. 자연의 분배 방식은 공정하지도, 불공정하지도 않다. 인간이 태어나면서 특정한 사회적 위치에 놓이는 것 역시 부당하지 않다. 그것은 단지 타고나는 요소일 뿐이다. 공정이나 불공정은 제도가 그러한 요소들을 다루는 방식에서 생겨난다."(롤스)-230-231쪽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정치의 목적은 어느 목적에도 치우치지 않는 권리의 틀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시민을 양성하고 좋은 자질을 배양하는 것이다. -270쪽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의 목적이 다수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것이라는 생각을 거부한다. (중략) 정치의 목적은, 사람들이 고유의 능력과 미덕을 개발하게 만드는 것, 즉 공동선을 고민하고, 판단력을 기르며, 시민 자치에 참여하고, 공동체 전체의 운명을 걱정하게 하는 것이다. -271-272쪽

공개 사죄를 정당화하는 주요 근거는 정치 공동체에 의해(또는 정치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부당함을 강요당한 사람들을 기억하고, 그 부당함이 희생자와 후손에게 미치는 지속적인 영향을 인식하여, 부당 행위를 저지른 사람이나 그것을 막지 못한 사람들의 잘못을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개 행위로서 공식 사죄는 과거의 상처를 감싸고 도덕적, 정치적 화해의 기초를 다진다. 사죄와 속죄를 표하는 수단인 손해배상이나 금전 지원도 비슷한 이유로 정당화될 수 있다. 더불어 희생자와 그 후손에게 미치는 부당 행위의 후유증을 줄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296쪽

칸트와 롤스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을 거부하는 이유는 우리가 선을 스스로 선택할 여지를 남겨두지 않기 때문이다. -305쪽

"도덕적인 사람은 자신이 선택한 목적의 주체다."(롤스)-305쪽

삶이란 특정한 통합이나 일관성을 갈망하는 서사적 탐색을 규정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갈림길에 마주쳤을 때, 우리는 완전한 삶, 내가 관심을 갖는 삶으로 이끄는 길을 찾아내려 애쓴다. 도덕적 고민은 내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기보다 내 삶의 이야기를 해석하는 것에 가깝다. 여기에는 선택이 끼어들지만, 그것은 해석에서 나오는 선택일 뿐, 의지에서 나오는 절대적 행위가 아니다. 내 앞에 놓인 어느 길이 내 삶의 궤적과 가장 잘 어울리는지는 나보다 남이 더 분명히 알 수도 있다. 도덕적 행위자를 서사로 설명하는 방식에는 이러한 가능성을 허용하는 미덕이 있다. (매킨타이어의 입장)-310쪽

정의는 올바른 분배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바른 가치 측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362쪽

사회는 좋은 삶에 대한 지극히 사적인 견해를 배격하고, 시민의 미덕을 키울 길을 찾아야 한다. -365쪽

도덕적 이견이 좀더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면 상호 존중의 토대를 약화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더 강화시킬 수 있다. 우리는, 동료 시민이 공적 삶에서 드러내는 도덕적, 종교적 신념을 피하기보다는 때로는 그것에 도전하고 경쟁하면서, 때로는 그것을 경청하고 학습하면서, 더욱 직접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어려운 도덕 질문을 공개적으로 고민한다고 해서 어느 상황에서든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거나, 심지어 타인의 도덕적, 종교적 견해를 평가할 수 있다고 장담하긴 어렵다. 도덕적, 종교적 교리를 더 많이 알수록 그것이 더 싫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일단 해보기 전까지는 어찌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도덕에 개입하는 정치는 회피하는 정치보다 시민의 사기 진작에 더 도움이 된다. 더불어 정의로운 사회 건설에 더 희망찬 기반을 제공한다. -370-3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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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0-05-30 0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벌써 읽으셨군요. 그런데 저자 이름이 자꾸 샌들로 읽히는지 모르겠네요...--;;;;

마늘빵 2010-05-30 07:41   좋아요 0 | URL
샌덜인지, 샌달인지, 샌들인지 정확한 건 잘 모르겠는데, 보통 그간 샌들로 읽어왔어요. 그래서 저도 태그에 샌들로. ^^ 무척 재밌습니다. 이제 매킨타이어 책 읽으려고요. 이참에 롤스도 다시 한번? 샌들이 칸트와 롤스에게 많은 양을 할애했어요.
 
티핑 포인트 - 작은 아이디어를 빅트렌드로 만드는
말콤 글래드웰 지음, 임옥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04년 9월
구판절판


티핑 포인트를 만드는 전염의 3가지 특성
1. 전염되기 쉬운 행동들이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2. 작은 행동, 작은 변화가 커다란 결과를 초래한다.
3. 전염은 극적인 어느 한순가에 빠른 속도로 일어난다. -19쪽

티핑 포인트를 완성시키는 3가지 규칙
소수의 법칙 : 80대 20의 원칙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대개 ‘작업’의 80%는 참여자 20%에 의해 수행된다는 개념이다. 전염에서는 이러한 불균형이 더욱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극소수의 사람들이 대부분의 일을 저지르는 것이다.
고착성 요소 : 고착성 요소는 전염되는 메시지를 기억하도록 만드는 특수한 방식이다. 정보를 제시하거나 구조화할 때, 작지만 고착성이 강한 변화만 주어도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상황의 힘 : 상황과 조건과 이런 것들이 작용하는 특수한 상황에 강한 영향을 받는 것이 전염이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의 행동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인간 행동이 훨씬 더 암시에 걸리기 쉽다는 점을 말해준다. -38쪽

커넥터가 되기 위한 7가지 습관
첫 번째 습관 - 아는 사람들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은 자기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것이 아님을 기억하라. 특히 사업 전략의 일환으로 사람들을 수집하지는 마라.
두 번째 습관 - 사람을 사귀는 데 있어 공격적인 자세를 버려라.
세 번째 습관 - 상대방의 깊숙한 곳에 위치하려고 하기보다는 단순한 관찰자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라.
네 번째 습관 - 진심으로 사람들을 좋아하라.
다섯 번째 습관 - 사람들이 자신에게 계속 끌릴 수 있게 교제하고 상호 작용하는 패턴을 습득하라.
여섯 번째 습관 - 상대방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들을 기억하라. 상대방의 이름과 주소, 어떤 상황에서 그 사람을 만났는지 자세하게 메모하라.
일곱 번째 습관 - 일단 안면이 있는 사람들과의 교제에 따르는 의무를 회피하지 말라. 단, 친하지만 무심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무심한 만남을 즐겨라. -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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