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으로 인권읽기] 식량주권: 모두의 권리-식량주권을 지지하는 민간/시민사회단체 포럼 성명(200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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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은숙 
'식량주권'이란 말이 절실하게 겨울 공기를 가르고 있다. 주권 없는 식민지 주민마냥 내몰리던 농민들이 하나 둘씩 생명을 잃고 있다.

1996년 '세계식량정상회담'이란 것이 로마에서 열렸다. 명목상 '만인을 위한 식량안보 달성'과 '2015년까지 영양부족인구 반감'을 목표로 내걸었다. 하지만 농산물 시장 개방을 염두에 둔 식량수출국들과 시장가격으로 평가될 수 없는 농업의 다원적 기능과 중요성을 강조하는 개도국들간의 갈등은 어정쩡하게 봉합됐다.

5년 후인 2002년, 또 한차례의 정상회담이 열렸다. 세계정상들은 그동안 뭘 했나를 점검했다. 원래 세웠던 목표대로라면 2015년까지 세계 8억 기아인구를 절반인 4억으로 줄여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매년 2천2백만 명씩 기아인구가 감소돼야 했다. 하지만 상황을 평가하니 진전은 형편없어서 이대로 나가다간 45년이 더 걸릴 것으로 추정됐다. 세계 전체 식량공급은 충분한데 나라간의 이동과 분배가 자유롭지 못하니 자유무역을 하면 된다던 정책이 엉터리였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 두 차례의 정상회담이 열릴 때 전 세계 농민들과 식량권을 옹호하는 민간단체들도 한데 모였다. 이들은 세계정상들과는 다른 것을 꿈꾸었다. 여기서 논의된 개념이 '식량주권'이었다. 오늘 읽어볼 선언문은 농산물 자유무역에 맞선 식량주권에 대한 선포이다. '식량주권'은 우리 농민들만이 외치는 배타적 구호가 아니다. 농토와 전통적 농사방식을 빼앗기고 쫓겨나며 농사를 지으면서도 기아에 시달리는 세계의 농민들, 초국적 기업농에게 식량권을 내맡긴 정부하의 국민들, 자기 먹거리와 고유의 풍경, 다양하다 못해 풍요한 문화적 자산을 잃어버리고 세계무역기구(WTO)가 먹으라는 것을 먹어야 하는 소비자들의 공통구호인 것이다.

이 선언문에 나타난 대로 '식량주권'이란 먹을 것에 대한 권리와 먹을 것을 생산할 권리 둘 다를 포함하는 것이다. 먹을 것에 대한 권리, 즉 식량권이 기본적 인권이라면, 그 식량을 어떻게 얼마만큼 생산하느냐는 정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식량 생산을 위한 자원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를 통해 문화적 다양성과 환경을 보존하며 초국적 기업농의 유전자 조작식품과 단일품종, 종자약탈 등의 횡포로부터 벗어나자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먹을 것을 생산하는 사람들이 가장 굶주리고 있다는 것은 어딜 봐도 정상이 아니다. 자유무역이 굶주림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것은 자살하는 농민들이 속출하는 현실에서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자기 이익을 가장 잘 판단하는 주체는 자기 자신이라며 개인의 자유에 모든 걸 내맡기자던 자유주의자들은 왜 자기 이익을 가장 잘 판단하고 있는 농민자신의 말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 것일까? 선택의 자유를 그리도 강조하던 자들이 우리 땅에서 유전자 조작되지 않은 종자로 안전하게 가꾼 음식을 먹고 싶은 우리의 선택을 무시하는 것일까? 몇몇 초국적 기업농의 손에 우리의 식량권을 내맡기고 싶지 않은데 왜 무역자유화라는 유령선에 강제 승선해야 하는가? 자동차와 휴대전화를 수출하려면 농사는 짓지 말아야 한다는 규칙은 누가 누굴 위해 만든 것인가? 그런 게임의 규칙에 동의하지 않는데도 게임에 참가해야만 한다는 법이 법이라면 거부하는 게 마땅하지 않겠는가? '돈'을 만들어내는 것만이 가치이고 국가경쟁력이라고 생각하는 틀 속에서 농민들을 비난하지 마라. 농민들은 '돈'이 아닌 '생명'을 가치로 생각하는 틀 속에서 싸우고 있다.

평생 생명을 심고 가꾸는 일을 한 탓에 자신의 생명을 잃은 농민들의 영전에 머리를 조아릴 뿐이다.

식량주권: 모두의 권리-식량주권을 지지하는 민간/시민사회단체 포럼 성명(2002.6.14)-(Food Sovereignty: A Right For All-Political Statement of the NGO/CSO Forum for Food Sovereignty-)

1996년 행동계획(세계식량정상회의가 채택한 '로마선언문과 행동계획'을 말함)의 실패는 정치적 의지나 자원의 부족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다. 실패한 이유는 오히려 그것이 기아를 초래하는 정책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그 정책이란 남반구에 대한 경제자유화와 문화적 동질화의 추구이며 그것은 규정한대로의 행동이 실패하면 군사력으로 뒷받침됐다. 오직 근본적으로 다른 정책만이, 지역사회들의 존엄성과 생존에 기반한 정책만이 기아를 없앨 수 있다. 우리는 이 일이 가능하며 긴급하게 요청된다고 확신한다.

1996년 이후로 정부와 국제기구들은 기아와 영양실조의 구조적 원인을 강화하는 지구화와 자유화를 지휘해왔다. 이는 농업생산물 덤핑에 대한 시장 개방, 기본적인 사회경제적 지원기구들의 민영화, 공공의 토지·물·어장·삼림의 사유화와 상업화를 강요했다.

