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잘 지내시죠? (짧은) 방학이라 <<마르크스의 유령들>>을 읽다가, 혹 2쇄나 3쇄에 반영되면 좋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사소한 제안들 몇 가지와 형이 한 번 확인해 주십사하는 몇 구절에 대해서 몇 자 적습니다. (메일 주소를 몰라서, 어디다 적을까 고민하다가 여기에다가 적습니다. 토론하자는 건 아니구요^^ 제가 불어본을 한국에 두고 와서 영어본을 참고했는데, 그래서 저도 긴가민가하는 부분을 적었습니다. 쓰다 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14쪽) ‘질문의 가능성은 아마도 더 이상 한 가지 질문은 아닐 것이며…’ -> 이건 사소한 제안입니다만, ‘한 가지 질문’이라고 하면 ‘한 가지 질문, 두 가지 질문…’이라는 뉘앙스를 가지고 있는 듯 하게 들립니다. 여기서 ‘질문의 가능성’이 현재를 넘어서 미래/타자와 관계하고 있기 때문에, 단지 ‘하나의 질문’으로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질문의 가능성은 아마도 더 이상 하나의 질문은 아닐 것이며…’라고 하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15쪽) ‘칸트가 정확히’ -> ‘칸트가 정확히/정당하게’ 다른 곳에서는 이렇게 하신 것 같은데, 특히 이 부분은 칸트의 Wuerdigkeit를 언급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두 가지 뜻을 병기하는 게 어떨지요.

36쪽) ‘4막 3장’ -> 영어본에는 ‘4막 2장’으로 나와있는데, 어느 쪽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37쪽) ‘그 자체로, 진실로 유령을 다루는 학자란 결코 존재하지 않았다. 실재적인 것과 비실재적인 것…’ -> 영어본에 따르면, 여기에 한 문장이 누락된 듯 합니다. ‘그 자체로, 진실로 유령을 다루는 학자란 결코 존재하지 않았다. 전통적인 학자는 유령을 믿지 않았고, 유령성의 잠재적 공간/장소라고 불리는 것 역시 믿지 않았다. 실재적인 것과 비실재적인 것…’

    ‘아마도 마셀러스는 고전적인 학자는 환영에 대해 말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할 만한..’ -> ‘아마도 마셀러스는 고전적인 학자는 환영에게 말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할 만한..’ 불어 전치사 a의 애매성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마셀러스가 학자인 호레이쇼에게, 유령에게 말을 걸어 보라고 말하는 부분이 아래에 나오는 걸 봐서는 ‘환영에게’라고 번역하는 게 맥락에 맞는 것처럼 보입니다.


44쪽) ‘대문자 철학의 종말, 헤겔, 마르크스, 니체, 하이데거 및 코제브가 덧붙인 부록들, 그리고 또한 코제브 자신에 대한 부록들’ -> ‘헤겔, 마르크스, 니체, 하이데거의 코제브적 유언, 그리고 또한 코제브 자신의 유언’ 역사의 종언을 선언한 코제브의 사망선고를 헤겔…하이데거의 철학(형이상학)의 종언 선언과 유비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헤겔..하이데거가 한 유언은 코제브적인 유언이고 또 코제브 자신의 유언도 있을 듯 합니다. ‘유언’은 본인들이 죽을 때 남기는 것이므로 적절하지 않은 것 같은데, ‘사망선고’ 정도로 의역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 또는 우리들 중 어떤 이들이 오랫동안 인정하지 않았던 것’ ->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 또는 우리들 중 어떤 이들이 더 이상 감출 수 없었던 것’  영어본이 의역을 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맥락상, 공산주의 국가의 만행을 우리들이 알고 있었고, 그것을 감출 수도 혹은 숨길 수도 없었다는 게 자연스러워 보이긴 합니다.

