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10일 (토) 16:54   데일리서프

 

[기사추가: 2005-12-10 17:09]

황우석 교수팀 연구원이었던 김선종 씨가 줄기세포 사진 조작 사실을 YTN에 숨겼다는 내용의 기사를 오후 3시께 ‘단독’이라고 보도했던 YTN이 4시가 넘어서자 기사를 삭제해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더해 YTN이 지난 12월 4일자 방송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김선종 씨와의 인터뷰 중 줄기세포 사진조작 부분을 의도적으로 숨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겹쳐져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 씨를 인터뷰했던 YTN은 10일 오후 3시 15분 “김선종 연구원이 줄기세포 사진조작 YTN에 숨겨”라는 제목으로 당초 4일자 보도의 인터뷰와는 달리 김 씨가 줄기세포 사진을 조작했다는 내용으로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소속 이모 교수가 이메일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방송은 “김선종 연구원이 황우석 교수의 지시나 요청에 따라 줄기세포 사진 2장을 11장으로 늘린 것으로 안다”는 피츠버그대 교수의 주장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현재 피츠버그 의대가 실시하고 있는 자체 조사에 김 씨가 매우 중요한 대상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 교수는 진상조사에 들어간 피츠버그 의대가 모든 자료와 정보를 공개하라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황 교수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 제기된 의혹을 인정하는 것이 국제 학계의 관행이라는 점도 강조한 것으로 방송은 보도했다.

사진 작업 담당한 김선종 연구원의 조작 발언, 어느쪽이 진실인가

이로써 줄기세포 조작 논란은 다시 연구원 김선종 씨의 YTN 4일자 인터뷰가 진실이었느냐는 점에 초점이 맞추어지게 됐다. PD수첩 팀이 그동안 강조해온 ‘중대증언’ 중 하나가 줄기세포 조작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PD수첩 제작진은 미국으로 건너간 2명의 연구원들의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지난 4일 방송된 YTN과의 인터뷰에서 MBC PD수첩 제작진에게 중대 증언을 한 바 없다고 단호하게 주장했다. PD수첩과의 인터뷰를 전면 부인한 셈이다.

YTN의 보도는 PD수첩의 취재윤리 파문으로 확산됐으며, 김 씨는 YTN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대진술이라는 부분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질 수 있었다.

그러나 황 교수와 PD수첩 제작진의 양쪽으로부터 검증절차와 제반된 사안에 대한 법률적 증인으로 나선 김형태 변호사가 8일 한겨레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김 씨가 PD수첩에 진술한 내용이 일부분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PD수첩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제기를 소개하면서 “김아무개 연구원은 진실을 말하면 검찰수사 대상에서 빠지도록 제보자 보호를 하겠다는 피디수첩의 제의를 받은 뒤 ‘지시를 받고 사진 2장을 10장으로 불렸다”고 밝혔다.

복수의 관계자들을 통해 황 교수의 사진조작 의혹이 점차 수면위로 떠오른 것이다.

김 씨는 황우석 교수의 연구 중 스테이닝 작업을 맡은 연구원이다. 스테이닝이란 줄기세포의 분화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스키드마우스(면역결핍쥐)에 줄기세포를 넣어 키운 종양인 테라토마 조직이나 줄기세포의 DNA를 염색해 사진으로 촬영하는 작업을 말한다.

한편 YTN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어떤 기사가 삭제됐는지 모르겠다”면서 “만약 기사가 삭제됐다면 기사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달중 (daru76@dailyseop.com)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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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기 시작했구만.

황우석  교수가 언제까지 병원에 누워 있을까 궁금하다 ...

