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혜적, 선순환적 관계의 광장문화는 가능한가

 

[월드컵 너머 연속기고](4) - 월드컵과 광장문화

최준영(문화연대) chobari@gmail.com
‘대한민국’의 두 번째 월드컵이다. 2002년의 첫 번째 월드컵을 약간의 광기를 동반한 ‘흥분의 월드컵’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2006년의 두 번째 월드컵은 아마도 ‘비장한 월드컵’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블로거의 말처럼 “가미가제 출정식을 연상시키는” 붉은 응원리본과 락버전으로 되살아난 ‘애국가’, 그리고 마치 신성한 의식을 치르듯 광장을 찾고 정해진 자리에 앉아 응원을 하는 시민들의 모습. 이런 광경을 보며 월드컵과 거리응원에 대한 흥분과 기쁨보다도 오히려 “대한민국 대표팀이 16강 아니 결승까지 올라가야 한다”는, 범국민적 국가주의․애국주의에 기반한 ‘비장함’을 더 느낀다고 하면 지나친 것일까?

월드컵 반(反)광장문화?

한편, 2006년 월드컵 응원문화는 2002년과 구별되는 또 다른 특징을 갖는다. 그것은 다름 아닌 ‘광장문화의 부재’다. 2002년의 거리응원을 ‘광장문화의 실현’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가라는 반문에 대해서는 이따가 언급하기로 하고, 우선 당장에 평가전이 열리는 시청 앞 광장으로 가보자.

2002년 거리응원의 직접적인 결과로 생겨난 시청 앞 광장. 앉아서 축구보기 딱 좋을 것 같던 잔디광장은 질서 유지를 위해 펜스가 설치되어 구획되었고, 음주와 질서문란 등을 막는다는 이유로 배치된 경비용역업체 직원들은 정해진 곳으로만 다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해진 자리에서 정해진 프로그램을 보며, 정해진 규칙에 맞게 응원하는 모습에서 이제는 더 이상 거리응원의 에너지를 찾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광장문화가 부재하다”는 말은, 단지 물리적 공간의 분할과 그 속에서의 자율성의 침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보다 근본적으로, 광장에서의 소통이 일방향으로 또한 위계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시민들은 국가-권력, 자본-권력, 미디어-권력에 의해 점령당한 광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비록 현란한 스펙타클을 소비하며 즐거워할 수도 있겠지만, 주어진 무대와 화면에 집중할 것을 강요당하면서 ‘객체’로 전락하고, 이로 인해 몸은 광장에 있지만 실제로는 고립, 소외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더욱 문제인 것은, 4천만 모두가 ‘붉은악마’가 되고, 붉은 티셔츠를 입어야만 광장에 갈 수 있을 것 같은 정체성으로 인해, 즉 ‘내부성’과 ‘순수성’에 기반한 정체성이 형성되면서 다른 집단과 사회현상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월드컵 반(反)광장문화’가 만들어진다는데 있다.

광장open space, 열린 공간

‘광장’이란 말 그대로 ‘open space’ 즉 ‘열린 공간’을 말한다. 특히 ‘광장문화’를 생각함에 있어서는, 우리는 ‘광장’을 물리적 공간을 넘어서는 개념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민주적인 소통과 교류가 발생하는 곳, 다시 말해 공동체 구성원 간의 ‘관계성’이 발현되는 곳(공간, 지점, 계기)으로 ‘광장’이라는 개념을 이해해야만 한다.

이렇게 되면 “한국에는 역사적으로 제대로 된 광장이 없었다”라는 말은 이제 기각시킬 수 있다. 어렸을 적 동네 꼬마들이 뛰놀던 공터, 시장 한 켠 약장수가 약을 팔며 차력을 하던 시장터가 바로 ‘광장’이고, 또 동네 아주머니들이 일상을 나누던 평상이 바로 ‘광장’이 되는 것이다.

사실 2002년 월드컵의 거리응원을 ‘광장문화’라고 일컬은 것은, 바로 열린 공간으로서의 ‘광장’을 발견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즉 월드컵이라는 사건을 계기로 한국 사회 구성원 간의 소통과 교류, 선순환적인 관계성이 복원-생성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2년 월드컵의 경험을 통해 많은 사회문화 연구자들이 한국 사회 변화의 동력을 읽어내면서, 87년 이후 상실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의 재현을 꿈꾼 것에는 이런 배경이 존재했다.

이는 한편으로 구체적인 공간에 대한 기획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공간이 사회마다 다르며 또 이질적”이라며 공간이 사회적 관계에 의해 파생된 것이라고 했던 뒤르켐의 말처럼, 한국 사회 토건자본주의의 발전과정을 충실히 재현하며 도시민의 삶을 자본주의 생산관계의 모순을 반영하는 형태로 조직하고 있는 도시공간을 재배치함으로써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적, 미학적 상상력을 발휘하기 위한 계획이 제출되었다.

권력의 공간이라 할 수 있는 광화문 세종로 일대에 문화시설을 배치하고 광장을 조성하자는 계획은, 2002년 당시 확산되었던 민주적인 소통과 교류의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공간-문화 전략으로 자본주의 하 도시공간에서 새로운 소통 가능성을 찾기 위한 기획이었다.

광장문화를 소비하는 3주체

하지만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에서 출발한 문화적, 미학적 상상력은, 결국 정치-권력, 자본-권력, 미디어-권력이라는 광장문화를 소비하는 3주체의 프리즘에 굴절되고 말았다. 효순, 미선이의 죽음으로 촉발된 촛불시위로 다시 한 번 광장문화가 소생하고, 이후 대선과 파병, 탄핵 등 주요 정치적 계기마다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광장)로 모였지만 결국에는 정치, 자본, 미디어의 힘 앞에 민주적 소통의 가능성은 사라지고 만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남은 것은 시청 앞에 덩그러니 자리잡은 잔디광장과 촛불의 힘으로 당선되었다는 노무현 정권의 실망스런 모습뿐”이라는 자조섞인 한숨이 결코 과장은 아닌 듯하다.

시청 앞 광장을 잔디로 만들어 자유로운 출입을 막고(“잔디를 보호합시다!”), 광장 사용 ‘허가제’를 도입하여 진보진영의 집회를 원천봉쇄한 정치-권력. 2006년 월드컵 자본-권력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SKT가 150여억 원으로 월드컵 기간 내내 광장 사용권을 독점한 채, 경비용역업체까지 동원하여 광장을 구획, 관리하며 거리응원을 쇼케이스로 만들고 있는 상황. 그리고 3․1절을 ‘축구절’로 만들며 온 국민의 눈과 귀를 월드컵 보도로 막아버린 미디어-권력. 이들 3주체가 장악한 광장문화로 인해, 오히려 월드컵 거리응원과 광장문화의 중심이 되어야 할 ‘시민/다중/인민의 권력’은 사라져버린 것이다.