식량주권이란 무엇인가? 식량주권은 자기들 자신의 농업·노동·어업·식량·토지 정책을 생태적· 사회적·경제적·문화적으로 자신들의 독특한 환경에 적절하게끔 정할 수 있는 인민·지역사회·나라들의 권리이다. 식량주권에는 식량에 대한 권리와 식량 생산에 대한 권리가 포함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모든 인민이 안전하고, 영양적이며, 문화적으로 적절한 식량에 대한 권리를 갖는다는 것이며, 자신과 자신들의 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 식량 생산 자원과 능력에 대한 권리를 갖는다는 것이다. 식량주권은 다음을 요구한다:

다각화된 농민과 생태적 생산 체제에 기반하는 국내 및 지역 시장을 위한 식량생산에 우선성을 둔다.
농민에게 공정한 가격을 보장한다. 이는 헐값의 덤핑 수입물로부터 내부 시장을 보호할 힘을 의미한다.

식량 생산에서의 여성의 역할 및 생산 자원에 대한 여성의 동등한 접근과 관리를 인정하고 증진한다.
토지, 물, 유전자 및 기타 자원에 대한 기업의 소유권에 대항하여 생산자원을 지역사회가 관리한다.
종자를 보호한다. 종자는 식량과 생명 그 자체의 기초이며, 농민들의 무료 교환과 이용을 위해 보호돼야 한다. 이는 생명에 대해서는 어떤 특허도 있을 수 없다는 의미이며, 식물과 동물들의 중요한 유전적 다양성을 오염시키는 유전자 변형 작물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의미한다.
권한강화, 인민과 지역시장을 위한 식량 생산 및 지역 관리를 위한 장치로서 가족들과 지역사회들의 생산 활동을 지원하는 공적 투자를 한다.

식량 주권은 무역의 관심사를 초월하는 것으로 인민과 지역사회의 식량권과 식량생산권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의미한다. 수출을 위한 생산과 식량 수입보다는 지역시장과 생산자들에 대한 지원과 증진을 의미한다.

세계은행(the World Bank), 세계무역기구(WTO),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나온 "모두에게 맞는 한가지 사이즈"의 정책들은 "많은 세계들을 위한 여지를 품은 하나의 세계"의 비젼으로 대체돼야만 한다. 연대와 다양성의 존중을 통해 힘과 인간존엄성이 건설되는 세계에서 모든 나라들과 민족들은 자신들의 정책을 정할 권리를 갖는다.…
인권하루소식 제 2944 호 [입력] 2005년11월25일 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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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8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balmas 2005-11-30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어계신님, 답글이 늦었습니다. 죄송 ... ^^;;
추천 감사 드려요. :-)
 

현재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대중적 광기는, 이번 주말을 고비로 좀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MBC 앞의 촛불집회에 고작 50명 남짓 모였다는 것을 보면, 인터넷을 중심으로 선동하는

소수의 세력들이 이번 인터넷 광란의 근원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다수의 대중들은 '오랜만에 나온 위인'인 황우석 교수, 우리나라에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고,

노벨상을 타서 국위를 선양하고,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난치병 환자들에게 치료의 희망을 안겨다주는,

그야말로 경제적 이익과 상징적 위신, 인도주의적 감동의 화신인 황우석 교수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시기'와 '모함'에 빠지고, '시청률만을 노린 상업주의적 방송의 도발'의 희생물이 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이런 저런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 같다.  

 

[프레시안]이나 [오마이뉴스], [한겨레]를 중심으로 "일그러진 애국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대중들의 광기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제목소리를 내고 있고, 황우석 교수를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현재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극단적인 반응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댓글들을 달고 있는 것을 보면,

특별한 선동들이 지속되지 않는 한, 다음 주부터는 극단적인 광란은 어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인터넷 포퓰리즘은 한번 타오를 때는 걷잡을 수 없지만 그만큼 지속력이 부족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이게 더 위험한 것일 수도 있다. 현재의 추세는, 일종의 "누이좋고 매부좋고" 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한편으로 황우석 교수를 비롯한 생명공학 연구자들의 작업에서

 준수되어야 할 윤리적 지침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황우석 교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이번 사태를 겪은 뒤 오히려 더 공고해진 지원이 이루어질 것 같다. 이런 추세가 위험스럽다는 것은

앞으로 황우석 교수를 비판하거나 견제하는 일이 더 어려워지고, 그렇게 해서 문제의 진짜 핵심이

은폐될까 해서다.  

 

황우석 스캔들의 문제의 핵심은, 한편으로 첨단 생명공학과 자본의 결합(이번에 제기된 윤리적 문제는

이러한 결합이 필연적으로 수반할 수밖에 없는 비인간적 현상의 극히 일부가 아닐까)이고, 다른 한편으로

포퓰리즘에 편승한 극우 민족주의의 등장, 또는 이 두 가지 경향의 행복한 결탁에 있는 것 같다.

어제 친구가 이번 사태에 관해 한 가지 언질을 준 게 있는데, 이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첨단 생명공학과

자본의 결탁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적어도 그 한 단면을 시사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일부만 그대로 소개해보자.

 

<우리형 연구분야가 관련 있어서 사실 10년전부터 황우석 얘기를 여러번 들었는데 지난주에 들은

게 바로 노와 황의 커넥션이다.

누가 먼저 접근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둘 사이를 연결 한게 바로 박기영이란다 (형이 이 사람도 잘

아나 보던데 386들 따라다녀서 시골 국립대 교수 하다가 청와대 들어간 여자라고 혹평하더군).

