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의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가브리엘 루아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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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 사람이 모든 불운을 도맡아 가지는 건 아니거든요." -1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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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네고시에이터>라는 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네고시에이터는 협상가라는 뜻인데 납치사건이 발생한 범죄현장에서 범인과 대화를 나누며 협상을 하는 이를 말한다. 이들은 범죄자와 대화를 하면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 경찰측이 작전을 벌일 수 있도록 시간을 벌기도 하고, 실제로 범죄자와 협상을 실시함으로써 합의점을 찾기도 한다.
 
 영화 <호스티지>는 영화 <네고시에이터>와 비슷한 영화이지만 제목의 촛점이 사건을 다루는 경찰측에 있지 않고 범죄현장에 있다는 점이 색다르다. 호스티지의 뜻은 볼모, 인질, 담보로 네고시에이터가 뜻하는 협상가와는 관점이 다르다.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이 영화는 예전의 브루스 윌리스가 출연했던 다른 영화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단지 주제가 바뀌었을 뿐이다. 예전의 그의 영화들, 대표적으로 <다이하드>시리즈의 경우, 그는 가족과 불화를 겪고 있는 경찰관이며, 두통을 호소하는 등 항상 어딘가 아픈 인간이고, 그러면서 경찰이라는 자신의 직업에 충실한 인간이다. 또한 그는 부인과 이혼할 처지에 있으면서도 끔찍히도 부인을 생각하며, 나약한 듯 하지만 어찌되었던 항상 승리는 그의 것이다. 그것도 지원을 거의 받지 않은 채로 일인 영웅으로 대접받는 결과를 얻는다.

 <호스티지> 또한 구조상 이와 다르지 않다. 뛰어난 협상가였다가 사건실패로 스스로 일반 경관이 된 그는 수년뒤 또다른 사건현장에서 스스로 다시 협상가로 변신한다. 수년전과 같이 어린아이들이 인질로 잡혀있었던 것이다. 그땐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아이들을 살려야한다는 강한 의지, 그리고 배경에는 얼굴모를 범죄자들이 붙잡고 있는 사이좋지 않은 부인과 반항아 딸이 있다. 사이가 좋지 않더라도 어쨌든 가족에 대한 그의 사랑은 뜨겁다.

 브루스 윌리스 뿐 아니라 영화 속에서 '마스'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상처받은 사회반항아 마스의 행동이 볼만하다. 머리가 비상하고 경관은 물론이고 자신의 친구들조차 거침없이 죽이지만 전혀 죄책감이라고는 볼 수 없는 잔혹한 냉혈인간. 그의 캐릭터가 전해주는 메세지는 뭐 굳이 따지자면 가족에서 상처받은 인간은 사회에서 큰 문제아가 된다(?) 정도랄까?

 <네고시에이터>에 비해 협상의 측면이 많이 죽고 액션이 부각되어 볼거리는 많아졌지만 볼거리보다 대화를 통한 그 논리정연함과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는 협상가의 능력을 보고픈 나는 <호스티지>보다는 <네고시에이터>를 더 선호한다. 그러나 블루스 윌리스의 영웅담을 좋아하는 이라면 이 영화는 나쁘지 않다. 그의 영웅적 행동은 이번에도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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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에티쿠스 - 윤리적 인간의 탄생
김상봉 지음 / 한길사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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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로 이상주의자는 현실에 대하여 절망하되, 결코 불의한 현실을 정당하고 필연적인 것으로 승인하고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현실에 대해 절망한다는 것은 여기서 현실을 부정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둘째로 이상주의자는 불의가 현실을 지배한다는 것을 사실로서 인정한다 하더라도 불의가 현실의 존립을 가능케하는 유일한 존재원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불의가 지배하는 현실은 어디까지나 왜곡된 현실이지 참된 현실이 아닙니다."(플라톤 부분)-48쪽

"절대적인 악과 완전한 불의는 행복의 원천이기는커녕,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줄 수 없는 절대적 무능력일 뿐입니다. 약은 오직 선에 기생해서만 악일 수 있습니다. 아무런 선도 아무런 의로움도 없는 곳에서는 악과 불의조차도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플라톤 부분)-60쪽