광장, 2006년 월드컵과 광장문화 재현의 가능성

그렇다면 다시 한 번 소실되었던 광장문화를 복원․생성할 수는 없을까? 2006년, ‘open space’에 걸맞는 ‘open mind’의 재현가능성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정치, 자본, 미디어 등 월드컵을 장악한 반(反)광장문화-권력에 맞선 호혜적이고 선순환적인 광장문화의 복원은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현재로서는 다분히 상상불가능한 기획이라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이 3패로 예선탈락했으면 좋겠다”는 류의 부정과 무시의 전략으로는, 이주노동자들마저도 붉은 옷을 입고 “대~한민국!”을 외치게 만드는 이데올로기의 폭주와 국가주의․애국주의의 문화적 영향력과 위험을 감당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광장문화’에 초점을 맞춘 구체적인 행동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 ‘광장문화’의 민주주의적 전유의 가능성이 호혜적이고 선순환적인 관계성의 복원에 있다고 할 때, 월드컵이라는 ‘광장’에서 닫히지 않은, 배타적이지 않은, 타인과의 호혜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사건과 계기, 소통을 만들어야 한다.

월드컵에 대한 탈근대적, 탈자본주의적 문제제기와 함께 한미FTA와 평택평화항쟁, 비정규직과 사회양극화, 이주노동자, 이라크 파병문제 등이 소통될 수 있는 자그마한 가능성이라도 찾을 필요가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광장의 복원, 즉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복원(잔디광장 리모델링, 세종로 문화광장화 등)과 민주적 소통을 위한 광장 운영의 복원, 그리고 자본에 의해 장악된 광장의 시민적 재전유에 대한 실천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FTA반대 골세레머니’를 기대할 수 없다면, 변화의 가능성은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다.

최준영 님은 문화연대 정책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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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6-06-13 0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사람들이 축구에 열광할까?"

마늘빵 2006-06-13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고 가져갈게요.

balmas 2006-06-13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셈~ ^^
 

ㅎㅎㅎ 재미있겠네요 ...

"셋이 읽다가 둘이 죽어도 모를 밥이야기 열아홉편"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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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무크지…19인분 밥상 그득 차렸네
한겨레 황예랑 기자
» BOB[밥]-코믹무크1
거북이북스 펴냄. 석정현 외 19인 지음. 8800원
잠깐독서

‘밥’이라는 소재로, 기발한 상상력을 양념삼아 19편의 이야기를 비벼낸 만화 무크지가 나왔다. “시들어가는 만화시장에 힘을 불어넣겠다”며 청강문화산업대와 거북이북스가 손잡고 내놓은 코믹무크지 1호 이다. 잡지와 단행본의 장점만을 살려, ‘하나의 키워드’를 주제로 한 새로운 매체를 내놨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실험’이라 할만하다.

문흥미, 박무직 등 대중적으로 유명한 작가들부터 만화과 출신의 젊은 작가들까지 다양한 ‘밥상’이 차려진다. ‘밥’의 정의는 이야기마다 각양각색. 결혼 못한 아들·딸의 안부가 궁금할 때 핑계삼아 ‘밥은 먹고 다니냐?’ ‘밥이 보약이야’라고 전화하는 부모님에게 ‘밥’은 소통의 한 방편이다(박순구 ‘BOB’). 좋아하는 여자의 ‘뭐 먹을래?’라는 한마디에 식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미친듯이 먹어 뚱보가 된 남자에게 ‘밥’은 감춰진 성욕을 뜻하고(석정현 ‘뭐 먹을래?’), 자신을 인간이라고 착각하는 강아지에게 ‘밥’은 주인‘여자’를 향한 사랑의 또다른 표현이다(문흥미 ‘맘마’). 밥(Bob)이라는 외국인을 등장시키거나(삼박자 ‘Bob 전설’), 밥과 총각김치 사이의 동성애를 그리는(박무직 ‘숟가락님이 보고 계셔’) 등의 상상력은 애교가 넘쳐난다.

‘가벼운’ 상상의 나래만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지방 70㎏을 흡입한 징그러운 유충을 ‘콜레스테롤도 전혀 없는 건강식’이랍시고 비싼 돈을 내고 다시 먹는 여자 이야기(정철 ‘나나니 다이어트 클리닉’)는 지나친 다이어트 열풍을 비꼬고, 비닐하우스에 혼자 살던 초등학생이 자기가 밥 먹여주던 도사견에게 물려 죽은 실제사건을 재구성한 이야기(최호철 ‘철망바닥’)는 묵직한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만화시장에 던져진 이들의 고군분투 ‘게릴라전’은 ‘에로틱’이라는 소재로 9월에 펴낼 무크지 2호에서 이어질 계획이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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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6-12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투는 눌렀는데 언제 사게 될지는......=3=3=3

balmas 2006-06-12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이주의 리뷰 뽑히시면 하나 사세요. ^^;;
 

흠,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인데,

언론에서 이 문제는 거의 조명되지 않는 게 놀랍다.

너무 큰 문제라서, 어차피 뾰족한 해결책은 없어서 그런가?

해결책이 없긴 왜 없어, 모른 체하니까 안보이는 거지 ...

하긴 밑에 댓글 보니 aba007 같은 사람도 있기는 하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130068.html

[필진] ‘수학강국’ 대한민국의 진실

필진네트워크
[관련기사]
며칠전 미국교육실태보고서는 한국의 중2학생들이 세계 45개국중 수학수준이 2등이라고 밝혔다. 언론은 98년에 비해 8점이나 향상되어 기초학문이 취약한 한국이 수학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 사실 이런 말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 나로서는 다른 언론에서는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나 둘러보았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아니면 모두 베껴쓰기로 작정한 듯이 ‘수학강국’ 이라는 제목부터 논조까지 모두 똑같은 글들로 도색 되어 있었다. 한겨레도 예외는 아니었다.

물론 이런 기사의 경우 사실적인 정보에 대한 자료를 제공받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렇다고 자료에 대한 아무런 분석이나 비평도 없이 그저 수학강국이 되고 있다는 식의 보도는 눈가리고 아웅하기이다.

나는 단언컨대 현재와 같은 입시 교육제도하에서는 결코 한국이 수학강국이 될 수 없다고 본다. 물론 나는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이 아주 똑똑하고 국제대회에서 수상할 만큼의 수학적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누구나 알고 있듯이 다른 나라의 청소년들은 그것도 이제 중학교 2학년이 된 학생들은 어려서부터 갖가지 사교육과 영재교육, 선행학습에 의해 연마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요즘은 중국에서도 이런 사교육이 열풍이라고는 하나 아직까지 우리나라 부모님들의 극성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하겠다. 이렇게 일찍부터 학교에서, 학습지로, 학원에서, 과외로 다져진 수학실력이 상위가 아니라면 그게 오히려 더 이상한 일 아닐까.