그런데 문제는 노의 대중 선동 목적과 황의 연구비 욕심이 만난 것보다 더 큰 의도가 노무현에게

있다는 점이란다. 민노당 성명에서도 지적하듯이 박기영, 황우석, 노성일이 모두 속해 있는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는 우리나라 의료를 완전히 시장에 내주는 걸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사실 그 위원회의 플랜은 삼성에서 제공된거다.

삼성은 의료산업과 의료보험시장의 결합이 유망한 사업분야라고 판단해서 아주 조직적으로

준비해오고 있는데, 너도 알겠지만 삼성생명은 국내보험시장의 거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고

삼성의료원은 현재 의료시장의15%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형 얘기로는 공식적인 삼성의료원 외에 삼성이 실제로 지배하고 있는 병원은 훨씬더 많고

지방의 국립대병원들과도 부분적 제휴를 거의 맺고 있단다. 거기다가 범삼성계열인 Cj그룹은

제약업과 생명공학 분야에서 의료산업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형이 진행하고있는 연구도 CJ와 연결이 있단다. 그래서 지금 판단으로는 노무현과 주변 놈들이

황우석 연구의 시장가치를 잘 몰라서라기 보다는 의료의 산업화와 공보험의 무력화를 통한

사보험의 지배력 강화를 관철시키기 위한 대중 선동으로 황우석 연구를 띄워주고 있는 측면도

있을 것 같다. >

 

생명공학과 독점자본의 결합이 어떤 왜곡된 결과를 낳을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적어도 그것이 현재

많은 난치병 환자들이 원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안타까운 노릇이지만 ...

더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결합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욱 확고한 이데올로기적 지주를 확보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노무현은 사라져도 남한에서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는 개혁과 참여라는 이름 아래 헤게모니를

확보했듯이, 설사 앞으로 황우석 교수가 이런저런 문제로 낙마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 배후에 있는 첨단 생명공학과 독점 자본의 결합, 그리고 그것을 감싸고 있는 극단적 이데올로기는

죽은 아버지처럼 불멸의 권위를 휘두르게 되는 게 아닐지, 나는 그게 더 걱정스럽다.

 

 활동가들과 진보 지식인들이 좀더 고민하고 분석해봐야 할 문제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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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sculp 2005-11-27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가지는 좀 이해가 안됩니다.
황우석의 성과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중의 하나가 실용화가 되려면 얼마나 걸린지 모른다는 시간의 문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과의 결탁을 행복한 결합이 과연 가능할지 그것도 한번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복제를 하더라도 분화과정을 조절하는 과정이 있어야 되는데 이것의 연구는 아직도 길이 먼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리고 대중들이 바람이 생명공학이 미래에 돈이 되는것이라면 외국에서 발달되어 돈을 주고 사오는것보다는 우리나라에서 선취하는것이 낳지 않을까 하는 그런점 아닐까요.
지금도 반도체의 많은 부분이 로열티나 기계구입비로 다 나간다고 알고 있는 상황에서 원천기술의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 생명공학분야에서 원천기술을 보유하는것이 보유하지 않는것보다는 낳을테니까요.
이번 피디수첩의 보도에 대한 반응으로 대중의 광기나 국수주의라는 단어가 많이 보이던데 솔직히 저는 이런 평가에 대해 그것이 적실한지 좀 의아스럽습니다.
황박사의 발표대로 연구원의 난자제공이 자발적이었고 후에 알았다면 제가 지도교수라도 외부에 노출되는것에 대해 고민할것 같습니다. 제 제자가 노출이 되었을경우 그 제자들에 따라다니는 꼬리표는 난자팔아 교수되었다는 낙인이 찍일수도 있기때문이죠. 경우에 따라서는 윤리적인 밝힘을 해야하지만 그 연구원들의 보호라는 측명에서는 고려가 없는듯하고, 피디수첩을 보면서 알게 모르게 모멸감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밝히는 방법의 문제지요. 그런식의 까발김의 형식을 취할수 밖에 없었는지. 말이 아다르고 어다르다고 충분히 지적할 부분과 그동안 간과된점 우리나라에서 취약한점에 대해 뉴스나 다른 형식으로 충분히 전달될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런식으로 밖에 할수 없었는지.


balmas 2005-11-27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iosculp님/
1시간 동안 쓴 댓글이 날아가버려, 허탈해서 다시 못쓰겠습니다.
그냥 제 생각은 님하고 좀 다르네요. 그렇게 이해하세요 ... ㅠ.ㅜ

릴케 현상 2005-11-27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시골'국립대래^^

키노 2005-11-27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보다 국익이 우선한다는 보도를 접하고는 경악을 금치못했습니다. 7, 80년대를 살아온 우리로서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발상입니다.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하는데 말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의학윤리에 대한 국내의 기준을 정립하고 투명한 연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MBC의 방송태도에 완전히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완전히 죽일 방송처럼 보도하는 다른 방송사들의 방송은 또 다른 방송 폭력이라고 봅니다.

