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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yami 2004-11-28  

안녕하세요?
이곳은 땡스기빙데이 연?플러스 학기 막바지라서 무척 한가해보이기도 하고 무척 바빠보이기도 하고 그러네요 휴일이라고 아홉시에야 겨우 문을 여는 도서관 앞에는 저처럼 속이 타는 인간들이 점점이 모여들어 한참을 바람과 싸웠습니다 어제 그제 아이들과 종일 보내고 오늘 겨우 나왔는데 앞으로 10일 동안에 페이퍼 세개를 마무리해야 하는... 학기 내내 정말 숨돌릴 틈도 없이 허덕거렸는데 마지막 순간까지도 앞이 깜깜하네요 그런데 이 서재에 모이시는 분들만 봐도 정말 다들 너무나 똑똑하고 박식하고 등등등 이신데 지금 세계 학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이런저런 아티클들 내는 분들... 아티클들 읽어보면... 너무 조금 읽어보았거나 이해를 잘 못해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여기에서 하시는 논의들보다 유난히 더 대단해보이거나 하지 않거든요... 울나라에서 공부하는 분들이 엄청난데 혹시 언어가 달라서(영어로 아티클을 발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많이들 묻혀계신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구요... 음... 그리고... 프로이트 라캉 이런 양반들은... 젖을 빨고있는 아기들에 착안하지 않았다면 대체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요... 아니,... 젖도 안먹여본 사람들이(둘다 남자 맞죠?)... 어떻게 천사같이 젖먹고 있는 아기들에서 출발해 어찌 그리 해괴한 생각들의 새끼줄을 그리도 길고 복잡하게 꼬았을까요... 그들은 혹시... 변태는 아니었는지... 대체 라캉씨는 왜 하필이면 젖먹이 시기를 가지고 이런 복잡한 생각을 전개하게 되었을까 하는 당혹스러움에서 한발짝도 더 나갈수 없다보니 정신분석학이 뭔지 그거에 기반한 영화비평은 왜하는지 도무지 알수가 없고 그러다보니 페이퍼만 생각해도 두렵군요 이건 일화를 빙자한 질문이 아니고 그냥 일화니까 답변 달아주지 않으셔도 돼요 흑 저는 이제 페이퍼 쓰러 가요...
 
 
balmas 2004-11-29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들은 휴가를 즐기는데 페이퍼 쓰려면 좀 괴롭겠네.
10일 동안 페이퍼 세 개라 ... 건투를 비는 수밖에 없겠군.^^ 힘내라구.
 


카슬레이 2004-11-25  

또 들렀습니다.
여전히 왕성하게 서재 활동을 하고 계시는군요.^^ balmas님의 서재에서는 항상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지난번에 이야기해주셨던 라캉에 대한 책들은, 다 읽지는 않았지만 그 중에 몇권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특히 <라캉과 정신의학>은 제게 아주 유익했습니다. 요새 책을 읽다가 '프로이트-맑스주의'라는 말을 접하게 됐는데, 이건 맑스와 프로이트를 어떻게 접목한 것인가요? 혹시 프로이트-맑스주의에 대해 접할만한 책을 알고 계시다면 이야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s. 이거 항상 질문만 하고 가네요. 죄송합니다^^;;;
 
 
balmas 2004-11-26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이트마르크스주의는 이른바 '서구 마르크스주의'만이 아니라 20세기 사상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론적 시도인데요, 1930년대 빌헬름 라이히나 허버트 마르쿠제 등에서부터 초기 알튀세르나 들뢰즈/가타리(특히 [앙티 오이디푸스]) 등에 이르기까지 전개되어 왔습니다. 마르크스와 프로이트를 접목하는 양상은 프로이트 마르크스주의를 시도하는 사람마다 좀 상이하기 때문에 한 마다로 말하기는 어렵죠. 다만 계급적 통일성으로 환원되지 않는, 또는 심지어 자신의 계급적 이익에 반대하여 행위하는 대중운동의 현상을 설명하려는 데서 이런 시도가 나왔다고 할 수 있겠죠. 최근의 지젝 같은 사람의 작업은 일종의 포스트 프로이트 마르크스주의적 작업이라 할 만한 작업들 중 하나죠.
프로이트 마르크스주의의 고전은 빌헬름 라이히의 [파시즘의 대중심리]라는 책인데, 이전에 현상과 인식 출판사에서 출간되었지만, 지금은 절판된 것 같습니다. 마르쿠제의 [에로스와 문명] 같은 책이나 여러 논문들도 역시 이런 부류의 작업으로 볼 수 있죠.
구조주의에서는 알튀세르의 [프로이트와 라캉]([아미엥에서의 주장]에 수록)이나 [알튀세르와 라캉](공감)에 수록된 글들이 볼 만합니다.

