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이걸 보고도 '파병불가피론'을 외칠 것인가
[신간] 손문상·김승일이 목도한 이라크 <바그다드를 흐르다>

홍성식(poet6) 기자   
▲ <바그다드를 흐르다>와 공저자 중 한 명인 손문상 화백.
ⓒ2004 권우성·바다출판사
91년 소련연방 몰락 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자 '경찰국가'를 자처하게 된 미국. 과학기술의 최첨단을 달리는 미 군산복합체. 그들이 생산하는 토마호크-크루즈미사일. 하지만 이 차가운 쇳덩이 전쟁무기에는 여자와 아이들을 피해가는 눈이 달리지 않았다.

"인류를 파괴할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겠다" 혹은, "사담 후세인 독재로부터 국민들을 구한다"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시작된 이라크전쟁. 종전이 선언된 1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이라크의 노약자들은 시시때때로 감행되는 미군의 폭격과 총격에 무방비상태로 놓여있다.

지난 11월 9일 시작된 미군의 팔루자 공습은 이미 이라크인 6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작전을 수행하는 미군의 명분이야 "살아남은 테러리스트 잔당을 소탕한다"는 것이지만, 이미 이라크 사람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는 안다. 조지 부시 미대통령과 도널드 럼스펠드, 폴 울포위츠 등 대아랍 강경파의 진짜 목적은 '안정적인 석유자원의 수급'에 있다는 걸.

팔과 다리가 날아가고 머리가 깨어진 눈 맑은 이라크 어린이의 시체를 보면서도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약소국 시민의 무력감. 2004년 오늘, 세계는 여전히 야만이 지배하고 있다.

부산일보에 만평을 연재하는 손문상 화백과 같은 신문사 취재기자인 김승일의 공저 <바그다드를 흐르다>(바다출판사)는 이 무기력과 야만의 시대를 거부하려는 작지만 의미 있는 몸짓으로 읽힌다.

2003년 미군 항공모함 위에서 부시의 멋들어진(?) 승전 선언이 있은지 1년 후인 2004년 봄. 손문상과 김승일은 '전쟁 이후에 드러나는 비극은 전쟁이 진행될 때보다 더 참담하다, 그 상처를 가감 없이 보고 보여줌으로써 대체 전쟁이란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말해주고 싶다'는 매운 각오를 품고 이라크로 향한다.

지구의 반대편으로 날아간 두 사람은 화면이 아닌 자신의 눈을 통해 예상했던 비극보다 더 크고 아픈 비극과 만났다. 가족과 친구의 죽음 앞에 망연자실 눈물을 떨구던 검은 차도르의 여인과 까맣게 여윈 아이들, 미군 폭격기가 지배한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는 겁에 질린 사람들의 눈망울, 거리에 넘쳐나는 실업자들의 의욕 잃은 창백한 얼굴.

손문상과 김승일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야망이 초래한 전쟁의 아픔과 서러움을 젖은 눈망울로 확인했다. 비단 인간만의 비극이 아니었다. 인류문명이 출발한 곳의 하나로 지목되는 바그다드의 티그리스강은 인간의 욕망이 추동한 추악한 전쟁 앞에 그 흐름을 멈추고 통곡했다. 그 누가 있어 파괴된 메소포타미아의 수천 년 유물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것인가.

인간과 역사, 문명이 파괴된 현장을 그림과 글로 기록

두 사람의 글과 그림은 바로 이 파괴된 인간과 역사, 그리고 문명의 처참함을 더하고 뺌이 없이 고스란히 기록하고 있다. 비록 그것이 초라할지라도 진실, 혹은 사실이 주는 감동은 가장 위대한 픽션이 주는 감동까지도 넘어서는 법.

1917년 러시아 볼셰비키혁명을 이끈 일리치 레닌은 이런 테제를 남겼다. "예술은 언제나 프롤레타리아의 중심에 그 굳건한 뿌리를 내려야한다."

손문상이 이라크로 떠나기 전 남긴 "현실을 담아내지 못하는 예술은 나 스스로가 인정할 수 없다"라는 말은 100년 가까운 세월을 뛰어넘어 레닌의 그것처럼 우리의 가슴을 흔든다. 그렇다. 그것이 그림이건, 음악이건, 소설이건, 모름지기 예술이란 '뜬구름 잡는 허영'이 아니라 '지상에 발 딛고 선 현실의 반영'이 아니던가.

아래 손문상이 이라크에서 목도한 현실을 화폭에 옮긴 그림을 붙인다. 이에 덧붙여 기자는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한나라당 의원을 비롯한 '파병불가피론자'들에게 묻는다.

"이 그림을 보고도 우리의 젊은이들을 전쟁의 불구덩이 속으로 던질 것인가? 그럴 것인가?"

ⓒ2004 바다출판사

ⓒ2004 바다출판사

ⓒ2004 바다출판사

ⓒ2004 바다출판사

ⓒ2004 바다출판사

ⓒ2004 바다출판사

2004/11/12 오후 3:17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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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4-11-13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프군요.

이라크에 두 번 가봤는데, 거기 아이들은 진짜 이뻐요. 그 이쁜 눈망울들. 걔네들한테서 눈물 빼내는 저 미국놈들은 대체 무얼까. 바그다드의 책시장에서 제 카메라 앞에 포즈 잡아주던 어린 여자아이, 껌 한통 들고 쫓아오던 아이 얼굴이 생생히 떠올라요. 그리고 티그리스가 보이는 호텔방에서 울고 있던 나, 지금은 먼 과거의 일처럼 텔레비전을 보면서 혀를 찰 뿐인 나. 미국놈들이 이라크를 저모양 저꼴로 만든 생각을 하면 다 때려죽이고 싶습니다.

balmas 2004-11-13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렇죠 ...

오늘 신문 보니까 이번 미군의 공격으로 팔루자에서 벌써 600명 이상이 죽었다는 기사가 있더라구요. 말이 쉬워서 600명이지 ...
저는 무엇보다 아무것도 모른 채 커다란 눈을 뒹굴리는 아이들 사진을 보면 더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딸기 2004-11-14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는 '이라크전쟁', 그리고 '파병'이라는 문제를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답니다. 국익, 에너지 수급의 안정성, 대미관계... 이런 말 하면 하나도 모르겠고요, 그렇게 똑똑해야 할 필요도 느끼지 않습니다. 힘센 사람이 약한 사람을 죽인다, 물건을 뺏는다- 남을 죽이는 것은 나쁜 짓이다, 남이 살인을 저지르도록 돕는 것도 나쁜 짓이다, 나쁜 짓 하면 안된다. 이렇게 말이죠. 예전에 어떤 사이트에서 이라크전과 파병 문제로 논란 아닌 논란이 붙었는데, 한 사람이 엄청 유식한 말들을 쏟아내면서, 스스로는 '근거'를 댄다면서 말을 막 해버리는 거예요. 다른 사람이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했더군요. "유식해지는게 그렇게 냉혹해지는 건지 몰랐다, 나는 무식하게 걍 반미할란다..." 그 말이 맞다고 봅니다.

balmas 2004-11-14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런저런 논리를 끌어들여서 이라크 파병을 정당화하려는 사람들 보면 좀 딱하더라구요. 특히 노무현 정권과 이런저런 연을 맺고 있는 지식인들 중에서, 우리 사회의 상류층 직업에 종사하면서, 인도주의와 현실주의를 동시에 동원하면서, 어쩔 수 없지 않냐고 핏대 세우는 사람들 보면, 참 ...