45쪽) ‘이는 시사적인 질문이다.’ -> ‘이는 오늘/오늘날의 질문이다.’  아마 ‘역사의 종말에 늦을 수 있는가’는 데리다가 발표하던 그 날의 질문이기도 하면서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이유가 108쪽에도 있습니다) 오늘날의 질문이기도 하다는 의미로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나가는 김에, ‘지진아’는 너무 강한 표현인 것 같아서 그냥 ‘지각생’정도면 어떨지.. 막차가 지난 뒤에 막차를 타려고 하는 사람을 ‘지진아’로 부를 것 까지야…

49쪽) ‘어떤 장-래 못지 않게 어떤 과거, 어떤 고유 명사의 과거를 명명한다면’ -> ‘어떤 과거, 어떤 고유 명사의 과거 못지 않게 어떤 장-래를 명명한다면’ ‘depuis Marx’가 과거를 넘어서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므로, 과거에서 미래로 가는 게 자연스러울 듯… 그래야 ‘고유 명사의 고유명사는 항상 도래할 것으로 남아’ 있을 수 있을 듯 합니다.

52쪽) ‘곧 귀신처럼 달라붙어 있는 사물이 되고, 포착 불가능한 유령이 되며, 기억과 번역이 된다.’ -> ‘…기억과 번역의 포착 불가능한 유령이 된다.’ 영어번역은 유령이 기억과 번역의 유령이기도 한데, 맥락상 이게 말이 되는 듯 합니다. 한 가지 번역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유령이라는 의미에서요. 한 번 확인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이 말들은 여기서 몇 가지 주요 가능성들 주위로..’ -> ‘이 요구들은 여기서 ...’ 저도 자신은 없는데, 여기서 지시대명사가 받는 게 ‘요구들’인게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합니다.

‘그것이 부패하고 있는whither’ -> ‘그것이 부패하고 있는wither’  오타네요^^

54쪽) ‘이러한 이중적 기입이야말로 ‘the time is out of joint’라는 햄릿의 말의 수수께끼를 응축하는 것이고’ -> ‘…라는 햄릿의 말의 수수께끼를 정확히/정당하게 응축하는 것이고’  요건 justment이 들어가면 문장이 살 것 같네요.

57쪽) ‘이러한 범죄의 원초성이라는 조건 아래에서만..’ -> ‘이러한 범죄의 원초성, 즉 타자/타인의 범죄의 원초성이라는 조건 아래에서만..’ 구조상, 관계절을 앞으로 빼신 것 같은데, 뒤의 문장의 주어가 ‘타인/타자의 범죄성’인데다가, 내용상, 범죄 일반의 원초성이 아니라, 타자가 저지른 범죄의 원초성을 말하는 부분이니까 넣어 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누구도 시인할 수 없는 순간에, 타인[이 범죄자라는 것-옮긴이]을 고백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책임을 –옮긴이] 고백하는 것 – ’ -> ‘누구도 시인할 수 없는 순간에, 타인을 고백하는 자기-고백 속에서’ 우선 타인을 고백함으로써 스스로 고백하는 것은 내용상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햄릿이 뒤틀린 세월을 ‘바로 잡으려는’ 자기 고백을 통해서, 그 고백 속에서, 타자를 고백하는 것이므로, 자기-고백 속에 타자에 대한 고백이 담겨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자기 고백이 우선이겠지요. 그리고 형이 주를 다신 것처럼 그 자기 고백은 ‘타인이 범죄자’라고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책임의 고백을 함으로써 ‘타자 자체’를 고백한다고 하는 것이 맥락상 더 맞지 않을까 합니다.

‘마치 그가 자기 자신을 왜곡/잘못을 바로 잡을 사람으로, 법과 마찬가지로…’ -> ‘마치 그가 자기 자신을 왜곡/잘못을 바로 잡을 사람으로, 정확히/정당하게, 법과 마찬가지로..’

58쪽) ‘오히려 유령으로서 깃들어 있는 곳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 ‘오히려 유령으로서 깃들어 있었던 게 될 곳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전미래시제인 것 같네요.

61쪽)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 것에 대한 배려가 복수나..’ ->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복수나..’ 영어본은 concern으로 되어 있는데, 앞에서 햄릿의 to be or not to be를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존재해야 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더 자연스러울 듯 합니다.
68쪽) ‘채무 없고 유죄 없는 이러한 선사’ -> ‘채무 없고 유죄 없는 이러한 선사의 역설’

85쪽) ‘곧 오늘날 어떠한 특수한 과학도 그것을 환원시킬 수 없는’ -> ‘곧 오늘날 어떠한 특수한 과학도, 그것이 인문학이든 아니든, 그것을 환원시킬 수 없는’  요 부분이 누락된 듯...