 

 

원래 보도된 기사

 

황우석 교수팀 K연구원, 줄기세포 사진 2장을 11장으로 늘린 사실 YTN과의 인터뷰에서 숨겨

[노컷뉴스   2005-12-10 17:02:48] 
피츠버그 의대 한국인 이모 교수 YTN 10일 오후 뉴스서 이같은 사실 밝혀 논란 또다시 일어



미국 피츠버그대에 파견된 황우석 교수팀의 K연구원이 줄기세포 사진 2장을 11장으로 늘렸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YTN은 10일 오후 3시 뉴스에서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미국 피츠버그 의대의 한국인 교수가 YTN에 e-메일을 보내 K연구원이 황우석 교수의 지시나 요청에 따라 줄기세포 사진 2장을 11장으로 늘린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교수는 또 "K연구원은 YTN 기자와의 현지 인터뷰에서 이러한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면서 "이에 따라 피츠버그 의대가 실시하는 자체 조사에서 K연구원이 매우 중요한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YTN은 이 교수가 이러한 사실을 밝힌 이유에 대해 "비록 미국에 있지만 황우석교수의 줄기세포 의혹이 불거지면서 한국 사회와 학자들이 국제 사회의 의심과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것을 매우 우려하기 때문"이라며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의혹을 한국 사회와 대학들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 외부의 손에 의해 문제점이 드러나는 수모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피츠버그 의대가 실시하는 자체 조사에서 K연구원이 매우 중요한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며 "피츠버그 의대가 모든 자료와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청했는데도 황우석 교수가 협조하지 않으면 줄기세포 조작 의혹을 사실로 인정하는 것으로 판정받는 것이 국제 학계의 관행"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미국 피츠버그 의대에서 조교수로 재직하면서 임상 약리학 센터의 임상 조사실 업무도 겸하고 있으며 미국 FDA(식품의약품 안전청)에서 객원 의학자료심의요원으로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제의 K연구원은 4일 방송된 YTN과의 인터뷰에서 "'PD수첩' 제작진의 협박과 회유가 있었으며, 황우석 교수의 논문이 가짜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남궁성우 기자 socio9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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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5-12-10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YTN도 손발이 안맞는 기자들이 있나보네요.. 특종을 위해서 '황박사에게 불리한 기사'를 싣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어겼으니... 쩝.
(무책임하거나 게을러서)몰랐거나 (비겁하게)묵인했던 국내 학자들은 물론 언론 또한 망신 당하게 생겼군요. 에거..

balmas 2005-12-10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걸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순진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MANN 2005-12-10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참, 매일 무슨 반전 드라마라도 보는 것 같네요.
 

 

[오마이뉴스]

 

MBC 사과가 왜 진보의 실패인가

[반론] 유창선 칼럼 '일그러진 진보주의'를 반박하며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의 논문 진위 논란과 관련 MBC가 최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자, 유창선 <오마이뉴스> 고정칼럼니스트는 지난 5일 ‘황우석 몰아세운 일그러진 진보주의'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 논란을 지켜보는 진보주의자들의 태도를 질타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여인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감사가 반박문을 보내왔습니다. 여인철(49) 감사는 공학박사로 한국선급 수석연구원을 지냈으며 지난해 9월 KAIST 제13대 감사로 선임된 바 있습니다. <편집자 주>
▲ 지난 5일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유창선 고정칼럼니스트의 칼럼 '황우석 몰아세운 일그러진 진보주의'.
지난 4일 일요일, MBC에서 자사의 < PD수첩 > 취재과정에서 윤리기준 위반이 있었다며 사과방송을 내보낸 이후, 대다수 언론이 거의 신바람이 난 듯하다.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굴복'한 MBC에 저마다 한방씩 날리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 MBC < PD수첩 > 방영을 옹호했던 한줌도 안 되는 사람들에게도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MBC의 사과가 취재윤리 위반에 대한 사과였으며, 사건의 본질은 그대로 남아있음에도 마치 모든 것에 패배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거의 모든 언론이 부추기며 즐기고 있다. 그들은 마치 '승자'가 된 듯 착각하는 모양이다. 거기엔 <오마이뉴스>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 같다. 메인화면 톱기사를 "자가당착 MBC"로 채우더니, 곧 차가운 비판글이 이어졌다.

[전문보기] 유창선 칼럼 - 황우석 몰아세운 '일그러진 진보주의'

[......]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297186&ar_seq=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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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라주미힌 > [펌] 물리학자가 바라본 황우석 논란

 


몇 달 전 SCI급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을 발표하는 세미나를 한 적이 있었다. 끝날 무렵에 누군가가 이렇게 질문했다.
“그 계산 결과를 내가 도대체 어떻게 믿을 수 있죠?”