그런데 부시 얘들은 별로 고맙지 않답니다. 사립학교법도 개정하지 말라는군요. 이제 좋은 명분이 생겼으니, '소위' 개혁입법들은 철회해도 될 것 같군요.

숨은아이 2004-11-14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식해지는 게 그렇게 냉혹해지는 건지 몰랐다, 나는 무식하게 걍 반미할란다..." 저도 그럴랍니다.
 

 

두 교수의 ‘통탄’


△ (왼쪽으로부터) 홍덕률 교수·최갑수 교수

“대학종합평가 기간엔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예상질문과 모범답안을 교육시키고, 설문조사 결과를 조작한다. 평가위원을 (먼저) 접대하려고 인근 대학 교수들과 신경전을 벌인다. 연구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동료 교수와 공모해 이름을 빌려주고 빌린다. 소규모 지역 학회를 전국 학회로 바꾸고, 학회발행지를 저명학술지로 둔갑시킨다. 학회지의 등급을 올리기 위해 논문심사 서류를 허위로 만들고 논문심사 탈락률을 조작한다. …”

홍덕률 교수(대구대 사회학과·사진 왼쪽)는 <창작과비평> 겨울호에 게재한 글에서 최근 대학교수들의 ‘그늘’진 모습을 이렇게 묘사했다. “대학과 교수사회의 비리와 부도덕, 지적 태만과 낮은 생산성을 해결해야 할 대학 및 교수 평가제도”가 실제로는 “이런 개혁과제들에 대한 진지한 고뇌 위에서 설계되지 않았던 것”이다.

홍덕률 대구대교수 “교수들 직장인으로 전락”
최갑수 서울대 교수 “자신만의 살길을 찾는다”

특히 교육부와 대학교육협의회의 평가제도가 “학문과 지성의 위기에 대한 관심을 결여”한 결과, 요즘 대학교수들은 “창조적 지식활동보다는 논문편수 늘리기, 기성의 틀을 거부하는 실험적 지식활동보다 이에 순응하는 기능적 지식활동, 학문의 식민지성 극복을 위한 필생의 연구보다 1년 단위의 발표실적 극대화 등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갑수 교수(서울대 서양사학과·사진 오른쪽)도 <교수신문> 최근호 교수논평에서 이런 대학의 현실을 통탄했다. “(교수들이) 자신만의 살 길을 찾는 가운데 연구 성과는 현실적합성을 상실해가고, 아무도 그것을 읽지도 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교수의 ‘노동강도’는 높아지지만, 교육은 소홀한 대접을 받고, 학생들과 관계가 소원해지는 가운데 교수사회는 파편화”된다고 최 교수는 전한다. “전문가는 많지만 지식인은 찾아보기 힘든 대학이 사회재생산장치로서의 성격과 비판적 성찰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사회적 영향력을 급속하게 잃어가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홍 교수는 그 책임을 교수 사회에 묻는다. “학자적 고민과 학문 일반에 대한 문제의식은 내동댕이친 채, 대학조직의 한 구성원, 생계를 고민하는 교수직에만 관심을 갖는 직장인으로 전락”한 교수 사회 스스로 대학·학문·교육의 궁극적 목적을 묻지 않는 ‘기형적 평가’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그래서 “연구능력, 교육적 역할, 성찰적 기능을 결합시킬 수 있는 공동체성의 회복”이 지식인으로서 교수가 제자리를 찾을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한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대학, 논문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 지난 7일 오후 전국교수노조 회원들이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사립학교법의 민주적 개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마친 뒤 종묘공원까지 행진을 벌이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관련기사

  • “교수들 직장인으로 전락”

  • ‘창작과 비평’ 겨울호 특집좌담 ‘대학 개혁’

    지금 전국교수노조(위원장 황상익)는 총력투쟁 중이다. 11월을 ‘대학문제의 총체적 개혁을 위한 대학구성원 총력투쟁 기간’으로 선포했다.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관련 집회를 열었다. 그러나 이들의 목소리는 세상의 무관심에 묻혔다.

    〈창작과 비평〉 겨울호의 특집좌담은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이들은 학문생산의 문제를 고리로 대학개혁을 고민했다. 좌담 참석자들은 대학개혁에 대한 세상의 무관심조차도 학문생산의 문제에서 비롯됨을 지적하고 있다.

    ■ 학문발전과 무관한 논문양산체제=현재 한국 대학사회는 ‘논문의 대량생산체제’에 돌입했다. 교육당국의 대학지원 및 교수업적평가가 유력 학회지 논문게재 건수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획일화된 기준을 가진 정부 주도의 정량적 평가 때문에 한 논문을 (여러 편으로) 쪼개 논문 편수를 늘리는 관행이 생겨나는 등 논문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신정완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비판이 많다. 대학은 대학대로 “정부의 지원을 따내기 위해 급조된 프로젝트를 마련해 유능한 교수들을 본인의 관심과 무관한 영역에 동원”하고 있다.

    교수업적평가가 논문게재 건수와 직결
    ‘대량생산’ 돌입‥학문시장에 국가개입
    ‘학술진흥재단’ 권력화

    논문 양산체제의 정점에는 업적 평가의 기준을 독점한 학술진흥재단이 있다. “학문시장에 국가가 지나치게 개입한 결과, 학진이 권력기관화하고 있다”(백영서 연세대 사학과 교수)는 비판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개별 학자간, 분과학문간 단절도 심해지고 있다. “자기 논문과 관계없으면 다른 학자의 연구에 관심을 가지지 않기”(임형택 성공회대 한문교육학과 교수) 때문이다.

    ■ 표류하는 학부와 대학원=교수들이 눈앞의 연구실적에 열을 올리는 동안, “기존의 분과학문 체제로는 안되겠다고 시작한 현행 학부제는 부실화돼 표류”(임형택)하고 있다.

    논문실적 평가가 학부교육의 부실화로 이어지는 현상은 지방대가 더욱 심각한데, “존폐의 기로에 몰린 지방대학의 교수들은 신입생 모집, 재학생 지도, 졸업생 취업지도 등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데도, 교수평가는 연구성과 중심으로 이뤄진다”(서경희 광주대 외국어학부 교수)는 것이다.

