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헉! 내 리포트를 누가 팔고 있네
대학생 수업카페에 올려놓은 과제물 등
인터넷서 몰래 퍼다가 버젓이 거래 성행
판매사이트쪽 “중개만 할뿐…책임없어”
한겨레 임인택 기자
대학생들의 과제물 등 각종 개인 리포트들이 현대판 ‘봉이 김선달’에 의해 마구잡이로 온라인상에서 유료거래되고 있다. 이미 온라인 상에 공개된 남의 리포트를 수집해 인터넷 유료사이트에 올린 뒤, 거래된 만큼 수익을 챙겨가는 ‘리포트 절도범’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포트 판매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료를 찾던 채혜미(서울대 법대·23)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자신이 프랑스 예술가 ‘오를랑’에 대해 작성해 수업 커뮤니티 카페(같은 수업을 받는 학생들끼리 만든 온라인 모임)에 올린 문서 2개가 각기 다른 사람의 명의로 다른 사이트에 등재돼 버젓이 유료로 거래되고 있던 것이다. 수업 커뮤니티 카페에 가면 그냥 볼 수 있고 작성한지 1년이나 되는 이 문서를 이 사이트에서 내려받는 대가는 700원. 대동강 물을 팔았던 봉이 김선달의 뺨을 칠 만한 누군가가 채씨의 리포트로 간단히 벌어들인 수익은 1만3천원 가량이었다. 채씨는 “인터넷 게시판에 리포트를 올리면서 누군가 이걸 돈을 버는데 이용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 사람이 있다는 자체가 너무 황당하고 기분 나쁘다”고 말했다.

채씨와 같은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다. 온라인에는 대놓고 ‘리포트 수집 판매’의 요령을 알려주며 ‘사업’을 독려하는 글도 떠돌 정도다.

한 포털사이트의 구직 정보 카페에는 지난 2일 아이디 ‘강박사랑’이 ‘리포트 수집 판매 사업 요령’을 올렸다. 그는 “돌아다니는 한글자료는 대부분이 다른 사람의 자료를 도용한 경우”라며 “대학생들이 리포트를 많이 쓰는 ‘성수기’인 4~6월에 특히 많은 수익을 올린다”고 전했다.

이에 유료 판매사들은 저작권에 대한 ‘중개업’을 하기 때문에 도용에 대한 책임은 등재자에게 있다고만 말하고 있다. 한 리포트 유료사이트 관계자는 “100건 가운데 1건 정도가 도용된 문서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것도 실제 작성자가 항의해 밝혀진 사례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지금까지 리포트 유료사이트 두 곳에서 자신의 리포트가 거래됐다는 박세완(고려대 법대·28)씨는 “사이트 한 곳에 항의를 했지만 ‘소명기간이 지났다’며 아무 보상도 없이 자료만 삭제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2개 사이트에서 박씨의 문서는 114차례가 거래됐고, 오간 돈은 확인된 것만 28만5천원어치다. 박씨는 지난 11일 자신의 문서를 도용한 이를 서울 종암경찰서에 우선 신고했다. 하지만 리포트 등재자가 허위 개인정보로 사이트에 가입했을 경우, 상대방을 찾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길은 요원하다. 현재 리포트 유료 판매사이트는 레포트 월드, 네이버 지식시장, 해피캠퍼스 등 20여곳에 이르며 최대 300만건 이상의 자료를 보유한 곳도 있다.

임인택 기자, 송경화 인턴기자(서울대 지리학과4년)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14179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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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6-07-17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정말 어떻게 해결 안되나?
리포트 베껴 내는 게 일반화된지 꽤 오래 된 것 같은데,
이제 이런 불법적인 거래 관행까지 판을 치니 ...

balmas 2006-07-17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그렇군요.
그럼 저도 한번 검색해볼까요? ^^;

마립간 2006-07-17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는... 학생들만 뭐하라고 하지 말고 (아니 뭐라고 해야 하면서도 선생님들 측에서는) 레포트로 학생들을 평가하는 방식을 바꿔 예를 들면 구술 시험 아니면 open book 필기시험 등...
예전 S대 학생이 한자시험을 형편없이 치룬 것이 신문에 실렸는데, 학생의 항변이 한자는 모르지만 영어는 잘 한다면서 예전의 평가 방법을 고수하는 교수님을 질타한 글을 읽고 뒤통수를 얻어 맞은 듯... @.@ 교수님들도 세상의 변화에 맞게 변화해야죠.

cplesas 2006-07-17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마스님/ 레포트가 상품이 되고 있다더라도, 그 이전에 레포트를 한 명의 지적 재산으로 귀속시킬 법적 근거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정말 불법'적'인 건, 가령 해피캠퍼스의 경우 레포트를 거래하면서 레포트 가격의 50% 이상을 자기들이 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간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http://kin.naver.com/db/detail.php?d1id=4&dir_id=403&eid=BqXnHApdlRdsrW2GZOGrJ6Ws0FOiPbdf).