balmas 2004-11-26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뢰즈/가타리의 [앙티 오이디푸스]도 대표적인 프로이트 마르크스주의 저작 중 하나로 꼽힐 만한 책인데, 아시다시피 민음사에서 나온 번역본은 번역이 좋지 않아서 권하기가 어렵습니다. 지금 이 책이 재번역 중이니까 조금 더 기다리셔야 할 듯합니다. 그리고 푸코의 [성의 역사] 1권은 프로이트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하나의 강력한 비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모모 2004-11-28 0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almas / 제가 들뢰즈도 가타리도 프로이트도 맑스도 잘 몰라서(아는 게 뭐여 대체;;) 그러는데요, 음, 들뢰즈+가타리의 그 책은 프로이트에 대해 비판적이라고 들었는데, 아닌가요? 아니면 그 '비판적'이라는 게 프로이트가 만들어놓은 담론 체계 안에서의 '비판적'인, 일종의 더욱 급진적인 프로이트주의 같은 건가요? 그리고 그렇다면, <성의 역사 1>에서 푸코가 행하는 비판의 대상에는 들뢰즈+가타리 또한 포함되어 있다고 이해해야 하나요? (들뢰즈와 푸코가, 물론 입장의 차이는 있겠지만 서로의 이론에 대해 퍽 호의적인 태도를 유지한 걸로 알고 있어서요. 푸코가 <감시와 처벌>에서였나 <안티 오이디푸스>를 호의적으로 인용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고.)

balmas 2004-11-29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모님,
[앙티오이디푸스]는 물론 프로이트에 대해 비판적입니다. 그럼에도 [앙티오이디푸스]가 프로이트-마르크스주의의 흐름에 포함된다고 말하는 것은 이 책에서 들뢰즈/가타리가 추구하는 일이 (1) 계급적 이익보다 더 심층적으로 대중운동의 양상을 규정하는 욕망이라는 힘을 해명하려고 시도했고 (2) 이에 기반하여 역사유물론과 정신분석을 비판적으로(특히 후자를) 개조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푸코에게 1975년([감시와 처벌] 출간)-76년([성의 역사 1권] 출간)은 매우 의미심장한 시기였는데, 들뢰즈(-가타리)와의 관계라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푸코와 들뢰즈는 1976년에 지적으로 결별해서 푸코가 1984년 죽을 때까지 단 한 차례도 서로 만나지 않았습니다. 이런 결별에는 정치적 이유도 있었지만 심층적으로는 양자 사이의 철학적 입장의 차이가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는데, 거기에서 문제되는 게 바로 <욕망>이라는 개념이죠. 푸코가 보기에 이 개념은 너무 실체론적이고 본질주의적인 개념인 데 비해(이는 [성의 역사 1권]에서 <억압 가설>에 대한 비판으로 제기되죠), 들뢰즈에게는 근본적인 정치적 실천을 위해서는 포기할 수 없는 개념이었던 셈입니다.

balmas 2004-11-29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72년에 푸코가 [앙티오이디푸스]에 [서문]을 달아주면서 "비파시스트적 삶의 윤리를 위한 입문서"(정확한 문구인지는 의문 ...)라는 극찬을 한 적이 있는데, 두 사람은 비파시트적인 철학과 정치, 윤리의 길을 둘러싸고 4년만에 결별한 셈입니다. 바로 이런 의미에서, 곧 반파시즘의 정치와 윤리를 핵심적인 이론적 목표로 제기하고, 이를 위해 마르크스와 프로이트의 이론을 비판적으로 결합하려고 시도했다는 의미에서 [앙티오이디푸스]를 프로이트-마르크스주의 저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고, 반면 [성의 역사 1권]은 이 시도가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는 책이죠.