한편으로 생각하자면 남의 계산 결과를 의심하는 것이 상당히 무례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런 질문은 사실 학계에서 그리 드문 일은 아니다. 만약 내가 거기다 대고 “이미 학술지에 실린 논문인데...” 라고 대답한다면, 웃음거리가 되지는 않더라도 아마 질문자에게 충분한 해명이 되지는 않았을 터이다. “제 계산 노트 보여 드리죠.” 라는 한마디로 상황은 끝났다.


물리학을 전공한 내가 박사과정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배운 것은 “모든 것을 의심하라”는 것이었다. 흔히 교과서라고 불리는 출판서적들은 물론 유명 학술지의 ‘검증된’ 논문조차도 자기가 직접 확인해 보기 전에는 “절대로 믿지 말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르침 중의 하나였다. 실제로 과학이 발전해 온 역사를 보더라도 이런 의심과 회의야 말로 과학의 성공을 보장해 준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의심과 회의는 필연적으로 기존의 권위와 상식에 대한 도전일 때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 도전받는 권위는 이런 갖가지 도전을 이겨냄으로서 자신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해 낸다. 그래서 귄위에 대한 도전과 의심, 공격과 방어는 매우 자연스러운 과학 활동의 일부분이다.





천하의 아인슈타인도 양자역학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은 과학자로 남았다. 스스로가 생애 최대의 실수라고 인정했던 우주상수는 근래에 와서야 그 중요성이 다른 이유로 인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실정이다. 현존 최고의 물리학자라는 스티븐 호킹도 블랙홀에서의 정보 상실이라는 자신의 주장이 무수한 공격을 받았지만 아무도 그런 의심과 도전을 ‘흠집내기’라는 식으로 비난하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에 그는 자신의 이론을 일부 수정하기에 이른다. 실험과학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비교적 큰 규모로 이루어지는 실험 결과를 놓고서도 저건 잘못된 실험이라는 주장들이 언제나 제기된다. 그 결과가 어느 학술지에 얼마나 비중있게 실렸나 하는 사실 자체는 과학적인 근거와 관련해서는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과학자가 자신의 양심과 과학적 근거에 비추어 납득되지 않으면 의문을 제기하고 권위에 도전하는 것은 그들의 본능에 가깝다. 과학자들은 수년에 걸쳐 그렇게, 어지간해서는 “절대로 믿지 않도록” 철저하게 교육받기 때문이다. 과학이 지금까지 성공한 학문으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과학적 방법론이 그 활동의 모든 과정에서 철저하게 관철되기 때문이다.


최근 황우석 교수팀의 인간 배아줄기 세포와 관련된 논란을 보면서 한 가지 매우 안타까운 점은 그 어디에서도 문제해결을 위한 과학적 방법론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사이언스나 네이쳐라는 학술지가 연구결과 혹은 진실의 최종 잣대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과학자들에게는 그저 이름있는 학술지 중의 하나일 뿐이다. 단지 거기에 실렸다는 이유만으로 그 논문을 믿는 과학자는 세상에 아무도 없다.


그래서 논란의 초기에 황우석 팀에서 ‘사이언스에 실렸으니 검증이 다 되었는데...’라고 주장하는 것은 적어도 과학자의 상식으로 봤을 때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그런 주장을 대한민국 최고의 과학자 집단에서 했다는 사실, 과학계에서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권위에 대한 도전과 의심과 회의를 흠집내기로 몰아가는 태도 등이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일반인들의 여론과는 달리 젊은 과학자들이 모이는 인터넷 게시판들(scieng나 kids, 혹은 bric)에서는 황우석 팀의 이런 대응방식에 많은 의혹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정말 ‘과학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윤리를 위해 취재과정에서의 최소한의 윤리를 어겨서는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과학적 논란을 해결하는 과정이 비과학적이거나 심지어 반(反)과학적이어서는 결코 안 된다. 젊은 과학자들은 바로 이 점 때문에 국민 대다수의 여론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왜 황우석 팀은 이 사건을 ‘과학적’으로 해결하지 않는가.