완죤 다단계 뺨치네요ㅋ

마립간님/ 제 생각에는 시험을 레포트 이외의 방식으로 대체할 것인지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담당 교수와 개개 수업의 학생들 간에 합의할 문제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여기서는 레포트를 사서 낼 수 있다는 부당함이 이유겠지요-성적 산출 방법이 문제된다면, 교수이든 학생이든 아무리 다른 방법을 일방적으로 주장한다더라도, 한쪽이 독단적이라는 점은 별로 변화되지 않을 것 같거든요. 물론 여기에 각 대학들이 이와 관련된 학칙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까지 더해지면 훨씬 복잡한 문제가 되겠지만요.


반딧불,, 2006-07-17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정말 짜증나죠.
열심히 썼는데 열심히 베끼고 짜집기한 것이 더 학점이 높게 나올때 정말 절망해요ㅠㅠ

balmas 2006-07-18 0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 예, 평가방법을 다양화할 필요도 있죠. 그리고 보고서를 과제로 낼 때도
좀더 세심한 방법을 고안하면, 베끼거나 남의 페이퍼를 무단 도용해서 제출하는
일도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죠. 그런데 사실 시간강사들은 대개 100명 이상의 대형강의를 맡는 일이 많기 때문에, 평가 방식을 다양화한다든지 보고서 주제를 세심하게 생각한다든지 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_-a
무영님/ 그렇군요. 그것도 수수료가 꽤 많네요. 저런 업체들이 버젓이 영업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반딧불님/ 글쎄 말입니다.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하는데 말이죠. -_-
 

 

생필품 1위, 커피믹스

▣ 안병수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지은이 baseahn@korea.com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생필품은 무엇일까? 쉽지 않은 질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추측조차 어려운 난제만은 아니다. 생필품 매장을 대표하는 곳을 대형 할인마트로 보고, 그곳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을 답으로 보는 데에 무리가 없다면 말이다. 그것은 바로 ‘커피믹스’다. 국내 최대 할인마트는 올 들어 5월까지 가장 많이 팔린 제품군을 커피믹스라고 발표했다.


△ (일러스트레이션/ 이우만)

커피, 설탕, 프림의 황금비율. 화려한 알루미늄박 필름에 들어 있는 커피믹스의 실루엣이다. 한낱 분말 또는 과립의 혼합물이지만 따끈한 물에 녹는 순간 괴력을 발휘한다. 쌉쌀한 듯 구수하게 감도는 그윽한 단맛. 한번 입에 익은 사람은 순식간에 포로가 된다. 하루 한두 잔은 기본이고 마니아라면 몇 잔씩 습관적으로 마신다. 어디서든 뜨거운 물만 있으면 되니 편리하기도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발전해가는 커피 소비문화를 건강 전문가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구성 원료들을 도마 위에 올려보자. 먼저 커피는 유해 여부를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카페인과 같은 각성물질이 ‘창’이라면 폴리페놀과 같은 항산화물질은 ‘방패’와 같다. 즉, 좋은 점과 나쁜 점이 공존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커피에 대한 선악 구분은 소비자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두 번째 물질인 설탕은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다. 유해성이 널리 알려져 있어서다. 문제는 세 번째의 프림이다. 커피 크리머의 또 다른 이름인 프림은 문제가 많은 물질이다. 프림을 보면서 우유를 연상한다면 순진한 사람이다. 식물성 유지, 카세인나트륨, 제이인산칼륨, 실리코알루민산나트륨…. 세포에 원형질이 있다면 이 물질들은 프림의 원형질이다. 여기에 향료, 색소 등이 추가된다.

우선 프림의 뼈대와 같은 식물성 유지를 보자. 이것은 인공경화유다. 가공식품 유해성 논란의 첨단물질인 트랜스지방산이 당연히 똬리를 틀고 있다. 그 뒤에 늘어서 있는 낯선 물질들은 무엇일까. 기능은 조금씩 다르지만 통틀어 유화제로 이해하면 된다. 우유처럼 보이게 하려고 사용하는 첨가물이다. 물론 화학물질이다. 모 커피믹스의 깊은 풍미를 유독 사랑하는가? 그것은 향료의 작품이다. 커피믹스로 만든 이른바 ‘다방커피’ 한 잔을 마셨다면 결국 정제당을 큰 숟갈 가득 먹은 것이고, 심혈관 질환의 주범인 트랜스지방산을 먹은 것이며, 수많은 화학물질을 먹은 것이다.