모모 2004-11-30 0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디에 에리봉의 평전에서는 베르나르 앙리-레비나 글뤽스만 등을 둘러싼 의견 대립 때문에 사이가 멀어졌다..는 정도의 이야기만 나와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그런 다른 배경이 있었군요. 음. 좋은 설명 고맙습니다 =)

p.s. 오늘 <푸코와 맑스>를 사서 앞부분만 조금 읽었는데, 재밌더군요. 크. 근데 번역한 분이 1980년생이라서 잠시 흠칫; 번역의 퀄리티는, 오역의 여부는 모르겠지만 문장이 약간 거친 듯해요. 뭐 오역만 아니라면 크게 문제가 되진 않을 수준인듯. 기본적으로 영역본에서 중역을 하고 거기에 불어판과 다른 영역본 등을 참고했더군요.

카슬레이 2004-12-20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절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비로그인 2004-11-19  

이리가라이 끝났습니다
말씀을 드린다는 걸 잊고 있었네요;;; 발제는 여전히 엉망이었지만 그래도 제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어서 기뻤답니다 ^^* (문제는, 제가 이해한 사실은 발제문에 안 들어가 있어서 저 혼자 좋아하고 말았다는 사실... -_-;) 님이 올려 주신 번역문이 나름대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고맙습니다 ^^;
 
 
balmas 2004-11-20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움이 돼서 다행이군요.^^
이제 페이퍼도 잘 쓰시길.
 


MANN 2004-11-13  

오랜만입니다 (_ _)
오랜만이네요. 그간 잘 계셨나요? ^^ 알라딘이 개편하면서 요상해진 이후로 알라딘엘 안왔었는데... 이제 다 정상화된 건지 모르겠네요. (''a 어느덧 11월 중반... 으윽 ㅠ_ㅜ 비오고 날씨가 많이 추워졌던데... 건강하시고 논문집필도 잘 하세요. ^^
 
 
balmas 2004-11-13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NN 왔다갔구나.
알라딘은 이제 거의 정상화된 듯한데, 보니까 여러 사람 고생 꽤 했겠더라 ...
날이 정말 갑자가 추워졌어. 아, 날짜 얘기하니까 다시 한번 느껴지는 이 압박감 ...... 윽!
 


비로그인 2004-11-12  

balmas님 방명록에 글 남기는 건 첨인 것 같네요
이리가라이, "성적 차이의 윤리학" 때문에 패닉 상태에 빠진 따우랍니다 님께서 번역하신 "공동체의 영원한 아이러니" 보러 왔다가 (제가 소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만 아무튼) 내친 김에 인사 여쭙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논문 집필도 잘 하시길 바랍니다 :)
 
 
balmas 2004-11-12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흑흑, 얼마나 고생이 많았으면, 패닉 상태까지 ......
그런데 [성적 차이의 윤리학] 어떤 부분 발제를 맡으셨어요? 같은 제목이 달린
장인가요?
그렇다면 같은 "번역" 부분에 올려 놓은 [여성의 유/젠더]가 좀더 도움이 되실 거예요. 사실은 지난 학기 수업 때 [성적 차이의 윤리] 그 장을 번역해서 학생들하고 읽으려다가 대신 [여성의 유/젠더]를 번역해서 읽었다는 가슴아픈 뒷이야기가 있답니다 ...-_-;;;

비로그인 2004-11-12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장이기는 한데 '성차의 윤리학'은 아니고요, 그 앞에 있는 글 'Love of Same, Love of Other'지요 T-T 말씀해 주신 글도 염치 불구하고 가져다 읽겠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 (읽으려다 못 읽으셨다는(ㅎㅎㅎ) '성적 차이의 윤리'는, 번역이 그닥 좋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만 여이연에서 펴내는 "여/성이론" 2호에 실려 있습니다 기회되면 참고하셔요 ^^)

비로그인 2004-11-12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혹시 몰라, 노파심에 ^^;; "여이연" ===> "여성문화이론연구소"입니다 방명록 글은 수정이 안 되는군요 -_-;)

balmas 2004-11-13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언제 기회가 되면 이리가레 책도 한 두권 번역해봐야 할 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