재능이 있는 아이들에게 일찍 공부를 가르치는 것이 뭐 잘 못이냐고 항변하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지만 실제로 이런 선행학습과 무분별한 사교육이 오히려 그나마 있는 학생들의 수학적 재능을 마비시키고 자기 스스로 사고하지 못하는 아둔한 계산기계로 만들어버리는데 진짜 문제가 있다. 초등학생들의 때아닌 19단 외우기 열풍과 같은 비정상적인 모습이 과연 수학강국을 만드는 요인이 되는지 묻고 싶다.

게다가 여전히 학생들이 배우는 수학은 결국 입시에서의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지 진정으로 수학을 즐기거나 본인들 스스로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 학교나 학원에서 가르치는 수학은 여전히 공식과 정해진 틀에 끼워맞추어 외우는 식이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영어는 그래도 나중에 취직하고 사회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하지만 수학은 대학갈때까지만 쇠빠지게 열심히해서 점수따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대부분 아닌가.

그리고 그나마 그렇게 수학을 잘하고 열심히 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의 수학적 재능을 개발하게 되는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수학을 잘 하는 학생들은 죄다 법대, 의대로 진학하지 기초학문을 연구하는 고리타분한 분야로 진출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국제대회에서 상위의 성적을 받았다고 수학강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수학을 싫어하고 있는데 무슨 수학강국인가. 수학뿐만 아니라 이미 인문사회학을 비롯한 기초과학분야에서 한국의 대학은 지극히 취약한 구조가 되었다. 대학역시나 취업이나 돈벌이를 위한 과정으로 전락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이런 학문적 경향은 개인적 처세술에 불과하지 그 나라의 학문적 성과를 대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휴대폰을 가장 많이 생산한다고, 반도체를 가장 많이 생산한다고, 인터넷을 많이 사용한다고 과학강국은 아니다. 인류의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 원천이요 인간의 사고확장의 커다른 힘이었던 수학 그 본연의 가치를 올바르게 가르치는 것이 수학강국이라고 치장하기전에 먼저 할 일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사천왕
우보천리
http://wnetwork.hani.co.kr/jjugl94/
| 한겨레 필진네트워크 나의 글이 세상을 품는다

 

2006/06/09 11:54:24 신고하기

수학과 학생입니다. 실질적으로 우리나라는 암기에 강하죠. 수학 조차 공식화해서 암기하려고만 하니까요. 수학을 좋아해서 수학과를 갔는데 많이 힘드네요. 지금까지 수학을 너무 암기 위주로 공부해왔기 때문에 수학적 사고가 자리잡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수학문제를 잘푸는게 수학을 잘하는게 아니라 얼마나 수학적으로 사고하고 수학적으로 이해하는가가 수학강대국을 판단하는 기초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한토마 논객페이지 | 필진 글방
2006/06/07 18:52:58 신고하기

난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은 원고료 받을 려고 쓰는지 이해가 안가. 있는 현상대로 발표하고 보도한 것 뿐인데. 그럼 열심히 잠안자고 공부해서 1등했으면 잠 않잤으니까 다시 시험봐야 하는가? 대기업에 1등 들어간 사람도 잠않잤으니까 반칙인가? 의사 사법고시 출신도 달달달 외었으니까 인정할 수 없는가? 필자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가?

한토마 논객페이지 | 필진 글방
2006/06/07 15:18:44 신고하기

우리나라가 다른나라에 비해 수학강국인 까닭은 외국에 나와보면 밝혀집니다. 그 이유는 단하나, 우리나라 수학 교과서(다른 과목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의 진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앞서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에선 고등학교에 배우는 걸 우리나라는 중학교에서 배우는 식입니다. 여기에 사교육이 더해지면 진도는 더 빨라지는 셈이지요. 수학에서 문제풀이는 도구가 많아지면 당연히 더 쉬워지는 법입니다.

한토마 논객페이지 | 필진 글방
2006/06/07 14:24:45 신고하기

지금 중학교 교실 수학시간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서 그냥 멍하니 앉아 있거나 딴 짓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수학뿐만은 아니지만.

한토마 논객페이지 | 필진 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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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6-11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고등학교 때 수학이 최고 싫었습니다. 늘 내신에서 아무리 해도 수학은 70점 대 였고 모의고사도 80점 만점에 50점대를 넘나들고 10월 즈음엔 30점 대도 맞았죠. 그래도 의대 가고 싶다고 줄창 이과를 고집했습니다만...결국 재수로 직행하고 말았죠.(오히려 수학은 괜찮게 나왔는데 수학에 집중하느라 다른 과목이 펑크가 나서..)

balmas 2006-06-11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런데도 이과(아니 의대 ... ^^;;)를 고집한, 의지의 한국인이군요. ㅎㅎ

건우와 연우 2006-06-11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웠다, 고왔다, 죽이고 싶었다가 포기했지요...^^
정말 수학, 고민입니다.

balmas 2006-06-11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건우와 연우님 ... ^^;;

2006-06-12 1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waits 2006-06-12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백점만점 모의고사에 순수한 찍기로 팔점도 맞아본 저로서는...ㅎㅎ
중간 기말고사때 가비얍게 찍고 일등으로 나가다 문제 고치러 들어오시는 수학샘과 마주치곤 했던 암울한 학창시절이 떠오르네요. 뭐, 자랑은 아니고요...^^;;

balmas 2006-06-12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그러셨군요. 파란만장하네요. ㅋ
나어릴때님/ ㅋㅋㅋ 수학 선생님이 수학 천재인 줄 착각하셨겠네요. ^^;
 

나는 지금까지 스타벅스를 두 번 가봤다.

한 번은 나이든 선생님이 약속 장소를 거기로 잡아서 갔고,

다른 한 번은 역시 출판사 직원이 거기를 약속 장소로 잡아서 간 적이 있다.

그러고 보면 한 번도 자발적으로 간 적은 없는 셈인데,

가끔 보면 스타벅스 예찬자들이 눈에 띈다.

물론 알다시피 격렬한 비판자들도 많다. 나는 격렬한 비판자는 아니더라도

될 수 있으면 안 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학교-집 바깥의 동선으로 나가는 일이

드문 편이니 사실 갈 일도 별로 없긴 하다.