커피는 기호음료를 대표한다. 이젠 기호음료 소비문화도 건강이라는 틀 위에 올려놓고 다시 재단해야 한다. 커피믹스가 우리나라에 최초로 선을 뵌 것은 약 30년 전이다. 당시는 인스턴트 커피조차 귀한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크게 변해 있다. 바람직한 기호음료 문화란 무엇일까. 가급적 가공을 적게 한 차를 즐기는 것이다. 원두의 ‘블랙 맛’을 배워보자. 다방커피가 현란한 환락가의 맛이라면 블랙커피는 칼칼한 여염집의 맛이다. 우리 몸은 후자의 맛을 더 좋아한다. 자연의 맛이기 때문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사회학자 데버러 럽튼은 “인류의 위험은 자연적인 것에서 인위적인 것으로 변해왔다”고 갈파했다. ‘생필품 1위 커피믹스’라는 현실을 보니 그 말의 뜻이 비로소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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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6-07-17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생각해보면 주위에 먹을것 하나 없다는... 방금 SBS스폐셜에서 싱가포르에서 아동비만잡기라는 주제로 내보내는것 같던데 보니까 청량음료에 있는 당의 함류량이 싱가포르보다 거의(?) 두배라네요. 각설탕이 13개 들어간 것과 같다던가 하던.....-_-; 완전 설탕물이 따로 없더라구요.(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까 심각해 보이는 수준..;) 여하튼 저 책을 본 사람들이 말하는 걸 보면(직접보지는 않았지만...) 정말 꺼림칙 해지더라구요. 이미 먹어 버린거라 어쩔 수 없지만요.ㅠ;

balmas 2006-07-17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2580에서는 국내 스타벅스 커피값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내용을 방송하더군요. 미국이나 일본보다 한 1000원에서 1500원 가량 비싸더라고요 ... -_-

가넷 2006-07-17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벅스.... 커피전문점... 맞죠? 확실히 다른 나라와 비교 했을때 폭리를 취하기는 하네요.; 그런데 우선 거기 가는게 더 이해가 안되네요..--;

balmas 2006-07-17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Yaro님,

한달 전쯤에 스타벅스에 관한 글을 하나 페이퍼로 올린 적이 있답니다.

http://www.aladdin.co.kr/blog/mypaper/894883

경향신문 [매거진 X]에서 특집으로 다룬 건데, 한번 읽어보세요.

스타벅스를 선호하는 사람들의 견해가 잘 나타나 있죠 ... :-)


balmas 2006-07-17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잘 하셨어요.
저는 매일 커피믹스나 다름없는 자판기 커피만 마시는데요, 뭘.
집에서도 주로 인스턴트 커피를 애용 ...
원두커피는 너무 많이 마시게 되더라고요.

비자림 2006-07-17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었던 글이지만 반갑네요. 다음 단계는?
퍼가겠나이다.^^

balmas 2006-07-17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비자림님, 그러세요. :-)

페일레스 2006-07-17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솔직히 자연물 vs 인공물의 구도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환경론자들의 논리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과학적으로 분자구조가 동일하면 동일한 것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설탕이란 것도 그 자체로는 유무해를 따질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그것이 몸에 과도하게 저장됨으로써 각종 질병이 유발되는 것이니까요. 적당히 먹고 운동하는 게 건강의 근원 아닐까요? 이글루스에서 글을 쓰는 모기불님(http://mogibul.egloos.com) 블로그에 가면 여러가지 얘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balmas 2006-07-18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일레스님이 아주 중요한 얘기를 해주셨네요. ^-^
맞습니다. 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신문방송에서 이야기하는 건강에 관한 이야기들은, 모두 부정하거나 거부할 필요는 없지만, 아주 신중하게 듣고 판단해야 할 이야기들이죠. 각종 성형수술이나 미용, 건강 등에 관한 담론도 마찬가지지요.
그만큼 우리 사회가 미국화되어 가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한미 FTA를 통해 의료시장만 개방되면, 사실 미국과 다를 바 없게 되겠죠.
결국 신문방송에서 끊임없이 떠들어대는 미용과 건강, 의료상식에 관한 이야기들은 한미 FTA를 성사시키기 위한 예비 전략인가? -_-

반딧불,, 2006-07-18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아침에 석잔 마시고 앉아있었어요. 이제 안끊어져요ㅠㅠ

balmas 2006-07-19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헉, 커피 많이 드시네요. 아침에만 석 잔 ... 커피 대신 다른 차를 마셔보시죠, 커피는 한 잔만 하시고.
새벽별님/ 오, 좋으시겠어요, 커피를 한 잔도 안 드시고 ... ㅎㅎㅎ 소아적이긴요,
이기적이지 ... 3=3=3=3=3
 
국제 이주 - 세.상.보.세 2
피터 스토커 지음, 김보영 옮김 / 이소출판사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표지 사진에 약간의 거부감이 느껴지는 걸 보면 나는 아직 덜 됐다. 이 책의 표지사진은 '말리 인 열 명의 추방 반대 단식 투쟁에 연대하는 시위 도중에 파리 경찰 기동대 옆에 서 있는 아프리카 출신 이주민'을 찍은 것이라고 한다.(책 날개에 씌인 이 글을 보고서야 "야-, 으샤으샤-"했지만..) 한국사회에선 이주노동자가 이렇게 담배를 물고 경찰기동대 앞에서 시위를 한다고 한다면 언론들이 어떤 눈으로 볼까?