    학부제의 표류 속에 대학원은 해외유학을 위한 중간 과정으로 전락했다. “석사를 마치고 모두 유학을 떠나고, 국내 대학 박사과정엔 다른 대학, 다른 전공 출신들이 들어오고, 교수들은 이들을 진정한 제자로 생각하지 않는”(신정완) 분위기다. 그런데도 각 대학은 “대학원을 위한 전임 교수를 따로 채용하지 않아도 되니, ‘어지간하면 남는 장사’”라는 이유로 학문 생산 기능을 상실한 대학원을 저마다 운영하고 있다.

    ■ 현실에 침묵하는 학문=이는 결국 우리 학문 스스로의 토대를 위협하고 있다. 신정완 교수는 “우리 사회의 특수성을 설명하기 위한 인문사회 연구자들은 국내에서 학문을 하는 게 옳은데도, 미국 박사가 (과거보다) 더 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신 교수는 “미국 유학파 교수들 상당수는 우리 사회를 남의 사회 바라보듯이 하는데, ‘문제의식의 주체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문제의식 자체를 외국에서 배워오는 일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우리 현실을 설명하려는 노력 대신, 수입 인문학에 기댄 논문만 양산한 결과 “학문은 대중으로부터 격리돼 전공자들끼리만 통하는 것이 됐다”(임형택). 임 교수는 “인문학이 대중성과 사회성을 외면하고 버림받으면 건강하게 살아남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교수들이 앞장서 대학개혁의 중요성을 외쳐도,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쯤으로 흘려듣는 오늘의 세태는 국내 인문학계의 업보인 셈이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2년전 논문집 재탕…학진, "학술지평가 전면 재검토"
    한국체육교육학회, 동일 학술지 중복 발간 파문

    2004년 11월 08일   허영수 기자 이메일 보내기

    백원우 의원, 한국학술진흥재단 국정감사서 의혹 제기

    한국체육교육학회가 허위 서류 제출로 한국학술진흥재단(이하 학진) 학술지 평가에서 등재후보학술지가 된 것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관련기사 3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원우 의원(열린우리당)은 지난달 19일 국정감사에서 "한국체육교육학회가 동일논문을 중복 발간했는데도, 2002년 상반기에 등재후보학술지가 됐다"라며 학진의 엄정한 학술지 평가와 사후 조치를 요구했다. 논문 뻥튀기, 발행횟수 조작 등 학술지 평가를 둘러싼 교수사회의 도덕적 해이를 문제삼고 나선 것.

    이날 백 의원은 한국체육교육학회가 1997년 8월에 발행한 '제2권 제1호'를 1999년 2월에 '제3권 제2호'로 발행년도만 바꿔 중복 발간했다고 밝혔다.

    확인결과, 한국체육교육학회의 '제2권 제1호'와 '제3권 제2호'는 편집위원과 표지만 다를 뿐, 똑같은 논문들로 구성돼 있으며, 목차를 비롯해서 페이지수, 편집구성까지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2001년 12월 학진의 국내 학술지 평가에 자료를 제출할 때는 1998년부터 평가까지 매년 2회씩 정기적으로 학술지를 발행했다고 보고했다.

    2002년 학진의 학술지 평가는 정량평가인 '체계평가'에서 △논문 1편당 심사위원수 △게재율 △정시 발행 등을 심사한 후, 전체 총점의 1/2을 넘기지 못할 경우 1차 탈락하게 돼 있었기 때문에, 학술지를 정기적으로 발행하는지의 여부는 중요한 평가 항목이었다.

    실제로 학진에 따르면, 한국체육교육학회는 체계평가에서 총점 40점 가운데 가까스로 20점을 받아 통과했으며, 5점이 최대점수인 '정시발행' 항목에서는 2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 당시, 학회에서 서류를 조작해 올리지 않고 사실 그대로 올렸다면, 한국체육교육학회는 체계평가에서 1차 탈락하게 돼 있었다.

    이와 관련해 당시 한국체육교육학회의 상임이사이자, 현 부회장인 김용환 청주교대 교수는 "학회 초창기에 학회지 2권1호를 발행했으나 학회가 어려워 배포하지 못했고, 3권2호를 발행할 때 거의 원고가 들어오지 않아 2권1호를 3권2호로 대체 발간했는데, 이마저도 배포하지 못하다가, 총서를 발간할 때 3권 2호로 배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자문 학진 이사장은 "민원이 제기된 적이 있어서, 2003년 8월 학술연구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동일논문 중복 발간을 문제시했는데, 지난해 9월 인사 이동 및 인수 인계 미흡 등으로 조치가 늦어졌다"라면서 "철저히 조사한 다음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체육교육학회지에는 학진의 학술지 발행 지원금으로 2002년에 3백80만원, 2003년에 5백60만원이 지원된 바 있다.
    허영수 기자 ysheo@kyosu.net

    ■ 해설 : 한국체육교육학회의 학술지 중복 출간

    17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전모가 드러난 한국체육교육학회의 '동일논문 중복 발간'은 학계가 서류 조작 등으로 등재(후보)학술지를 만들고 있다는 항간의 소문을 기정사실화시킨 측면이 크다.

    그간 학계에서는 교수들이 문서 위조, 논문의 중복 게재, 탈락 논문수 뻥튀기 등 비양심적 행위를 통해 한국학술진흥재단(이하 학진)의 학회지 등급을 높이고 있다는 비판들이 무성하게 제기돼왔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외부에 노출되지 않았었다.

    □ 학술지 중복 발간 후, 가짜 서류 올려 = 이번 문제가 된 한국체육교육학회는 학회지의 발행 년도를 조작해 '등재후보학술지'가 된 경우다. 1997년 8월(제2권 제1호)에 발행한 학술지를 1999년 2월(제3권 제2호)에 표지와 발행년도만 바꿔 중복 발행한 다음, 학진에는 정기적으로 년 2회씩 학술지를 발간했다고 보고했던 것이다. 학진에 따르면, 한국체육교육학회는 '제3권 제2호'의 표지와 판권기를 학술지 평가에 자료로 첨부하기까지 했다. 2002년 상반기 평가 당시,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수가 5백73명에 달하는 학회에서 2년 전에 발행했던 학술지를 재탕했을 뿐 아니라, 관련 허위 증빙서류를 학진에 올린 셈이다.

    더구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학술정보서비스(http://www.riss4u.net)'에서 논문 검색만해봐도 금새 들통날 수법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던지고 있다. 현재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는 한국체육교육학회가 1999년에 게재했다고 하는 논문들을 모두 1997년 제2권 제1호에 실린 논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학회의 의도적인 조작을 통한 발행된 학술지 '제3권 제2호'가 학진의 학술지 평가 뿐 아니라, 교수신규임용, 재임용, 승진심사 등에 활용됐을 가능성도 있어 이에 대한 별도의 조사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위원회 소속 백원우 의원(열린우리당)은 "제3권 제2호에 게재된 연구자의 논문이 교수임용 또는 승진심사 등에 연구실적으로 제출됐을 수 있다"라면서 교육인적자원부에 감사를 강력히 요구한 상태다.