그동안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궁금했는데,

마침 경향신문에서 [왜 스타벅스인가?]를 특집으로 다뤄서 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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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매거진X

[커버스토리]나홀로면 어때!한 잔의 허영심
포털사이트 다음의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사람들’(cafe.daum.net/starbucks)은 회원 1만5천여명의 인터넷 카페다. 지난해 12월 이후 가입한 신입회원 500여명에게 20개 항목의 설문 e메일을 보냈다. 30명이 설문에 응했다.

경향신문 설문에 대답한 이들 중 몇명을 빼고는 ‘스타벅스 애호가’이며 적극적으로 설문에 응했다는 점에서 ‘특수표본’이다. 설문 응답자 30명은 많지는 않지만 ‘왜 스타벅스’인가를 이해하는 데 부족하지는 않다.

설문 응답자 나이는 20~24세가 23명(76.7%)으로 가장 많았다. 25~29세가 3명(10.0%), 15~19세 3명(10.0%)이었고, 30세 이상 1명(3.3%)이 설문에 응답했다. 여성이 22명(73.3%), 남성 8명(26.7%)이었다. 대학생이 20명(66.7%), 직장인이 8명(26.7%), 고등학생 2명(6.7%)이었다.

나이, 성별, 대학생 등의 공통분모를 따지면 ‘20대 초·중반의 여대생’이 가장 많다. 스타벅스의 주 마케팅 대상과 일치한다. 한국의 커피 역사·사회사 측면에서 ‘20대 여대생’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 지은이 오두진씨의 설명을 빌리자면 ‘스타벅스를 계기로 커피의 소비주체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40~50대에서 20대로 바뀐 것’이다.

조선말 커피가 들어온 뒤 여성은 커피 소비의 주체라기보다 객체였다. 여성은 집안에서 남편에게 커피를 타주는 존재였다. ‘커피가게’의 대명사격인 다방에서는 남성 손님에게 커피를 타주고 배달하는 존재였다.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연인들이 이야기도 나누었지만, ‘커피’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주로 남성 사이에서 진행되는 것이었다. 오씨는 “스타벅스가 모든 걸 확 바꾸어놓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왜 스타벅스 커피를 좋아할까. 설문 응답자 50명(중복응답 포함) 중 ‘커피향·맛’을 꼽은 사람은 23명(46.0%), 스타벅스만의 분위기 14명(28.0%), 서비스 5명(10.0%), 음악·브랜드이미지·위치가 각 2명(4.0%)씩이었다.

스타벅스 커피맛은 과연 좋은가? 월간커피 홍성태 편집장은 “취향의 문제라 대답하기 곤란하다”면서도 “단 스타벅스 커피는 많이, 빨리 팔리기 때문에 커피의 회전율이 높다. 즉 신선하다 것만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 성공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 47명(중복응답 포함) 중 11명(23.4%)이 ‘새로운 커피문화’를 꼽았다. 다음은 브랜드이미지가 8명(17.0%), 서비스 및 감성·공격마케팅이 각각 6명(12.8%)이었다. 커피맛·향을 꼽은 이는 4명(8.5%)이었다.

‘스타벅스를 왜 좋아하는가’라는 질문에서는 커피맛, 분위기라는 답이 가장 많았지만, 한국 성공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는 ‘새로운 커피문화’란 답이 가장 많은 게 눈에 띤다. ‘새로운 커피문화나 브랜드이미지 때문에 스타벅스를 접했다가 커피맛과 분위기를 좋아하게 됐다’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스타벅스에서 주로 뭘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중복응답자 48명 중 20명(41.7%)이 약속·데이트라고 답했다.

독서·공부가 16명(33.3%), 나홀로 휴식(18.8%), 커피즐기기 3명(6.3%)이었다. 약속·데이트같이 커피를 매개로 한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공간이자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최적의 장소로도 애용되고 있는 셈이다. ‘나홀로 스타벅스에’는 스타벅스가 들여온 새로운 커피문화기도 하다.

한달간 스타벅스를 찾은 횟수와 비용을 물어보았다. 30명 중 18명(60.0%)이 한달 2~5회 간다고 응답했다. 6~10회 5명(16.7%), 10~15회 2명(6.7%), 20회 이상 간다고 응답한 이도 5명(16.7%)이었다. 한달 스타벅스 커피값으로 나가는 돈은 1만~2만원이 9명(30.0%), 3만~5만원 10명(33.3%), 6만~10만원 9명(30.0%), 15만원 이상은 2명(6.7%)이었다.

이밖에 중복응답자 42명 중 17명(40.5%)이 ‘가장 좋아하는 커피’로 ‘카라멜 마끼아또’를 꼽았다. 30명 중 22명(73.3%)이 커피 말고 다른 물건을 사봤다고 응답했다. 중복응답자 40명 중 15명(37.5%)이 텀블러, 12명이 다이어리(30.0%), 9명(22.5%)이 머그잔을 샀다고 답했다.

〈글 김종목·김동은|사진 정지윤기자〉

 

[커버스토리]독서·휴식 ‘커피 그 이상’
스타벅스의 국내 첫 상륙지는 ‘이화여대 앞’이다. 1999년 7월 이곳에 1호점(이대점)을 냈다. ‘이대 상권’은 사업 성패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곳. 이대점은 성공했고, 스타벅스 확장 전략의 근거가 되었다.

스타벅스 마니아인 안성원 김종은 신수정씨(사진 왼쪽부터).

스타벅스의 첫 커피 세례는 어떻게 받아들여졌을까. 지난달 22일 저녁 이대점에서 개점 당시 이화여대 2학년에 재학중이던 세사람을 만났다. 이들은 요즘도 2~3일에 한번꼴로 스타벅스를 찾는 마니아들이다.

“기숙사 개방행사 때 스타벅스가 판촉하러 왔어요. 종이컵에 커피를 담아 줬는데 다들 ‘커피맛이 왜 이래’라는 반응이었어요.” 신수정씨(26)의 말이다. 안성원씨(26)는 “처음 입맛에 안 맞았는데 커피맛이 진화해 나갔다”고 기억했다. ‘테이크아웃’이란 것부터 모든 게 새로웠다. 줄을 서 직접 주문하고 받아야 했다. 자리는 창으로 나 있고, 안과 밖이 서로 들여다보이는 구조였다.