한국의 언론에 비친 이주노동자는 '정말 착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인데 월급도 못 받고 어렵게 산다, 불쌍하고 가난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 보살펴줘야 되지 않겠나'하는 관점이 강한 듯 하다. 그러니, 한쪽에선 한국기업의 해외진출과 제3국의 값싼 노동력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고, 또 한쪽에선 이주노동자에 대한 '보살핌'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함께 나오는 것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그야말로 병주고 약주기다.

'불쌍하고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고 생각할 뿐, 왜 그들이 가난해졌는가에 대한 생각은 안중에도 없다. 동정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언론의 관점이 언제 또 달라져, 이주노동자가 일자리를 뺏고 있다거나 범죄를 일으키고 있다거나 나라 경제가 어려운데 이주민까지 들어온다는 건 말도 안 된다는 논조로 바뀔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한국인노동자들의 노동운동에도 국가경제를 운운하는 이들이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운동을 고운 눈으로 바라볼 리 없다.

이런 잘못된 오해와 편견을 깨뜨리기 위해 공부 좀 하라고 쓴 책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 책이다. 아주 얇은 책이지만, 왜 이주(노동)를 하게 되는지, 이주의 규모는 어떠한지, 이주로 인해 송입국과 송출국이 어떠한 이득을 얻고 있는지 통계자료로 알려주고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 본 이주에 관한 다이제스트라 할 만 하다.

"이주민이 많은 나라에서 이주민이 야기하는 문제로 거론되는 부분-경제적 문제든, 사회적 문제든-이 오해에서 비롯되어 있음을 밝혀준다. 이주에 관한 논쟁이 서구 미디어에 의해 과대 포장되어, 마치 부유한 나라를 괴롭히는 사회 문제의 대부분이 이주민 때문에 야기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피터 스토커의 책은 신화로부터 사실을 분리해주는 훌륭한 해독제가 될 수 있다. 이 책의 독자들은 면밀한 연구의 결과이면서 매우 잘 읽히도록 씌어진 이 책에서 많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 보나 말왈<<수단데모크라틱 가제트>>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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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요, 강제로 지문 찍지 마세요"

평택시위 참가자, 경찰 강제 지문날인에 저항... 손가락 자해

 

텍스트만보기   문만식(orissa) 기자   

▲ 입원중인 병원의 병상에 누워있는 김자현(19)씨. 허리에 통증이 심해 누워서 인터뷰했다. 열손가락에는 알루미늄 캔 뚜껑으로 벤 상처가 손가락마다 각각 열 군데 정도 남아있고, 그 상처에 경찰이 강제로 묻힌 검정 잉크가 지워지지 않은 채 남아있다.
ⓒ 문만식
지난 9일 평택 평화대행진 참가자 김자현(19)씨가 경찰에 연행된 상황에서 음료수 병뚜껑으로 열손가락을 베고 이빨로 물어뜯으며 경찰의 지문날인 강요에 저항했다.

그럼에도 경찰은 여경 7~8명을 동원해 김씨의 저항을 제압하고 손가락에 검은 잉크를 묻히는 등 강제날인을 시도했다. 김씨는 그때 입은 외상과 정신적 충격으로 현재 오산 서울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다.

경찰, 주민등록증 없어 십지지문 날인 강요

김씨는 지난 9일 새벽 평택미군기지 확장과 한미FTA에 반대하는 평화행진단과 함께 평택경찰서를 항의 방문했다가 연행돼 성남분당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혐의는 경찰서 무단침입. 훈방이나 즉결심판으로 석방될 경미한 사안이었다. 김씨는 실제 즉심에 넘겨져 10일 자정께 석방됐다.