온 국민을 며칠간이나 혼란에 빠뜨린 이번 사건은 전 세계는 물론 인류 전체의 과학 발전에 중대한 획을 그은 위대한 성과에 관한 것임에 반해 그 대응방식에서 ‘과학’ 혹은 ‘과학적 방법론’은 철저하게 배제되었다. 더군다나 해당 연구집단이 일반 대중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반면 같은 과학자 집단으로부터는 큰 신뢰를 얻지 못한다는 점이 매우 이례적이다.


혹자는 <피디수첩>이라는 비전문가가 세계적인 과학적 업적을 검증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하지만 이 또한 그리 과학적인 주장이 못된다. 과학적인가 아닌가는 그 주체가 누구인가와는 상관없이 주체가 벌이는 행위가 얼마나 과학적 방법론에 입각해 있는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많은 젊은 과학자들은 다소 어설픈 <피디수첩> 제작진들에게 대한민국 최고의 과학자 집단으로서의 황우석 팀이 이번 기회에 과학이란 어떤 것인가를 제대로 ‘한 수 지도’해 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이미 잘 알려진 대로 황우석 팀은 오히려 스스로 합의한 방법론을 거부하기에 이른다. 이것은 전혀 과학적이지가 않다. 기존의 방법이 과학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새로운 과학적 방법을 제시하면 된다. 황우석 팀의 뒤이은 언행은 이 땅의 많은 과학자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줄기세포를 다시 시연해 보이겠다는 말은 예컨대 화살을 과녁의 퍼펙트 골드에 한 번 더 꽂아 넣어 보겠다는 말인데, 누구도 그런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 그저 지금 과녁에 꽂혀 있는 화살의 지문검사만 하면 그냥 끝날 일이다. 새로운 연구 성과를 내보이는 것으로 검증을 대신한다고 하는 말도 과학과는 거리가 멀다. 앞으로 나올 연구 결과와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배아줄기세포의 진위여부가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지 나로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이건 과학의 문제 이전에 상식의 문제다.


황우석 팀은 과학적인 방법론의 정도를 걷기보다는 언론플레이만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같은 과학자의 입장에서 매우 서글픈 일이다. 젊은 과학자들이 찾아낸 사이언스 논문의 동일한 세포사진도 황우석 팀의 주장과는 달리 이미 사이언스에서 검토 중인 게 아니라, 논란이 있고 나서야 황우석 팀에서 정정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되었고, <피디수첩> 때문에 세계최초를 빼앗겼다는 일본의 그 논문은 취재 들어가기 전인 5월말에 벌써 제출된 상태였다. 연구팀의 핵심 관계자들이 과학의 정도를 걷는 대신 연이어 거짓된 주장들을 언론에 계속 내놓는 한 과학자 사회에서의 학자로서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나는 문제의 배아줄기 세포가 진짜라고 믿는다. 아니, 믿고 싶다. 그러나 과학은 종교가 아니다. 과학적인 믿음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어야만 한다. 국익에 비추어 본다면 매우 매몰차 보일지 몰라도 과학자들은 매사에 의심하고 회의를 품고 0.1%의 의혹에도 문제제기하도록 그렇게 교육받고 훈련받은 사람들이다. 저자 중 한 명이 논문의 진위에 의혹을 제기한 점, 문제의 배아줄기세포 DNA를 공정한 제3자(사이언스를 포함해서)가 검증했다는 사실이 전혀 없다는 점, 후속 연구와 이 문제는 전혀 별개라는 점은 생명공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도 다 알 수 있는, 이미 알려진 ‘사실’들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적어도 ‘본능적으로 의심’하는 과학자들에게는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 행위다. 그리고 이처럼 그다지 심오하지도 않은 뻔한 사실들을 놓고서 ‘과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을 하기가, 또 받아들여지기가 이렇게 어렵고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면, 나는 아마 과학자의 길을 걷지는 않았을 게다.