비로그인 2005-11-27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본에는 국경이 없지요. 황우석이 아닐지라도 누가 되었건 자본으로서는 자신의 지지기반을 공고히할 수만 있다면... 삼성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세계도 지배하려나? 쿡-_-;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수다보니 삼성 다니는 몇몇 제 친구들이 종종 부러운 건 사실이라지요.-_-; 경제적으로 쪼들리는지라... 정신 차리자...;; 우우우우..-_-)

2005-11-27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11-27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에 라디오 토론을 듣다보니 모 철학과 교수가 황우석 교수의 "과학에는 국경이 없지만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국익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정말 나중에 히틀러라도 되려는 건지...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지만 과학에는 국경이 없다"

둥가 2005-11-27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구... 한 가지 더... 이전에는 배아가 생명인가 하는 윤리적 토론(그나마도 생색내기 같았습니다만)이라도 이루어졌었는데, 이제부턴 거기에 대한 논의는 보기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네요. 종교계의 신념 문제를 떠나서 이 문제도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일텐데.. 이제 그건 구닥다리 논쟁 정도로 은폐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balmas 2005-11-27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 ㅎㅎㅎ 그 보좌관이 PD 수첩에 대해 한 마디 했다더군요. 황우석 교수 흠잡기에 여념이 없는 편파적인 방송이라고 ...
키노님/ 분위기가 여전히 살벌하지만, 그래도 조금 지나면 가라앉겠죠.
여대생님/ 글쎄, 황우석-노무현-삼성의 커넥션은 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경제적으로 쪼들리면 그러지 않을 수 없죠. ㅎㅎㅎ
숨어계신 님/ ㅋㅋㅋ 놀리시는 겁니까? 1시간 동안 쓰느라고 고생했는데, 저장을 눌렀는데 갑자기 로그인 화면이 떠오르는 순간 ... 헉! oh my god ...
자꾸 때리다님/ 철학과 교수들 중에 그런 사람들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누가 그랬을까 ...
둥가님/ 정말 그게 안타깝죠. 이 광풍을 겪은 다음에 누가 감히 그런 문제들을
제대로 제기할 생각이나 하겠습니까?
 

 

'PD수첩' 책임PD,"네티즌 비난 여론,찬양 일색 언론

때문"(MD인터뷰)

[마이데일리   2005-11-26 16:35:48] 

http://news.empas.com/issue/show.tsp/cp_my/2166/20051126n02539/

 

 

[오마이뉴스]

맹목적 감싸기는 황 교수에게 '독'일 뿐이다
[주장] 연구윤리 자리잡아가는 계기로 삼아야

 

조선], [동아], 사람들 선동하는 것 좀 봐라 ...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295079&ar_seq=2

 

▲ <조선일보> 11월 25일(금)자 황우석 교수 관련 보도.
ⓒ 조선일보 PDF
▲ <동아일보> 11월 26일(토)자 황우석 교수 관련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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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량 2005-11-26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활하라, 황우석!" 언제 죽었었나, 부활하게. -_- 왜들 이렇게 호들갑인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애국주의라고 간편하게 설명하기에는 너무 많은 심리적, 사회적 요인들이 중첩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조선, 동아는 참 가지가지 합니다..

비로그인 2005-11-26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회 하나 잘 잡은 거죠. 이런 신문들, 진작에 망했어야 하는데..;;;

balmas 2005-11-26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량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좀 복잡한 현상인 것 같죠? 조선, 동아가 다른 이유로
찌라시 소리를 듣겠습니까? 무서운 건 저 놈들(특히 조선)은 왼쪽을 때리기 위해서 일부러 오른쪽을 때리는 시늉을 할 줄 안다는 거죠. 쟤들이 왜 저러는지 좀더
성찰해봐야 할 것 같네요.
여대생님/ 기회 잡는 능력이야 비상하죠. 그러니까 그만큼 신문 팔아먹는 거겠죠.

릴케 현상 2005-11-27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일보는 정말 신문 아닌가벼^^

balmas 2005-11-27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 신문 이상이기도 하고 신문 이하이기도 하죠. :-)
 

 

<피디수첩>에 사이버 뭇매…‘일그러진 애국주의’ 번진다
광고 기업 불매운동에 PD 가족사진 공개도
“국익도 중요하지만 이성적 토론 고민해야”

 

http://www.hani.co.kr/kisa/section-002007000/2005/11/002007000200511251858769.html

 

[PD 수첩] 지지, 후원 운동이라도 벌여야 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네 ...

그냥 이대로 어, 어 하고 있다가 이 놈의 광풍이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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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aus 2005-11-26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의합니다.

balmas 2005-11-26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jeekh님 고맙습니다. 조중동 찌라시들을 비롯해서 "기회다!" 하고
여론 선동하는 데 정말 못봐주겠습니다.

엔리꼬 2005-11-26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토가 나오려 하는 걸 억지로 견디고 있습니다.. 일반인들도 국익 앞에서는 여지없이 돌변하는군요..

balmas 2005-11-26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 보니까 많은 사람들은 '훌륭한 사람'이 '연구를 못하게 된다'니까
안타까워 하는 심정에서 이런저런 댓글들을 달아놓는데, 이런 댓글들에
편승해서 극우 민족주의를 부추기는 놈들이 있더라구요. 조중동이나 다른
찌라시 같은 신문들도 마찬가지구요.
여론의 광풍이 이렇게 형성되고 확산되는구나, 이런 식으로 해서
구조화되고 제도화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드니까 끔찍하더군요.
우선 이 광풍을 빨리 진정시키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Klaus 2005-11-26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어떻게 진정시키죠?

MANN 2005-11-26 0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요즘 신문 뉴스를 잘 안 봐서 잘 몰랐는데,
발마스님 올리신 거 보고 돌아다녀보니 장난이 아닌 것이
정말 무서울 정도더군요...

비로그인 2005-11-26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시안 정도를 제외하군 조선, 한겨례 할 것 없이 찌라시 짓을 하더군요.