문제가 터진 대목은 지문날인이었다. 김씨는 열손가락 지문날인을 의무화하는 주민등록증 발급 과정에 순순히 따르지 않았고 대체신분증인 여권으로 생활하던 터였다. 그는 경찰에 자신의 이름과 주소 등을 대며 "주민등록증이 없으니 여권으로 신분을 확인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을 근거로 지문날인을 요구했고, 다른 피의자들과 달리 십지지문 날인을 요구했다. 신원확인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김씨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경찰은 김씨가 꺼내 보여주려 했던 여권을 아예 보려 하지 않았다. 그는 "여권은 꺼내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함께 연행됐던 피의자들은 모두 오른손 엄지손가락 지문에 검은 잉크를 묻혀 경찰 수사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했다. 피의자가 지문날인을 거부할 경우 경찰이 손쉽게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결국 지문을 채취하고 마는 관행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거부해봐야 소용없다"는 생각이었다.

김씨에게도 연행된 지 30여 시간 만인 오전 9시께 결국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됐다. 하지만 자현씨는 계속해서 지문날인을 거부했고 경찰은 오후 3시께 끝내 여경 10여 명을 투입해 지문 강제채취를 시도했다.

영장 발부 직후 보호요청을 받고 달려온 아버지 김창복(49)씨는 조사실 밖으로 끌려 나간 상태였다. 김씨가 다니는 대안학교인 <대안교육 공동체 아침의 집> 교사인 김효숙(37)씨도 김씨에게 다가가려 했으나 여경 두 명에게 양 팔이 붙들려 의자에 앉혀져 있었다.

김 교사와 김씨의 증언에 따르면 여경 7~8명이 김 교사에게 안겨있던 김씨를 강제로 떼어내 또 다른 소파에 앉히고 달려들어 목을 조르고 팔을 꺾으며 오른손 엄지손가락부터 강제날인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손대지 마세요", "싫어요", "안 찍을래요"라고 소리치며 손가락을 물어뜯거나 한손으로 다른 손 손가락을 힘주어 할퀴며 자해했다.

강제 지문 채취 시도하자 자해

이 광경을 지켜보던 김 교사는 비명을 질렀다. 경찰에게 "아이가 이상해요, 손에서 피가 나요"라며 "의료진을 불러주세요"라고 소리쳤고 굳게 닫힌 조사실 철문 밖에서 비명 소리를 들은 아버지 김창복씨도 함께 절규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경찰의 강제날인 시도는 그 뒤로도 두 시간 가량이나 계속됐고 경찰은 오후 5시가 돼서야 강제날인 시도를 포기하고 김씨를 유치장에 다시 입감시켰다.

김 교사는 "강제채취 시도 와중에 보호자가 불러 도착한 119 구급대원들도 '손가락에 난 상처가 깊고 이물질이 들어갈 우려가 있어 당장 병원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경찰에게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지문을 채취한 뒤 치료받을 수 있다고 했고, 반대로 자현이는 치료받으면 지문을 강제로 찍을 거라며 치료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아버지 김창복씨는 지문 강제채취 직전 경찰에게 "미성년자인 딸이 심리적으로 너무 불안한 상태이니 아이를 진정시키고 나서 다시 해보자"고 사정했다. 실제로 김씨에게 발부된 영장의 유효기간은 16일까지로, 어떻게든 지문을 채취하려 했던 당시 경찰에게도 급박한 상황은 아니었던 셈이다.

▲ 10일 오후 성남분당경찰서에서 지문 강제채취에 저항하다 탈진한 자현씨가 눈물을 흘리며 비통해하는 아버지에게 안겨있다.
ⓒ 지음 (민중언론참세상)
김씨는 "유치장에 다시 들어간 뒤에 다른 수감자들과 함께 손가락과 여경들에게서 입은 온몸의 통증에 대해 병원치료를 호소했지만 약 두 시간 동안 유치장에 방치됐다"고 말했다. 김씨가 조사실에서 부모님을 만난 것은 그 같은 항의가 있은 뒤였다. 김효숙 교사는 "자현이가 다시 나온 뒤 경찰관들이 바쁘게 움직였는데 석방 서류를 꾸미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자정께 다른 수감자들과 함께 석방돼 용인에 있는 집에서 하룻밤을 자고 이튿날 아침 아주대병원에 하루 동안 입원했다가 12일 오전 오산서울병원으로 옮겨 입원했다.

아주대병원측은 "온몸의 멍과 허리를 못 펼 정도의 통증은 갑작스러운 물리력이 가해진 탓"이라며 "오히려 정신적인 충격으로 불안증세가 심해 당분간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밝혔다.

13일 오후 입원치료 중이던 병원에서 기자를 만난 김씨는 "영장이 발부됐다는 얘기를 듣고 의자에 쪼그려 앉은 상태에서 다리로 가리고 아무도 모르게 손가락 지문부위를 알루미늄 병뚜껑으로 조금씩 긁었다"며 "복도에서 여경들이 들이닥치는 소리가 들려왔을 때는 아주 피나게 긁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씨의 열손가락에는 손가락마다 각각 열 번 가량 긁혀 찢긴 상처가 검은 잉크자국과 함께 남아있다. 김씨를 간호하는 동생은 "언니가 자다가도 깜짝깜짝 놀라며 소리를 지른다"고 말했다.