신씨는 “미국, 캐나다에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다녀온 친구들이 ‘서울에도 스타벅스가 생겼네’라며 반기며 찾기 시작했다”며 “그 친구들 영향을 받아 애호가들이 한둘씩 늘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멋’ ‘이미지’도 ‘라떼 세대’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녹색의 환경 이미지, 재즈 음악이 주는 편안함. 스스로를 돋보이게 하는 마력도 있었다. 신씨는 “아침을 여는 이미지도 있었다. 학교 가는 길에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 한잔을 테이크아웃해 리포트를 들고 가는 기분. 커피로 잠도 깨지만 그때는 나 스스로가 ‘있어 보인다’는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종은씨(26)는 “영화 ‘유브갓메일’에서 맥 라이언이 스타벅스를 즐기는 모습이 영향을 많이 끼쳤다”고 전했다. 그는 또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나서 친구들과 밥을 먹었는데 ‘스타벅스로 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간다’ ‘스타벅스 가자’에는 여러 의미가 담겼다. 커피는 기본이고 대화, 공부, 리포트 쓰기, 독서, 데이트, 사색, 휴식까지.

안씨는 “스타벅스의 가장 큰 의미는 ‘공간’이었던 거 같다. 그 공간에 흐르는 재즈 음악, 분위기도 좋아했지만 5,000원짜리 커피 한잔이면 몇 시간이고 있어도 아무도 눈치 주지 않았다. ‘혼자 있는 게’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폼나는 거였다. 웰빙의 시초격이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현상’? 신씨는 “아는 영국인이 있는데 ‘서울에 스타벅스가 왜 이리 많으냐’며 놀란다”며 “미국을 추종하는 사회 분위기도 스타벅스 현상에 한몫 거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밥값’을 훌쩍 넘는 커피값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미국, 캐나다, 일본과 비교해 비싸다”며 “서구, 미국 이미지에 대한 값도 치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계속 승승장구할까? 안씨는 “서울에서 스타벅스는 대중화 단계인 것 같다. 커피 마니아 중에는 스타벅스보다 조금 더 비싼 커피빈, 파스꾸치 같은 델 가거나 유럽에서 오리지널로 배우고 온 바리스타가 있는 카페에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매장이 늘자 또다른 차별을 시도하는 ‘구별짓기’가 새롭게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김종목기자〉

 

그 이외의 나머지 기사들은 아래로 ...

http://news.khan.co.kr/s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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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6-06-11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싸서 가는데요. ㅎㅎㅎ

http://www.aladdin.co.kr/blog/mypaper/847795

balmas 2006-06-11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 그럼요. 퍼가셔도 되고, 자료를 더 보충하셔도 되죠. ^^
매너님/ ㅎㅎㅎ 스타벅스가 싼가요?

스타벅스 현상은 여러 모로 시대의 상징 같더군요.
실재와 기호의 분열,
욕망에 대한 통치,
문화와 젠더,
등등등 ...

마늘빵 2006-06-11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어거지로 세번인가 갔습니다. 저도 스타벅스 싫어요.

하이드 2006-06-11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커피마시러 가요. '마시러' 는 안 맞는다. '사러'
앉아서 마시는 시간은 백번에 한번도 안 될꺼에요.

mannerist 2006-06-11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는 스타벅스 가서 삼천원짜리 오늘의 커피 말곤 안마시거든요. 뭐 거기에 우유나 각종 파우더 무한 리필되니까요. 자세한 건 저 링크해놓은 페이퍼를 참고하심이^^

balmas 2006-06-11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음, 그렇군요. 혹시 그래서 애인이 없는 건지도 ... 3=3=3=3=3
하이드님/ 스타벅스 커피가 맛이 있나요? 저는 주로 자판기 커피나
집에서 타먹는 커피만 먹다 보니 잘 모르겠던데 ... -_-a
매너님/ 그렇군요. ㅎㅎ 어쩌다 혹시 가게 되면 '오늘의 커피'를
시켜야겠네요. :-)

비로그인 2006-06-11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상대편이 약속 장소 잡을 때나 아니면 일정이 어긋나서 몇 시간 앉아 있어야 할 때만 가는데요. 솔직히 전 스타벅스 커피 정말 맛 없더군요. 300원 짜리 자판기 커피에 적응이 되어있다보니 쓰기만 해요.

chika 2006-06-11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는 덴 스타벅스가 없습니다.
울 사무실 동네 찻집에선 생과일 듬뿍 넣은 생과일 쥬스가 삼천오백원입니다. 거기서 최고로 비싼거라서... 커피 열잔 마신 쿠폰으로만 사 먹습니다. ㅎㅎㅎ
(딴나라 스타벅스 얘기하는 것 같아서...;;;;;;)
- 아앗, 그러고보니 청도의 스타벅스에서 차 한 잔 마셨었슴다. ㄴ ㅑ ~ ;;;;;;

하이드 2006-06-11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커피를 맛으로 마시는 종이 못되어서, 대부분의 불쌍한 나인투파이브처럼 카페인을 보충하기 위해 마십니다.

balmas 2006-06-11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꾸 때리다님/ 몇 시간 혼자 있기는 편한 곳이더군요. 혼자서 책보는 사람들도
많고 ...
치카님/ ㅎㅎㅎ 생과일 주스, 오, 좋네요. :-)
ㅋㅋㅋ 하이드님 ... 역시! (-_-)b

싸이런스 2006-06-11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다방 콩다방 유감 ㅠ.ㅠ

이매지 2006-06-11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냥 150원짜리 학교 자판기커피나 뽑아서 벤치에 앉아 마시렵니다.
스타벅스는 그나마 가면 2명이서 하나 시켜서 시간이나 때우는 곳.

balmas 2006-06-11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이런스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
예전에는 연대앞 독수리다방이 좋았는데 ... 빵 공짜로 주고 소파 편하고
오래 있는다고 눈치 주는 사람 없고 ... ㅋㅋㅋ
이매지님/ ㅎㅎㅎ 사실 학교 다니면 굳이 스타벅스 이런 데 갈 필요가 없죠.
자유롭게 있을 만한 데가 얼마나 많은데 말예요. :-)

balmas 2006-06-11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애님/ 난 따우님이 더 좋은데 ... ^^;;;
지난 번에 원두 커피 사다 먹는다는 이야기하신 거 기억나네요. ^^a
맞아요, 그래서 숨은아이님은 안가겠다고 하셨죠. :-)
흐흐흐, 새벽별님이야 가실 일이 별로 없으실 듯 ...