2005-11-26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둥가 2005-11-26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름이 끼치더군요.

balmas 2005-11-26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jeehk님/ 그러게요. [프레시안]이나 [오마이뉴스], [한겨레] 등은 그래도
비판적으로 견제하는 기사들을 내보내고 있는데, 다른 데는
포퓰리즘에 편승하기에 정신이 없으니 말예요. 다음 주 초쯤 사태를 봐서
시민 단체 쪽에서 뭔가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요? 저는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MANN/ 오랜만이야. 그렇지, 포털 사이트 같은 데 다녀보면 겁날 정도지 ...
자꾸 때리다님/ 글쎄 말이죠.
숨어계신 님/ 저도 한번 가서 봤답니다. 좋은 댓글들이 많더군요. :-)
둥가님/ 이번 사태는 정말 놀랄 만한 점들이 많습니다. 저는 이 현상들이 일시적인
데 그치지 않고 구조화, 제도화되지 않을까 그게 더 걱정입니다. ㅠ.ㅜ

둥가 2005-11-27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흑 - -;; 저도 그게 걱정입니다.

balmas 2005-11-27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둥가님/ 그렇죠 ...
 
 전출처 : 라주미힌 > [펌] 황우석과 노무현 그리고 ‘국익우선론’

대자보 http://www.jabo.co.kr/

 

황우석과 노무현 그리고 ‘국익우선론’
[비나리의 초록경제] 난자에서 추출하는 줄기세포, 산업아닌 윤리의 문제
 
우석훈
 
예전에 총리실에 있을 때 과학기술 담당과장이 바로 내 옆자리에 있었다. 그 때 내가 있던 방에서 처리하던 일들이 생명공학 문제, 통신위성 문제와 잠수함 도입건 등이 한참이었고, 외국인 노동자 문제도 한참 머리 아픈 문제들이었다. 그리고 그 때에는 황우석이라는 이름이 이렇게 국민적 스타로 전면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견하지 못했다. 그 시절의 기억과 그 이후의 사건 전개를 돌아보면 사실 뜻밖이다.
 
황우석에 대한 입장 중에서 가장 적당한 답이라고 생각되는 건 서울대 총장인 정운찬 교수의 입장이 제일 속편하면서도 정답에 해당된다고 생각된다.
 
사실 생명공학이라는 특별한 과학분야에 넋이 나간 건 우리나라만은 아니다. 가장 심한 건 싱가포르인데, 전기나 화학 같은 일반 엔지니어링을 전공하는 대학생의 숫자가 우려되어서 전부 생명공학만 하면 싱가포르는 누가 먹야살리느냐는 질문이 싱가포르 국회에서 제기되었고, 싱가포르 교육부 장관이 그래도 다른 분야에도 아직은 전공자들이 많이 있다고 답변하는, 정말 희대의 해프닝이 벌어졌다.
 
황우석 사건은 정말 우연한 일들의 연속인데, 내가 기억하는 한도로는 이렇게 사건이 벌어지게 된 맨 앞의 사건은 보통은 '바보 코리아'라고 부르는 BK 사업이 이상하게 전도된 결과이다. 이걸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생물학과의 지평을 조금 알 필요가 있다.
 
Molecular biology라고 부르는 분자생물학이 나름대로 학문으로 기틀을 잡은 것은 50년대의 일인데, 쟉크 모노(Jacques Monod)가 노벨상을 수상하면서 이 길이 세상에 전면적으로 알려지고 유행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 생물학과에서는 서울대와 연대 사이에 좀 격차가 심했는데, 서울대는 약간 백화점식으로 각 분야를 다 잘했고, 연세대는 대부분의 분야를 조금씩 못했다. 그러다보니까 이 차이를 좀 시정해보겠다고 분자생물학 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그렇게 된 데에도 약간의 연유가 있다.
 
연세대학교는 이과대학교와 공과대학교가 옆 건물이다시피 하기 때문에 다른 대학교보다는 교류가 좀 많고, 여기에 예전 가정대였던 식생활학과의 식품영양학 교수들까지 연결되어서 콘소시엄이 쉽게 형성이 되었고, 여기에 대기업의 길을 가고 싶어하던 풀무원의 돈이 흘러들어왔다. 풀무원만 돈을 댄 건 아니지만, 어쨌든 이렇게 식품회사들의 돈을 받으면서 공대와 생물학과와 식품영양학이 연결되면서 90년대 중반에 분자생물학만은 연세대학교가 서울대랑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갔는데, 바로 이즈음에 '브레인 코리아'라고 하는 교육사업이 돈을 왕창 풀게 되는 일이 벌어진다. 생명공학은 이렇게 해서 연세대학교로 낙착이 되었고, 여기에서 분자생물학은 식품산업에서 시작하는 길로 접어들게 된다.
 
워낙 설비에 돈이 들어가는 일인데 BK에 떨어진 서울대 생물학과는 분자생물학 쪽으로 주력을 투입하기가 좀 어려워지고, 그러다보니 수의학과에서 오히려 분자생물학에 주력할 여건이 좀 형성되었다.
 
그런데 역시 돈이 좀 들어가니까 학교 당국에 여러 가지로 신청을 하고 시도를 했는데, 좀 남사스럽고 또 사실 별 기술도 아니지 않느냐고 소위 어벙떨면서 못본척 한 사람이 정운찬 교수이다. 대체적으로 유전자 조작기술 중 클론 프로젝트라고 흔히 부르는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는 물론 나름대로는 기술이기는 하지만 기술 자체의 난이도 때문에 발전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적인 이유로 선진국들이 꺼려하는 기술 분야이다. 중진국들이 핵기술을 개발하지 못하는 것과 메카니즘 상으로는 다를 바가 없다고 인식되고 있던 분야이다.
 