     

     

     

     

     

     

     

     

     

    □ 학진, 어떻게 조치하나 = 학진은 국정감사에서 '한국체육교육학회에 대한 조치 미흡' 등이 지적되자, 이번 기회에 학술지 평가에 대해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진은 2003년 8월 27일 '한국체육교육학회의 동일논문 중복발간'을 안건으로 학술연구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허위서류 제출에 대한 엄격한 제재' 등을 심의했지만, 이후 행정상 착오로 인해 조치를 취하지 못한 상태였다.

    한국체육교육학회 학술지 평가 적정성과 관련, 학진은 "당시 서류를 근거로 한 정량평가와 분과위원 평가, 주제전문가 평가 등에서는 문제가 없었으며, 학회가 제출한 자료에서는 서류의 허위성 등을 판별할만한 증거가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허위서류 제출에 관해서는 "조사를 더 해야겠지만, 허위 서류 제출은 공지사항의 내용을 위반한 것이며, 위반했을 경우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것을 사전에 설명했기 때문에 제재가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또 학진은 학계 대내·외적으로 학술지 평가와 등재(후보)학술지 논문 게재 등에서 서류 조작, 실적 부풀리기, 논문쪼개기 등 교수사회의 도덕적 해이가 크게 문제시됨에 따라, 학술지 평가의 엄격성, 학술지의 권위 확보 방안, 학술 논문에 대한 질적 평가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욱 학진 기초학문부장은 "학술지 평가는 학회지들이 일정정도의 수준을 지니도록 유도하고자 추진된 것인데, 애초의 목적과 의도와 달리 각 대학들이 과열된 양상으로 신규임용, 재임용, 승진 등에 학회지의 등급을 활용하고 있어, 재검토해야할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즉 학술지 평가가 학회의 적절한 편집위원 구성, 정기적인 발행 등 최소한의 토대를 갖추도록 했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등재학술지가 되기 위한 학회들의 부도덕한 편법 등이 심각할 정도로 나타났다는 평가였다. 학회들의 비양심적 행태를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덧붙여 지적했다. 

    학진에 따르면, 2천여개가 넘는 학회 가운데 현재 등재(후보)학술지로 평가를 받은 학술지는 1천1백20종이며, 2004년만해도 평가대상인 학술지는 계속평가중인 6백56종과 하반기 신규평가 대상 학회지 72종 등 총 7백28종에 달했다.
    허영수 기자 ysheo@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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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숨은아이 > 오마이뉴스 기자, 유럽에서 희한한 비행기를 타다

    2004/11/11 
    오마이뉴스 기자, 유럽에서 희한한 비행기를 타다
    김종철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의 김종철 기자입니다.

    요즘 공무원노동조합의 총파업을 앞두고 정부와 노동계가 극한 대립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주 보고 달리는 폭주기관차처럼 보입니다. 노동자로서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노동 3권을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단체행동권을 보장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는 정부 설명도 이어집니다. 보수진영과 언론도 오랜만에 정부에 박수를 보냅니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투표행위마저 경찰력을 동원해, 연행하고 무산시키는 정부도 거의 없습니다.

    얼마전 스웨덴에 다녀왔습니다. 적어도 제가 만난 스웨덴 학자나 경제전문가들은 (공무원)노조는 인정하면서 노동3권은 인정하지 않는 정부에 ‘좌파 정권’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우리나라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질문 자체가 어리석었다는 것을 깨닫기에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최근 국내 진보진영 내부에서는 한국자본주의 방향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진행중입니다. 거창하게 들리시겠지만, 향후 한국의 사회경제적 발전체제에 대한 고민인 셈입니다. 여기서 빠지지 않는 것이 이른바 ‘스웨덴 모델’ 입니다.

    곧 기사로 찾아뵙겠지만, 스웨덴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를 던져주는 나라입니다. 무엇보다 그들은 노동자의 단결을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았습니다. 자본(재벌)의 이익을 노동자와 서민의 이익으로 함께 올려놓은 경험을 가진 나라입니다. 물론 스웨덴의 경제사회모델에 대한 논란도 있습니다. 사회복지 지출의 축소와 신자유주의적 경향 확대 등으로 스웨덴 모델은 가라앉고 있다는 것입니다.

    공무원 노조를 지켜보면서, 사안이 약간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한국으로 돌아오는 항공기에서 경험한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제 이야기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KLM 네덜란드항공사의 이야기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 1919년에 세워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항공사입니다. 스웨덴서 나와 지난달 31일 오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갈아탔습니다. 오후 5시에 출발 예정인 항공기가 무려 3시간 동안 출발하지 못했습니다.

    ▲ 문제의 바로 그 KLM 항공기 내부. 승무원의 양해를 얻어 한 컷을 기념으로 남겼다.
    ⓒ 오마이뉴스 김종철
    ‘항공기 지연 출발에 승객들 항의소동’ 등의 제목으로 기사를 써 본 적은 있었지만, 직접 경험을 하게 될 줄은 몰랐던 것이지요. 좁은 이코노미 좌석에서 3시간 동안 꼼짝없이 앉아 있으려니 입이 나올 만도 했습니다.

    항공기 기장은 매시간 비행기 상태를 알려줬습니다. 처음 1시간은 ‘항공기 날개 엔진에 새가 들어가 안전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가, 이어 활주로로 나가 출발하는가 싶더니 ‘엔진 작동에 문제가 생겼다’ 며 다시 공항청사로 돌아왔습니다.

    3시간이 흘렀습니다. 안전을 확인한 기장이 항공기 출발을 전하자, 일부 승객들은 박수를 치며 좋아했습니다. 주로 외국인들이었습니다. 항공기가 일정한 고도에 오르자, 기장의 말이 다시 이어집니다. “출발이 3시간 늦어져 항공기내 승무원들이 네덜란드 노동법에 의해 운항중 3시간 동안 휴식을 갖게 될 것입니다”라는 내용입니다. 이어 기장은 “그 시간 동안 승객들은 기내 서비스를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잠시 후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요지는 이렇습니다. 3시간 동안 늦게 출발한 것도 짜증나고 힘든데, 승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해야 할 승무원들이 자신들만을 위해 휴식을 취하겠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50대로 보이는 한 국내 승객은 “이상한 비행기구만”이라며 “내돈 내고 비행기 타면서, 항공사 잘못으로 늦게 출발했는데, 승무원들이 고객서비스보다 자신들의 휴식을 더 챙기고...”라며 못마땅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실제로 기내서비스의 질이 떨어졌다는 것을 저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저와 동행한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해진 기내식사는 그대로 나왔고, 승객들 개개인의 서비스 요구에도 승무원들은 친절히 응했습니다. 승무원들이 교대로 휴식을 취하면서, 최대한 서비스를 유지하려고 서로 노력했던 탓입니다. 승객들도 당연히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습니다.