91쪽) ‘이러한 경계의 실존을 계속 믿었을 것이며’ -> ‘이러한 경계의 실존을 계속 믿었던 게 될 것이며’  전미래시제이긴 한데, ‘계속’이란 말이 있어서 굳이 전미래로 번역 안해도 될 것 같지만. 그냥 지나가는 김에…

97쪽) ‘(이는 보충적인, …이점이다.) 위대한 시인의 천재/정령…’ -> ‘(… 이점이다.) 우리가 살펴보게 되겠지만, 종교는 마르크스에게 있어서 여러 다른 이데올로기 가운데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결코 아니었다. 위대한 시인…’ 한 문장이 누락된 것 같습니다.

101쪽) 셰익스피어 영어 인용문의 단어가 누락된 듯… ‘but perform non’ -> ‘but perform none’ / ‘if thou dost perform’ -> ‘if thou dost not perform’ 근데, ‘not’을 추가하면 번역이, ‘만약 약속을 실행한다면 파멸할 것이다’ -> ‘만약 약속을 실행하지 않으면 파멸할 것이다’가 되어야 할까요?


104쪽) ‘미화하는 이념화의 과정이었다.’ -> ‘변용(變容)하는 이념화의 과정이었다.’ transfiguration은, 형이 옮긴이 주에서도 ‘미화하고 거룩하게 만드는’ 이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예수의 모습이 변화산에서 인간의 모습에서 신의 모습으로 변했던 것을 말하는 단어이고, 여기서는 물질인 화폐가 유령의 모습으로 변화는 이념화의 과정을 의미하므로 ‘미화’보다는 ‘변용’이 이러한 의미를 충분히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105쪽) ‘구두쇠, 수전노, 투기꾼은 교환가치의 성자가 된다.’ -> ‘...교환가치의 순교자가 된다.’ 영어본에는 ‘성자’ 부분이 martyr로 되어 있는데, 불어본에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교환가치를 죽임으로써 순수한 교환가치를 얻기 때문에 ‘순교자’가 어떨지요.

107쪽) ‘그는 <<공산당 선언>>이 전쟁을 선언하는 낡은 유럽의 모의자들로서의 환영을 푸닥거리하려고 했던 게 될 것이다/..유럽의 모의자들과 같이 환영을 불러오려고 했던 게 될 것이다.’ -> ‘그는 <<공산당 선언>>이 전쟁을 선언하는 낡은 유럽의 모의자들처럼 환영을 푸닥거리하려고 했던 게 될 것이다.’ 이 부분은 <<공산당 선언>>을 언급하고 있으므로, 형이 옮긴이 주에서 쓰신 거처럼 1의 b처럼 해석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1의 b 부분은 대부분 셰익스피어에 대해 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의미상, 92-93쪽에 나오는 것처럼,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그것에 대항에서 전쟁을 선언하는 낡은 유럽의 모의자들이 그 유령을 푸닥거리하기 위해서 모의한 것처럼 마르크스 역시 그들처럼 역설적으로 유령을 푸닥거리한다고 번역하는 게 옳을 듯 합니다. 그러니까 옮긴이 주 87은, 제가 보기엔, 좀 과도한 해석 같습니다. (유럽의 모의자들은 ‘공산주의라는 유령’을 축출하려고 동맹을 결성했지 그 환영을 불러오려고 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108쪽) ‘그리고 이는 오늘날, 아마 내일도, 우리의 문제가 될 것이다.’ -> ‘그리고 이는 오늘, 아마 내일도, 우리의 문제가 될 것이다.’ 이 부분은 콜로퀴움이 열리는 이틀 동안, 그러니가 발표하는 오늘, 그리고 내일까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네요.