태양광이나 연료전지와 비교하면 생명기술은 윤리적인 특징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데, 기술이 어려운 것은 나머지도 마찬가지이다. 태양광 기술에도 아무런 기술적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석유기술에 대한 대체가능성과 함께 이게 삼성 기술이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정부가 약간 목숨을 걸었다. 태양열과 태양광은 똑같이 태양에너지를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같아 보이지만, 반도체를 사용해서 발전을 한다는 점에서는 전혀 다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90년대 중반 이후로 재벌사들이 목숨 걸고 반도체에 투자하다시피해서 반도체 기반이 괜찮은 편이다. 그래서 아직 발전단가가 몇 배나 높은데도 불구하고 태양광이 국가 기반기술로 분류된 것은 결국 반도체에 국가적 차원으로 집어넣은 투자비를 다른 기술로 뺄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는 설득력이 있었다. 연료전지의 경우는 이게 과연 환경기술인가라고 물어보면 전해질과 전해질 회수 그리고 전환 에너지라는 측면에서는 여전히 좀 논쟁거리가 남아있다.
 
연료전지는 원래 아폴로 기술이었는데, 달나라 갈 때 좁은 공간에서 발전을 하기 위해서 생겨난 기술이다. 그리고 이 연료전지가 다시 중요해진 것은 냉전 시대에 핵발전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서 조금 더 조용하고도 밀폐된 공간에서 전기를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독일 같은 곳에서 먼저 연료전지를 잠수함에 접목시키게 되면서 새로 빛을 보게 되었다. 지금은 모바일(핸펀) 기술과 노트북 기술에 더 가깝다. 현재로서는 상용화 바로 직전 단계에 있다.
 
생명공학의 경우에는 다국적기업을 중심으로 한 종자시장과 의료시장을 그 기반시장으로 하고 있는데, 물론 이론적 기반은 분자생물학이다. 클린턴에 미국이 생난리를 친 게놈 프로젝트나 70년대와 80년대 미국에서 우리나라 생물종을 싹 모아서 연구하는 것들 혹은 제 3세계 국가의 밀림에서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미생물종을 찾는데 목숨거는 일들이 대개는 같은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연구 기반같은 것이다.
 
이 중에서 줄기세포에 관한 연구는 인공적으로 인체의 특별한 장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클론 논쟁을 피해나가기 위해서 생겨난 연구인데, 난자 상태에서 직접 추출하는 배아 줄기세포와 성인의 몸에서 추출하는 성인 줄기세포로 나누어져 있고, 황우석 교수가 연구하는 것이 바로 이 배아줄기세포이다. 클론은 사람 자체를 복제해서 이 복제된 인간으로부터 직접 장기를 떼어내는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데, 간단히 말해서 이건 살인에 해당된다.
 
그래서 사람을 만들지 않고 장기만 만들면 될 거 아니냐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는데, 기술적으로는 성인 줄기세포는 이미 분화가 끝난 상태라서 특정 몇 가지 부위로만 발육하게 되고, 배아 줄기세포는 이것 자체가 사람이 만들어지는 첫 번째 상태 즉 난자 상태에서 직접 조작이 시작되기 때문에 가능성이 좀 더 다양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성체 줄기세포를 이용해서 필요한 장기를 만드는 게 더 고급기술에 해당하는데, 이건 좀 더 연구가 필요하고 임상적으로 조금은 시기가 빠를 수 있는 것이 배아줄기세포이다.
 
난자에서 직접 조작을 하니까 기술적 어려움보다는 윤리적인 문제에 직접 봉착하게 된다. 여기에서의 핵심적인 윤리 문제는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난자 상태인데, 여기에 정자 혹은 세포핵을 이식해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게 되니까 생물학적인 관점에서는 이게 사람인지 그냥 세포인지 좀 판단하기 애매한데, 종교적으로는 약간 기형적으로 생긴 거지 사람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들도 존재한다. 결국 난자와 정자가 만난, 즉 착상된 첫 번째 단계가 배아 줄기세포이니까 가능성이 많은 대신에 그 자체가 하나의 생명체라고 볼 수 있는 문제가 있다.
 
그런데 진짜 심각한 윤리적인 문제는 이러한 종교적인 문제가 아니라 '여성'에 관한 시각 자체이다. 난자는 성인 여성이 한 달이 약간 안되는 주기에 '알'을 낳게 되는데, 그 알을 바로 지칭하는 거고, 이걸 구하려면 누군가 좀 희생을 해야 한다. 근데 이게 수술행위에 해당하고, 건강에도 좋지 않고 하여간 좀 문제가 있다는 게 기술적 판단이다.
 
외국에서 이 배아줄기세포의 윤리 문제에 대해서는 주로 이 두 번째 문제에 집중된다. 보나마나 고통과 신체의 손상을 동반하면서 누군가 난자를 주어야 한다면 이 난자를 주게될 여성은 가난한 여성과 어린 여성들이 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판단이고, 만약 돈을 주고 난자를 구할 수 있게 한다면 흔히 음침한 판단을 하는 것처럼 보호받아야 할 사람들이 구조적으로 희생자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외국에서는 이걸 별로 윤리적이지 않고, 만약에 이런 실험을 한다면 깡패들이나 지하시장에서 연구하게 될 것이라는게 상식적인 과학철학에서의 판단이었다.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UN이 약간의 제도장치를 만들어 놓았다. 인간복제금지협약이라는 걸 만드는 중인데, 그게 늦어지면서 난자 채취에 대한 약간의 안전장치가 있는데, compliance라고 부르는 제재조치는 없다.
 
가난한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commerce를 금지시키고 있고, '이해당사자'라는 조항이 또한 중요한 기준인데, 이는 연구진 중에서 여성 연구인력이 보이지 않는 압력에 의해서 난자를 제공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경우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대체적으로 이 정도의 안전장치가 있으면 우선은 여성 보호는 일단 할 수 있게 되는데, R&D의 눈으로 보면 이 정도로 UN까지 나서서 장치를 만들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생명윤리보호법 같은 걸 만들어놓고 있으니까 연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일단은 어디에선가 불법적인 요소가 끼어들어갈 수 밖에 없는 좀 점잔치 못한 연구로 이해되고 있다.
 
