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niked-83 2005-04-01
질문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알튀세르에 관심있는 사람이고, 직업은 불행이도 군인인지라 선생님 수업은 한 번도 못 들은 채 책과 서재로만 선생님 생각을 접하고 있었습니다.(아 전 윤수 친구에요.^^;;)
알라딘은 부대 안에서도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아침에 출근하면 거짓말 조금 보태서 제일 먼저 하는 게 발마스님 서재 구경하러 오는 거랍니다.ㅋ
처음으로 글을 올리게 된 건 공부하다 너무 궁금한게 있어서인데요, 다른 분들 질문에 대답해주시는 거 보니까 친절하게 대답해주시리라 믿으면서!^^;;
최근에 홍준기 선생님의 '주체 없는 과정인가 과정 없는 주체인가'하는 글을 읽었는데요, 이게 평소에 이해될듯 될듯 하면서 자꾸망 도망갔던 (대~충 말하자면)인식론 혹은 과학에 있어서 주체의 문제를 건드리고 있어서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것이 잘 이해도 안 되고 그러네요.
라깡의 재탄생에 쓰신 선생님의 글은 예전에 읽었는데, 과잉결정(아, 그러고보니 과소결정이라는 개념이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그게 이해되어야 중층결정을 넘어서는 번역어로 '과잉'결정 타당하다는 얘기가 완전히 이해될텐데)과 관련해서는 어느정도 명료하게 이해되지만, 논문 전반부는 조금 어렵더군요.홍준기 선생님의 글에서는 과잉결정에 관한 비판 대해서는 머랄까 좀 헛짚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뒤에 보편적인 개별성에 대한 알튀세르의 해석 역시 평소에 생각해오던 것과 너무 달라 조금 황당했습니다. 아무튼 고 부분들은 빼고 질문!
첫째, 홍준기씨가 얘기하는 라깡의 주체 역시 '구성되는 주체'라고 생각되는데, 과연 이 구성되는 주체를 중심으로 인식 과정을 파악하는 것마저 '인간주의'라는 비판의 그물에 걸린다고 할 수 있을까요? 만약에 그렇다면, 그건 홍준기씨가 알튀세르에 대해 요약하고 있듯이 '자본론을 읽자'에서의 주장, 즉 인간주의는 선험적으로 인간의 본성을 부당전제한다는 식의 비판과 관련된 것일까요? 만약 주체가 구성되는 주체라면, 스피노자적인 주체없는 인식과정이 주체가 오류를 인식하는 것이 '선행'되는 주체있는 과정에 비해(예를들어 지젝이 설명하는 인식과정에 비해) 타당한 이유가 무엇일까요?(알듯말듯)
둘째, 홍준기씨의 경우는 알튀세르가 '주체'를 얘기하지 않는 것이 정치에의 편향이라고 주장하고 이를 라깡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발리바르가 제시하는 '초개인성' 개념과 홍준기씨가 얘기하는 과정으로서의 '주체'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상이한지 아닌지를 따져보는 것이 관건이겠지요. 다르다면 어떠한 부분에서 다르다고 할 수 있는지요?
셋째, 만약 그 자체로는 비슷한 개념이라고 할지라도 문제는 해결 되지 않는데, 그 개념은 그것만으로 이해될 수 있는게 아니라 다른 개념들과의 연관들 속에서만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일 테지요. 그렇다면 과정으로서의 주체 개념은 '구성되는 주체'라는 입장으로서 타당하다고 할 지라도, 정신분석학이 사회이론으로 되려는 라깡의 시도가 타당하지 못하다는 주장으로 나갈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은 알튀세르를 읽고도 사실 이해가 잘 안되던 부분인데, 정신분석학이라는 국지이론이 일반이론으로 될 수 없다는 주장이 '정신분석학이기에' 문제가 되는 것일까요?(결국은 언어학과 정신분석학의 접합을 바탕으로한 R-S-I 도식의 한계와 관련된) 아니면, 국지이론이 일반이론으로 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과 관련된 것일까요? 홍준기씨는 후자의 입장에서 사적유물론과 정신분석학이 다른 '관점'을 통해 서로를 보완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거 같았는데, 그렇다면 이데올로기론은 도대체 어떠한 위치를 가지는 것일까요?
우하하 쓰고 나니 거의 거저 먹겠다는....죄송합니다.ㅡ.ㅡ;;
그치만, 도대체가 매번 비슷한 딜레마에 빠지면서 알듯모를듯 하다보니, 떼써서 거저먹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막을 수가 없었답니다.ㅎㅎ
너무 심하다고 생각되시면, 요 부분은 요렇게 공부하면 좀 해결이 될게다는 식의 팁이라도..^^;;;
외면치 않으시면, 앞으로 글도 많이 남기고 제대하면 선생님 수업도 들으면서 귀찮게 해드릴게요~(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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