입원중인 병실에서 만난 김씨는 "너무 큰 일이 벌어져서 사람도 많이 찾아오고 해서…"라며 약간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기분을 묻자 그는 "평화행진에 참가했던 건데"라며 "뭔가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주장을 하는 게 이렇게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동생이 주민등록증을 만들 때나 다른 사람들에게나 제가 겪은 일이 절대로 다시 생기면 안돼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제가 겪은 일 다시 생기지 말아야"

김씨는 이번 사건을 겪은 뒤 자신에게 어떤 변화가 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잠시 침묵한 뒤 "변화가 있을 것 같아요, 옆에서 보고 참가하는 정도였는데 조금 더 저 자신이 주체가 돼서 행동해야겠다는 좀더 강한 마음이 생긴 것 같아요"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편 지문날인반대연대와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서울대책회의 등 12개 단체는 12일 성명을 내고 "수사과정의 인권침해를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며 "양심에 따른 지문날인 거부를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또 "불필요한 지문날인제도를 폐지하고 수사과정에서 개인정보수집 절차를 최소화하라"고 요구했다.

지문날인반대연대 활동가 이은희씨는 "지금까지 지문날인 거부자들은 이번과 같은 단순 집회 참여만으로도 일단 연행되면 지문날인을 강요받아왔고, 저항하는 경우 경찰은 손쉽게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해 강제 집행해왔다"면서 "그러한 불합리한 법률과 관행이 경찰의 맹목성과 반인권성에 결합되면서 이번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터졌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자현씨 사건 조사를 담당한 성남수정경찰서는 분당경찰서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규탄성 의견들이 잇따라 게시되자 13일 해명성 글을 게시했다. 이 글에서 경찰은 "(자현씨가) 진술한 인적사항 이외에 이를 뒷받침 할만한 신분증 등 자료가 없어 대상자의 십지지문에 대한 압수수색검증영장을 신청, 발부받아 여경들이 영장을 집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검증은 강제처분으로써 지문채취를 위해 법관으로부터 발부받은 영장에 의해 강제력을 행사하는 것은 법에 근거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신념 지켜 대견, 튼튼하게 다시 일어섰으면..."
[인터뷰] 아버지 김창복씨, "양심에 대한 철저한 각성 있어야"

김자현씨의 아버지 김창복씨는 양심을 끝내 지킨 딸의 행위를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딸 사건이) 더 많이 알려지지 말아야 한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딸이 묵묵히 그리고 천천히 자신에게 가해진 불의나 부당함을 꿋꿋이 제거해 나가면서 튼튼히 일어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였다.

- 아버지로서도 큰일을 겪으셨는데요.·
"사람이 너무 드러나거나 표 나지 않고 조용히 제 할 일 하면서 살길 바랐어요. 초등학교 마친 뒤 홈스쿨링을 하고 대안학교에 보낸 것도, 아이가 자신을 볼 수 있고 행복하고 기쁘게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한 거예요."

- 아이들에게 어떤 바램을 갖고 계신가요?
"큰일을 하고 많이 알려지고 아는 게 많아서 기쁜 게 아니다, 스스로 조그만 일 속에서도 기쁨을 얻어가며 살아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왔고 또 그렇게 말해왔어요."

- 이번 일에 대해서는 어떤 마음이세요?
"적어도 자기 자존심 하나만은 지켜주길 바라왔어요. 비겁하게 살지만은 않아야 한다고 얘기해요. 자기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그렇게 할 수 있었다는 게 대견스러워요. 그렇지만, 너무 험한 길을 가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무거워요. 자꾸 드러나고 알려지는 것보다 자기 스스로 채워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라죠. 조금은 더 넉넉한 사람이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더 날카롭게 뾰족한 사람이 되기보다는요."

- 아버지가 보시기에 딸의 상태가 어떤가요?
"처음 입원했던 아주대병원에서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정신병동 입원을 권유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되면 정신병동에 격리 입원될 것 같았어요. 단기간 어떤 커다란 폭력적 상황에 맞닥뜨리면서 심리적 충격이 컸다고 생각하고 싶어요.

입원해 있으면서 자꾸 울기도 하고 금방 화를 많이 내기도 해요. 잘 아는 분들이 찾아오면 명랑하고 밝은데, 혼자 있으면 자꾸 손가락 상처 아물어가는 걸 보면서, 자꾸 뜯어요. 자꾸 뜯어내요. 나으면 다시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 강박이 있는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되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병원에서는 2~3주 더 입원해 있으라고 하는데 경과를 봐서 웬만하면 퇴원했으면 해요."