"우리가 잘 사는 것은 오직 우리의 영혼이 자기가 맡은 일을 훌륭하게 수행할 때입니다. 오직 영혼이 자기 일을 잘하여 선한 상태에 있을 때, 우리는 좋은 삶, 선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플라톤 부분)-64쪽

"참된 행복이란 우리의 이성이 탁월함을 실현할 때 이루어집니다. 그것을 이름하여 아리스토텔레스는 "덕에 따른 정신의 활동"이라 하는 것입니다."(아리스토텔레스 부분)-87쪽

"따라서 우리는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든지 간에 그 모든 일이 필연적인 운명에 따른 일임을 깨닫고, 내 주위에 일어나는 일들 때문에 기뻐하거나 슬퍼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스토아주의자들의 가르침인 것입니다."(스토아 학파 부분)-127쪽

"참된 쾌락은 육체와 정신의 고통과 불안 그리고 모든 종류의 혼란과 광기가 제거될 때 이룩됩니다."(에피쿠로스 부분)-151쪽

"선한 의자가 선한 까닭은 선한 의지가 우리에게 유익한 결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이 아닙니다. 만약 선한 의자가 그것이 낳는 결과 때문에 선해지는 것이라면 참으로 선한 것은 결과이며 선한 의지는 그 결과를 낳기 위한 수단으로서만 선한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칸트는 선이 선 아닌 다른 것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칸트 부분)-267쪽

"의무감이란 우리가 자연적 정념에 따라 생각할 때에는 하기 싫은 일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도덕적 요구에 따라 행해야만 한다고 느끼는 마음입니다."(칸트 부분)-273쪽

"우리가 어떤 행위를 할 때, 그 행위가 선하냐 악하냐를 판단하기 위해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똑같은 상황에서 다른 모든 사람들이 나와 똑같이 행위하기를 나 자신이 기꺼이 바랄 수 있는지를 되물어보기만 하면 됩니다."(칸트 부분)-2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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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카페
크리스토퍼 필립스 지음, 안시열 옮김 / 김영사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몇년전부터 철학의 대중화 작업들이 활발하다. 몇몇 생각있는 철학자들이 대중적인 서적을 내놓고 반응이 괜찮자 다수의 철학자들이 뛰어들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가는 형국이다. 내가 처음 철학을 접할 때 철학입문서라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소피의 세계><논리야 놀자> 시리즈와 동녘에서 나온 <철학에세이> 정도였다. 기타 몇몇 입문서라 자처하는 책들이 있긴 했지만 대중의 관심을 받은 것은 이 정도일 듯 싶다.

 그중에서 <논리야 놀자>시리즈는 보지 않았다. <소피의 세계>는 철학에 입문한지 시간이 좀 흐른 뒤에 접했지만 별로 땡기질 않았다. 그래서 보다 말았다. <철학에세이>는 내가 처음 철학을 시작할 때 접했다. 철학을 했다고 하면 뭐 대단하다 싶겠지만 그냥 철학에 관심을 갖는다는 의미정도로 해석하면 좋을 듯 하다.

 <소크라테스 카페>를 소개하면서 난데없이 철학입문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이 책이 철학입문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읽은 조성오씨의 <철학에세이>와는 확연히 성격이 다른 입문서다. 조성오 씨의 철학에세이가 좀더 철학적 깊이를 담은 내용이고 좀더 경직되어있다면 <소크라테스 카페>는 매우 부드럽고 유연하고 편하다. 책상에 정색하고 앉아 책을 읽는 모양새와 쇼파에 드러워서 설렁설렁 읽는 모양새로 비유를 하면 좋을듯 싶다.

 <소크라테스 카페>는 비록 책이 두껍긴 하지만 다 읽고나면 그다지 심도있고 어려운 내용은 없다. 그냥 두꺼워서 겁만 줄 뿐이다. 다른 어떤 철학에 대한 서적보다도 훨씬 빨리 읽히고 쉽게 읽힌다.