    한국에 도착할 즈음에 KLM 승무원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일부 승객사이의 불만을 전달했습니다. 한 승무원은 “아마 좀더 지연됐으면 손님 입장에선 더 황당한 일을 보셨을 것”이라며 “30분 이상 더 지연됐으면 아마 모든 승무원이 비행기에서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다른 승무원들이 오기까지 승객들은 다시 비행기 안에서 기다려야 한다는 말도 덧붙여졌습니다.

    3시간 휴식을 취했다는 한국인 승무원은 “기내서비스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승객의 안전”이라며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는 사회적 분위기와 시스템이 우리나라와 다르다는 것을 종종 느낀다”는 말을 했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에 앞 좌석에 펼쳐진 한 국내 보수 일간지의 사회면 톱 기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제목은 “공공기관 민원실 점심휴무 확산, 민원 외면한 전공노”였고, 사진은 언제나 그래왔듯이 공무원노조의 점심시간 휴식 안내문을 크게 잡은 사진과 발길 돌리는 시민 표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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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딸기 > 결국 아라파트가 숨졌군요.

    Palestinians embracing post-Arafat era

    By Khalid Amayreh in the West Bank

     

    The new phase poses a challenge for all Palestini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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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ile: President Yasir Araf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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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 Palestinians mourn the death of one of its most famous resistance leaders, high level political discussions this week were deemed "positive and constructive" with regard to maintaining stability and Palestinian unity.

    With the death on Thursday of Yasir Arafat, the man who more or less controlled the panorama of Palestinian national struggle against Zionism for the past forty years, the Palestinian Authority (PA) and resistance organisations are making strenuous efforts to appear united in the face of mounting uncertainty over the post-Arafat era. 

     

    Earlier this week, PA Prime Minister Ahmad Quraya held what was described as "positive and constructive talks" with the leaders of 13 Palestinian factions and organisations, including the powerful opposition resistance group, Hamas.

     

    Quraya emphasised the need to manage differences through dialogue and avoid contention and violence.

     

    "Violence is not the solution. Taking up arms is not the solution. Any domestic problem must be solved by national dialogue. This is the only way," he said.

     

    According to sources in Gaza, where the meeting took place, there was a general consensus among all the factions over the need to display utmost national responsibility at "this delicate juncture".

    Israel stoking fire

     

    Opposition representative to the talks, Ismail Haniyyah, said Hamas was making every possible effort to cooperate with the PA to overcome the "present crisis".

     

    He dismissed reports originating in Israel about the prospective of inter or intra-factional violence as "wishful thinking".


    "They [Israelis] have been trying to stoke the fire in another attempt to ignite a civil war among Palestinians but we have always proved that we are a strong people"

    Ismail Haniyyah,
    Hamas representative

    "They [Israelis] have been trying to stoke the fire in another attempt to ignite a civil war among Palestinians but we have always proved that we are a strong people."

     

    Hamas said it was not clear why Quraya warned against "taking up arms" since all Palestinian factions were opposed to the prospect.

     

    "We don't know why he mentioned this, nobody wants to take up arms," said Hamas spokesman Sami Abu Zuhri.


    Intra-Fatah struggle
     

    Observers say it is likely Quraya was worried more about an intra-Fatah power struggle and less about a possible showdown between Fatah and Hamas.

     

    One PA official told Aljazeera.net that the often contentious security agencies, particularly in the Gaza Strip, constituted the "weak link" at the moment.

     

    A few months ago, violence erupted after Arafat appointed his widely despised nephew Musa Arafat as security chief in Gaza.

     

    The ensuing demonstration eventually forced the Palestinian leader to revoke the appointment, which only temporarily "froze" the problem.


    Accountability
     

    A Hamas representative from Hebron noted that this was not to say that Hamas and other opposition groups were willing to give the post-Arafat Palestinian leadership a "blank cheque".

     

    Hamas says the masses should
    decide in free and fair elections

    "We are willing to give them a grace period for a few months to prevent the occurrence of lawlessness and chaos... But after that they will have to pay attention to the masses," said the veteran Hamas leader.

     

    Asked what he exactly meant, he explained that Arafat's autocratic style, which was tolerated for psychological and objective reasons, would not be accepted or tolerated from the new Palestinian leadership.

     

    "They will have to be answerable to the people, and this could only be put into effect through free, fair and genuine elections."


    Showdown
     

    Indeed, while careful to display national responsibility, Hamas is none the less worried that the "new leadership" might slip back to the Oslo path and find itself, once again, "in American and Israeli laps".

     

    This, argue the resistance group's leaders, would be translated, almost automatically, to a showdown with Hamas, since "fighting terror" - which means cracking down on the opposition - would be the essential condition for any conceivable revival of an Oslo-style peace process, including the American-backed road map for peace between Israel and the Palestinians.

     

    Hamas does, however, dread this prospect and is unlikely to allow the new leadership to evolve into another "Oslo gang" as the erstwhile Oslo-era leadership was often dubbed by the opposition.

    Notwithstanding, observers see the resistance group as likely to be in an advantageous position vis-a-vis the Palestinian leadership.


    Collaboration
     

    With Arafat no longer around and with his galvanising effect gone, the evolving Palestinian leadership would be less able and probably less inclined to confront Hamas head-on since such a measure might be interpreted as being in cahoots with the Israelis against Palestinian national interests.

     

    Opposition factions are weary of a
    return to Oslo-style agreements

    There is no doubt that even the appearance of collaborating with the Israelis - or even the Americans - against Hamas is the last thing the new leadership would want.

     

    Observers believe this would be a certificate of bad conduct at best and political suicide at worst as well as the easiest way to lose a fragile and conditional legitimacy hinging on their commitment to the national cause.


    Elections
     

    The new Palestinian leadership has to manoeuvre very carefully and very wisely between the Palestinian mainstream - where Hamas' presence is conspicuous - and an international community making huge demands.

     

    Elections seem to be the solution which all Palestinian factions say they accept.

     

    The US has already indicated it will support the organisation of elections to choose a successor to Arafat.

     

    However, it is highly doubtful that occupier Israel will want to empower Palestinians by allowing them to choose a leader who very likely would be inimical to Israeli designs for perpetual occupation and territorial increase.


    Corruption
     

    Palestinians say corruption can be
    fought through the ballot box

    The elections would not only sort out things between the PA and the Islamist opposition camp but also enable the people to punish, through the ballot box, those elements deemed as corrupt, especially within Fatah.

     

    Those corrupt officials could not have survived and thrived that long without Arafat, for whom they always acted as sycophantic and obedient cronies and hangers-on in return for tolerating their indulgences.

     

    Observers believe what worked under Arafat is unlikely to work under Abu Mazin, Ahmad Quraya or any other post-Arafat leader, elected or otherwise.

     

    Besides the Israeli occupation, this is undoubtedly going to be the ultimate challenge, not only for the new leader or leaders, but for the Palestinian masses as well.

    Aljazeera

     

    ---------

    알자지라 기사입니다. 구경들이나 하시라고...