111쪽)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매우 타자론적인 동일성-존재론’ ->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이질적인 것을 같게 만드는 존재론’ -> tauto라는 접두사가 다른 것을 같게 만드는 접두사이고, 데리다가 마르크스의 토톨로지는 죽음 및 타자의 타자성 같은 생명과 이질적인 것을 동일한 것으로 귀착시키는 존재론이라고 말하고 있으므로 이 의미를 분명히 드러내 주면 좋을 듯 싶습니다. ‘타자론적인 동일성-존재론’은 왠지 타자 중심적인 동일성 같은 느낌을 주네요.

 p.s. 쓰고 나니, (좀) 사소하네요^^ 아직 1장까지밖에 못 읽었는데, 나머지는 내년 여름방학전에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마르크스의 유령들>>을 읽을수록 중요하고 좋은 책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대선날 멀리서 답답한 마음에 (답답하게) 몇 자 적었습니다. 그럼 건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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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7-12-20 0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재환아, 아주 꼼꼼히 읽었구나. ㅎㅎ
내가 좀 읽어보고 내일쯤 답변해줄게. :-)
수고했다.
 

 

1. 방제복 안에 입을 겉옷은 가급적 낡은 운동복 같은거 입으세요.
    이건 빨아도 소용 없으므로 기름에 노출되면 그냥 버려야 합니다.

2. 고무장화는 반장화말고 정강이까지 올라오는 긴장화 신으세요.
    짙은 코발트 색으로 안에 면섬유가 부착되어 있는 것으로 시중에서 한 만원 내욉니다.

3. 고무장갑은 공업용으로 사시고요, (팔꿈치까지 올라오는 긴 거)
    구하시기 어려우면 김장할 때 끼는 빨간고무장갑 끼셔도 됩니다.(이것도 긴 거 착용)
    반드시 안에 얇은 면장갑을(결혼식장에서 신랑이 끼는)끼세요.
    손 시럽거나 오염의 위험도가 있습니다.

4. 도시락을 지참하시면 만약에 식사가 배급되지 않을 경우 요기 할 수 있습니다.

5. 마스크는 좀 두툼한 걸 착용하세요. 답답해도 이거 하셔야지 나중에 속 울렁거리지 않아요.
6. 미리 화장실 용변을 다 보셔야 합니다. 몇 시간 동안 화장실 못 간다 생각하세요.

7. 가실 때 직접 헌 옷 가지를 챙겨 가시면 좋습니다.

예전에는 제목이 저리 되었으면
빨간 비키니 하고요, 알록달록 튜브하고, 썬텐 오일, 근육질의 남자친구를 준비하세요.
했을텐데...마음이 찢어집니다. 뉴스에서는 태안반도만 보도 되지만 태안 인근 도서지역은 그냥 방치되었습니다. 배타고 일부러 들어 가시기 힘들다면 잘 알려지지 않은 곳도 가시면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환경연합이나 태안군청 홈페이지 가 보시면 작은 어촌 마을들 가시는 안내가 나옵니다.

*추가*
어떤 분의 문의가 있어 올립니다. 일당 준다는 질문인데요, 일당은 없습니다. 자원봉사자 명단을 적을 때 하루 일하시면 소득공제정산에서 5만원씩 준다는 말이 와전된 듯 하군요. 이건 정부에서 지급됩니다. 그런거 없어도 일 하실 분들은 다 하십니다만 정부에서 독려차원에서 만든 시스템입니다. 덧붙여, 만리포나, 학암포, 신두리, 천리포 같은 유명한 곳은 봉사자들이 많이 몰려 작업상황이 괜찮지만 의항이나, 알려지지 않은 작은 어촌 마을은 여전히 노인네들이 어렵습니다. 그쪽으로 작업방향을 전환하심 더 큰 힘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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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dailyseop.com/section/article_view.aspx?at_id=70203

 

태안 반도 기름유출 자원봉사 “신청은 이렇게 하세요”

 


데일리 서프라이즈|기사입력 2007-12-14 21:37 |최종수정2007-12-14 21:55 기사원문보기

최근 기름 유출 사고로 수많은 생명이 죽어가고 있는 태안반도를 살리기 위해 국민들이 계속해서 동참하고 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태안반도자원봉사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

시민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검은 기름으로 오염된 태안반도를 구하기 위해 각 단체나 기관의 자원봉사신청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 태안반도자원봉사 모집을 하고 있는 환경운동연합   
 


태안반도자원봉사를 희망하는 사람은 환경운동연합(http://kfem.or.kr), 녹색연합(http://www.greenkorea.org), 해양수산부(http://www.momaf.go.kr), 여성환경연대(http://ecofem.or.kr) 등 단체 및 기관을 참고해 자원봉사 가능 지역 및 작업 요령 등을 숙지한 후 자원봉사 신청을 하면 된다.