balmas 2006-06-11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그러고보니까, 진짜 "다애"가 아니라 "다우"네요,
따우님. ^^a

ceylontea 2006-06-12 0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로 커피메이커에 내려 마셔요... 에스프레소 기계는 노리고만 있구... 사서 마시기엔 커피 값이 당최 감당이 안되요.. --;
따우님.. 스타벅스 패스포트.. 이젠 더 이상 안해요.. 기존에 있는 사람은 적용될테지만..
전 그보다는 커피빈 원두. 파스쿠치 원두는 양이 너무 많아요..--; 커피빈은 커피빈 마일리지 쌓이고, 12번이면 한봉지 공짜, 그리고 필터도 10장인가 15장인가 줍니다..
전 주로 커피빈 Tiera(유기농 커피) 마시는데.. 요즘은 커피빈 원두 품귀현상...--;
그래서 이번엔 그냥 유기농 매장에서 원두 샀어요...
스타벅스는 유기농 원두가 2종류 있는데.. 좀 연한 느낌.. 그에 비해 커피빈 원두가 더 진해요... 파스쿠치는 원두 종류 안많던데.. 요즘은 좀 많아졌나? 글롤리아 진즈는 무척 비싸더군요.. 왜 비싼지 모르겠어요..--;

딸기 2006-06-12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벅스는 금연이라서 싫어여 -.,-

보르헤스 2006-06-12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벅스는 의자가 안 좋아요. 나무의자로 궁데이 배겨요.좀 푹신한 의자 좀 갖다놓지. 거기서 몇시간씩 책읽고 공부하는 사람들은 뽕뽕팬티라도 입은건지...^^

마늘빵 2006-06-12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마스님 ㅠ-ㅠ

로드무비 2006-06-12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눈엔 신달자나 유안진의 수필집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소녀 취향과
하나도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고급스러울 것도 없고요.^^;

기인 2006-06-12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커피를 안 마시는 저로서는... 담배, 커피를 안 하니, 밥만 먹습니다. ㅡ,.ㅡ; 제 애인은 20대중반 여성인데, 커피 맛을 구별하더라고요. 저는 고기 맛은 구별하는데 애인은 고기 맛은 잘 모릅니다. 회 맛도 잘 모르고요. 우하하, 커피 맛 아는 것 보다 고기 맛과 회 맛을 아는 제가 더 뿌듯합니다. ^^; 고기는 정말 맛있는데서 먹어야 해요!!! (괜히 뻘소리 날림.... )

기인 2006-06-12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인 말로는 자하연 에스프레소 최악급이라고 하던데요. 마치 녹두 고기부페의 고기가 영 아닌 것처럼요. (고기부페 고기 중 맛있는 고기를 못 먹어봤습니다. 고기부페 싫어요 -_-;) 스타벅스 커피는 괜찮은 정도고, 어디 커피가 맛있다고 했는데...
예전에 수x 종종 출입할 때, 고기를 먹지 않는 식생활을 계획해 보기도 했지만, 한달 한번 정도 먹지 않으면 슬퍼지던데요... 쩝;

stella.K 2006-06-12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벅스 맛 없던데...값만 비싸고. 미국에선 그냥 흔한 커피체인점이라면서요? 뭐든 물건너 오면 그저 좋은 줄 안다니까요. 그래도 보편적인 것에선 성공했죠. 그 이후 글로리아 진스니 스타벅스 보다 조금은 고급 브랜드가 들어오긴 했지만 살아남지 못했어요. 진스가 스타벅스 보다 맛이 훨 난데도 말이죠. 역시 맛 보단 마케팅인가 봐요.

비로그인 2006-06-12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대 여대생이라... 이대 앞에 있는 스타벅스가 한국 스타벅스 1호점이라고 그랬던 거 같아요. 저도 몇 번 가보긴 했지만 너무 비싼 나머지 제 돈 내고 뭔가 마셔본 적은 한 번도 없다지요. 실은...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하나 사 가지고 들어가서는 스타벅스 3층 구석탱이에서 먹어댔던 경험이 더 많네요;;;

Runa 2006-06-12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리 댓글이 많으니 어떤 식으로든 스타벅슬 경험하는 게 우리 현실인가 봅니다.
부대 앞에도 있어, 커피 좋아하는 친구 땜에 몇 번 가긴 했죠.
아시다시피 FTA는 무역협정으로만 있지 않고, 이미 우리 안에 너무 많은 미국이 있죠,
글구 미국화는 앞으로 얼마나 더 촘촘하게 이루어질까요.

전 스타벅스커핀 꼭 코카콜라같아요. 고딩 땐 콜라 일부러 안 마시고 그랬는데, 지금은 배달된 치킨에 끼워주는 공짜 콜란 한번씩 마시죠. 절대 안 된단 고집도 우습지만, 싸구려 원가의 피자가 여기선 무슨 고급 요리처럼 대우받듯이-요즘 좀 내렸지만- 미국적 가치라면 먹히는 상술에 휘둘리고 싶지 않은 거죠.
요번 서울길에 친척동생이 커피빈이 더 맛있다해서 가보긴 했는데, 커피맛이 다 쓴맛 아닌가요?^^;;(낫긴 낫더군요, 4명이서 두 잔 마셨는데, 전 오늘의 커피를..ㅋㅋ)
저역시 나름 까탈스럽긴 합니다만, 대중이 상품으로 만나는 '고급'과 '예술'이란, 그저 주머닐 털기 위한 얄팍한 상술에 지갑 열어주는 것밖에 안 된단 냉손 어쩔 수 없네요.
근데, 저번에 무슨 일로 서울 갔을 때 만난 선생님께서 홍대 앞 스타벅스에서 보재서 좀 의외였는데, 선생님께서도 스타벅스에서 보자는 줄 알고 약간 뜨악했죠.
그래서 다시 보니 그게 '에서'가 아니고 '앞에서' 더군요.ㅎㅎ

BRINY 2006-06-12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학연수경험 있어서 스타벅스가 처음 우리나라 들어왓을 때는 프라푸치노를 다시 맛볼수 있게 되서 무척 기뻐했었는데. 커피는 안마시면서도 푸라프치노의 시원한 단맛에는 중독되어 버렸답니다.

balmas 2006-06-12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 ㅎㅎ 그러시군요. 사서 마시기엔 넘 비싸죠. 200원짜리 자판기 커피도

있는 데 말예요. ^^;; 커피에 대해 잘 아시네요. :-)

딸기님/ 월드컵 시청 잘 하고 계십니까? ㅋㅋ 요즘 살 맛 나시겠어요. 스타벅스를

안가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게 아닐까요? ^^;

보르헤스님/ 흐흐, 스타벅스에서 오래 견디려면 특수 팬티가 필요하군요. 첨 알았습니다.

아프락사스님/ ㅋㅋ 동병상련이랍니다.

로드무비님/ 님이 젊은 아가씨였다면 자주 가셨을 것 같은데 ... 3=3=3=3=3

기인님/ ㅋㅋ 저는 고기맛도, 회맛도, 커피맛도 구별 못하는데 어떡하죠?

님과 님의 애인님은 각각 장점이 있으니 서로 보완하면 되겠네요. ^^

스텔라님/ 오, 그렇게 브랜드가 많은가요? 저는 예전에 들어온 "자댕"이라는 데는

기억나는데 ...