쉽게 표현하면 기술이 어려운 건 아닌데, 어지간하면 하지 말라고 국제적으로 분위기를 만들고 있던 것이 바로 이 난자를 이용한 배아줄기세포 연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걸 깬 사람이 황우석 교수이다. 풀무원이나 제일제당 같이 생명산업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왜 이 연구에 돈을 대지 않으면서 좀 복잡한 문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기초연구가 아니라 10년 내에 상용화될 수 있는 기술이라서 어차피 돈 될 거라면 생명산업에 관심있는 업체나 기업연구소가 여기에 자금을 대지 않는 이유는 한 마디로 큰 시장이 되기가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성체줄기세포와 달리 배아줄기세포는 세포에서 세포를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난자를 채취해야 한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UN이 강해지고, 사회가 부유해질수록 이런 일들을 더 못하게 할 가능성이 많을뿐더러 사람들이 난자 채취가 어떤 것인지 알수록 부도덕하다는 이미지를 뒤집어쓰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 마디로 부도덕한 산업에서 매번 부도덕하게 돈을 버는 기업이라는, 그래서 앞에서 벌고 뒤에서 밑지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난자를 채취할 때 촉진제를 사용하는데, 이게 여성 호르몬 자체를 심하게 교란시켜서 후유증이 심하고, 심한 경우에는 성격이상이나 불임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쉽게 표현하면 자기 딸이나 자기 부인에게는 시키지 않을 일이라는 점 때문에 다른 세포들과 달리 도덕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병리학적인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아주 고상한 기술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업이 돈을 제공하지 않으니까 서울대의 학교당국에 돈을 좀 달라고 했는데, 정운영 총장이 주위에서 어떤 말을 들었는지 이 연구에 특별기금을 지원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런대로 점잖고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UN 협약에 아직 강제조항으로 발달하지 않고 국내법의 입법이 지연되는 이 동안에 황우석 교수팀이 구워 삶은 게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였다.
 
이 작전은 성공했다. 이 때 내세운 논리가 '국익'이다. 이게 산업으로 성공할까? 다른 기술들처럼 대량보급되는, 소위 mature market으로 들어가기는 어렵다. 난자를 대량으로 제공하는 기술이랑 결합되어야 할터인데, 이건 정의상 불가능하므로 결국 마피아 시장 같은 것이 되고,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아주 큰 일반 기술시장이 되기는 어렵다.
 
그런데 하여간 이게 국가에 도움이 된다는 간단한 논리로 - 산업의 눈으로 보면 그렇게 끄덕거려지지는 않는다 - 언론에 국회의원까지 총동원되어서 한 일이 뭐냐...
 
BK에 떨어진 이후 서울대가 지원했어야 할 기초연구비용을 서울대가 창피하다고 딴짓하면서 대지를 않는다. 그래서 그걸 열린우리당의 386들하고 연결을 했고, 이제 이게 국가의 보물이고 황우석 교수는 국보급 과학자가 되었다. 물론 나는 여기에 대해서는 별 불만은 없다. 어차피 내가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는 실제 과학자들이나 이공계에서 이 연구에 대해서 환상을 가지고 있거나 진짜 존경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라 잠깐 있다가 사라질 현상이다. 
 
그런데 노 대통령을 비롯한 열우당의 386들이 이 기술에 홀딱 넘어가면서 황우석의 무리수가 생겨났다. 어차피 다음 정권이나 다음에 이게 문제가 될 때에는 자금줄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아마 덩치를 잔뜩 불려서 그야말로 요번 판에 '승부' 보자고 생각한 것 같다.
 
덩치를 크게 늘렸는데, 늘려도 너무 늘렸다. 좀 전까지 내가 알던 바로는 연구교수만 40명 가까이 뽑고, 그야말로 황우석 사단이 되었다. 그러다보니까 끊임없이 돈을 대야 하는데, 아마 정운찬 총장 있는 동안에는 서울대에서는 나오기가 좀 어려울 것 같고, 그야말로 만만한 노 대통령과 386들이 이 돈을 대는데, 실제 시장이랑 연결되기가 어렵다. 기술개발 시간만이 아니라 난자 공급 때문에, 정상적인 시장이 되기가 좀 어렵다.
 
물론 이렇게 기술을 개발하다보면 우연히 - 혹은 의도적으로라도 - 다른 기술을 얻을 수가 있으니까 R&D의 부수적 효과는 있을 수는 있지만, 그걸 위해서 몇 백억씩 돈을 대자면 이제는 국정 기술의 우선효과 같은 것들에 대한 논란이 생겨나고, 다른 기술 분야에서도 슬슬 볼멘 소리가 나오기 시작할 때가 되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첫째는, 흔히 대학 R&D 사업에서 보통 보듯이 연구비 유용 사건들이 기다리고 있다. 물론 황우석 교수야 돈 때문에 이런 일을 하는게 아니지만, 그 밑에 있는 사람들은 결국 돈과 명예 때문에 하는 사람들이 많을테니까 이걸 일일이 관리하기가 어렵다. 요번 국정감사에서는 1억원의 불법 자금이 문제가 되었지만, 이 덩치가 움직여나가면 일단 자금상의 잡음이 많이 생기게 된다.
 