황우석 교수는, 나 또한 존경해 마지않는, 대한민국 최고 과학자 제1호다. 그런데,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그가 이끄는 연구팀에 의해 대한민국의 과학이 실종되어 버리는 지금의 상황이 나는 너무나 안타깝다. 팀내 안규리 교수는 이번 일로 후배 과학자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많은 염려를 하셨지만, 정작 젊은 과학자들은 전혀 과학적이지 못한 선배 과학자들의 태도와, 의심하고 문제제기하는 과학자로서의 본능과 양심을 사회적으로 거세당한 참담함에 괴로워하고 있다. 이를 짓밟고 성취한 국익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과학입국을 꿈꾸는 대한민국을 정말 가치있는 나라로 만들 수 있을까...


과학도로 첫발을 내디딜 때 가슴에 품은 한 구절이 문득 떠오른다.


“진리는 나의 빛이니(VERI TAS LUX M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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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자누스 2005-12-08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이 갑니다. PD 수첩의 협박 취재도 이해가 안되지만 세계적인 학자가 기자들의 공격에 정면으로 대응하지 않고 이리 저리 시간 끌면서 10 kg 이나 빠져 입원까지 했다니. 무슨 고민 때문인지... 이건 권력형 비리에 얽혀 있는 정치 모리배들이 흔히 쓰는 수법 아닌가요? 대학자가 이런 모습을 보여주니 답답하네요.

포월 2005-12-09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학자들의 침묵(인지 그것의 카르텔인지)에 화가 나있던 참에, 이 기사를 읽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제가 간만에 맘먹고 황량한 제 서재에 이 기사를 퍼서 글을 쓰려고 했는데, 역시나! ^^ . 며칠전의 세미나에서 80년대 학번의 선배가 전두환시절보다 지금이 더 어둡다고 말씀하셨는데 기사의 댓글을 쭈욱 보니 과학과 이데올로기의 거리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자 하나!'가 인민의 혈관 속에 잠복해있는 '쇼비니즘'을 이토록 폭발시킬 수 있는 것인가! 제 생각에 사태는 과학의 문제를 떠나 정치의 장으로 옮겨온 것 같습니다. (사실 황우석 박사(!) 건은 오래전부터 정치와 경제의 장에서 준비되어온 플란의 일환이라는 의혹이 있습니다.) 그러니! 좌파라면 이 문제에 당연히 개입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응전!!

balmas 2005-12-10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자누스님/ 입원 소동이야 언론 플레이의 일종이겠죠. 지금 하는 걸 보면
논문 검증에 대해서는 새로운 논문 집필이라는 카드로 시간을 끌고, 대중들에
대해서는 동정심에 호소하는 양면 전략이 아닐까 합니다. 왜 그렇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
포월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나중에 좀더 자세히 밝혀지겠지만, 이번 사태는
처음부터 정치의 영역 안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이들이 말하듯이
이 문제는 원래 과학의 문제니까 정치나 언론, 비과학 전문가들은 개입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얼마간 편파적인 입장이라고 봅니다. 과학 대 정치(비과학)라는, 얼마간 실증주의적인 관점도 문제가 있겠죠.
 
 전출처 : 마태우스님의 "발을 빼면서"

마태우스님/ 저는 님에게 별로 서운한 감정을 가진 건 없습니다.

생각이 다른 거야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고, 생각이 다르다 보면 당연히 논쟁과 토론이

따르게 마련이라고 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글을 올린 것 뿐인데, 부담이

됐다면 죄송하네요.

사과의 댓글까지 달아주셨는데, 일일이 답을 못한 건 제 불찰입니다.

댓글을 달아주신 다른 분들께도 죄송하구요. (변명하자면, 제가 쓴 글은 댓글들에

대한 일종의 답글이었습니다. 저는 또 답글을 받기를 기대했는데, 별로 답글이

없어서 좀 의아하긴 합니다. )

한 발 빼신다는 데 이런 말을 해서 죄송하지만, 쓰신 내용 중 하나가 좀 맘에

걸리네요.  " 싸이언스도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황박사의 논문이 조작된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라고 하셨는데, 저까지 포함된다면, 저는 좀 빼주셨으면 좋겠네요.