    일단 팔레스타인 각 정파들이 모여 회의를 하긴 한 모양인데, 파타(PLO 내의 최대 정파) 안에서도 싸움이 계속되고 있고... 아라파트 사후 정리 맡고 있는 알 쿠레이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요르단강 서안지구 책임자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카리스마 같은 것이야 물론 없지요.

    하마스는 아라파트 말도 안 들었는데 과연 협력해줄까? '폭력은 해법이 아니다'라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쿠레이는 강조하고 있지만, 저 회의에 '하마스가 참석했다'고 명기돼 있는 걸로 보아서, 이슬람 지하드나 순교여단 같은 무장단체들은 참석하지 않은 것 같다.

    로드맵을 따르자면 곧 팔레스타인 자치 의회 선거를 해서 총리를 선출하는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어찌 되려나. 이스라엘 미친넘들은 상 당한 집에 불지르려고 지랄떨고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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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레스 무찌르는 뒷담화의 힘!

    설문조사로 본 ‘대한민국 직장인 뒷담화 풍속도’… 장소·방법 구애없이 다섯 중 셋은 하루 30분 이상


    당신은 누구와 어디서 즐기는가. <한겨레21>은 남녀 직장인 1023명을 대상으로 뒷담화 풍속도를 살펴봤다. <한겨레21> 뒷담화 3인방의 비법도 함께한다.


    ▣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한 인터넷 전문업체에서 일하는 윤아무개(33)씨는 지난 여름 식은땀 나는 경험을 했다. 툭하면 이메일로 업무지시를 하는 팀장이 어느 날 예고도 없이 사흘 동안 야근할 것을 팀원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했다. 윤씨는 친한 팀원에게 “팀장, 점입가경 아니냐? 야근해야 할 이유 1, 2, 3번이라니. 정말 놀고 있어요”라고 써보낸다는 게 그만 실수로 전체회신 버튼을 눌러버렸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해졌다. 윤씨는 팀원들로부터 ‘존경과 격려’를 한 몸에 받게 됐지만, 팀장과의 관계는 계절이 바뀌도록 수습 못하게 됐다.

    쪽지 실수로 맺어진 ‘뒷담화 커플’


    △ (일러스트레이션/ 장광석)

    한 대기업 사무직인 박아무개(28)씨는 회사가 메신저 사용을 금지하고 사내용 쪽지보내기 프로그램을 깔아준 지 며칠 뒤, ‘운명의 장난’과도 같은 사고를 쳤다. 한 동료에게 “○○○는 자기가 얼마나 아는 게 많은지 자랑하려고 회사 다니나봐. 아까 회의 때도 혼자 침튀기는 거 봐. 구리네 구려”라고 후다닥 써보냈다. 익숙지 않은 프로그램을 급히 사용하는 통에 받는 사람 난에 이를 적어버렸다. 자동으로 글머리에 나온 ○○○ 앞으로 쪽지가 전해지고, 잠시 뒤 싸늘한 답변이 날아왔다. “새 메신저가 영 익숙지 않으시죠? 저도 비슷한 실수 한 적 있습니다. 이 점 유의해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박씨는 그 뒤 ○○○에게 싹싹 빌면서, 자기가 스트레스 때문에 잠깐 돌았던 것임을 강조하기 위해 더욱 가열차게 사람들을 ‘씹었다’. 그러길 몇달, 둘은 조건과 취향과 습관이 매우 잘 맞는 완벽한 ‘뒷담화 커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둘의 대화에는 금기와 성역이 없었다. 짬 날 때마다 지하 슈퍼를 근거지로 오징어를 씹고 비타천을 홀짝이며 회사 조직도를 한바탕 휘젓곤 한다.

    두 사례는 이메일과 메신저라는 ‘현대적 매체’ 사용에 따른 부작용을 경고함과 동시에 직장생활에서 벌어지는 ‘뒷담화’의 속성과 경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뒷담화의 주체는 대체로 조직 내 비주류들이다.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일수록 이들은 회의 등 공식 커뮤니케이션 통로나 의사결정 채널에서 밀려나 있기 마련이다. 능력이 출중하고 성취 동기도 강하다면 비전을 키워가겠지만 이럴 가능성 역시 이들을 비켜가기 십상이다. 이런 객관적, 주관적 조건에 따라 이들은 조직 내 인간관계에서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이런 상황에서 뜻 맞는 동료와의 ‘뒷담화’는 단순한 활력을 넘어서 답답한 조직생활의 탈출구이자 치유책이 되기도 한다.

    ‘말 옮기는 사람’과는 나누기 싫다


    △ 직장인들 다수는 점심시간을 이용하거나 장소·방법을 안 가리고 뒷담화를 나눈다고 응답했다. 여의도의 한 대기업 앞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삼사오오 모여 얘기하고 있다. (사진 / 류우종 기자)

    취업전문업체 스카우트가 최근 직장인 18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나쁜 대인관계’가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외감이나 박탈감을 느낄수록 스트레스 강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내에서 외톨이라는 생각이 든다 △업무 만족도나 성취감이 낮다고 느낀다 △다른 사람에 비해 정신적으로 힘든 일을 하고 있다 △의견충돌이 잦은 직원이 있다 등의 답변을 한 사람들은 △회사가 도산하거나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에 견줘 스트레스 지수가 높았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기혼보다는 미혼이, 나이가 어리거나 입사 경력이 짧거나 직급이 낮을수록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응답했다.

    뒷담화는 뒤에서 나누는 담화(얘기)라는 뜻의 은어로, 당구 용어 ‘뒷다마’에서 유래한 말이다. 큐대로 친 공이 목적한 공에 직접 맞지 않고 당구대 벽을 치고 되돌아나와 목적한 공을 맞히는 방식을 뜻한다. 이 말이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리며 남의 뒤통수를 치거나 뒤에서 험담하는 뜻의 한자 조어 ‘뒷담화’로 거듭났다. 은어에서 유래한 덕분에 동사형 역시 ‘친다’거나 ‘깐다’고 붙는다.

    음습하고 부정적인 행동으로 묘사돼온 뒷담화가 언제부턴가 직장생활에서 일상이 됐다. 비주류의 정체성을 가진 이가 아니라도 ‘아까 점심시간에 옆자리에 누가 있었지? 너무 크게 떠들었나?’ ‘휴게실 저쪽에 있던 선배가 사장한테 고자질하면 어떻게 하지?’ ‘내 메신저 혹시 팀장이 뒤져보지는 않겠지?’ 하는 고민을 한 일이 있을 것이다. 과연 직장인들은 얼마나, 어떻게, 왜 뒷담화를 할까.