- 그 사건 이후 딸에게 해주는 말이 있다면.·
"잘못된 관행에 대한 새로운 자각이나 각성의 계기를 이 일을 통해서 줬다, 그건 자랑스러운 일이다, 라고 자신감을 북돋워주고 있어요."

- 이 일을 계기로 든 생각도 많으실 텐데요.
"영장이 발부됐다는 다급한 소식을 듣고 경찰서로 갔어요. 보호자가 가고 있으니 강제집행을 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말해두고서 여기저기 인권단체나 변호사에게 전화를 했어요. 강제집행을 막을 현실적이거나 법적인 수단이 있나 물었죠. 지금 집행이 되면 나중에 법적으로 '부당했다'고 결정되더라도 상처는 회복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본인이 거부하는데도 영장을 강제집행 하는 게 과연 올바른가 하는 생각을 했죠."

- 결과는 어땠나요?
"어떤 단체나 변호사도, 영장 없는 날인거부는 가능한데 판사의 영장이 있는 날인거부는 불가능하다고 계속 얘기해요. 바늘 끝도 안 들어갈 정도의 조그만 가능성만 있어도 그 가능성을 뚫고 들어가는 게 사회운동 아닌가요? 군사독재나 식민시절에 바로 그렇게 활동했잖아요. 가능성을 연구해보겠으나 시간적으로 너무 촉박하다는 얘긴 할 수 있겠죠. 관성에 젖은 게 아닌가 싶어요. 인간 양심에 대한 아주 철저한 각성이 아니면 그 양심을 지켜내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말씀하셨죠?
"병역거부는 징집영장 거부잖아요. 거부한다고 해서 강제로 집행한다면 끌고 가서 군대에 넣으면 되고 총을 안 들으면 영창에 보내면 되는 거죠.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아요. 딸 아이 경우도 그랬어야 해요. 거부에 대한 죄를 물어서 따로 처벌하면 되니까요. 강제로, 폭력적으로 집행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 얘길 계속 했어요. 그런데 반응이 상당히 미온적이었어요. 인권문제나 부정의한 사회에 대한 각성을 조금 더 명료하게 가져야 된단 생각이 들어요. 한편으로는 우울해지기도 했어요. 결국 폭력을 써서 강제로 (지문채취를) 하게 되겠구나 싶고, 나는 눈을 똑바로 뜨고 그걸 지켜볼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에서 오는 우울함요."

- 활동가들에 대한 부탁이군요.
"활동가들에게 그런 부분을 부탁하고 싶어요. 부정의를 고치고자 하는 건 그것과 싸우지 않으면 올 아주 조그만 편안함에 대해서도 경계의 마음을 늦추지 않는 거예요. 그때에야 비로소 변화가 생겨나죠. 이 말을 꼭 쓰라는 건 아니에요.

나 나름대로 자존심을 지키며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딸아이한테서도 이번에 나름대로 배우게 됐어요. 그런 의지와 의식을 가져나갈 수 있는 활동을 해주시길 바라죠. 그것이 되돌아와서 저 애가 어쨌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되겠죠."
2006-07-15 13:32
ⓒ 2006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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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6-07-16 0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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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단체나 변호사도, 영장 없는 날인거부는 가능한데 판사의 영장이 있는

날인거부는 불가능하다고 계속 얘기해요. 바늘 끝도 안 들어갈 정도의 조그만

가능성만 있어도 그 가능성을 뚫고 들어가는 게 사회운동 아닌가요? 군사독재나

식민시절에 바로 그렇게 활동했잖아요. 가능성을 연구해보겠으나 시간적으로

너무 촉박하다는 얘긴 할 수 있겠죠.

관성에 젖은 게 아닌가 싶어요. 인간 양심에 대한 아주 철저한 각성이 아니면

그 양심을 지켜내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전출처 : 에로이카 > [프레시안] KIEP의 FTA 자료, '황우석 경제학'으로 밝혀져

월급도 얼마 못 받는 권영길 의원이 자비까지 들여 이런 일을 해야하나 싶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국정홍보처에 들어가는 헛돈을 권영길 의원에게 지급하라!!!  

 

 

KIEP의 FTA 자료, '황우석 경제학'으로 밝혀져

[단독] 권영길 의원 재검증…"GDP 감소하고 무역도 적자"
등록일자 : 2006년 07 월 12 일 (수) 09 : 21   
 

  정부가 한미 FTA 대국민 홍보에 '유일하게' 인용해 온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한미 FTA 관련 연구결과 자료들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사실임을 뒷받침하는 검증결과가 나왔다. 이는 KIEP의 연구 자료들이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해 온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어 직접 KIEP의 연구 결과에 대한 검증을 벌인 결과다.
  