저는 믿어 의심치 않는 게 아니라, 그냥 의심스러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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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08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5-12-08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네... 표현이 틀렸네요. '조작일 가능성을 거두지 않고 있다.'고 할 걸 그랬습니다. 이럴 땐 고치는 게 좋을까요 안고치는 게 좋을까요. 지금 고치면 다른 분들의 댓글이 이상해지잖습니까..

balmas 2005-12-10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어계신 님/ 글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쪽으로 생각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마태우스님/ ㅎㅎㅎ 페이퍼를 새로 하나 쓰시는 게 ...
 
 전출처 : 라주미힌 > 〈PD수첩〉 DNA 분석결과에 대한 생물학도들의 토론

 이 기사에 대한 생물학도들의 평가와 토론 보기=> http://gene.postech.ac.kr/bbs/view.php?id=job&page=3&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745


방송 타면서 떠든 생물학자들은 지금까지 무슨 얘기를 한거지?

저 토론의 결론은 '황우석 신뢰할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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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07 0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2-07 0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biosculp 2005-12-07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과가 어디로 뛸지는 모르겠지만 황우석을 신뢰못한다는 결론도 성급한것으로 보입니다.
피디수첩 자체도 지금 믿을수 없는 상태이기에 양쪽 누구도 믿을수 없습니다.
포름 알데히드에 고정된 시료를 해본사람만이 알기에 생물학자들도 해보지 않고 상관없지 않나 하는것은 의미없는 애기입니다.
소장학자들은 괴수라고 불리는 노땅학자들에 대한 반감은 지금 일이 터지기 이전부터 이를 갈고 있는상태입니다.
사진 문제가 불거지고 그게 어제부터 새튼이 보낸것이라는 보도도 나오는데 무조건 황우석은 신회할수 없다는 전제가 먼저 끼고 해석을 하는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황우석이 신회할수 없는것은 없다고 봅니다.
난자문제는 황우석이 낀문제가 아니고 사진문제도 아직 더기다려 보아야 겠지만 새튼의 잘못일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고 디엔에이 검사문제는 처리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도 있습니다.
황우석의 행동에 석연치 않은점이 많은것은 사실이지만 새튼이나 피디수첩의 협박을 매개로 해석해보면 뭔가 내부적인 전쟁같은생각입니다.

balmas 2005-12-08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iosculp님/ 확실한 결론을 내기는 어렵다는 말씀에는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황우석 교수에게 특별히 의혹을 가질 만한 것은 아직 없다든가 기타 사진 문제나 다른 점들에 대한 biosculp님의 판단에는 동의하기 어렵군요. 저는 충분히 의혹을 가질 만하다고 봅니다.

biosculp 2005-12-08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우석교수 논문의 진위가 거짓이든 진실이든 몇가지 문제는 계속남을 것 같습니다. 황박사 문제는 여기저기서 떠드니 일단 접어두고
피디수첩의 취재상의 문제는 그들이 받은 제보가 옳다고 해도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야 했는데 드러나지 않았으면 모를까 취재의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칠것 같습니다. 피디수첩에 이어 프레시안의 강양구 기자도 브릭이나 사이엔지의 글을 열심피 퍼날르는데 그분도 기자의 자격이 없이 의심나는 데이터 자체를 사실화하는 언사를 하고 있습니다. 브릭이나 사이엔서 그분을 기자가 아니라 칼럼이스트라고 말하고 있더군요.
저 자신도 황박사의 논문내용과 사진은 초기부터 의심할수 있지만 정확하지 않으면 의문제기일뿐 확실한 언어를 쓸수가 없어 주저주저 하는데 너무 확신에 찬분들의 애기를 들으면 솔직히 겁납니다.
황박사에 대한 비난과 문제제기가 동일하게 문제제기한 쪽에도 적용되는것을 보면 양측에 대해 신뢰를 보낼수 없는것. 이런게 솔직히 우울해집니다.

balmas 2005-12-10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시안]의 강양구 기자가 얼마간 경도된 건 사실이죠.
그렇지만, 지금처럼 일방적인 분위기에서 그 정도의 태도는, 강 기자의 입장에서는
피하기 어려운 수단이었겠죠. 제가 강 기자의 입장이었더라도 사실 큰 차이가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강 기자에게 너는 너무 경도됐어라고
말하지 못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