    <한겨레21>은 구인구직 사이트 잡링크(www.joblink.co.kr)와 손잡고 ‘직장인 뒷담화 풍속도’를 알아봤다. 20대부터 40대 이상 남녀 직장인 1023명을 대상으로 10월23∼28일 온라인 설문 형식으로 조사했더니, 34.2%는 하루 평균 ‘30분 안팎’, 26.1%는 ‘30분∼1시간’이라고 답변했다. 직장인 다섯명 중 세명은 하루에 30분 이상 뒷담화를 나누는 셈이다. 또 다섯명 중 한명꼴인 18.5%는 ‘1∼2시간’이라고 답변했다. ‘안 한다’는 응답은 12%에 그쳤다. 이 수치는 작정하고 뒷담화를 하는 시간으로 통상적인 수다나 채팅 등은 뺀 것이다. 생산기술직보다는 사무관리직이, 남자보다는 여자가 조금 시간이 길었으나 연령에 따른 차이는 크지 않았다.

    애용하는 뒷담화 장소와 방법은 다양했다. 고전적 방법인 ‘점심시간 이용’(25.1%)이 가장 앞섰고, ‘장소·방법을 가리지 않는다’(22.9%)는 응답이 바짝 뒤를 이었다. 특히 20대와 40대 남자들에게서 ‘장소·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응답비율이 높았다. ‘퇴근 뒤 모처’에서 한다는 응답은 40대 남자에게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메신저 사용’ 비율은 20대와 30대 남녀에게서는 고루 20% 안팎으로 나타났지만, 40대로 가면 남자 6.7%, 여자 12.9%로 뚝 비율이 떨어졌다.

    뒷담화 소재에 주로 등장하는 대상은 △답답하고 짜증나는 조직문화 △문제적 상사 △속썩이는 동료나 후배 △한심한 내 모습 순서로 답변이 나왔다. 특히 40대 여자는 ‘속썩이는 동료나 후배’를 1위로 꼽았고 40대 남자의 36%가 ‘한심한 내 모습’을 1위로 꼽아 여운을 남겼다. 사무관리직의 절반(49.3%) 가까이가 ‘답답하고 짜증나는 조직문화’를 1위로 꼽았으나, 마케팅영업직의 다수(41.9%)는 ‘문제적 상사’를 1위로 꼽아 직종별 차이를 보였다. 또 20대나 40대 남녀보다는 30대 남녀에게서 ‘답답하고 짜증나는 조직문화’의 응답 비율이 높아, 위아래로 낀 세대의 특징을 내보였다. 뒷담화를 나누기 싫은 상대 압도적 1위는 ‘말 옮기는 사람’(42.1%)이었다. 그 뒤를 ‘자기 말만 늘어놓는 사람’(23.1%), ‘말귀 못 알아듣는 사람’(15.5%), ‘끝도 없이 노닥거리려는 사람’(12.3%)이 이었다. 20대 여자의 30.4%가 ‘자기 말만 늘어놓는 사람’을 1위에 버금가는 2위로 꼽았으나 40대 남자의 29.3%는 ‘말귀 못 알아듣는 사람’을 공동 1위로 꼽아 대조를 이뤘다. 직종별 차이도 도드라졌다. 창발성과 자율성이 생명인 정보기술직에서는 ‘자기 말만 늘어놓는 사람’이 두 번째로 나쁜 상대로 올랐으나, 전문특수직에서는 ‘말귀 못 알아듣는 사람’이 ‘말 옮기는 사람’과 비슷하게 나쁜 상대로 꼽혔다.

    압력밥솥의 김 빼는 기능같은…

    그렇다면 직장인들은 뒷담화를 나눈 뒤 어떤 생각을 가장 많이 할까. ‘위로가 된다’(30.7%)가 ‘허무하다’(28%)를 조금 앞질러 꼽혔다. 성별·직종별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연령별 차이는 눈에 띄었다. 20대와 30대에서는 ‘위로가 된다’는 긍정적 답변이 강세를 보였으나, 40대에서는 부정적 답변이 더 많았다. 20대 남자의 39%가 ‘위로가 된다’를 1위로 꼽은 데 견줘, 40대 남자는 ‘더 짜증난다’(29.3%)와 ‘허무하다’(28%)는 답변을 ‘위로가 된다’(12%)는 답변보다 훨씬 많이 했다. 또 40대 여자의 절반(50%)은 ‘허무하다’를 꼽아 눈에 띄었다. 직종별로는 사무관리직과 전문특수직에서 ‘위로가 된다’는 응답이 높았다.

    조사에 응한 직장인들은 자신이 어느 정도 뒷담화를 즐기느냐와는 별개로 뒷담화 자체에 대한 호불호를 뚜렷하게 갖고 있었다. ‘이래서 좋다’는 답변에는 △카타르시스 △위로와 공감 △정보 교류 등의 ‘방어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조직 문제 객관화 △아이디어 개발 △동료애 확인 △문제 해결 등 ‘적극적인 이유’도 범주화할 수 있을 정도로 쏟아졌다. 이와 함께 “리더십을 기를 수 있다”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 “세상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다” “돈 안 들고 속 푼다” 등의 답변도 눈에 띄었다. 뒷담화 ‘이래서 싫다’로는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 △발전적이지 못한 태도다 △부정적인 선입관을 갖게 된다 △스스로가 한심해진다 △모르고 있는 게 차라리 낫다 △남 욕하는 건 나쁘다 등이 대표적이었다. “잘하면 도움이 되지만, 자칫하면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조심스런 응답도 적지 않았다.

    잘하면 약, 못하면 독이 된다는 뒷담화가 조직 안에서 일상적으로 활성화된 까닭은 무엇일까. 비즈니스 현장의 대인관계 스트레스를 연구해온 인제대 의과대학 우종민 교수(신경정신과)는 “압력밥솥의 김 빼는 기능”으로 이를 설명하며 세 가지 ‘효과’를 짚었다.

    우 교수에 따르면, 뒷담화는 옳고 그름을 떠나 부정적인 감정을 배출한다는 기본적인 특성을 갖고 있으므로 정신의학상 ‘정서적 환기(벤틸레이션) 효과’를 낳는다. 또 입 밖으로 자기 생각을 뱉어놓으면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객관화·논리화하게 되고, 피드백이 따르므로 자신도 성찰의 대상이 되는 ‘무대 효과’를 갖는다. 마지막으로 누군가에게서 지원받고 지지받는다는 경험은 공적 조직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지렛대 효과’로 작동한다. 우 교수는 “수직적 집단주의 문화가 우세한 조직에서 개인은 이를 극복하려는 속성을 갖고 있다”면서 “뒷담화는 중심으로 진입하기를 포기하거나 거부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문화이자 실존 방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 꽉 막히고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일수록 구성원들은 대인관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뒷담화는 숨통을 트고 위로를 받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사진 / 박승화 기자)

    우리에게 음해와 모함은 없다

    주류가 하는 뒷담화는 누군가를 ‘왕따’시키는 짓이지만, 비주류가 하는 뒷담화는 ‘그냥’ 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음해하거나 모함하려는 목적이라면 그것은 더 이상 비주류의 뒷담화가 아닐 것이다.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2집 <하이 소사이어티>에 실린 노래 <뒷담화>의 코러스는 이를 웅변한다.