여대생님/ ㅎㅎㅎ 님도 역시 스타벅스를 애용하지 않으실 줄 알았습니다.

(이건 칭찬인가 비난인가? ^^;)

카우테님/ 웬만하면 다들 스타벅스에 한번쯤은 가보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스타벅스가 오래 갈지 안갈지는 모르겠지만, 오래 못간다 하더라도

그 비슷한 것이 또 대체하게 되겠죠. 젊은이들이 한미 FTA에 대해 그렇게 반발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도 생활의 미국화, 문화의 미국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브라이니님/ 그러시군요. 그런데 프라푸치노는 뭘까요??

(촌스런 발마스 올림 ;;;)

HS님/ 혼자 다닐 경우, 특히 시간 때울 일이 있을 경우 스타벅스는 꽤 괜찮은

장소인 것 같더라구요. 사람들이 찾는 데는 그런 이유도 있겠죠??


비로그인 2006-06-13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배연기가 없어서 좋긴 한데, 너무 시끄러워서 다른 카페를 가게 되었어요. 테이블이 너무 다닥다닥 붙어있는 듯 해요.

balmas 2006-06-13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너무 시끄럽던가요? 하긴 좁은 공간에 의지가 좀 많은 편인 것 같더군요. ^^;;
 

 

[기획 - 세계인권선언 뜯어보기 ②] 논쟁조항 살펴보기 - 17조 재산권 조항
논쟁과 타협 속 기억해야 할 출발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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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은숙 
세계인권선언 17조
1. 모든 사람은 단독으로는 물론 타인과 공동으로 자신의 재산을 소유할 권리를 가진다. 
2. 어느 누구도 자신의 재산을 자의적으로 박탈당하지 아니한다.


세계인권선언 17조, ‘재산권’ 조항은 읽는 이들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재산을 인권으로 인정한다고? 그러면 재산 많은 사람에게 눌리는 다른 인권은 어떡하란 말이야?” 혹은 “재산권은 세계인권선언도 보증하는 당연한 인권인데 왜 인권 운운하는 사람들은 재산을 가지고 그리도 못마땅해 하는 거야?”, 이렇게 서로 다른 식의 이해 또는 오해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만큼 세계인권선언 17조는 불친절하다. ‘재산’이 ‘무엇’인지를 얘기하지 않고 ‘재산권’을 얘기하고 있고, 재산을 ‘단독’으로 가져도 ‘공동’으로 가져도 괜찮다고 하니 안 해도 그만, 해도 그만인 말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선언을 기초한 사람들의 생각은 과연 어땠을까? 17조를 구성하고 있는 생각을 크게 세 개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재산의 소유는 인간 생활에 기본적인 것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은 자신의 재산을 소유할 권리를 가진다. 둘째, 재산은 단독으로뿐만 아니라 타인과 공동으로 가질 수 있다. 셋째, 재산을 자의적으로 박탈당하지 않는다. 이 세 요소를 차례로 살펴보자.


세계인권선언 17조의 영문본 <그림 출처 : UN Photo>


재산의 의미

재산의 소유를 인간 생활에 기본적인 것으로 여겼지만, 선언은 재산이 무엇인지를 말하지 않는다. 선언을 만든 사람들의 재산에 대한 생각은 논쟁 중에 계속 변했다. 처음에 인권으로서 생각한 재산의 의미는 공익을 침해할 수 있는 ‘사적(private) 소유’가 아니라 ‘개인적 (personal) 소유’였다. 즉 사는 집, 소지품, 가구, 프라이버시를 보장받는 통신 등에 대한 개인의 소유를 생각한 것이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소유자가 될 권리를 인권으로서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의 선언에는 그런 말이 없지만, 처음 논의를 시작할 때 다뤄진 문구는 ‘존엄한 삶과 인간 존엄성에 필수적인 물질적 재화에 대한 권리’를 재산권으로 봤다. 이런 의미에서 모든 사람이 최소한의 개인 재산을 가질 권리를 갖는다고 본 것이다. 그 결과 지금의 조항 이전에 중간 채택했던 조항의 문구는 “모든 사람은 존엄한 삶에 필수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 개인과 가정의 존엄성 유지를 돕는 그러한 재산을 가질 권리를 가지며, 이를 자의적으로 박탈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입장은 곧 흔들리게 된다.

여러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개인적 재산의 개념이 나라마다 다른데, 인간 존엄성에 필수적인 필요나 최소한의 재산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의 개인 소유를 기본적 권리로 봐야 하느냐? 이런 문제 앞에서 ‘인간 존엄성에 필수적인 물질적 재화’를 재산으로 보는 것은 너무 막연한 표현이라 비판받았다. 인간의 존엄한 삶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재산권을 정당화하는 것이 막연한 반면에 개인 재산 외의 다른 종류의 재산권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는 것도 문제였다.

선언 기초자들은 물질적 재화를 생산해내는 경제체제의 문제를 건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 아니면 다른 그 무엇이냐를 생각하게 되자, 의견이 대립되는 건 당연했다. 재산권을 앞서 말한 개인의 소유에 국한하는 것은 협소하다는 지적과 함께 이윤창출 기업을 사적으로 소유하는 등의 여타의 재산권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른 한편에서는 개인 소유와 사적 소유 둘 다를 재산권으로 인정하는 걸 반대했다. 개인의 소유가 생산방식과 생산수단에 대한 사적 소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일부 사람은 엄청나게 소유하는 반면 다수를 착취하고 굶주리게 하는 일은 나쁜 것이고, 광산․운송서비스․은행 등을 사적으로 소유할 수는 없는 일이니 개인의 소유와 사적 소유는 다르다고 했다. 더 나아가 국가 경제 전체의 부에 대한 동등한 몫을 요구할 권리, 기업의 이윤에 대한 몫을 요구할 노동자의 권리를 재산권이라 주장했다.

이런 대립 속에서 선언 기초자들은 경쟁하는 경제체제에 대해 뭔가 말해야 하는 곤란에 부딪쳤다. 당연히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세계인권선언이 어떤 체제도 배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고, 서로에게 불가능한 것을 요구해서도 안된다는 것이었다.