둘째는, 그리고 이게 실제로 황우석 교수가 두려워하는건데, 도대체 난자를 어디에서 얻었느냐는 것이다. 돈 주고 샀다고 해도 불법이고, 만약 연구진 혹은 관련된 사람이 기증했다고 하더라도, UN 규정 위반이다. 물론 이 경우는 제재조치는 없으므로 이게 감옥갈 일은 아니지만, 진실은 현재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이 연구가 덩치가 커지면서 더 많은 난자가 필요하게 될 것인데,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서 대체적으로 좀 한동안 시끄럽다가 말 연구에 불과한데, 이 덩치를 끌고 끝까지 가게 되면 결국에는 국회 청문회 아니면 검찰 취조실로 이 연구진들이 가게 될 확률이 높다.
 
이 논의의 핵심은 난소 제공자인 '여성'을 어떠한 존재로 볼 것인가에 관한 문제이고, 종교계에서 얘기하는 생명의 존엄성은 약간 부차적인 논쟁이다.
 
한 마디로 여성을 '난자 제공자' 정도로 보지는 않겠다는 것이 미국과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의 입장인데, 나름대로 연구를 할 수 있던 수준이 되는 나라 중에서 우리나라가 여성에 대한 인간적 존엄성에 관한 철학이 가장 형평없는 나라라는 것이 사실은 황우석의 연구가 세계적으로 보여준 실체적 진실 같아 보인다.
 
이래서 우선 곤란해진 사람이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다. 부시는 꼴통 우파로 보통 분류하지만, 생명윤리에 대해서는 기독교적인 의미에서 좀 급진적인 입장도 좀 가지고 있는데, 선진국 사이의 일종의 신사협정을 한국이 깨니까 정치적으로 좀 몰렸다.
 
하여간 황우석이 잘 한다고 박수치는 것은 과학기술 신화론이나 국익 우선론 같은 좀 어려운 얘기가 아니라 여성을 어떻게 볼 것이냐는 관점의 문제에서, 여성은 우선을 좀 해줘야 하는 존재로 간주한다는 비판은 좀 받고 넘어가야 한다.
 
장기적으로 가장 손해 본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이다. 조금 지나면 난자 얘기가 언젠가 나오기는 나올텐데, 작년에 황우석 연구에 대해서 박수친 사람들이 이 때가 되면 조금은 머쓱해지게 되는데, 입으로 떠들었던 국익은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고, 인권 문제는 이미 발생했을 그 시점이 내년도 혹은 후년도의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그 다음에 그야말로 '새'가 된 집단이 불교집단이다. 기독교는 이유야 어쨌든 아직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고, 기독교인으로서 황우석의 연구에 박수치는 사람은 어쨌든 교단의 지침 위반에 해당한다.
 
불교는 대체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인데, 화려한 거 좋아하는 스님 몇 분이 해괴한 논리를 만들어내었다. 황우석 교수에게 난자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보시'라는 논리를 불교에서 제공하고, 이게 바로 생명에 대한 보시 행위니까, 많이들 보시하시라고 한 것이다.
 
대체적으로 이러한 연구는 일반 기초과학의 연구 시스템에 약간의 보조를 받아서 진행하면 되는데, 이걸 지나치게 정치인을 옆에 끼고 언론을 동원해서 덩치를 키운게 지금 문제다.
 
달도 차면 기운다고 했는가? 연구교수만 40명이 넘는 이 대집단에 끊임없이 돈을 공급하려다 보니까, 생각보다 일찍 기우는 시점이 왔다. 물론 약간의 이벤트를 통해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겠지만, 언젠가는 여성과 난자의 출처에 관한 질문이 나오면, 연구에 필요했던 난자의 대량공급 메카니즘에 관한 질문이 오게 된다.
 
한국이 이 분야에서 대단했던 것은 실제로는 연구 능력이 아니라 몰래 난자를 채취할 수 있었던 OECD 중에 유일한 국가이고, 그런대로 그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박수치는 '국익 극우파'가 가장 강력한 국가이고, 그리고 여성은 ‘아이낳는 도구’나 ‘난자 제공하는 짐승’으로 간주한, 도저히 선진국 범주에 넣어주지 못할 나라라는 점을 실제로는 입증한 셈이다.
 
그래서 국가 이미지가 높아지나? 외국의 과학자들은 윤리적으로 금지된 연구이지만, 국가주의에 의해서 추진할 수 있는 특수 상황을 얘기할 때, "한국이라면..."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이 2~3년 동안에 과학 분야에서 무식한 나라로 그야말로 단단히 찍혔다.
 
달도 차면 기우는데 이 마지막 순간에 한겨레가 황우석과 손을 잡았다... 한겨레는 아직 차 본 적도 없는데, 기우나...
 
목숨 걸고 연구하면 국익에 도움이 되는 기술에 배아줄기세포 기술만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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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5-11-26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외한으로서는 잘 모르는 점들에 대해 좋은 지적을 해주고 있는 것 같다.
만약 이러한 지적들이 사실이라면, 문제는 훨씬 근본적이고 중대한 게 된다.

2005-11-26 0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ANN 2005-11-26 0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퍼 갈게요 ^^

瑚璉 2005-11-26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는데 막상 또 일일이 반박하기는 번거롭네요(-.-;).

balmas 2005-11-26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NN/ 그래 퍼가라~~
호정무진님/ 무지한 중생에게 한 마디라도 ... (__)

瑚璉 2005-11-27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무지한 중생이어서...(-.-;). 주로 제가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은 배아줄기세포(embryonal stem cell)은 매번 난자를 채취해야 한다라는 주장인데, 제 생각으로는 줄기세포의 증식(분화가 아니라)을 일으키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족스럽게 설명드리기에는 저도 공력이 부족하여 송구스럽습니다.

balmas 2005-11-27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정무진님/ ㅎㅎㅎ 저도 그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요. 정말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