  12일 <프레시안>이 입수한 권 의원의 검증작업 결과는 놀라웠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단기적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2% 감소하고 대미무역에서도 5조 원가량 적자가 나게 된다는 것이다. 한미 FTA를 체결하면 GDP가 늘어나고 대미무역도 흑자를 유지할 것이라던 KIEP의 연구 결과와 정반대다.
  
  권영길 의원 "한미 FTA로 GDP 0.32% 감소, 대미무역 적자 5조 원"
  

▲ 권영길 의원이 11일 민주노동당 주최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미 FTA 바로 알기 캠페인'에서 "서민 생계를 더욱 어렵게 만들 졸속적인 한미 FTA 협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프레시안

  권영길 의원 측은 지난 4월 4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스스로 부담해서 KIEP가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를 평가하는 데 사용했다는 '국제무역 분석 프로젝트 데이터베이스 버전 6(GTAP Database Version 6)'라는 프로그램을 구입했다. 빠듯한 의정활동 예산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거액을 써야 했던 이유는 KIEP가 약속했던 공개검증을 차일피일 미루는 데 반해 정부는 KEIP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한미 FTA 협상을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보기)
  
  권 의원 측은 계량경제에 정통한 서준섭 민노당 정책연구원과 모 대학 계량경제학자의 도움을 얻어 KIEP와 동일한 데이터를 사용해 KIEP와 동일한 모형을 이 프로그램에서 돌려본 결과 '한미 FTA가 발효되면 단기적으로 GDP가 0.32% 감소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KIEP는 '한미 FTA로 GDP 0.42% 증가할 것'이라는 결과를 내놓았었다.
  
  서준섭 연구원은 "KIEP와 같은 데이터을 사용해 같은 모형을 돌렸는데 GDP 차이가 0.74%포인트나 된다"며 "관세할당치를 다르게 설정한다든가 하는 이유로 양측의 연구 결과에 작은 수치의 차이는 날 수 있어도 GDP 변화가 플러스(양의 값)에서 마이너스(음의 값)로 바뀌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정부와 KIEP가 '한미 FTA로 대미무역 적자가 나는 것이 아니라 대미무역 흑자폭이 줄어드는 것뿐'이라고 주장해 온 것과 달리 권영길 의원 측의 연구 결과 '대미무역에서 4조9559억 원(시장가격 기준)의 적자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미 무역수지뿐 아니라 대(對)세계 무역수지도 2조8710억 원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권 의원 측은 KIEP와 정부가 'GDP 7.75% 증가'라는 한미 FTA의 중장기적 효과를 강조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중장기(동태) 모델, 이른바 자본축적 모델은 단기(정태) 모델에 자본축적과 관련된 방정식을 하나 더 끼워넣은 것"이라며 "단기모델의 결과가 틀렸을 때 자본축적 모델의 결과도 당연히 틀리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 ⓒ프레시안

  그뿐만 아니라 권 의원 측의 검증 결과 KIEP는 연구의 전제가 되는 가정에 있어서도 말 바꾸기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체 보고서들에서 '제조업의 생산성 증대 효과 1%', '곡물 등 주요 농산물 관세 100% 인하' 등을 가정했던 KIEP가 권 의원 측에 제공한 자료들에서는 '제조업의 생산성 증대 효과 1.2%', '곡물 등 주요 농산물 관세 90% 인하' 등으로 슬그머니 수치를 바꾼 것. 바뀐 가정들이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가 보다 긍정적으로 나오게 해주는 것은 물론이다.
  
  권 의원 측은 "KIEP의 연구 결과를 검증하다 보니 이상한 점, 이해할 수 없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며 "줄기세포 연구가 국민들이 상세히 알기 힘든 전문분야라는 이유로 황우석이 우리 국민들을 혹세무민했던 것처럼 KIEP도 대다수의 국민들이 경제학을 잘 모른다는 이유로 혹세무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KIEP의 황당한 주장 '지적재산권 때문에 자료공개 못해'
  
  권영길 의원 측이 KIEP에 한미 FTA 관련 보고서들에 사용된 분석모형 및 자료 일체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해 KIEP는 지난 5월 23일 권 의원 측에 공문을 보내 "(요청하신 자료 중 일부는) 우리 연구원 및 연구자가 지적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고유 재산이기 때문에 이를 외부로 유출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이에 대해 권 의원 측은 "변리사에게 문의해 본 결과 국책연구소처럼 공공의 성격을 지닌 기관이 '지적재산권'을 운운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는 자문을 얻었다"고 비판했다.
  
  또 KIEP는 위 공문에서 "당 연구원은 공개검증을 할 용의가 있다"며 "상호 협의해 시기를 결정하고, KIEP나 국회 내의 공개된 장소에서 공개검증을 하자"고 밝혔다. 하지만 KIEP가 약속했던 공개검증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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