현장에서는 물품 지급이 어렵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장화와 장갑, 마스크, 헌옷(버려도 될 것), 우비 등을 준비한 후 현장에 도착해서 해당 관계자의 안내를 받은 후 자원봉사에 참여하면 된다.

사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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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 호남뉴스앤조이

 

 
기름띠 범벅, 절망과 희망의 태안반도
모래밭 겹겹이 기름층…수 천 명 자원봉사 땀방울 속에 그나마 '희망'
 

2007년 12월 14일 (금) 23:37:19 문규옥
 


   
 
  ▲ 쓰레기 더미에 둘러쌓인 만리포사랑 노래비. ⓒ호남뉴스앤조이 문규옥  
 
2007년 12월 13일 복구 일주일 째, 태안의 앞바다에는 절망과 희망이 공존했다. 한여름 화려한 영광을 시샘이라도 하듯 만리포해수욕장에는 푸른 바닷가의 신선한 공기 대신 역한 기름 냄새가 코를 찔렀고, 반야월 선생의 '만리포사랑' 노래비는 시커먼 기름통과 쓰레기 더미에 둘러 쌓여 있었다.

하지만 수만 명 봉사자들의 노력으로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해수욕장 백사장 등지에는 어느 정도 기름 제거가 진행된 상태였다. 시커멓던 바다는 넘실대는 파도 사이로 푸른 모습을 조금씩 드러냈고, 해안가 즐비하게 띠를 두르던 검은 기름들은 봉사자들의 손길에 의해 수십 개의 기름통에 대신 담겨 있었다.

바닷물이 밀려나간 모래밭에서는 살을 에는 강한 바람을 맞으며 봉사자들이 기름제거 작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저마다 엿같이 끈적이는 기름덩이를 흡착포로 닦아내고 있었다. 모래밭 깊이 스며든 기름도 파보지만 그 밑엔 또 다른 기름층이 자리하고 있었다.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면서 기름층이 모래밭 겹겹이 나이테처럼 박힌 것이다. 이렇게 기름에 범벅이 된 모래는 더 깊이 스며들기 전에 삽으로 퍼낸 후 벼 포대에 담는다.

하지만 해안을 둘러싼 방파제 축대와 갯바위, 자갈 틈 속 기름은 제자리 모습이었다. 기름이 제법 제거된 백사장과는 달리 해안가 바위에는 사고발생 당시의 처참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물웅덩이에 고인 기름은 마치 기름 탱크를 보는 것 같았다. 웅덩이 기름을 바가지로 퍼 올려 양동이에 담아본다. 봉사자 대부분이 검은 기름이 가득 담긴 양동이를 하루에도 몇 수십 개씩 넓은 해변을 가로질러 날랐다고 한다.

기름으로 떡칠 된 갯바위는 아무리 닦아내도 여전히 기름이 배어 나온다. 바위 좁은 틈 사이에 고인 기름은 퍼낼 방법이 없어 헌 옷가지와 흡착포를 나뭇가지로 쑤셔 빼내보기도 한다.  만리포 해수욕장 백사장 입구 좌우 도로는 온통 기름으로 검게 변해있었다. 기름을 잔뜩 머금은 부착포와 수천 개의 폐기물 포대, 기름을 퍼 나르던 양동이와 삽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 해변을 가득 메운 자원봉사단. ⓒ호남뉴스앤조이 문규옥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기름을 닦아내고 퍼내는 일도 힘들지만 묵직하게 기름 먹은 부착포와 폐기물 포대를 해안을 가로질러 수집장으로 나르는 일은 더 힘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에서는 수거해 놓은 기름 포대와 작업하다 방치해 놓은 삽에서 시커먼 폐유가 다시 흘러내려 백사장 모래위로 스며드는 모습도 보였다.