‘단독’으로나 ‘타인과 공동으로’

그래서 선언은 “단독으로는 물론 타인과 공동으로” 재산을 소유할 권리라고 말한다. 어느 하나가 아닌 둘 다를 허용하는 혼합 체제를 선택한 것이다. “단독”이라는 말은 개인 소유와 사적 소유 둘 다를 의미하는 것이기에 당시 소련은 우려를 표했다. 그래서 “그 재산이 위치한 국가의 법률에 따라서”를 덧붙이자고 주장했다. ‘단독’이냐 ‘공동’이냐의 소유형태의 선택을 국가가 할 수 있어야 생산수단에 대한 사적 소유의 가능성을 불허할 수 있고, 그래야만 사회주의 체제가 세계인권선언에 의해 배제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단독으로”란 말은 개인적 재산에 대한 권리뿐만 아니라 기업에 대한 사적 소유도 포함하기 때문에 사회주의식 경제 방식을 배제한다고 봤다. 선언의 취지를 따져보면 ‘단독’의 소유가 사적 소유만을 말하는 것은 분명 아니지만 그것을 포함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이에 영국과 미국은 국가가 자본주의를 불법화하고 사적기업소유를 금지할 수 있다는 이유로 소련안을 반대했다. 개인소유냐 공동소유냐를 결정하는 주체는 국가가 아니라 개인이어야 한다는 이유였다. 소련의 제안대로 하면 선언과 같은 보편적 문서에서의 재산권이 무의미해진다고 했다. 다른 여러 국가들도 국가 법률을 언급하면 선언의 도덕적 탁월성이 손상되고, 좋은 것이건 나쁜 것이건 기존의 재산관련 법률을 승인하게 된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했다. 결론적으로 “그 재산이 위치한 국가의 법률에 따라서”란 소련안은 거부되었다.

사유형태든 공유형태든 둘의 혼합이든 어느 쪽을 선호하든지 선언 기초자들이 ‘무제한적’인 재산 소유권을 옹호한 것은 분명 아니었다. 재산권에 대한 ‘제한 요건’을 충족시킨다는 조건 하에서 자본주의적 또는 사회주의적 경제 체제 간에 중도를 유지하려 했다. 가장 자본주의적인 국가들조차 순수자본주의 체제란 게 설령 존재한다 할지라도 그것이 인권의 관점에서 수용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선언 기초자 중 그 누구도 시장의 자유로운 흐름이 인간 존엄성에 요구되는 재화를 전달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이 바로 선언 29조에 권리의 제한과 규제를 둔 이유이다.

한때 제한 요건을 17조 자체에 두느냐, 딴 조항에 별도로 두느냐도 또 하나의 논쟁거리였다. 결론은 별도의 조항인 29조에 “공동체에 대한 의무”, “민주사회에서의 도덕심, 공공질서, 일반의 복지를 위하여”란 제한에 모아졌다. 선언 29조에 있는 제한 요건이 재산권 조항만 염두에 둔 것은 아니지만, 재산권 조항이 그것의 구속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29조에 덧붙여 더 중요한 제한 요건은 노동권 관련 조항이다. 재산을 만들어내는 노동자의 권리에 의해 기업의 재산권이 제한되어야 한다는 것을 선언 기초자들은 분명히 인식했다.

재산을 무엇으로 보고, 어떤 재산에 대해 얼마만큼 제한을 두어야 하느냐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논쟁이다. 한 예로, 세계인권선언을 모태로 한 양대 국제인권규약(약칭 자유권 규약, 사회권 규약)에는 재산권 조항이 없다. 그 이유는 재산권은 인권이 될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 아니라 재산권을 어느 정도 어떻게 제한해야 하는가에 대해 국가들이 합의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의적 박탈 금지

재산권에는 재산을 획득할 권리와 재산을 획득한 후에 그것을 이용하고 향유할 권리가 포함된다. ‘자의적 박탈 금지’는 획득한 재산에 대한 사후 보호를 말하는 내용이다. 여기서 논쟁의 핵심은 ‘자의적’이란 단어의 의미이다. ‘불법적’이란 단어를 더 선호하는 의견이 있었지만 거부됐다. 선언 기초자들은 ‘자의적’이라는 것이 곧 ‘불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국가는 법률로써 얼마든지 자의적일 수 있기 때문에, 법률로 행해진 일이라 할지라도 모두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견해이다. 재산의 박탈은 자의적인 박탈과 법률에 의한 박탈 둘 다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며, 자의적이란 말은 불법이 아닌 오히려 불의하고 정당하지 못하다는 의미로 이해됐다.


모아 읽기

선언에서 재산권 조항만 따로 떼어서 읽는 것은 안 될 일이다. 다른 권리들과 마찬가지로 재산권 조항은 홀로 있는 ‘섬’이 아니라 다른 여러 권리들과의 관계 속에 있는 권리이고, 그것이 위치한 더 큰 맥락 속에서 살펴봐야 할 권리이다. 구체적으로는 노동권 등 경제사회적 권리의 맥락 속에서 읽어야 한다는 말이다.

재산권 조항은 선언에서 자유권과 사회권으로 구분되는 권리군의 중간에 놓여있다. 어떤 국가는 재산권을 자유권으로 읽고, 어떤 국가는 모든 사람의 생명, 노동, 주거, 교육, 의료 등에 관계된 권리와 같이 고려하지 않으면 재산권을 권리로 고려하는 것 자체를 반대한다. 그래서 국가의 자의적 개입이나 간섭을 배제하기만 하면 보장될 수 있는 권리로 재산권을 바라보는 국가가 있는 반면에,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과 의무가 요구되는 사회권으로 취급하는 국가가 있다.

유엔은 어떤 식이냐 하면, 재산권을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의 실현’이란 주제 속에서 다뤄왔다. 그 속에서 주된 논의는 재산권을 여타 인권과의 상호연관성 속에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유엔인권위원회는 재산권에 대한 논의를 돕기 위해 90년대에 독립전문가(Mr. Uis Valencia Rodriguez)를 임명한 일이 있다. 그는 유엔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개인의 사적 소유를 보편적 인권으로 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사적 소유의 이용은 소수의 손에 생산수단의 집중을 촉진해왔을 뿐 아니라 소수가 무제한으로 부를 축적하게끔 했다. 이는 엄청난 부의 소유자와 아무것도 갖지 못한 대다수 사람들 간의 계급 분화의 근본원인이다. 집단적 재산이 이런 결점들을 어느 정도 완화시켜 왔으며 재산의 사적 이용은 국가에 의해 규제되고 있다. 지금껏 알려진 어떤 경제체제에서도 절대적으로 사적인 생산수단의 소유 현상은 결코 없으며, 공공의 이용․안보․건강보호 등의 필요성에 법으로 제한돼왔다”고 말한다.

이처럼 선언의 기초과정에서 불거졌던 문제들은 여전한 논쟁거리이다. 눈에 보이는 명시적 문구는 없지만, 인간의 존엄성 실현에 필수적인 물질적 재화를 누릴 권리로서의 재산권이 17조의 출발점이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인권오름 제 7 호 [입력] 2006년06월08일 0: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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