    “아주 기묘한 이야기 뒷담화는 묻어 저승까지/ 아주 위험한 이야기 됫담까단 죽어 저승가지/ 셧업! 누가 뭐래도 내 멋대로 말한다/ 셧업! 누가 뭐래도 내 뜻대로 살아가….”


    ‘직장인 뒷담화 풍속도’ 설문조사 결과

    하루 평균 얼마나 뒷담화를 나누십니까? (*는 성·연령·직종별 최고치)
    = 30분 안팎 34.2%(*생산기술직 52.5%)
    = 30분∼1시간 26.1%
    = 1∼2시간 18.5%(*20대 여자 35.0%, 사무관리직 25.6%)
    = 안 한다 12.0%
    = 2시간 이상 2.1%
    = 기타(상황·상대에 따라 다르다) 7.1%

    애용하는 뒷담화의 때와 장소(방법)는? (*는 성·연령·직종별 최고치)
    = 점심시간 25.1%(*생산기술직 42.5%)
    = 장소·방법 안 가린다 22.9%(*20대 남자 32.5%)

    = 메신저 19.9%
    = 휴게실 16.8%
    = 퇴근 뒤 모처 9.5%(*40대 남자 22.7%)

    = 기타 5.8%

    뒷담화 소재에 주로 등장하는 대상은? (*는 성·연령·직종별 최고치)
    = 답답하고 짜증나는 조직문화 40.8%(*30대 남자 52.7%)
    = 문제 있는 상사 29.8%(*마케팅영업직 41.9%))
    = 속썩이는 동료나 후배 15.0%(*40대 여자 24.0%)
    = 한심한 내 모습 8.3%(*40대 남자 36.0%)
    = 기타 6.1%

    뒷담화를 실컷 나누고 나면 어떤 생각이 듭니까? (*는 성·연령·직종별 최고치)
    = 위로가 된다 30.7%
    = 허무하다 28.0%(*40대 여자 50.0%)
    = 더 짜증난다 23.4%(*정보기술직 33.5%)
    = 후련하다 9.6%
    = 기타 8.3%

    뒷담화 나누기 싫은 상대는? (*는 성·연령·직종별 최고치)
    = 말 옮기는 사람 42.1%
    = 자기 말만 늘어놓는 사람 23.1%(*20대 여자 30.4%)
    = 말귀 못 알아듣는 사람 15.5%(*전문특수직 37.5%, 40대 남자 29.3%)
    = 끝도 없이 노닥거리려는 사람 12.3%(*생산기술직 35.0%)
    = 기타 7.0%



    힙합으로 뒷담화 화악~

    힙합그룹 다이나믹 듀오 1집 수록곡 <이력서>… 까놓고 옛 동료의 배신 노래하니 뜨거운 반응 줄이어


    힙합계에도 때아닌 뒷담화 열기가 넘친다. 발단은 지난 5월 첫 음반 <택시 드라이버>를 내놓은 힙합그룹 다이나믹 듀오가 대표곡 <이력서>에서 ‘까놓고’ 옛 동료의 뒷담화를 ‘까면서’다. 이 곡이 나오자마자 인터넷에서 “카타르시스의 특효약이다” “뒷담화의 정수를 보여준다”며 솔선해서 가사를 퍼나르는 이들이 속출했고, 최근까지도 무성한 뒷얘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이력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늘 붙어다녔던 최자와 개코가 어떻게 노래를 하게 됐는지, 둘이 이전에 했던 그룹이 어떻게 해체됐는지, 그룹의 와해를 일으킨 동료가 무슨 짓을 했는지 잘근잘근 알리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중학교를 거치면서 가진 최자와 개코란 애칭 그리 나쁘지는 않더라 좌우대칭 비슷한 생활 환경 속에 자라 맺어진 스토리가 너무 많아… 미치도록 노래하고파서 underclub master plan으로 찾아갔어 그 어둡고 습했던 지하에서 kod의 거찬 날개짓은 시작됐어… 바로 그때 찾아오는 사람 있었네 그 사람 우리와 함께하기를 갈구했었네….”

    여기까지는 전 팀의 결성 과정이다. 이어 동료의 배신 행위가 노골적으로 나온다.

    “…혼자보단 둘 아니 둘보다는 셋을 외치며 설치면서 무대를 누볐네… 허나 멤버 중에 한명은 성공이라는 허울에 취해 겸손 아닌 경솔해 나머지들에 비해 그는 음악보다 거울 앞이 훨씬 좋았네 그는 의리보다 돈다발을 훨씬 사랑해 결국에 그에게 권리 믿음 빼앗겨 우정은 배신의 상처로 뒤바뀌어….”

    마지막으로 맺어주는 ‘성찰과 각오’. “…어떡하긴 어떡해 미련을 버리자 그래 썩은 부위를 도려내버리자… 상처가 남았고 부채가 있다 난 괜찮아 머지않아 곧 아물 테니까 텅 빈 주머니 배고파도 소신 있게 가 셋보다 나은 둘 최자 개코니까.”

    이 곡은 다이나믹 듀오와 친분이 많고 문제의 ‘그’에게 같이 당한 것으로 알려진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타블로가 ‘연대를 위한 선물’로 만들어줬다고 한다.

    최자(본명 최재호)씨는 <한겨레21>과의 전화통화에서 “마음속에 있는 것을 털어놓으니 속이 후련했다”면서 “터무니없는 오해도 많이 샀고 옛 동료에게 섭섭한 마음이 많았지만 확 ‘뒷담화’ 까고 나니 이제는 신경을 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서 용감하고 재미있다는 얘기를 해줄 때 제일 기분이 좋다”면서 “힙합 자체가 의도적인 얘기를 하기 어려운 대단히 솔직한 음악이고, 권위나 억압 따위에 ‘엿먹이려는’ 특징도 갖고 있기 때문에 뒷담화에 잘 맞는 장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최자와 개코(본명 김윤성)는 <휘파람> <동네 한바퀴> 등으로 국내 힙합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을 받은 그룹 씨비매스가 해체된 지난해 초 다이나믹 듀오를 결성했다. 두 사람의 공통된 특기는 거짓말하기, 자아도취, 때때로 자기비하, 조소하기, 헛소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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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릴케 현상 2004-11-12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뒷담화는 위대한 거죠^^ 저는 직장생활하면서 좀 대놓고(들으라는 듯이) 뒷담화를 하고는 나중에 조금 후회하고 그러죠^^ 틀림없이 귀에 들어갔겠지 하면서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기도 하지만

    瑚璉 2004-11-12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아보이지 않더군요. 며칠 전에 읽고 좀 어이없는 기사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뭐, 달리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겠지요 (^.^;).

    balmas 2004-11-12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명한 산책님 같은 분을 위해 나온 기사군요. ㅋㅋ

    호련님,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불쾌하지만, 하는 공범자 입장에서 보면 짜릿한 게

    뒷담화 아니겠습니까?^^

    저는 물론 뒷담화를 하지 않지만, 험험 ... (;;;)