만리포 해수욕장 근처에 거주하는 김경곤(51)씨가 방파제 축대 근처 웅덩이에서 기름을 퍼내다가 온몸에 검은 기름을 뒤집어 쓴 체 죽어있는 가마우지를 건져냈다. "물 속 잠수를 통해 먹이를 찾는 가마우지가 검은 바다의 기름을 뒤집어쓰고 죽게 된 것입니다. 머리도 아프고 가슴도 먹먹하네요. 그래도 온몸에 기름 묻혀가며 봉사해 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셔서 조금씩 희망이 보입니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라고 말했다.

반야월 선생의 만리포사랑 노래비에 '초록빛 비단 물결 은모래를 만지네, 청춘에 젊은 꿈이 해안선을 달리면 산호빛 노을 속에 천리포도 곱구나' 라는 노랫말이 새겨있다. 이 노랫말 가사처럼 만리포 해수욕장이 기름 유출 피해로 인한 고통을 극복하고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자원 봉사자들은 한결같이 기원했다. 


   
 
  ▲ 기름을 잔뜩 머금은 부착포와 쓰레기들. ⓒ호남뉴스앤조이 문규옥  
 


   
 
  ▲ 기름에 범벅이 되어 죽은 가마우지. ⓒ호남뉴스앤조이 문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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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때리다 2007-12-15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마스님 뉴스앤조이도 보시네염. 근데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드는 풍경...

balmas 2007-12-16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구글 검색하니까 첫머리에 나오길래 퍼온 거예요. :-)
 

[르포] "태안반도를 살려주세요"
바위틈에 묻은 기름 제거 작업, 손 많이 필요해…한국교회, 피해 복구에 적극 나서길
 

입력 : 2007년 12월 15일 (토) 00:06:13 / 최종편집 : 2007년 12월 15일 (토) 01:06:36 [조회수 : 37] 이승규
 


   
 
  ▲ 이곳은 바지락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이곳 어민들이 입는 피해는 상상할 수도 없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여기서 19년을 살았는데, 이제 어떡하나. 그동안 굴 양식해서 할아버지랑 나랑 둘이 먹고 살았는데, 이제 어디 나가서 일도 못하고, 정부에서 보상이나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어. 그래도 고마워. 이렇게 많은 사람이 와서 도와주니, 그래도 처음보다는 좋아졌네. 고마워. 고마워."

기름 유출 사고로 재앙을 겪고 있는 태안반도. 의항리 해수욕장에서 만난 홍진군 할머니(76)는 연신 기자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 홍 할머니는 이번 기름 유출 사고로 하루아침에 20여 년을 가꿔온 굴 양식업을 할 수 없게 됐다. 약 5900줄(한 줄에 10개 씩)의 굴이 다 죽었다. 나이가 많아 기름 제거 작업을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매일 현장에 나온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와서 자신을 위해 일해 주는데, 집에서만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다.


   
 
  ▲ 자원봉사자들이 방제포를 이용해 기름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 파도리 해수욕장. 이런 바위틈에 있는 기름을 제거해야 한다. 이 작업은 일일이 손으로 해야 한다. 그만큼 많은 일손이 필요하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뉴스앤조이>가 태안반도를 찾은 12월 14일에도 할머니는 의항리 해수욕장에 나와 자원봉사자들이 열심히 활약하는 모습을 먼발치서 바라보며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 하루 빨리 사태가 진정되기를 기도했다.

홍 할머니가 있는 의항리 해수욕장은 기자가 돌아본 현장 중 기름 냄새가 가장 심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총회장 김영태 목사) 소속 목회자 50여 명이 이날 의항리와 파도리 해수욕장을 찾았다.

홍 할머니처럼 양식업을 하는 사람들은 정부에서 보상을 그나마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맨손어업자들은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사태 발생 직후 현장에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범곤 목사(한기총)는 "가장 불쌍한 사람들이 맨손어업자다"며 "이들은 보상을 받고 싶어도 제대로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예장통합은 맨손어업자들을 위해 지난 12월 7일 2000만 원을 지급했다.