 저자 크리스토퍼 필립스와 역자 안시열씨의 이력은 둘다 독특하다. 저자는 정치철학, 유전공학, 교육철학 세개 분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역사 안시열씨는 화학교육과를 졸업해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수료하고, 통역번역 대학원을 졸업했다. 건드린 분야도 둘다 세가지고 각기 다른 분야를 건드렸다. 유사성을 찾아보기 힘든. 이들의 특이한 이력은 저자나 역자나 좀더 넓고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게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이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도 저자와 역자의 그러함 때문이지는 않았을까.

 이 책에는 절대 철학적 지식이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간혹가다 철학자라 불리우는 자들의 이름이 등장하기도 하며 그들이 내뱉은 말 중 유명해진 문구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이 책에서 큰 위치를 점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그냥 그러한 철학자들이 있다는 것만 알릴 뿐이지 그들이 한 말에 대한 주석이나 분석을 달고 있지는 않다.

 철학은 묻고 대답하고 또 묻고 대답하고 하는 과정 속에서 생겨난다. 소크라테스는 특유의 대화법인 산파술을 통해서 상대방의 대답을 유도하고 또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 저자는 실제 소크라테스 카페라는 것을 운영하며 자영업자, 노숙자, 교사, 교수, 공무원 등의 여러 사람들과 접함으로써 스스로가 소크라테스가 된다. 많은 이들과 함께 대화하고 생각을 나누면서 그들 자신을 깨우치게 돕고 저자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소크라테스 카페를 운영하면서 겪는 일들을 재료로 삼아 소크라테스와 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편하다. 철학이 중심이 아니라 저자의 경험이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친절하게도 책의 맨 뒤에 언급된 각각의 철학자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소크라테스 카페를 만들고 운영하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철학은 혼자 할 수도 있지만 여럿이 함께 함으로써 폭넓어질 수 있다. 소크라테스 카페는 철학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쉽게 철학에 다가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모임이다. 이 책을 읽은 뒤에 자신이 소크라테스 카페를 만들어 운영해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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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달 2005-03-16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학이라... 저에게 철학은 너무 어렵더군요.
그래서, 고등학교 다닐때에도 서양사상때문에 윤리를 포기했어요..

마늘빵 2005-03-16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것 때문에 윤리가 재밌었는데... ㅡㅡa
 
소크라테스 카페
크리스토퍼 필립스 지음, 안시열 옮김 / 김영사 / 2001년 10월
절판


"소크라테스 카페에서는 두 가지 용기가 필요하다. 즉 자신이 믿는 바를 주장할 용기와 함께 자신이 믿는 바에 다른 사람이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용기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소크라테스 카페의 신조이다."-23쪽

"소크라테스는 어떤 지식을 깨닫거나 어떤 가정을 세우고 나면, 이에 만족하지 않고 반드시 이를 다시 조명하고 분석하여 도전해보아야 한다고 믿었다. 그 어느 것에 ㄷ해서도 완전한 영구불변의 해답을 찾아낼 수는 없다는 말이다."-32쪽

"소크라테스식의 문답법의 목적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 인간으로서의 자신의 본질과 가능성을 보다 잘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37쪽

"소크라테스에게서 새로운 점은, 질문의 내용이 아니라 질문을 하는 방식이다."-45쪽

"과학은 관찰 대상에 대해 '왜'라고 묻지 않습니다. '왜'라는 물음에 답하는 것은 철학의 영역입니다. '왜'의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유와 의미를 추구합니다. 인간 개인의 특성이나 아름다운 인생, 훌륭한 삶과 같은 것에 대한 과학적인 관찰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86쪽

"어떤 일을 행하게 될 때까지는 주저하기 마련이다. 주저함은 뒤로 물러서는 것으로서 언제나 비효과적인 결과만을 낳는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창조하는 데에는 하나의 기본적인 진실이 있다. 이 진실을 모르면 수많은 아이디어가 사장되고, 멋진 계획들이 물거품이 되고 만다. 그 진실은 바로 결행의 순간에 그 결정으로부터 모든 사건의 흐름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상황이 긍정적으로 바뀌어, 보이지 않는 사건과 만남, 그리고 꿈도 꿔보지 않았던 물질적 지원이 밀려온다. 무엇을 할 수 있든, 무엇을 꿈꿀 수 있든 간에, 일단 시작하라. 용감함에는 천재성, 힘, 마술이 들어있다. 지금 시작하라."(괴테)-2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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