"굴이 다 죽었어"


   
 
  ▲ 의항리 해수욕장에 있는 기름통. 지난 일주일 동안의 사투를 보여주는 듯 하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 천리포 해수욕장은 아직 갯벌에 기름이 흥건하다. 그러나 이곳은 일손이 많이 부족하다. 자원봉사자들은 만리포로 많이 모인다. 태안반도 관계자는 천리포에도 일손이 많이 부족하다며, 그곳으로도 자원봉사자들이 가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사고가 발생한 뒤 관련 기관의 늑장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자원봉사단의 활약은 대단했다. 12월 14일 하루에만 10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현장을 찾았다. 태안군 관계자는 주말에는 평일보다 약 2~3배 많은 자원봉사자가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다음 주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사랑의교회·명성교회 등 대형교회 교인들이 현장을 찾아 자원봉사를 할 예정이다.

이들의 활약으로 불행 중 다행히 바다 위에 떠 있는 기름은 많이 없어진 듯 보였다. 문제는 바위틈에 붙은 기름을 제거하는 작업. 바다 위에 떠 있는 기름은 양수기 등을 이용해 퍼낼 수 있지만, 이 작업은 사람이 모두 수작업으로 일일이 닦아내야 한다. 이날 현장을 찾은 자원봉사자 거의 대부분은 이 작업에 열중했다.

그러나 이 작업도 한계가 있다. 천리포 해수욕장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한 명은 "손이 닿지 않는 곳은 닦아내고 싶어도 할 수 없다"며 "최대한 손을 많이 뻗어 기름을 제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름을 빨아들일 수 있는 방제포가 부족해 헌 옷이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천리포 해수욕장과 만리포 해수욕장 모래사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보낸 헌 옷이 즐비하게 쌓여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방제포와 헌 옷을 이용해 바위틈에 붙은 기름을 닦아냈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바위에 붙어 있는 기름을 떼어내기 위해서는 썰물이 되어야 하는데, 오후 4시만 되면 바닷물이 차기 때문에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

'시간이 부족해'


   
 
  ▲ 천리포 해수욕장에 있는 헌 옷들. 방제포가 부족하기 때문에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이런 헌 옷이 필요하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 자원봉사자들이 물이 들어오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자원봉사자들은 옷에 기름을 묻혀가며, 조금이라도 더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땀을 흘렸다. 천리포 해수욕장에서 만난 강 아무개 씨(남·50대 초반)는 "직접 와서 보니 말 할 수 없이 참담함이 느껴진다"며 "온 국민이 힘을 합쳐 이번 사태를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만난 이종국 씨(남·65세)는 "하루아침에 태안반도가 예전처럼 돌아갈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힘을 모으면 못하는 게 없지 않느냐"며 직접 오지는 못하더라도 많은 성원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씨는 천안에서 운행하는 시내버스 회사의 전무다. 이 씨는 이날 다른 버스회사 직원 43명과 함께 현장을 찾았다.

파도리 해수욕장에서 만난 충남대학교 직원은 바위틈에 묻은 기름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는 "기름이 잘 안 닦여지긴 하지만 열심히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봉사에 종교가 어딨나'


   
 
  ▲ 한기총은 12월 14일 천리포를 찾아,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점식식사를 제공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용규 목사)는 이날 천리포 해수욕장을 찾았다. 천리포장로교회에 간이식당을 차리고, 자원봉사자를 위해 식사를 제공했다. 이날 천리포해수욕장에는 대순진리회 소속 교인들이 자원봉사를 위해 나왔다. 이들은 점심시간이 되자 자연스럽게 천리포장로교회를 찾았다.

그리고 한기총과 강남중앙침례교회(피영민 목사)가 준비한 점심으로 식사를 했다. 한 대순진리회 교인은 "허, 참. 내가 교회에서 주는 밥을 다 먹고 가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요셉 목사(한기총 선교국장)는 "봉사를 하는데, 종교가 어디 있느냐"며 "이 순간만큼은 우리 모두 다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다"고 말했다.

한기총은 이날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컵라면 180박스, 장갑 1만 여 켤레 등을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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